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337화 (338/382)

제 337 화 하전 입자포 (플라즈마 브레스)

"푸앗! 젠장, 입에 들어갔잖아!"

나는 그리드고아의 스템핑 공격으로 흘린 토사에 뒤덮여 유치원생이 진흙 놀이를 한 뒤의 모습보다 심한 꼴이 되어 일어섰다.

아직도 내리는 폭우가 천연 샤워를 시켜주어 흙을 씻어줬지만 불편함은 좀처럼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쓰고있을 여유는 없다.

성벽의 수십 미터 거리 앞에서 멈춰선 그리드고아는 윌의 지휘하에 날아오는 화살과 마법의 파상 공격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느긋하게 숨을 들이마시기 시작했다.

"- 브레스다! 막아줘, 넬!!"

크게 숨을 들이마시는 동작은 입으로 브레스 공격을 내뿜는 대부분의 몬스터가 거치는 행동이다. 모험가라면 랭크 1 이라도 알고있는 유명한 예비 동작. 내가 외치지 않아도 넬과 학생들은 충분히 예측했을 것이다.

그래도 외치지않고는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드고아가 내뿜는 마력의 기운이 너무나도 강렬했기 때문이다.

오싹 등골에 오한이 흐른다. 이놈이 내뿜는 브레스는 도대체 얼마나 강력한거지? 혹시 한방에 이스키아 고성이 날아가지 않을까?

이대로 쏘게두면 너무 위험하다. 하지만 대책이 없다!

원래부터 그리드고아 대책은 릴리와 피오나 두 사람이 갖추어져있는 것을 가정해서 짠 것이었다. 나 혼자 전투를 이어나가려고 해도 방법이 없다.

그래도 어떻게든하는 것이 모험가. 못하면 내가 여기에있는 의미가 없다. 두 번째 시련도 극복할 수 없다면 사도를 물리치는 것도 불가능하다.

"우와 아 아아아 아아아 아아아 아아아!"

멀어진 거리를 조금이라도 빨리 메우기 위해 전속력으로 질주한다.

순식간에 그리드고아를 따라잡았지만 이미 큰 입가에선 섬뜩한 자전이 용솟음치고 있었다.

발사전에 날릴 수 있는 공격은 한방이 한계인 것같다. 그렇다면 이것 밖에 없다!

"[쿠로나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양손으로 잡은 쿠비키리에 내가 날릴 수 있는 스킬 중 위력이 가장 강력한 참격을 날린다.

올려다봐야할 정도의 거체가 상대라면 자를 수 있는 것은 발목아래정도이다. 전신을 덮고있는 사철을 조작하여 발을 땅에 박아 기둥처럼 고정하고있다.

조용히 땅에 수직으로 박힌 하나의 큰 기둥이 평행하게 늘어선 듯한 발목을 향해 내가 쓸 수 있는 최강의 무예를 풀 스윙한다.

"- 굿, 우오오오옷!?"

딱딱하다. 지금까지 베어온 무엇보다도 딱딱하다. 날은 고기를 찢기까지에는 이르지않고 피대신 검은 사철이 마구 튈뿐이었다.

하지만 그 경도보다 더 놀라운 것은 칼날이 반발을 받고 강하게 튕겨나간 것이다.

아무리 쿠로나기라도 이 암석 탑같은 다리를 일격에 양단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의외의 반동을 먹은 탓에 고정용 말뚝을 끊을 수조차도 없었다. 날은 절반을 넘은 곳에서 멈춰버렸다.

젠장이 묘한 반발은 뭐야. 그저 단단할뿐만이 아니라 마치 반대편에서 같은 힘의 충격이 끊임없이 가해진 것 같은 - 그런가, 사철 장갑을 작렬시킨건가!

외부에서 공격이 가해지는 순간에 반응하여 그 반대 방향의 안쪽에서 사철을 폭파하듯이 해방하여 충격을 상쇄한다.

칼날로 벤 것 치곤 유난히 화려하게 사철이 튕겨나간것에 위화감을 느꼈었다. 쿠로나기가 강력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날렸을 뿐이었던 것이다.

아마 땅 속성에 의한 조작 능력만으로는 여기까지 예민한 반응은 불가능할 것이다. 강력한 번개 속성도 겸비한 검은 그리드고아이기에 이 [충격 반응 장갑(리액티브 아머)]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엄청난 세세함에 감탄하고 있을 때그 아니다.

