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340화 (341/382)

제 340 화 흰 성검의 마검사 (라이트닝 로드 나이트)

샤르가 말하길 그리드고아는 랭크 5 의 몬스터에게 기생당하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번개 속성을 발휘한다는 것 같다.

이 추측에 관해서는 나도 의심하지 않는다. 이놈의 머리에는 몬스터 군단을 만들어낸 기생충의 두목이 숨어있다는 것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넬의 기생 회복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좋지만 이미 [레디안스 에그]를 발동시켰기 때문에 남은 마력만으론 불안하다. 랄까, 저런 대마법을 써도 마력 부족으로 쓰러지지 않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칭찬받아야할 보유 마력량이다.

하지만 그리드고아를 자유 자재로 조종하고 저런 몬스터 대군까지 이끄는 기생충 몬스터를 제거할 정도의 고급 회복 마법을 계속 발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하이 포션으로 회복해도 한도가 있다.

어쨋든 넬에게 의존할 여유가없는 이상, 내가 혼자서 어떻게든 할 수 밖에 없다.

이번 만큼은 처음부터 전력으로 가자.

아직 효과를 계속 발휘하는 [소닉 워크]를 재차걸고 허리에 찬 애도 - [영도*백왕앵(흰 벛꽃의 왕)]을 꺼내들었다.

나와 넬은 스파다에 유학할 때 아버지에게서 국보를 각각 하나씩 빌려받았다.

넬은 [흰 날개의 천칭]을, 나는 이 [백왕앵]을.

하지만 아버지의 반출 허가는 어디까지나 명목, 명분같은 것이다. 나는 녀석을 어릴 때부터 계속 사용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칼을 칼집에서 뽑아 사용했던 그 때부터.

고대부터 전해지는 아발론의 국보 중 하나인 [백왕앵]은 스스로 사용자를선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의사를 가진 정령이 깃든 칼, 그러므로 [영도]

선택받지 못하면 칼집에서 칼은 빠지지 않는다. 아버지는 빠지지 않았고, 그 아버지의 아버지도 이 녀석을 뽑는 것은 실현되지 않았다. 수백 대를 거듭한 에루로도 왕가에서도 사용자는 손에 꼽을 정도밖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같다.

나는 수백 년 만에 태어난 명수라는 것이다. 아무튼, 나 자신은 그런 자각은 전혀 갖고있지않다. 특히 칼에서 저주의 무기와 같이 소리가 들리는 일도없고 말이지. 정말로 정령이 깃들어있는지도 모를 수상한 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설적인 국보로 불리우는 칼이다. 그 무기의 성능은 발군. 날카로움은 물론이고 지팡이 따위는 없어도 될 정도의 마법 효과도 지니고있다. 그것도 주문제작한 듯이 나에게 딱 맞는 효과를.

"[찰나 일섬]"

우선은 가볍게 선제 공격해본다.

빛과 바람의 양 특성을 맞게 풀어내는 무예는 하얗게 빛나는 파괴력이되어 검신에서 해방된다.

지금 그리드고아의 검은 사철의 장갑은 하반신뿐, 그것도 꼬리의 중간까지 밖에 남지 않았다. 크로노가 깎았겠지만, 할 거라면 전부 깎아둬라. 어중간한 곳에서 패배하기는.

일단 목표는 방어가 한 장 벗겨진 머리. 벽돌같은 붉은 갑각으로 덮인 미간에 마력의 칼날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날아든다.

랭크 3 정도의 몬스터라면 양단할 수 있는 위력이지만 이 덩치 큰 상대에게는 겨우 머리를 흔들 정도의 효과 밖에 없다.

그래도 아까와 달리 그대로는 아니다. 바위의 갑각에는 확실히 한줄기 조각같은 흔적이 새겨져있다.

좋아, 사철이 없으면 잘린다. 일도양단까지는 가지않지만, 그래도 이 [백왕앵]과 나의 검기가 있으면 벨 수 있다.

"어이, 자랑하는 갑각에 상처가 나서 화났냐?"

성을 외면하고, 나와 정면으로 대치하는 그리드고아가 그르르 신음을 흘림과 동시에 불현듯 또다시 공격할 기미를 보였다.

