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2 화 크로노 VS 그리드고아 (2)
아, 그런가, 이것이 진짜 가호의 능력인가.
첫번째 가호, 그 효과는 흑색 마력을 화염 속성으로 변질시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결국 진정한 힘의 발동에 필요한 과정에 불과한 것이다.
양팔이 날아가는 것도 신경쓰지않은채 자살을 각오하고 [호루스 부스트]의 술식 구성, 이것이 첫번째 가호를 발동시키기위한 '정답'이였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아니면 결코하지않을 위험한 술식.
게다가 나는 간신히 알아챘다. 아니, 드디어 알아챘다. 넬에게 부스트를 배우고 자신의 핀치에 의해.
그러니 나는 이 힘으로 넬을 도울것이드.
"[불꽃의 마왕=오버 드라이브]!"
첫번째 가호의 발동.
순간 양팔에 장착하고 있던 토시의 걸쇠가 튀어나갔다. 왼팔을 감싼 [디아볼로스 · 엔브리스]의 소매도 함께 찢겨져나갈 듯이 심하게 펄럭인다.
다른 한쪽의 오른팔은 사이드의 마안에 의해 찢어진 상태여서 토시가 없어진 팔이 그대로 노출됬다.
나의 오른팔은 혈관이 그대로 빛나는 것처럼 빨간색 라인이 손끝까지 무작위로 그어져 있었다. 장갑너머로도 명확하게 보일 정도로 눈부신 빛.
그리고 손등에 떠오르는 것은 불의 상징. 가호의 발동을 나타내는 그 마법진이 진홍의 빛으로 새겨진 순간, 팔 전체에서 타오르는 화염과같은 붉은 기운이 뿜어져나왔다.
불꽃의 마왕, 그런 인물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반드시, 이런 무기를 가지고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외형이 화려할뿐만이 아니다. 지금 나의 양팔에는 아류 [호루스 부스트]와는 비교도 되지않을 정도의 파워가 깃들어있다.
이렇게, 단순하지만 순수한 힘의 발로인 '강력'의 초절적인 강화야말로 첫번째 가호가 품은 실제 효과인 것이다.
"멈춰어어어어어어어터어어어엇!"
꼬리에 휘감긴 체인들이 날카로운 삐걱임을 낸다. 사철 대검을 흡수하지 않았다면 강도 부족으로 정말 끊어졌을지도 모른다.
히쯔기의 노력때문인지 사슬은 하나도 끊어지는 일 없이 강렬한 힘의 부하를 견디고있다.
그때, 마침내 멈췄다.
내 다리는 더 이상 땅을 파헤치며 끌려다니지않고 또한 그리드고아도 한 걸음도 내딛지 않고있었다.
그리드고아는 눈앞에있는 먹이를 먹으려고 전진을 시도하지만 내 마왕의 팔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뭐, 이 힘은 이걸로 끝이 아니다.
"마무리다! 히쯔기잇!!"
"에야아아아앗!!"
사랑스러운 구호와 함께 쇠사슬이 힘차게 감겨간다.
머리를 흔드는 그리드고아의 거대한 꼬리가 기세에따라 끌려온다. 마치 크레인 후크를 잡고 억지로 끌고있는 것 같다.
뾰족한 꼬리의 끝이 눈앞까지 다가오자 그것을 직접 손으로 잡았다.
단지 움직임을 멈췄을 뿐이므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이놈을 멈추려면 힘으로 이기는 것이 가장 빠르다.
자, 보여주마. 마왕의 힘이란 녀석을 말이지!
"우오오오오 오오오 오오오 오오오오옷!"
대폭발을 일으키는 것처럼, 진홍의 기운은 드디어 격렬하게 분출되었다. 팔은 뼈째로 녹을 만큼 뜨거워지지만 그만큼 한계를 모르고 순수한 완력이 상승해나간다.
떠안듯이 잡은 갑각에 파고든 손가락 끝에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내가 딛고 선 땅이 함몰했다.
내 몸은 지금 그리드고아의 전체 무게를 받치고있다.
있을 수 없다, 라고 녀석도 생각하고있는 것일까. 비명같은 날카로운 울음 소리가 들렸다.
그리하여 마침내 든다. 그리드고아의 거구가 허공에 뜬다.
꼬리 끝을 잡은 나는 그대로 업어치기를 하듯이 후방으로 마음껏 내던졌다.
그리드고아를 내던진다. 그 현실과 동떨어진 힘을 자신도 믿을 수 없었다.
머리 너머로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지나쳐간다. 거대한 운석이라고 하는게 적절하려나? 역시 땅에 떨어질 때의 충격을 생각하면 그렇게 부르는 것이 적합할 것 같다.
