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4 화 재회 (1)
몬스터 군단이 궤멸하고 그리드고아를 쓰러뜨리고 그리고 모든 것을 조종하고 있었던 스로우스기루도 죽었다. 간신히 위기는 넘겼다.
"오, 비가 그쳤네"
그렇게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는데 싸움이 끝난 지금에서야 이상하게 뚝 그쳤다.
두꺼운 먹구름 사이로 햇빛도 비치기 시작하여 이스키아 구릉을 밝게 비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지금까지 호우에 노출되어있던 흠뻑 젖은 옷이 마르는 것도 아니다.
"빨리 돌아가서 뜨거운 욕조에 들어가고 싶네 ......"
나는 그런 중얼거림을 절실하게 흘리면서 혼자 성벽 위에서 멍하니 이스키아 구릉을 바라보고 있었다.
스로우스기루를 잡은 직후에 드디어 전투가 종식되었음을 인식한 학생들이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지만 언제까지나 기뻐하고있을 수 만도 없다.
적이 없어진 이상, 다시 이 성에 머무르고있을 필요는 없다. 애초에 그들도 연일이어진 농성전때문에 피로가 쌓여있다. 분명 나보다 빨리 돌아가서 천천히 쉬고 싶을게 틀림없다.
"좋아! 이 그리드고아의 몸은 절대로 스파다에 가지고 돌아갈테다!!"
"이 크기는 아무래도 무리예욧! 기사단이나 길드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요!"
그러나 윌 만은 굉장히 기운이 넘친다.
땅에 쓰러진 그리드고아의 시체에 기어올라가서 필사적으로 테이크 아웃하자고 학생들에게 호소하고있다.
엉뚱한 요구에 간언하고있는 것은, 오오, 에디잖아. 옆에는 기가 막힌 얼굴을 하고있는 소꿉 친구 소녀 시에나도 서있다. 아무래도 두 사람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아, 나는 정말 이번에야말로 사람을 도울 수 있었구나 - 그렇게 절실히 느꼈다.
"자! 이것과 함께 스파다에 개선하여 나이트 메어 버서커의 새로운 전설의 한 페이지에 새기는 것이다! !"
아무렇지도 않게 나의 감동을 파괴하는 말을 뱉은 윌은 나중에 조금 주의를 줘야하나? 내 진짜 클래스는 흑마법사라고.
하아, 작게 한숨을 쉬고 돌아갈 준비를 하는 학생들을 성벽 위에서 멍하니 계속 바라봤다.
도와줄까 라고 물었지만 두 마리의 보스를 물리친 나의 수고를 치하한다며 천천히 쉬어달라고 정중하게 거절당했다. 아무리 그래도, 왠지 내가 무서워서 가까이 하기싫다, 라는건 아닐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나만은 휴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몸이 휴식을 요구하는 상태로 멍하니 앉아있을 수 있는 것이다.
성문 밖에는 이미 용차가 준비되어 있어서 학생들은 분주하게 오가며 짐을 싣고있다. 지친 몸이기에 중간 중간 큰일이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밝은 미소를 띄고있다.
승리가 다른 무엇보다도 활력제가 되고있는 것 같다.
" - 크로노 군"
갑자기 내 이름을 부르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얼굴을 올리자 거기에는 산들 바람에 긴 검은 머리를 나부끼는 아름다운 공주가 서있었다.
"넬, 다른 사람들의 치료는 끝난거야?"
예, 라며 미소를 딧고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보니 부상자의 치료늨 끝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내가 도착했을 무렵에는 이미 성내에 몬스터가 하나 둘씩 침입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근접전에 의해 나름대로 부상를 입은 학생들도 많았을 것이다.
넬도 나와 마찬가지로 전투로 인한 피로가 상당하지만 프리스트능력은 이런 때 일수록 요구된다.
무엇보다, 부상자가 있으면 마력이 아슬아슬해도 치유 마법 행사를 주저하지않을테지만.
"오빠는, 그러니까 네로 왕자는 괜찮은거야?"
"네? 네, 손발에 가벼운 마비가 걸려있었을 뿐이니까요"
내가 네로에 대해 물은 것이 의외였는지 넬은 다소 놀란듯한, 라고 할까, 누구에 대해 물었는지 몰랐다는 듯한 반응이다.
무리도 아닌가, 나와 네로는 안면이없고 사소한 접촉마저도 최악의 상황이었으니까. 그에게 나는 아직도 흉악한 촉수 남자인 것이다.
그렇다 치더라도, 가벼운 마비지만 경애하는 오빠가 부상당했으니 더 걱정할거라고 생각했는데 ...... 아무튼, 거기는 역시같은 파티니 네로가 부상하는 상황에 익숙한걸까. 그런 부분도 포함하여 오빠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갖고 있음이 틀림없다.
"별일없다면 다행이네. 그때 네로 왕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나는 죽었을테니까"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넬처럼 다정한 말과 치유 마법은 걸어주지 않았지만 그의 등장은 감사할 만하다.
"미안, 넬. 내가 한 번당한 탓에 걱정을 끼쳤네. 그래도 설마 튀쳐나올 줄은 몰랐는데"
네로가 한걸음 남은 곳까지 그리드고아를 몰아세우고 있었지만 넬이 튀어나온 탓에 역전되어 버렸다.
내가 어이없이 당해버린게 넬이 저런 행동을 한 원인이지만, 역시 그녀 자신도 생각없이 한 행동이었다고 반성하고있다.
"죄송해요"
나에게 그 큰 파란 눈에서 눈물을 흘릴듯이 비애의 표정을 띄우는 넬을 더 이상 따질 권리는 없다. 여기서 그녀를 울리면 이번에야말로 네로에게 살해당할 것 같다.
