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320화 (321/382)

제 320 화 안되는 남자 (사람)

"야외 실습이 랭크 5 몬스터의 습격에 의해 중단되었습니다"

넬, 그녀의 일생 일대의 고백을 방해한 인물은 그 흐름을 확실히 날려버릴 정도의 긴급보고를 전해주었다.

직전까지 머릿속을 채우고 있던 푹신푹신하고 행복한 감각 - 잘못해서 술을 마셨을 때의 음주감같은 것 - 은 이미 날아가 버렸다.

그래도 크로노의 오른팔에서 완고하게 손을 떼지않고 기댄 채이다.

"무슨 일이야?"

"자세한 것은 이쪽으로"

자연스럽게 크로노에게 내민 것은 한 장의 퀘스트 의뢰서였다.

"보시다시피 현재 이스키아 고성은 위기 상황에 있습니다. 윌 하르트 왕자님은 크로노 님, 당신에게 왕족 명령으로 긴급 퀘스트를 발행 하셨습니다"

그 정보는 넬을 놀라게하기에 충분하다 못해 충격적인 것이었다.

명확한 구원 요청. 나름대로 명석한 두뇌를 가진 넬은, 아마 크로노 외에도 공식적으로 기사단이나 모험가 길드에도 유사한 보고가 이루어져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적힌 정보가 사실이라면 상대는 랭크 5 몬스터와 그것이 이끌고있는 수많은 몬스터 군단이다.

아무리 윙로드가 있다고해도 네 사람만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다.

이 구리도고아라는 몬스터가 앞서 타도한 라스와 같은 정도의 강함이라도 이를 돕는 몬스터들이 있으면 자신을 포함한 파티원들이 모두 모여도 토벌은 무리일 것이다.

아니, 사실은 더 단순하다.

(윙로드도 오빠도 이길 수 없어 ...)

넬은 그정도의 위기라고 즉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직후에 상기되어야할 친오빠와 친구와 파티 멤버에 대한 걱정은 -

"아직 길드를 통하지않은 비공식 퀘스트이지만, 받으시겠습니까?"

"당연하지! 지금 갈테니까 살아서 기다려야해 윌, 시몬! "

이렇게 외치는 크로노에게서 텔레파시를 통해 전해진, 노도와 같은 감정의 격류에 의해 긁어 지워졌다.

넬은 선천적으로 텔레파시 능력을 갖고 있었지만 상대와 접촉하지 않으면 감정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 역시 요정이 가진 고유 마법과 비교하면 성능적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지금처럼 단단히 접촉한 상태에서 상대가 감정을 크게 고조시키면 그에 맞춰 폭발적인 수준의 정보량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은 접촉한 상대의 마음 속은 물론이고 관계가있는 기억마저도 엿볼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한 이미지.

즉, 넬은 그것을 보았다.

(이, 이건 -)

너무나도 선명하고 격렬하여 넬의 의식이 향해진 다른 걱정거리 일체를 망각케한 기억.

(- 크로노 군의 기억...)

어딘가의 시골 마을일까.

목조 가옥이 늘어서 있고 그 중에서도 눈에띄는 모험가 길드스러운 모습의 2 층 건물이 세워져있는 쇠퇴한 시골 마을이다.

활짝 갠 푸른 하늘 아래엔 농기구를 들고 띄엄띄엄 오가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는 판도라 대륙 어디에나 존재하는 평화롭고 조용한 농촌이었다.

그러나 넬의 눈에 비친 것은 사나운 빨강 일색의 불꽃.

마을은 불타고 있었다.

"젠장 - 젠장 ......"

크로노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크로노가 보고 기억한 풍경이다. 즉, 거기에 형성되는 이미지는 자신의 시각을 바탕으로 하고있다. 여기엔 거울도 없으니 본인의 모습이 비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넬은 지금 크로노의 눈을 통해 경치를 보고있는 것이다.

"나는 이 마을을, 친구들을 지킬 수 없었어 ......"

빨갛고 가차없는 불길에 감싸인 마을은 크로노의 고향인 것일까.

그리고 눈앞에 서있는 중죄를 저지른 사람을 책형한듯한 십자가.

하나가 아니다. 몇개가 묘비처럼 서있다.

마치 사악한 마녀가 악한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것처럼, 십자가는 급류같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붉은 화염은 책형된 사람의 모습을 감추고 있지만, 가장 앞에있는 십자가에는 고양이 수인 소녀이 메달려있는 것이 명확히 보였다.