하반신을 덮은 사철이 벗겨져 퍼졌다고 생각한 다음 순간에 공중에서 몇 개의 검으로 변형했다.

샤르에게서 [라이트닝 스파다]를 몇배로 늘린 거대한 사철 검의 공격이라고 들었지만, 이것들은 보통의 장검 크기이다.

자전을 튀기며 공중에서 부양하는 수백의 칼끝이 모두 내쪽으로 향하고있는 것을 눈으로보면 어차피 좋은 예감이 들지는 않지만.

파직 유달리 크게 튀는 소리가 일제 발사의 신호가되었다.

쇄도하는 검의 비. 목표는 없지만 그 숫자때문에 회피할 틈이 없다.

그렇다면 스스로 틈을 만들면 될 뿐이다.

"하앗!"

앞질러가는대로, 앞으로 일섬.

검정 일색의 장검은 한꺼번에 튄다. 그래도 두동강 난게 아니라 어느정도의 사철이 사라진 것을 보니, 이 검이 상당한 고밀도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칼이 아니었으면 밀렸겠지.

그런 일을 생각할 무렵에는 검은 검극에서 벗어나있었다. 남은 사철을 전부 쏟아부은 혼신의 일격이었겠지만, 안됐구나.

" - 읏!?"

하지만 육감이 위험하다고 외쳤다.

나에게 긁힌 상처 하나내지 못하고 허무하게 허공을 가른 칼은 그대로 호우가 빗발치는 땅에 깊숙이 박혀 그 움직임을 멈췄 - 을 것이었다.

"칫, 되돌아오는건가!"

보이지않는 병사들이 일제히 칼을 꺼낸 것처럼 사철의 검정색이 하늘을 날아 되돌아온다. 노리는 것은 당연히 나.

이 정도 공격은 한 번 쏘면 조작 능력 소실이라는 것이 보통인데, 과연 랭크 5 라고 해야하는건가.

아니, 감탄할 때가 아니다. 이쪽도 상응하는 반격을 내보이지 않으면 이 공격은 막을 수 없으니까.

그 자리에서 반전하여. 칼끝을 빈 왼손 앞으로 내밀었다.

사용하는 것은 검의 원초 마법.

" - 나와라, [설월화]"

왼쪽 손등에 푸른 빛의 마법진이 떠오른다.

그 직후, 순식간에 형성된 것은 얼어붙는 냉기를 입은 얼음의 검. 그 투명도를 보면 얼음보다는 크리스탈이라고 하는 것이 적당하려나?

길이는 칼과 같지만 칼의 몸체가 가늘어서 레이피어에 가까운 형상이다.

이 마법으로 만들어 낸 검, 현대 마법으로 말하자면 [빛의 칼날=포스 엣지]과 [백왕앵]의 이도류야말로 나의 진정한 전투 스타일이다.

어둠이 아닌 모든 속성에 적성이있는 나는 이 왼손에 든 검을 자유 자재로 각 특성에 변화시킴으로써 어떤 상대에게도 대응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백왕앵]은 모든 특성을 대폭 강화해준다는 효과를 가진다. 나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지팡이를 장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빙봉섬]"

다시 다가오는 검은 검을 이번에는 이 얼음의 칼을 가지고 요격한다.

내 아류 무예에 마법의 검이 반응하고 그 검신에 걸린 동결의 기운을 증대시킨다. 옆에서 보면 순간 칼의 크기가 배가 된걸로 보일 것이다.

내가 만든 얼음 칼 [설월화]는 먼젓번과 마찬가지로 내 몸쪽으로 날아오는 칼 여러 개를 한꺼번에 튕겨냈다.

얼음 결정과 사철의 덩어리지만 부딪치는 소리는 강철이 연주하는 검극과 같이 날카롭다. 창백하게 빛나는 궤적이 허공에 남아있다.

"그대로 얼어붙어라"

이 얼어붙은 날과 부딫힌 칼이 다시 날아드는 일은 없다.

튕겨내어진 검은 칼은 모두 두꺼운 얼음에 덮여 땅에 떨어진다. 비로 땅이 젖어있어 수분도 함께 동결시켜 사철의 검은 완전히 지면과 얼어붙었다.