곧바로 충격이 가해진 순간.
나의 외침도 그라두고아의 외침도 빗소리도 모든 소리를 덮는 거대한 질량이 땅에 닿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던지는 추진력과 지상에서 느껴지는 진동이 다리를 타고 전해진다.
올려다 본 하늘은 누르스름하다. 분출한 엄청난 양의 토사가 나를 생매장시킬 듯이 쏟아졌다.
"부핫! 젠장, 오늘은 진흙을 뒤집어쓰기만하네"
쌓인 진흙을 밀어내며 힘차게 일어선다.
그리드고아는 해안에 밀려온 고래처럼 축 늘어져 누워있지만 일시적인 충격때문에 꼼짝않고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결정타를, 아니, 방심하지않고 완전히 죽여야한다.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그것을 이뤄낼 기회다.
내 팔은 여전히 마왕의 힘이 깃들어있지만 이것은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는다. 만약 한 번이라도 효과가 끊기면 잠시 팔이 올라가지않을테고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역시 힘을 요구한 대가는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나는 이 기회를 놓칠 정도로 바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와라! [라스의 오른팔]!"
사철 대검을 막을 때는 미안한 일을 해버렸지만, 이 녀석은 아직 [마검*소드 아트]의 컨트롤이 살아있다. 부르면 바로 이 손으로 돌아온다.
그리하여 날아온 붉은 마체테를 역수로 쥐는 것과 그리드고아가 신음 소리를 내는 것은 동시였다.
쓰러진 상태에서 장대한 꼬리가 다가오는 날을 막으려고 격렬하게 물결친다. 마치 성벽 자체가 움직이는 것 같은 박력. 이런 몸부림에 맞으면 역시 즉사할 것이다.
채찍처럼 날아드는 끝을 피해 몸부림치는 꼬리의 뿌리를 밟고 난 뒤, 구리도고아의 몸통에 다가간다.
자신의 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같은 불편함이라도 느껴지는 것일까. 그리드고아는 심하게 몸을 흔들어 옆구리 주위를 달리는 나를 떨쳐내려고 몸부림쳤다.
이런식으로 발버둥치다니, 보기흉하다. 벽돌같은 갑각을 밟아 힘껏 도약한다. 이 거리라면 닿는다.
역수로 쥔 [라스의 오른팔] 그 진홍의 칼날이 노리는 것은 피부.
네로의 빛나는 무예에 의해 갑각이 절반정도 부서진 그 부분은 지금의 그리드고아에게는 가장 방어가 얇은 약점이 된다.
"[그레네이드 - "
검고 뜨겁게 압축하는 것은 포탄이 아니라 [라스의 오른팔] 그 자체.
[불꽃 마왕=오버 드라이브]에 의해 체내에서 날뛰는 뜨거운 에너지를 한계까지, 날이 녹아내릴 정도까지 쏟아간다.
진홍의 검신은 적열를 통해 추가 적색을 더해 넘치는 마력이 화염의 기운이되고 내뿜는. 이제이 일격으로 손상 버려도 좋다.
" - 하이 버스트]!"
뛴 기세 그대로 그리드고아의 목을 향해 이글거리는 일격을 꽃아넣는다. 갑각의 틈새에 마왕의 힘으로도 억제하기 힘든 칼날을, 아니, 탄두를 꽃아넣는다.
그 직후, 칼이 품은 열기가 뿜어져나왔다. 대폭발.
"우오오 - 옷!"
뿜어져나오는 폭염에 시야가 가로막힌다.
뜨겁다는 감상만으로 끝나는 것은 [창염의 수호자] 덕분일 것이다.
그렇지만, 화염은 막아도 충격파는 막아주지 못한다. 휘몰아치는 폭풍에 몸이 날아가버릴 것 같다.
그러나 나에게 전해져오는 것 이상의 열기와 충격이 그리드고아의 목을 태운다.
혼신의 영거리 포격은 훌륭하게 바랜 바위 갑각을 날려주었다.
산산조각으로 부서진 감각. 검은 연기와 희미하게 고기굽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 폭발의 대가같이, [라스의 오른팔]도 부서져 있었다. 붉은 검신은 이미 자루 밖에 남아있지않다.
그래도 희생할 가치는 있었다. 이제 드디어 이 녀석에게 결정타를 날릴 수 있다.
"큭 -"
내 눈앞에는 갑각이 벗겨져나가고 고기가 노출 된 상처가있다.
이 비표준 거체를 지탱하는 근육은 그 자체가 강철을 묶은 듯한 강인함을 자랑하지만 이 일격을 막기에는 부족하다.