"하지만, 전 ...... 아무래도, 크로노 군을 돕고싶어서 ......"
"고마워. 하지만, 그래서 오빠까지 위험에 처하게 하는건 -"
"오라버니에 대해선 아무래도 좋다고요!"
언성을 높인 넬의 반응에 놀랐다. 하지만 더 놀란 것은, 내게 그대로 달라붙을 듯한 기세로 갑자기 접근한 것이다.
부드러운 꽃향기같은 그녀의 냄새가 닿는다.
"오라버니에 대해선 아무래도 좋습니다만 ...... 저는, 크로노 군만을 돕고 싶었어요"
매달리는 것처럼 물기를 띤 눈을 치켜뜬 그녀의 파란 눈이 똑바로 나를 쏴맞혀온다.
그 지나친 진지함과 배려에 사이드와의 경기를 마친 후 의무실에서 단 둘이 되어버린 것다는 느낌이 든다.
이상하게 의식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어떻게든 말을 돌려본다.
"역시, 날 그렇게 믿기 힘든거야?"
"왜냐하면, 크로노 군은 언제나 무리할뿐입니다. 커스 카니발 때도, 이번에도 ...... 저는 계속 불안해서 ......"
"...... 미안"
자신의 한심함에는 정말 질린다.
나에게는 시련을 극복하고 사도를 물리친다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목적이있다. 그렇지만 그 위험때문에 정신을 잃을 정도로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이있다.
그래서 더 힘이 필요하다. 넬이 오빠만큼이나 나를 안심하고 보고있을 정도로 강한 힘을 얻어야한다.
"아뇨, 괜찮아요. 크로노 군은 강해지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있는거죠? 말리거나 하진 않아요"
넬은 나에게 닿지않았다. 텔레파시로 읽지않고도 내 생각정도는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그녀와 친해지고 난지는 얼마 안됬지만 나에 대해 알려줘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넬이 나를 이해하고 있는만큼 그녀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일까.
"그래서 제가 앞으로도 크로노 군을 도와줄 거예요"
그래서 불안하다. 나는 넬에게 어디까지나 응석부릴 뿐이다.
"어떤 상처도 치유해보일께요. 이번에야말로 가호를 쓸 수도 있고, 더 많이 강화에 지원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넬은 그녀이기에 당연히 나를 도와준다. 의리도 의무도 아닌, 마음 속에서 그것이 자신이해야 할 일이라고 믿고있는 것처럼.
"그래서 저를, 크로노 군 -"
그때 한가닥의 돌풍이 성벽을 휩쓸고 지나갔다.
생각보다 강한 풍압에 나와 넬의 흑발이 크게 나부꼈다. 얼굴에 철썩 달라붙은 머리를 가볍게 머리를 흔들어 떼어냈다.
묘한 곳에서 넬의 대사가 끊겨버린 탓에 어딘지 모르게 말할 수 없는 분위기. 무심코 반사적으로 시선을 성벽 밖으로 돌리고 말았다.
"...... 응?"
그때 푸른 언덕 너머에서 오는 그림자가 눈에 띄었다. 그 숫자는 셋, 말을 탄 사람들이다.
"저기, 넬, 저거 -"
기사단이나 모험가가 온걸까, 라고 말하려다가 그 의문은 그대로 삼켜버렸다.
"아, 저건 윙로드의 파티원 ......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낯선 사람이네"
내 잘 보이는 눈에는 식당에서 촉수로 휘감은 빨간 머리 트윈 테일의 소녀 스파다의 셋째 공주이자 윌의 여동생인 샬롯의 모습이 비쳤다.
그녀는 보라색 머리의 안경 소녀와 말에 동승하고 있었다. 고삐를 쥐고 안경을 쓴 여자는 사피르라는 그 히드라 가문의 아이일 것이다.
그 바로 옆에는 2 뿔 짐승 바이콘에 탄채인 금발에 대검을 짊어진 소년이 있었다. 그가 카이라는 검사인가?
이 두 사람은 처음봤는데 소문대로의 풍모다. 자기 자신이 파티원이라고 단정하고 있으니 틀림없을 것이다.
"아니, 이제 혼자가 아니야, 두 명이 더있어"
"아, 잘보면 확실히 또 다른 작은 아이가 ...... 어, 저건 날개일까요?"
당당한 거구를 자랑하는 검은 말에 탄 한 명의 소녀와 한 명의 유녀. 그 모습을 내가, 나만은 혼동할 리가 없다.
"아아, 저건 요정의 날개야. 나중에 소개하겠지만, 그녀들이 내 파티[엘리멘트 마스터]의 멤버야"
"...... 응?"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몹시 놀란 표정을 짓는다. 물론, 이 타이밍에서 윙로드 멤버들과 함께 등장하면 덩연히 놀라겠지.
그렇지만 지금은 추측섞인 사정 설명을 하는 것보다 빨리, 아, 빨리 릴리와 피오나를 만나고 싶다.
"그럼, 넬, 나는 먼저 두 사람을 만나러갈께."
"네, 저, 크로노 군!? 잠깐, 크로노 구우운!"
그대로 성벽을 뛰어내린 나의 귀에 넬의 경악섞인 외침이 들려왔다. 놀라게해서 미안하지만 나에게는 히쯔기가 있으니 높은 곳에서 점프해도 괜찮다구!
그런 자랑과 해명은 뒷전으로하고, 나는 릴리와 피오나와의 오랜만의 재회가되는 파티원의 곁으로 전력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