벤 것을 얼려서 봉인하는 것, 그것이 [빙봉섬]이다.

[포스 엣지]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검사가 아니라 마법사다. 접근전을 강요당했을 때의 응급 조치라는 것이 주된 용도로 실전에서 쓰이는 일이 적은 사소한 공격 마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마법의 검이나 포스 엣지로 무예를 발동할 수 있는 사람은 적다. 적어도 나는 지금까지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가르쳐줄 사람이 없어서 스스로 만들었다. 나의 원초 마법은 이 무예까지 포함한 것이다.

불, 물, 얼음, 바람, 번개, 흙, 그리고 가장 잘쓰는 빛. 이 일곱 특성을 가진 칼은 그에 따른 전용 무예가 있다.

모두 함께 원초 마법. 그 이름은 [블레이드 스킬].

검과 마법을 겸비, 아니, 마법을 검술에 통합했기 때문에, 나는 이 클래스 이름을 자칭한다. [마검사=로드 나이트]라고.

스파다에 와서는 고난도 퀘스트가 아닌 한 [블레이드 스킬]을 공개적으로 보일 필요가 없었지만 아발론에 있었을 무렵에는 다양하게 써볼 기회가 있었다.

덕분에 [흰 성검의 마검사=라이트닝 로드 나이트]라는 황당한 이명이 붙었지만 ......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이다. 졸업하여 아발론에 돌아갈 무렵에는 모두 잊을 것이다.

그나저나, 그런 것보다 그리드고아다.

"공격이 통하지않으니 초조해져서 다시 방어하려는 건가"

검은 검의 폭풍이 나를 세 번 공격하고 그리드고아의 갑옷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검 몇 개 분의 사철을 잃어서 장갑 면적은 더욱 적어져있다.

"그렇게하게 내버려 둘까보냐 - [찰나 일섬]!"

조금 전과 같이 미간이 목표다. 이 두번의 공격에 의해 바위의 이마에 십자 상처가 새겨졌지만, 칫, 막혔나?

슬라임이 포복하듯이 부족한 사철이 빠르게 머리까지 이동하여 직격 장소를 중점적으로 보호했다. 피처럼 검은 물보라가 튀는 것으로 끝났다.

과연, 정밀하고 빠른 작업에도 뛰어난건가. 꽤 우수한 고유 마법이다.

"그렇지만,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 [빙상봉섬]!"

왼손의 [설월화]를 투척한다.

내 손에서 떨어진 얼음의 마법검은 그대로 상급 공격 마법 [아이스 포르 사기타]에 필적하는 위력의 원거리 공격이되어 날아간다.

봉인의 냉기를 휘감은 얼음 칼은 투척 무예의 효과로 머금고 화살과 같은 속도로 일직선으로 목표에 다가간다.

질주하는 공중에는 굵은 비가 내린다. 진로에있는 빗방울을 순간적으로 얼리면서 [빙상봉섬]의 궤적이 하얗게 물들었다.

그리하여 목표에 다다른 얼음 칼은 사철으로 덮는 이마에 명중했다. 하얀 냉기가 폭발의 꽃을 피운다.

이제 마지막 사철은 제거했다.

그리드고아의 머리엔 검은 장갑이 얼어붙어 흩어진 냉기가 얇게 덮여있다. 하지만 아직도 까맣거나 하얄뿐이다.

아무튼, 마지막은 빨간색으로 물들어서 끝이다.

사철의 방어가 없는 머리에 나의 [백왕앵]으로 혼신의 무예를 펼치면 끝이다. 수고가 들어서 귀찮았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다.

"[고섬]"

발한 무예는 [찰나 일섬]처럼 원거리 공격에 대비한 기술. 준비 시간을 요하는 예비 동작이 있기 때문에 1분 1초를 다투는 속공에서 쓸만한게 아니다.

하지만 [고섬]은 틈을 보충하고도 남을 위력을 발휘해준다.

칼의 몸체에서 뿜어져나오는 파괴의 빛은 [찰나 일섬]보다 훨씬 거대하고 눈부시게 빛난다. 허공을 가르는 한줄기 섬광이 가드를 굳힌 머리가 아닌 목을 노렸다.

