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8 회 두번째 · 세번째 가호
갑자기 깨어나보니 자신이 있던 곳은 넓고 검은 공간 - 아니, 왕좌였다.
"에루로도 제국의 아발론 왕성, 인가 ......"
"이곳에 온 걸 환영해, 쿠로노 마오. 두 번째 방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어"
어둠을 다진 것 같은 칠흑의 왕좌에는 역시 그 장엄함에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아이의 모습이 있었다.
교복같은 군복에 바닥에까지 늘어진 거대한 망토. 그 모습은 확실히 이전에 여기에 왔을 때와 같은 것이었다.
이렇게, 나에게 새로운 가호를 주려고 고대의 마왕 미아 에루로도가 나타난 것이다.
"그럼, 시련의 달성은 인정해주는거야?"
"당연하지. 멋진 전투였어!"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짝짝 박수를 보내는 마왕 폐하. 이 휑한 공간에 한명의 박수가 울리는 것은 오히려 허무감이 들 정도다. 혹시 비아냥거리는 것일까.
"설마, 두 번째와 세 번째 시련을 동시에 달성할 것이라고는 나도 예상하지 못 했어"
아이러니를 넘어서 허탈감까지 느껴진다.
"그렇게 의심스럽다는 눈으로 보지말아주었으면해. 시련의 발생은 전에 말한대로니까"
신이라고해도 인과에 간섭할 수 없다.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것. 그런 이야기였다.
"하지만 의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이번 시련은 너의 친구를 궁지에 몰아넣었으니까"
그렇다. 내가 첫번째 가호를 얻었을 때 품은 우려가 벌써 적중한 것이다.
시련을 받기로했기때문은 아니다. 하지만 그 위험한 몬스터와의 전투에 친구와 지인은 물론 다른 사람을 말려들게하는 것은 미안하다. - 아니, 그리드고아의 군대는 성과 마을에서 나름대로 이상의 수를 살상했다.
만약 정말로 나의 시련에 휘말렸던 것이라면 ...... 아니, 그만두자. 의심하기 시작하면 끝이없고 진실을 알아낼 방법도 없다.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것은 미아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감사일 것이다.
"첫번째 가호 덕분에 나는 모두를 지킬 수 있었어. 나에게 힘을 빌려줘서 정말 고마워"
"후후, 너는 상냥하다니까. 이렇게 내 자손도 함락시킨건가"
"...... 자손? "
"넬 짱"
"함락시키지않았어!"
이상한 소리를 하기는. 넬과는 우정으로 다져진 사이이니 그 말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후후, 심술궂은 미소를 짓는 미아에게는 무슨 말을 해도 무의미할 것 같지만.
"랄까, 어째서 나와 넬의 관계를 알고있는거야"
"그렇게 공개적으로 꽁냥꽁냥 해놓고 모르길 바라는게 무리가 아닐까?"
"아니, 꽁냥꽁냥하지는 않았는데..."
"봐봐, 이스키아 고성에는 말에 같이타서 등장했고"
"이동 수단이 그것 밖에 없었잖아"
"몬스터 군단에게 디스펠을 쓰던 넬 짱을 안고있기도했고"
"마력 고갈 직전이라서 쓰러질까봐 걱정되서 그랬던거야"
"아, 그러고 보니 그랜드 콜로세움에서는 넬 짱을 공주님 안기로 안고서 퇴장했지"
"... 죄송합니다 신님 ...... "
그때는 기세를 타버렸지만 막상 이렇게 지적당하니 무섭고 부끄럽다. 아니, 뭔가 정말로 죄송해요 신님.
"괜찮아. 나는 신으로서도 조상으로서도 다른 사람의 연애에 참견할만큼 촌스럽지 않으니까"
"거기선 친구 관계라고 말해줘. 넬의 상냥함과 무방비는 나도 착각할 정도지만"
"응, 참견은 하지않아, 나는"
노코멘트를 관철하는 미아. 나의 변명 어린 발언에 뭔가걸리는 점이있는 것같다. 하지만 그렇게 노골적으로 시선을 돌리진 말아줘.
"그나저나 대회까지 보고있었던건가..."
"신이니까 뭐든지 간파하는거야!"
과연, 이 왕좌위나 구름위같은, 신이 있을만한 곳에서 엄숙하게 내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걸까.
아무리 그래도 관중석에서 팝콘을 먹으면서 즐겁게 관전했을리는 없을테니까.
"그럼 시련을 달성한 증거를 바쳐봐, 였나?"
자, 드디어 실전이다. 증거가 몬스터의 특정 부위인 것은 앞에서 설명된대로이다. 이번에는 확실히 스스로 준비해놨다.
여기는 나의 꿈속인 것 같지만 [쉐도우 게이트]는 제대로 현실과 연결되어있는 것 같다.
사전에 해체해놓은 두 증거를 그림자에서 불러냈다.
"그리드고아의 턱과 스로우스기루의 척추, 맞지?"
내 눈 앞에 자리잡은 붉은 바위 덩어리 - 같이 보이지만 이것이 구리도고아의 턱,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하악이다. 위쪽으로 빽빽이 돋아난 날카로운 송곳니의 줄은 내가 공포를 느낄할 만한 박력이있다.