그녀의 뒤에 서있는 몇 개의 십자가, 거기에 메달려 불타고있는 것은 분명 크로노의 친구들일 것이다.

(화재... 어떻게 이런 ...... 심한 짓을 ......)

공주이면서도 랭크 5 모험가인 넬에게 사람이 죽는 것은 익숙한 것이다.

몬스터가 먹고남긴 처참한 시체도 보기좋은건 아니지만, 외면하지않고 직시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 광경은 야생의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몬스터가 일으킨 재해가 아니다.

명확한 악의를 가진 사람들이 철저한 살육과 파괴의 의사를 가지고 행한 유린이다.

(...... 전쟁)

잔인하고 끔찍하고 비참하다. 그것을 표현하는 말이라면 얼마든지 있지만, 넬은 이 사람과 사람이 일으키는 최악의 행위를 타인인 크로노의 기억을 통해서 난생 처음 목격했다.

동시에 이해했다. 이것이 크로노가 마음 속 깊이 안고있는 복수의 동기라고.

하지만 절반은 정답 절반은 오답이었다.

"이건, 너무하잖아 ...... 모두, 죽었어 ......"

오열 섞인 크로노의 비장한 말이 들리는 동시에 주위의 불길이 폭풍처럼 불어오고 시야를 순간적으로 가린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넬이 뜨거움을 느끼기 전에 시야가 맑아진다.

"뭐야 ...... 젠장, 뭐야 이건 ...... 왜 이런 일이 - "

풍경은 일변했고 이번에는 어느 가도에 서 있었다.

훨씬 앞쪽에 우뚝 솟은 웅장한 산맥은 가라하도 산맥일까.

그렇다면 이곳은 스파다에서 멀리 떨어진 이방의 땅은 아닐 것이다.

하늘은 노을에 물들어 새빨갛다.

그리고 발밑의 땅도 그것을 비추는 것처럼 진홍으로 물들었다.

(아아, 그럴수가, 이것은 -)

"젠장!... 젠장!... 나는 또 아무도 지킬 수 없었어!! ......"

길을 붉게 물들인 선혈. 즉, 시체가 그만큼의 흔적을 남길 정도로 심하게 훼손되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오체 만족인 상태의 몸은 하나도 없다.

줄지어 꿰인 목없는 세 여자 궁수.

검은 로브만 남기고 산산조각 분쇄된 해골의 잔해.

발밑에서 구르는 깨진 붉은 구슬은 슬라임의  일까.

그리고 크로노 자신의 눈앞에는 몸집이 큰 늑대 수인이 대검에 가슴을 관통당하여 지상에 책형되어있었다.

크로노는 그 광경을 보며 전멸의 한가운데에서 모든 것을 깨달은 것처럼 중얼거린다.

"그래, 모두가 죽은 것은 내가 약했던 탓이야"

절망의 감정이 당시의 크로노에게 그랬던 것처럼 넬의 가슴에 꽂힌다.

(크로노 군 때문이 아니에요! 나쁘지 않아요, 크로노 군은 나쁘지 않아요!!)

흘러들어오는 크로노의 감정과 기억은 일방적인 것이므로 넬의 외침이 전해지는 일은 없다.

게다가, 어떤 경위로 크로노가 이 학살 현장에 이르렀는지도 극히 일부의 기억을 엿봤을 뿐인 넬은 모른다.

그래도 부정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 울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

절망의 구렁텅이에 떨어진 크로노를 어떻게 입 다물고 보고만있을 수 있겠는가.

자비도 연민도 위선도 뭐라도, 뭐든지 좋으니까 크로노를 도와야, 위로해야한다 - 그런 생각이 미칠 정도로 번민한다.

(아아, 그만, 그만하세요, 그렇게 자책하지 마세요 ...... 크로노 군은 열심히 노력하셨지요? 보지는 않았지만, 저는 알 수 있어요. 크로노 군은 열심히, 필사적으로 적과 싸운 것이지요? 그렇다면 괜찮아요. 이렇게 고통받을 필요는 없어요. 크로노 군은 나쁘지 않아요, 크로노 군은 -)

"말할까보냐, 그런걸 ......"

부정의 호소에 부정의 말이 겹쳐진다.

우연? 아니, 당시의 크로노가 한 생각일 뿐이다.

크로노는 생각한 것을, 부정하는 말을 내뱉었을 뿐이다.