나의 혼신의 일격은 한쪽의 고정 말뚝을 날렸지만 육체 자체는 손상시키지 못했다. 사철 건너편에있는 그리드고아 본래의 바랜 벽돌같은 피부에 날이 약간 박혔을 뿐이다.

즉, 브레스 발사 체제를 무너뜨릴만큼의 타격을 쏟아부을 수 없었던 것이다.

"젠장 - "

그리하여 그리드고아의 구강에서 독하고 진한 빛의 격류가 분출욌다. 단순한 썬더 브레스가 아니다. 이것은 더 강력한 플라즈마 브레스라고 불러야 해야하나?

마치 릴리의 광선을 백배로 극대화한듯한 빔을 가까이서보니 그것이 품은 절대적인 파괴력을 직감적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이런 공격을 방어 마법만으로 막을 수 있을까 -

" - [성천성벽=럭스 런파트 드 펜]!"

브레스 발사 직전에 넬의 방어 마법이 전개되었다. 물론, 그녀만이 아니다. 연일 이어진 농성전을 통해 가뜩이나 피곤한 마법사 클래스의 학생들이 이 순간에도 마력 부족으로 기절하기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 방어 마법을 발동시키고있다.

각각의 특성에 따른 [실드]나 [월]이 성벽의 앞에 만들어진 것을 보니 형형색색의 꽃이 피어난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눈에띄게 빛나고있는 것이 넬이 만들어낸 하얀 빛의 상급 범위 방어 마법 [럭스 런파트 드 펜]다.

프리스트라는 클래스는 치유 마법만 쓸 수 있으면 되는게 아니다.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동료가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 전제이다.

그들이 맡은 것은 어디까지나 정면에서의 전투뿐이다. 전투에서 중요한 것은 강화부스트의 지원과 그리고 또 다른 방어이다.

그러므로 랭크 5 모험가인 넬이 만들어낸 방어 마법은 확실히 마법사적으로도 뛰어나다. 학생들 속에서 압도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이 "[럭스 런파트 드 펜]는 다른 학생들의 엘리멘트 부스트 등의 지원 계통의 빛 속성 방어 마법을 중첩한[사중 방벽 (포 - 스 실드)]이다.

성벽에 늘어선 학생들을 완벽하게 커버하는 거대한 직사각형의 빛의 벽을 만든걸보면 훌륭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적어도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중에서는 최대의 방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플라즈마 브레스 앞에서는 막 날아가버릴 듯이 불안해보인다.

"한번 더, 하아아아 아아아 아아아!"

그리드고아의 일격이 다중 전개된 방어 마법에 작렬하는 동시에, 나는 추격타로 [쿠로나기]를 날렸다.

순식간에 마력 방패 벽이 깎여 나가는 파괴음과 엄청난 빛을 인식하면서 앞서와 같은 발목을 목표로 일심으로 무예를 날렸다.

역시 단단하다. 그리고 이 반응을 보니 또 다시 사철이 충격에 반응하고있는 것같다. 단면에서 검은 물보라가 분출됬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하다. 날은 고기까지 이르지않고 그리드고아의 바랜 피부에 약간 파고드는 정도에서 멈췄지만 여전히 완전히 소용이 없는건 아니다.

이 말뚝은 아마도 브레스 발사의 반동을 억제하기위한 고정 장치 역할을 하고있을 것이다. 파괴하면 조준이 비뚤어질 것이다.

거기에 고유 마법의 행사는 브레스 발동에 집중하고있으니 즉시 사철이 되돌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발사 중에 사철을 벗겨내면 그동안에는 재생이 불가능할 것이다.

아무래도 내가 예상한게 맞았는지 큰 나무처럼 서 있던 다리가 요동쳤다. 팔 정도되는 두께의 거대한 발톱이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바닥을 질질 끌기 시작했다.

오오오오오! 그리드고아가 어딘가 초조한 듯이 신음소리를 내더니 마침내 브레스의 궤도가 휘어졌다.

그리고 성채쪽은 벌써 3 초나 집중포격을 받아서 모든 방어 마법이 날아가 있었다. 이 순간에 남아있는 것은 넬의 [럭스 런 파트 드 펜]뿐이었다. 백색광이 격렬하게 깜박이는 걸보니 지금 당장이라도 사라질 것 같다.

포신이되는 그리드고아의 구강은 마치 힘차게 물을 내뿜으며 날뛰는 호스같은 상태가 되어있을 것이다. 반동을 완벽하게 제어하지 못하고 그 네모난 머리를 기울이고 있다.

