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7 화 백금의 달 26 일 · 스파다 왕성
스파다 왕성 의사당에서 열린 군회의는 해가 질 무렵이 되어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 의제는 갑자기 이웃 다이달로스를 점령한 "십자군"을 자칭하는 세력에 관해서이다.
지금으로서는 국가의 안전에 있어서 가장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하여 논의가 가열되어가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있다.
"- 이쪽에서 먼저 공격해야합니다"
선제 공격론을 내거는 스파다 군 제 2 대 [템페스트]를 이끄는 장군 에메리아 프리드리히 바르디엘이다.
스파다 사대 귀족의 일각인 바르디엘 가문이 배출한 여걸, 그녀가 쳐다보면 엄청난 위압감을 자랑하는 베테랑 기사라도 Yes 이외의 말은 할 수 없다.
"그게 어렵다는건 몇번이나 말했지않나 ...... 마치 다람쥐가 쳇바퀴를 도는 듯한 대화네 ......"
그러나 그녀의 제안을 정면에서 반대하는 자는 지친 표정으로 마지못해 응하는 한 청년.
그는 스파다의 첫 번째 왕자이자 스파다 군 제 1대 [브레이브 하트]의 부대장 아이젠 하르트 트리스탄 · 스파다이다.
아버지를 닮은 빨간 머리를 난처하다는 듯이 긁적이며 슬쩍 의장석으로 시선을 돌린다. 거기엔 무언을 관철하는 아버지이자 스파다 왕인 레온 · 트리스탄 스파다의 모습이 있었다.
험악한 표정을 짓고 황금의 눈동자로 회의장에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는 모습은 국왕에 어울리는 위엄에 찬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수습이 되지않는 논쟁에 지쳐있을 것이다.
아이젠 하르트는 이제 제대로 정리해주지 않으면 아버지가 기세에 맡긴채 갑자기 "지금 출진한다" 라고 말하고 뛰쳐나가는 게 아닐까 라고 농담 반 진심 반으로 생각했다.
요컨대, 아버지가 이러한 두뇌 노동에 약한 것을 잘 알고있는 것이다.
"...... 하아"
피곤한 것은 레온 왕뿐만이 아니다. 자신도 그렇고 여기에 모인 스파다 군의 장군 이하인 고급 장교들도 비슷할 것이다.
대립적인 의견을 부딪히는 에메리아 장군도 얼굴에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심신 모두에 피로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빨리 방안의 결의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이번 대략적인 계획만은 결정할 단계이다.
다시 작게 한숨을 내쉰 아이젠 하르트는 의견을 밝혔다.
"에메리아 장군이 말하는 선제 공격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알지만, 역시 그것을 허용해줄 만한 상황이 아니야"
전선 방어. 그것이 아이젠 하르트의 의견이다.
"이 자리에서 말하기에는 조금 이르다고 생각했지만, 말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으니 체면은 미뤄두겠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문제는 스파다 군이 아니라 외국의 정세때문이다"
"...... 동맹국과의 의견 조정을 기다려야한다는 것입니까 "
에메리아도 겉멋으로 직업 군인을 하고있는 것은 아니다. 압도적인 무력을 자랑하면서도 그 멋진 미모에 걸맞는 지성도 겸비하고있다.
실제로 아이젠 하르트와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언급은 피하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예상은 하고있었다.
"팔렌에는 누나가 있고, 무엇보다 노예 상인 건을 해결해줬으니 이쪽은 문제없겠지"
먼 옛날부터 이스키아를 두고 치열한 영토 싸움을 계속해온 스파다와 팔렌이지만, 현재는 도시 국가 군 중에서도 특히 교류가 깊은 우방국으로 유명하다.
아이젠 하르트가 말하는 '누나'란 스파다의 첫째 공주이다. 그녀는 팔렌의 첫 번째 왕자와 혼인을 맺고 양국 간의 관계를 더욱 깊어지게한 것이었다.
스파다가 외국에 협조를 구하면 처음으로 입후보하는 것은 팔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팔렌 이외에는 거기까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기도하다. 그 필두가 팔렌과는 다른 방향에서 접해있는 이웃 나라.
"역시 아발론인가. 뭐어, 어렵겠지"
아이젠 하르트의 말에, 에메리아도 짚이는 곳이 있는지 수려한 눈살을 찌푸렸다.
"마왕의 슬하에서 평화에 물들었다니, 안타깝다"
판도라 대륙의 중부 도시 국가 군은 오랫동안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왔다.
그것은 사람들이 싸움을 포기하고 선한 마음을 갖었기 때문이 아니라 끊임없는 외교적인 노력과 절묘한 군사 균형의 산물이다.
