제 352 화 파티
이번에 내가 받은 훈장은 두개다.
하나는 [왕관 훈장]
스파다라는 나라에서 큰 공적을 올린자에게 수여된다. 신분에 관계없이 수여되므로 스파다 국내에서 가장 수상자가 많은 훈장이다.
그러나 귀족에게만 수여되는 훈장이 아닌데다 스파다 국민으로서 이 훈장을 가진 사람을 칭송하는 훈장이다. 즉, 그만큼의 활약을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뭐, 나는 그렇게 칭송받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다른 하나는 [모험가 공로 훈장]
이것은 긴급 퀘스트 등에서 큰 활약을 한 모험가에게 보내진다. 판도라의 각국에도 이름은 다르지만 비슷한 모험가 훈장이 존재하는 것 같다. 물론, 인정하는 것은 국가가 아니라 모험가 길드이다.
그리고 스파다에서는 이 '모험가 공로 훈장'을 수여하며 어떤 혜택을 주는 것이다.
"설마 갑자기 랭크 5가 될줄이야 ......"
내 손에는 칼과 지팡이가 교차한 디자인의 훈장과 함께 미스릴 특유의 거룩한 빛이 깃든 흰색 길드 카드가있다.
특전은 즉, 모험가 순위 월반이다.
"봐봐! 릴리도 랭크 5라고 써있어!"
"저도 이제 랭크 5입니다"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길드 카드를 나에게 과시하는 유녀 릴리와 평소같은 졸린 얼굴로 관심없는 듯한 마녀 피오나. 이 두 사람도 [모험가 공로 훈장]을 수여받았다.
두 사람은 몬스터 군단의 맹공에 함락 직전이던 이스키아 마을에 들어가서 단번에 형세를 뒤집었다고한다. 원군으로 온 스파다 기사단의 일은 잔당 소탕 뿐이었다는 것같다.
그리고 이스키아 마을에서 잠깐 같이 싸웠던 붉은 오크 모험가인 구스타브, 그도 [모험가 공로 훈장]을 수여받았다. 넬이 가르쳐 준대로 [철귀단]이라는 그의 파티는 스파다에서 유명하고 이번의 활약으로 그들이라면 당연히 받아야 할것이라고 거론되고있었다. 오래전부터 이미 랭크 5였으므로 월반의 혜택을받은 것은 우리들 뿐이다.
그나저나, 넬, 그녀도 [모험가 공로 훈장]을 수여받을 예정이었는데 ......
어쨌든, 이스키아에서의 싸움의 공로자들에게는 이렇게 영광스러운 훈장이 수여되었다.
그러나 역시 혼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린 나만이 [왕관 훈장]을 수여받았다. 구출한 신학교 학생들 중에는 간부 후보생이나 귀족의 자제 등 귀한 신분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받아야하게된 것이다.
어쨌든 우리들은 각각 활약한 것으로 미스릴 플레이트를 손에 넣고 드디어 [엘리멘트 마스터]는 랭크 5 파티로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내 길드 카드에는 왜인지 클래스 명에 [나이트 메어 버서커]라고 새겨져있다.
위험한데, 내 클래스 이름은 확실히 [흑마법사]로 등록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루즈 마을에서 냐레코에게 가입절차를 밟았던 그때부터 계속.
젠장, 모험가 길드 녀석들, 사람의 개인 정보를 마음대로 변조하기는 ...... 드디어 이 부끄러운 클래스 이름이 공식적으로 인정되어 버렸잖아.
"뭐, 원래 랭크 업을 노리고는 있었으니 다행이네. 이렇게 빨리 랭크 5가 될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지만"
"그러고 보니 저희는 스파다 역사상 최단 랭크 업이라고 기록됬다네요"
별로 기쁘지는 않지만, 이라는 듯이 피오나가 냉담하게 알려주었다.
"그런가? 윙로드는?"
"으음, 반년입니다. 엘리멘트 마스터 파티가 공식적으로 등록된 것은 스파다에 와서부터니 그때부터 따지면, 그러니까, 3 개월 정도네요"
내가 스파다 모험가 길드 학원 지역 지부에서 에리나에게 [엘리멘트 마스터]의 파티 등록을 한 것은 확실히 불의 달 중순이었지. 나는 등록 직후에 모후모후와 고블린, 릴리는 슬라임, 피오나는 대거 랩터와 윙도루를 각자 사냥했었지. 뭐랄까, 그립네 ......
그렇게 세월은 흘러 오늘은 푸르름의 달 6 일이니까, 그렇네. 대충 3달 반 정도인가. 윙로드가 반년이니 대략 2배정도 빨리 랭크 업을 완수한게된다.
"월반이니 운이 좋았던 것같기도한데"
"하지만 운도 실력이에요. 게다가 월반 제도도 그렇게 특별한건 아니에요. 실력있는 모험가는 인정받아야하는게 당연하니까요"
그러고보니, 기사 등 경력이있는 사람이 모험가 등록을하면 시험을 통과하자마자 갑자기 랭크 3부터 시작된다던가하는 제도를 냐레코에게서받은 강의 중에 들은 기억이 난다 .
그렇다면 역시 우리들의 월반도 당당히 자랑해도 될만한 일일 것이다. 이렇게 훈장도 받은 이상 겸손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좋아, 더 자신감을 갖자.
"그나저나 행사에 이어 화려한 파티라니, 마음이 편안해지질 않네 ......"