해체했다고는해도 고기와 갑각에 덮인 채이니 단순히 상악에서 떼어낸 것에 불과하다.
다른 증거, 스로우스기루의 척추는 정말 골격 표본과 같이 깔끔하게 뼈만 남아있다.
스로우스기루의 머리를 관통하여 죽인 직후, 전신을 덮고 있던 자전은 깨끗이 사라지고 이후에는 인간의 상체와 뱀의 하반신을 가진 라미아의 골격 만 남은 것이다.
부서진 두개골과 하체를 분리할 뿐이었기 때문에 그리드고아의 거대한 아래턱을 절단할 때 보다는 한결 수월했다. 릴리와 피오나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더 시간이 걸을 것이 틀림없다.
"좋아, 두 증거 [탐욕의 턱]과 [나태의 등뼈], 확실히 받았어"
라스의 토벌 증거인 [분노의 주먹]처럼, 둘 모두 발광하면서 향테기 무너져간다.
[탐욕의 턱]은 오렌지 빛으로, [나태의 등뼈]는 보라색 빛을 내며 왕좌에있는 미아에게로 빨려들어가는 것처럼 사라져갔다.
이제 바치는게 끝났으니 이미 제 2, 제 3의 가호는 내 몸에 깃들어있을 것이다. 꿈에서 깨면 분명 새로운 능력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이미 대충 예상이 간다.
탐욕의 그리드고아는 땅 속성, 나태의 스로우스기루는 번개 속성. 이 두 가지 속성을 흑색 마력을 변환한 의사 속성으로 취급할 수 있게되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마왕의 가호의 진정한 힘은 따로있다.
"후후, 다음의 가호가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는 이해한 것 같네"
"아아. 넬에게서 [호루스 부스트]이외에도 약간의 현대 마법에대해 배웠으니까"
그렇다. 이 현대 마법 술식 계통에 따르면 답은 보인다.
"그럼 이름은 나중에 말해도 괜찮겠지? 아직 [오버 드라이브]의 발동도 위태로워서 연습이 필요할테니까."
"고마워, 정진할ㄲ - 아, 그러고보니 ...... "
연습이라는 말을 듣고 나는 뭔가를 기억해냈다.
"응, 무슨 일이야?"
유녀 릴리처럼 사랑스럽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오는 미아에, 나는 숨기지않고, 어떤 불안을 털어놓았다.
"실은 스파다로 돌아갈 때 개선 퍼레이드를 한다고 윌이 말했는데, 어떻게하면 좋을까 해서..."
"과연, 맹활약이었지!"
신학생의 구출과 그리드고아 토벌 모두 나 혼자만의 힘으로 이룬 것은 아니지만, 역시 옆에서보면 가장 눈에 띈 것은 자신이었다는 인식은있다. 라스 때와는 달리 빈틈없이 결정타도 찔렀으니까.
이번 소동은 스파다의 국왕 스스로 기사단을 이끌고 구출하러 올만큼 큰 것이었다. 그것을 해결한 내가 퍼레이드의 주역이된다. 윌이 어떻게해서라도 주역으로 만들겠다고 굉장히 씩씩거리고 있었으니 거부할 수도 없었다.
아니 물론 나도 그럴 마음이 전혀없는 것은 아니다. 역시 남자라면 영웅을 동경하고 마니까.
"하지만 승전 퍼레이드라니, 왠지 그립네"
라며 조금 먼 곳을 보는 미아.
지난날의 영광를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어린 외모 때문에 놀이 공원에 갔던 즐거운 추억에 잠겨있는 아이 같은 느낌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미아는 훨씬 먼 옛날에 몇번이고 승리하고 개선한 전설의 마왕인 것이다.
"미아라면 퍼레이드의 경험이 풍부할테니 조언 하나라도 받을까, 해서"
"그래, 좋은 판단이야, 쿠로노 마오. 승전 퍼레이드라고해서 너무 들떠 있으면 안되. 말에 탄 상태에서 피스하면 안되는거야"
"피스한거야?"
스윽 외면하고 묵비권을 행사하는 마왕 폐하. 아, 이것은 피스 했겠구나. 저 당황스런 얼굴을 보니 더블 피스를 한 것이 틀림없다.
"어쨌든! 퍼레이드의 주역은 확실히 하지않으면 안되는거야!"
왕좌에서 과감히 일어나 묘하게 의욕을 내는 미아에 조금 기운이 빠진다.
그렇게까지 진심이 될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마음가짐같은 것을 말해주는 정도로 좋다고 생각한다만 ......
"좋았어, 그럼 내가 어디의 퍼레이드에 내놓아도 부끄럽지않도록 특훈을 시켜주지! 끝날 때까지 돌아갈 수는 없을꺼야!"
"뭐, 진짜냐 ...... "
이리하여 나는 고맙게도 전설의 마왕 폐하 본인에게 개선 퍼레이드 무예를 받게되었다.
이걸로 실전에선 확실히 성공할 것이다. 스파다 사람들도 분명 큰 환호와 박수 갈채로 맞이해줄것임이 틀림없다.
"그래, 그럼 테이크 1, 그건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