(아니, 안 ...... 안되요, 그런 ...... 그럼, 크로노 군은 괴롭잖아요. 슬프잖아요 ...... 그런 건 좋지않아요!)

결국은 기억은 기억. 이미 지나간 일. 넬의 외침이 닿을 리도 없다.

알고 있으면서도 구원의 기도를 하지않을 수 없다.

너무나도 비참한 패배자인 크로노를 위해.

"아무도 ...... 지키지 못했어"

"그건 아니야. 나를 제대로 도와주었잖아"

그런 구원의 말이 크로노에게 들려왔다.

깨달아보니, 주위의 경치는 또 다시 변화해 있었다.

저녁무렵이라는 시간은 변하지 않았지만, 여기서 올려다 보이는 하늘은 몹시 좁다.

어두운 뒷골목, 그것도 빈민가같이 작고 답답한 곳이었다.

그리고 절망에 짓눌린듯한 크로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

(엇, 누구지? 이 아이 ......)

고대 마왕 미아 에루로도의 혈통 밖에 갖지 않는 다는 흑발 적안의 아이.

그 색깔을 가진 사람은 현대에서는 친오빠인 네로 단 한 사람뿐이다.

하지만 눈앞에 서있는 이 아이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네로를 이 아이의 나이까지 젊게 만들어도 얼굴이 닮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실제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넬의 기억과 비교해봐도 틀림없다.

소년이라고도 소녀라고도 할 수 있을만한 중성적인 얼굴의 어린 아이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래도 넌 도와줬어. 생판 남이자 타인인 나를 결코 버리지 않고 도와주러 왔지. 옳은 일을 하는 너를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아. 그러니 이제 망설임 따위는 버리고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모두를 돕는거야"

이 이상한 아이와 크로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넬도 모른다.

"고마워"

그렇지만, 당시의 크로노가 그렇게 대답했을 뿐이지만 그가 이미 절망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크로노는 지금의 크로노가 된 것이다.

그 처참한 과거에 조금도 얽매이지않고, 단지 앞을 향해 한결같이 나아가는 지금의 크로노가.

넬이 그렇게 이해한 그 때였다.

"그럼, 가호를 - 그 전에, 후후. 사람의 기억을 훔쳐보다니, 내 아이들도 버릇이 나쁘네"

(...... 응?)

기억 속에 등장한 신비한 아이는 그렇게 말했다.

그 아이는 빛나는 진홍의 눈동자로 똑바로 크로노를 응시하고있다.

이렇게, 기억을 보는, 과거에 존재하는 현재의 크로노를 보고있는 것이다.

(뭐, 그런, 거짓말 ......이 아이, 나를 보고있어!?)

오한이 달린다.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있어선 안된다. 왜냐하면 이것은 기억의 재생에 지나지 않으니까.

기억을 보는 텔레파시 능력자는 이른바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을 보는 손님 같은 존재이다.

저자는 도대체 어떻게 미래에서 온 손님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일까.

완전히 원리 불능 이해, 불능의 이상사태. 거짓말이어야 할 상황이지만,

"넬 율리우스 에루로도. 네가 본 부분은 잊어줘"

분명히, 틀림없는 현실인 것같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왜 크로노 군에게 -)

과거의 크로노의 눈에는 이상한, 아니, 섬뜩함이 지났지만 아이는 단지 그 진홍의 눈동자로 노려볼 뿐이었다.

"네가 아는 사람이야. 그럼, 안녕"

그것만으로 넬의 의식은 강제로 끊기고 -

"- 넬, 정신 차려"

"아, 네, 크로노 군?"

그렇게 넬은 기억의 소용돌이에서 현실로 의식을 되돌렸다.

바로 방금 전까지 눈앞에 있던 붉은 -

(붉은 ...... 뭐였지?)

눈앞에있는 것은 검정과 빨강의 특이한 색깔의 눈동자를 가진 크로노의 얼굴.

텔레파시 때문에 접해있었지만 자신의 자세가 아직도 크로노의 오른팔에 붙은 자세임을 알게된다.

넬이 눈치챘어도 놓는 일은 없었겠지만.

"팔은 이제 괜찮으니까 놔줘"

불행히도 얽힌 손가락이 풀린다.

천천히,하지만 확실히 크로노의 팔은 넬의 구속에서 해방되어간다.