어떻게든 임금님 앞에서 무례를 범하는 일없이 무사히 행사를 마무리했지만 그 뒤에 축승 기념 파티가 개최될 예정이었다. 라고 할까, 실은 이미 시작해있다.
장소는 성 내부에 위치한 홀이다. 그러한 목적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인지 여기 역시 눈부시게 꾸며져있다.
이런 장소에서 벌어지는 파티는 파티라기보단 동화에서 나올법한 무도회 라고 하는게 적절할 것 같다.
게다가 고개를 들면 보이는 높은 천장에 걸려있는 것은 샹들리에라는 녀석이다. 아니, 이 홀의 구석구석까지 눈부시게 비추어주니 빛은 어떤 마법을 사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왕좌 앞보다 더 넓은 홀에는 현재 이스키아 고성에서 생환한 학생들을 비롯하여 그 외에도 그들의 무사를 축하하는 친족과 신학생들이 몰려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상당한 인원 수 이므로 홀의 허용량이 빠듯해질 정도의 인구 밀도이다.
거대하고 긴 테이블에 준비된 요리와 술을 맛보며 서로가 무사함에 기뻐하고 이스키아에서의 무용담을 친구에게 말하고있는 모습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저기에서 술병을 들고 열변을 토하고있는 것은 언제인지 내가 목검으로 기절시켰던 오크 선생님이다. 교사중에는 사망자와 중상자가 많다고 들었는데도 멀쩡해보인다.
중상자는 아니지만 자택 요양중인 시몬은 당연히 이 자리에 없다. 기회를봐서 병문안을 가줘야겠지.
그러고 보니 윌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행사 때에는 참석한 학생들 속에 섞여있었으니 이 파티에서도 그럴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튼, 이렇게 혼잡한데다 전원이 교복 차림이니 서로 찾기는 어렵겠지.
"그렇다치더라도, 두 사람은 전혀 긴장하지않은 것같네"
"음, 크로노 씨는 긴장되시나요?"
"크로노, 괜찮아?"
"아아, 이런 것은 처음이니까"
수여식때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불안하다. 그것을 억누르기 위해서 무려 - 릴리를 어루만져버렸다. 보송보송한 금발은 촉감이 발군이다. 치유된다.
"하아, 그렇습니까? 저는 원하는만큼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어서 기쁘기만 합니다만"
"그건 다행이네"
"그래서, 이제 2 회전을 시작할까 합니다"
"정말 다행이야 ...... "
이 회장의 구석에서 시작된 피오나의 음식 흡입은 가히 신기 수준이었다. 충분한 양보다는 질이 중시되었기 때문에 "아, 이정도면 피오나도 대만족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설마 서막에 지나지 않았다니... 도대체 얼마나 먹을 생각인걸까. 그리고 디저트는 또 따로 있는것일까?
"그러고 보니 나도 아직 먹지를 않았네, 릴리도 같이 먹을래?"
"먹여줘! 아 - 앙해줘!"
"그럼, 나도 릴리에게 아 - 앙 받아야겠네"
옆에서 보면 바보 부녀같아보이는 대화를하면서 피오나를 선두로 요리가 늘어선 테이블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난 일은 모세가 바다를 나눈 것같이 북적거리는 학생들이 우리들의 목적지까지 비켜주는 현상이었다.
이렇게, 훈장을 수여받은데다 이번 사건의 주역이라고 부를만한 우리에게 지금의 지금까지 아무도 다가오지않았던 것은 학생들이 이런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길을 열때 편리하네요, 크로노 씨"
이것을보고 감상은 그겁니까, 피오나 씨. 저는 적잖이 충격받았는데요.
그들은 분명 우리들, 아니 나에게 겁을먹고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조금 주의깊게 관찰해보니 릴리와 피오나에 대해선 반드시 접근하고싶다는 기색이나 눈빛이 많이 향해지는 반면, 나에게 향해지는 것은 그저 '앗, 저사람 무서워' 라는 시선뿐이다.
젠장, 훈장을 받아도 나를 보는 눈은 그런 것뿐인가. 이번 활약으로 조금 재검토받을 수 있지않을까 라고 달콤한 기대를 품었던 내가 바보였다.
"뭐, 어쩔 수 없지 ......"
어차피 나는 나이트 메어 버서커니까 그런 체념섞인 혼잣말을 조용히 흘리던 그 때였다.
"멈춰라, 이스키아의 영웅 "
테이블까지 열린 길의 앞에 나타난 것은 간부 후보생의 증거인 영광스런 붉은 망토를 걸친 흑발 적안 남자. 네로 율리우스 에루로도.
그의 양쪽에는 검사인 카이와 네크로맨서인 사피르가 있다. 넬과 샬롯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특히 넬이없는 것은 역시 궁금하다.
그녀는 이스키아 고성의 성벽에서 내가 릴리와 피오나를 만나러 갔을 때 헤어진 뒤부터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것이다.
분명히 피로로 쓰러졌을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상황적으로도 신분적으로도 쉽게 만나러 갈 수는 없었다. 이스키아에서 돌아오는 길에도 기사단이 준비되어 마차에 틀어박힌채여서 퍼레이드 때까지 그대로였다.
그리고 지금 현재도 병문안은 커녕 자세한 정보조차 모르고있다. 이번 행사에도 컨디션 불량이라는 이유로 결석하고있다.
그러나 오빠쪽인 네로라면 당연히 넬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고있을 것이다. 이 기회에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왠지, 이 왕자님, 화가난 것처럼 보이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