그리드고아는 그 큰 입에서 고통의 울음 소리를 흘렸지만 바위의 갑각이 하얀 빛에 찢겨나가는 파쇄음에 묻혔다.

강렬한 빛이 곧 가라앉고 뒤에는 목덜미에 새겨진 균열만이 남았다.

아직 출혈까지는 이르지않았나. 하지만, 너는 앞으로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나는 마침내 그리드고아의 눈앞까지 파고들었다. 이 근거리에서 [고섬]을 날리면 이번이야말로 끝날것이다.

이미 발동에 필요한 준비는 끝났다.

"이것으로 끝이다 - "

" - 크로노 군!"

그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 의미 불명.

넬, 왜 니가 거기에 있는거야?

나는 그리드고아의 정면에 서있고 넬은 그 거구의 바로 뒤에, 아니, 벌써 발밑까지 달려왔다.

있을 수 없다. 넬의 클래스는 프리스트. 그 위치는 항상 파티의 끝. 그래서 적의 바로 옆까지 나오는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

어째서, 너는 확실히 전투에 적합하지 않은 부드러운 성격이지만, 그래도 싸움의 첫 걸음이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을텐데. 지금까지의 모험가 생활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으니까.

너는 싸움에서 우리를 잃지않는 냉정함을 가지고 있었을거야.

그런데 왜 프리스트가 최전선에 튀어나온다는 바보 흉내를 -

"크로노 군!"

아니, 아니다. 정말로 놀란 점은, 넬이 그놈의 이름을 입에 담고있다는 점이다.

"넬, 너 ...... 크로노, 뭘 - "

파직, 전격이 튀는 소리에 멍해있던 정신을 되찾았다.

"아 - "

전신을 덮은 흰 서리를 날리면서 그리드고아가 고개를 들었다. 큰 입을 열고 가슴이 크게 팽창한다.

그야말로 브레스의 예비 동작.

"넬, 피해!"

넬은 그리드고아의 허벅지를 지나 정면으로 나오려 하고있다.

이젠 바로 눈앞까지 달려온 넬에게 내 외침은 닿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 목소리에도, 심지어 배후에서 브레스를 뿜으려는 그리드고아의 살기조차도 모르는 듯하다.

너의 눈에는 나의 뒤에보기 흉하게 넘어져있는 그 사람 밖에 보이지 않는거냐.

"젠장 - [설월화]!"

왼손에 다시 얼음 칼을 소환하는 동시에 오른손의 칼을 칼집에 넣었다.

넬은 완전히 넋을 잃고있으니 내가 브레스를 막을  수밖에 없다. 물론 미친 동생을 말리는 것도 나의 역할이다.

나를 거들떠도 보지않고 놈에게 달려가려는 넬을 칼을 놓은 오른손으로 잡는다.

"넬 그대로 도망쳐!"

"싫어! 이거놔! 크로노 군을 - "

마치 매료에 걸린 것 같은 반응이다.

나는 넬의 복부에 오른팔을 걸어 그대로 어깨에 단번에 메어올렸다.

심하게 손발을 버둥거리며 필사적으로 구속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벗어날 수는 없다.

손톱으로 뺨을 할퀸다. 하얀 날개를 펄럭이며 내 머리를 두드린다.

그래도 놓아줄 순 없어!

"يمنع الجليد العملاقة الجبل--"

[빙산 방벽=아이스 알가레아 실드]!

발동시킨 것은 얼음 속성의 상급 방어 마법.

[설월화]을 땅에 찌름과 동시에 땅이 융기하며 얼음의 거대한 방패가 출현한다.

약식인데다 [설월화]를 이용하여 발동시켰다는 시간 단축에 의해 방어 효과가 감소됬다.

이중 방벽까지는 무리다. 이것이 지금이 찰나 사이에 가능한 최대한의 방어다.

방벽을 세우는 동시에 그리드고아가 브레스를 내뿜는다.

내가 본 것은 투명한 얼음 방패 너머로 다가오는 눈부신 보라색의 섬광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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