이제 죽일 수 있다.
내가 처음배운 흑마법 [파일 벙커], 아니, 마왕의 팔로 쓰면 더 합당한 이름이 필요한가?
"[라스의 주먹]! 오오오오 오오오 오오오 오오오! ! "
붉은 오른팔을 사납게 휘두른다.
나선을 그리는 불타는 주먹은 그리드고아의 목을 태우고, 그대로 관통할 듯한 파괴력을 자랑했다.
고기를 치는 둔한 느낌. 동시에 그대로 가라앉아가는 것처럼 오른팔이 몸을 뚫고 지나간다. 팔뚝 근처까지 단숨에 들어갔다.
그리드고아의 크기를 감안하면 팔 하나를 꽂아도, 인간으로 따지면 못 박힌 정도이다. 그렇다고해도, 아픈 것은 아픈 것이더. 그 격통에 굉음의 비명이 들려온다.
바로 그 순간, 내 주먹에 깃든 열기가 목에서 해방됬다. 고열의 폭발은 근육을 굽고 신경을 태워 피를 끓인다.
새로운 고통에 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그라드고아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처럼 크게 움직였다.
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것처럼 열린 입에선 피가 섞인 검은 연기가 내뿜어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열은 목구멍까지 닿아서 기도까지도 태워버린 것 같다.
하지만, 아직이다. 아직 부족하다. 이 거대한 괴물을 죽이기에는 부족하다.
그러니 이것이 진짜 마지막 일격이다.
"- 마안 해방"
목에 찌른 채인 주먹. 그 손의 안쪽에 생긴 그림자에서 [쉐도우 게이트]로 소환한 것은, 본 것을 전부 자수정으로 바꾸는 공포의 마안 [크리스탈 게이즈]다.
공간에서 히쯔기가 두 눈이 들어간 병을 솜씨좋게 촉수로 열고 부드럽게 나에게 넘겨주었다.
안구 자체는 돌처럼 딱딱한 것이 아니다. 나는 손바닥에 쥔 눈을 부서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쥐었다.
손가락이 떨어지고 흑화를 해제한 순간, - 그녀를 돌려줘 - 라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그리하여 다시 원한이 깃든 빛을 뿜어내는 마안을 그리드고아의 목에 방치했다.
"어떠냐 ...... 마안은 효과가 뛰어나지"
빠르게 그 자리에서 벗어난 나는 새로운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날뛰는 그리드고아를 바라보면서 그런 공감 어린 대사를 중얼거렸다.
내부에서 끝없이 뿜어져나오는 결정화 광선을 받은 그리드고아의 목은 순식간에 크리스탈로 변했다.
그 보라색은 곧 체표에 나타났다. 처음에는 한줄기의 균열이었지만 순식간에 그 보라색 크리스탈은 붉은 바위를 침식해나갔다.
그정도의 견고함을 자랑하는 암석의 갑각이 무르고 덧없는 자수정으로 변질되어가는 모습은 환상적으로만 보인다.
하지만 그런 변화도 곧 끝을 맞이했다.
그리드고아가 결정에 침범당하는 고통에서 벗어나려는듯이 거대한 머리를 크게 흔든 그 때, 변질된 자수정 머리와 몸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서졌다.
마지막으로 젖먹던 힘까지 짜낸 듯한 비명을 지른 그리드고아는 머리만 땅에 굴러떨어졌다.
피는 나오지 않는다. 단면에선 보라색 크리스탈이 요염하게 빛날 뿐이었다.
"겨우 잡은 건가 ......"
머리가 끊긴 그리드고아는 완전히 침묵하고있다.
성에서 승리의 환성이 오르는 일도 없이, 호우의 소리만이 이스키아 구릉에 울려퍼진다.
나도 소리를 지르며 기뻐할 정도의 힘은 남아있지 않다. 양손에서 분출하던 뜨거운 기운도 이 비를 맞으며 열기가 가라앉아간다. 이에 따라 양 팔에서 조금씩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이제 두 번째 시련도 클리어했다"
조금도 움직이지않는 그리드고아의 시체를 보고 긴장을 풀려던 그 때였다.
파직, 전격튀는 소리가 들렸다.
"읏 - !?"
반쯤 축 늘어진채 혀를 내민 구리도고아의 머리. 그 입가에서 한줄기의 번개가 발사되었다.
썬더 브레스를 쏜건가? 아니, 아니야!
그것은 마치 뱀같은 모양의 소름돋는 전격. 자전의 꼬리를 흔들면서 일직선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뭐야, 이 녀석은! ?
거기까지 인식했을 때에 이미 그 녀석은 내 얼굴에 닿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