계속 토해져나오는 브레스는 머리를 따라 크게 기울어졌다. 섬광이 이스키아 고성의 성벽을 파괴한다.

먼 옛날 이웃나라인 팔렌과의 국경 분쟁을 견뎌낸 견고한 성벽이지만 자전의 급류를 맞자 끝에서부터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만뢰가 울려퍼지는 큰소리와 단단한 석벽이 산산조각으로 날아가는 파쇄음이 성벽 위에 늘어선 학생들의 비명을 뒤덮는다.

격렬한 브레스가 순식간에 휘어졌다. 결국 위쪽으로 크게 빗나간 번개가 역류하듯이 우천속으로 사라져갔다.

잠시 고요함이 흐른 후 깎인 성벽이 무너지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퍼진다.

학생들이 서있는 곳은 붕괴하지 않아서 휘말린 사람은 전무하다. 결과적으로 사상자는 제로로 끝났지만 ...... 마법사 클래스는 이제 마력 부족으로 거의 다 쓰러졌을 것이다.

다시 한번 쏘면 이번엔 전멸이다. 그 전까지 어떻게든 그리드고아를 이길, 아니, 적어도 나에게 주의를 끄는 정도의 공격을 해야 -

몬스터에 대한 지식을 총동원해서 대책을 생각해봤지만, 그리드고아는 내가 뭔가 조치를 취할 시간조차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다시 다리에 사철 더미를 붙이고 땅에 박았다.

꼬리를 덮은 사철을 말뚝을 만드는데 이용했는지 검은 표면 장갑이 벗겨져 그 끝까지 원래의 적갈색으로 변해있다.

내가 날려버린 다리가 다시 고정됬다. 게다가 아까보다 2배정도 두껍다. 이번에는 [쿠로나기] 두 번정도론 파괴할 수 없을 것 같다.

아니, 아니다. 지금 걱정해야할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리드고아가 다시 발사 자세를 취했다는 것은 -

"브레스를 ...... 연발할 수 있는거냐 ......"

마법사는 기본적으로 강력한 마법을 연발할 수 없다. 피오나도 [올 솔레]를 쏘면 한방에 마력이 바닥나고, 넬도 [프로비던스 · 디스펠]을 쓰자 고열을 수반할 정도의 피로를 겪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몬스터에게 그 상식은 통용되지않는 것 같다. 사실, 나는 그리드고아에게서 "이 브레스는 나의 필살기이니까 한번 밖에 쓸 수 없어"라고 정중하게 설명을 받은 기억이 없다.

어리석게도 선입견을 가지고 "연발할 수 없을거다" 라고 믿고 있었던 것에 불과한 것이다.

이것은 위험하다, 너무 위험하다. 초조감이 솟아오른다. 엄청난 위력의 브레스를 연발하는 비상식적인 공격을 보자 생각이 곧바로 정리되질 않는다.

그리드고아는 내 혼란을 아는지모르는지 천천히, 침착하게 두 발째 발사 준비를 해나간다.

이번엔 흔들림없이 대지에 고정된 다리. 공기 중의 마력을 모두 빨아버릴 드릴 것만같은 들숨. 큰 머리와 긴 꼬리가 수평으로 된 발사 자세.

이 너무나도 중후한 검은 철의 고정 포대를 앞두니 속수무책이다.

언뜻 성으로 시선을 돌리자 다시 방어 마법을 행사하려고 흰 날개의 천칭]을 치켜드는 넬이있었다. 그녀 혼자서 다시 [럭스 런 파트 드 팬]을 펼쳐도 브레스의 직격에 3 초도 버틸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내가 어떻게든 하지않으면 모두 죽는다.

어떻게, 나는 어떻게해야하지? 어떻게하면 이놈의 브레스를 막을 수 있는거야. 30 초도 남지않았다. 이 짧은 제한 시간으로 내그 도대체 무엇을 할 수 -

"주인님"

갑자기 목소리가 들렸다.

나를 "주인님" 이라고 부르는 녀석 중 짚이는 구석은 하나 밖에 없다. 지금은 완전히 귀에 익은 목소리로 수다를 떠는 주구의 메이드.

"주인님, 히쯔기 노력할께요"

그러니 쓰라는 것인가, 너를. 하지만, 조금 개선된 [앵커 핸드] 따위로, 구리도고아의 거체를 처리할 수 있다고는 ......

"노력할테니까요!"

에잇, 고민틈도 없다. 히쯔기, 너에게 맡겨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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