넬은 확실한 의사에 따라 떠나가는 오른팔에 아쉬움을 느꼈지만 중요한건 그게 아니다.

그런것 보더 도 중요한 일이 있다.

"저, 크로노 군"

넬은 침대에서 일어나 크로노의 찢어진 검은 코트의 왼쪽 옷자락을 잡고 말했다.

"도와주러 갈꺼지요?"

"아아"

어디서, 누구를, 어떻게 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크로노는 단지 강한 의지가 담긴 긍정의 말로 대답했다.

"저도 가겠습니다"

넬은 강한 결의를 다지고 말했다.

(제가 크로노 군의 힘이 될꺼에요. 왜냐하면, 앞으로 파트너가 될테니까요 ...... 후후)

오빠 때문도, 친구 때문도, 파티원 때문도, 하물며 이름도 모르는 신학생 삼백 명 때문에 가는 것도 아니다.

다름 아닌 단 한 명. 크로노 위해 싸우려는 것이다.

(이제 크로노 군은 혼자가 아니에요. 제가 함께 있어요. 계속, 함께)

약간 뿐이지만, 크로노의 처참한 과거를 목도했다.

가슴에 품은 이 감정은 단순한 연민일까?

그것은 자신도 명확히는 모르지만, 단지, 두 번이나 소중한 친구, 동료를 잃은 크로노를 내버려 둘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은 틀림없다.

크로노가 설명하지않아도 기억을 읽은 것만으로 그에 대한 이해와 생각이 진행되었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일 정도까지.

(크로노 군은 무리를 하고 안되는 남자이니 제가 돌봐드릴게요. 후후, 아무리 무리한 일을 해도 절대로 제가 치료해드릴테니까요, 크로노 군)

무수한 몬스터의 시체 위에 당당히 선 피 묻은 검은 악몽의 광전사와 그 옆에 선 흰색의 날개를 펼친 공주 - 넬은 그런 둘만의 세계를 상상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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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가겠습니다"

디아볼 로스 · 엔브레스의 왼쪽 소매를 잡은 넬은 굳은 결심을 한 것 같은 용감한 표정으로 그렇게 단언했다.

"안돼. 너무 위험해"

즉답. 당연하다. 아무리 넬이 랭크 5 모험가라고해도 이런 위험한 일에 끌어들일 수는 없다.

그야 이렇게 치유 마법을 쓰는 사람이 함께 따라와 주면 매우 든든하겠지만 그것은 내 개인적인 소망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서 분명한 거절의 의사를 담은 대답을 했지만.

"아뇨, 저는 절대로 가겠습니다. 크로노 군이 친구를 도와왔던 것처럼, 저에게도 도와야할 사람이있다구요"

그 대답에 나는 자신의 바보같음에 질려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윙로드때문이야?"

우문이었다.

넬은 "예"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더 이상 없을 정도의 긍정이다.

친 오빠와 친구, 특히 그 샬롯이라는 아이와는 소꿉 친구라고 윌에게 들은 적이있다. 즉, 그만큼 소중한 사람들이 절체절명의 대핀치에 빠진 이스키아 고성에 남아있다.

한시라도 빨리 구출하고 싶은 마음에 번민하고있는 것은 나뿐만이 아닌 것이다.

이 친절한 넬이 직계 가족과 동료의 위기에 조용히 기다리고있을 리가 없다.

하물며 그녀에게는 힘이있다. 위험하다고해서 얌전히 기다려서는 모험가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랭크 5. 나 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대선배다.

그런 와중에 내가 어떻게 넬에게 '스파다에서 기다려'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미안, 넬. 함께 와줘 - 아니, 나에게 힘을 빌려주지 않겠어?"

그렇다. 이것은 내가 해야할 부탁이다.

다시는 소중한 친구를 잃고 싶지 않다.

그날 어두운 스파다의 뒷골목에서 미아가 말해준 것처럼, 나는 이번에야말로 동료를 도울 것이다.

필요하다면 어떤 수단도 마다하지 않는다. 수단도 고르지 않는다.

그런 나의 본심은 전혀 모르는 것처럼, 아니, 알아도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용서줄 것 같은 천사의 미소로 넬은 응해주었다.

"네, 크로노 군!"

결국 그녀의 호의에 응석부리는 나는 역시 못난 남자인 것일까.

말없이 우리들의 대화를 바라보는 세리아의 시선이 어딘가 차갑게 느껴지는 것은 과연 내 기분 탓 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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