물론 오랫동안 평화로운 시대가 계속되어도 전쟁을 기피하는 감정과 이웃 나라에대한 친절은 국민들 사이에 뿌리 내리고 있지만, 힘의 균형의 큰 변화가 새로운 전란의 불씨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스파다는 다이달로스에 대한 대책으로 전선 방어 정책을 취하고 있었다.
다이달로스의 용왕 가비날이 내건 판도라 통일의 야망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따라서 방어전에서 아발론을 비롯한 동맹 각국의 협력을 얻기는 쉬웠다.
방어전에서 항상 등 뒤를 걱정하지않고 싸울 체제를 갖출 수 있었던 것도 정예인 다이달로스 군을 계속 물리쳐온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러나 각국이 납득할만한뿐만 적이었던 다이달로스가 멸망하고 다른 세력으로 바뀌었다고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요점은 스파다를 지원할지의 여부를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논의해야한다는 것이다.
"십자군은 다이달로스보다 경계해야 할 적이다. 저것은 전쟁의 작법도 마음가짐도없는 야만인들이다"
이전에 보낸 사신은 불행하게도 레온 왕의 직감이 들어맞아 스파다에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가비날은 고대 마왕의 전설을 동경하는만큼 전쟁의 규칙에 강하게 집착하고 있었다.
선전 포고는 빼놓은 적이 없었고 현대의 도시 국가 군에서는 이미 쓸모없게 된 대장끼리의 일기토 등도 걸어온다.
거기에 매번 응하는 레온 왕도 이상한 것이다. 그 행동도 그 힘도.
어쨌든, 가비날은 스파다의 사자가 오면 죽이기는 커녕 후대하고 말을 들은뒤 자필 서신을 쥐여보내고 있었다.
보낸 사자에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라는 것은 예의를 모른다는걸 넘어 섬뜩할 정도이다.
적어도 사자의 머리라도 돌려주면 명확한 적대 의사의 증거로 각국에게 제의할 재료 중 하나는 되는 것이다. 물론 아이젠 하르트도 거기까지 악랄한 짓을 공개적으로 할정도로 바보는 아니다.
"거기에, 가라하도 산쪽도 지독한 꼴이었다는 것 같은데 -"
"지독한 으로 끝날게 아닙니다. 그것은 명확한 학살 행위였습니다"
에메리아가 누구보다 십자군에 대한 위기감을 강조하는 것은 그 싸움의 흔적을 실제로 목격했기 때문임이 틀림없다.
약 세 달 전으로 거슬러올라가 불의 달로 바뀐지 얼마 안됬을 무렵. 다이달로스에서 각 마을 주민의 구원을 요청하는 사자가 스파다로 뛰어들어왔다.
그때 스파다는 다이달로스에서 전란의 기미가 있었던 것은 감지하고 있었지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까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다이달로스의 사자가 나타난 것으로, 처음이자 결정적인 정보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속단은 즉결이었고 레온 왕은 구원병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그날, 기마를 중심으로한 민첩한 제 2대 [템페스트]에 왕명이 내려졌다.
그리고 에메리아 장군이 이끄는 기사단은 가라하도 산맥의 가도에서 처참한 살육 현장을 목격하게된다.
"뭐, 침착해줘. 귀여운 동생 군이 관련되있으니까 참지못하는 것은 이해하 -"
"아이젠!"
"미안, 에메리아 선배. 말실수였어"
그 얼빠진 대화에 의사당의 긴장감이 조금 완화된다.
왕립 스파다 신학교에서 에메리아가 아이젠 하르트의 여러의미에서 선배라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보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두 명이 재학 중에 각자 세운 전설이 유명한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스파다 군 내에서는 아이젠 하르트가 선배인 에메리아에게 굴복했다는 것도 잘 알려져있다. 그러므로, 섬겨야할 왕족을 경칭이 아닌 애칭으로 불러도 아무도 지적하지않는 것이다.
"어쨌든, 십자군에 대한 경계는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하고있어. 이 자리에 그 큰 바포메트 아저씨가 없는 것이 그 증거잖아?"
"...... 확실히, 게젠부루 장군이 가라하도 요새에 진입했다는 것은 들었다"
때는 보름 전, 레온 왕이 가라하도 요새를 시찰한 후, 즉시 요새의 방위력 강화 명령을 내렸다.
그 책임자가 고등 악마로 유명한 바포메트 족의 게젠부루 장군. 그가 이끄는 스파다 군 제 3 군 [렘페이지]가 가라하도 요새에 파견된 것이다.
"게다가 스파다의 드래곤, 페가수스, 그리폰 등의 공중 병력을 모았으니 정찰은 물론, 유사시에도 즉시 증원할 수 있어"
귀중한 공중 전력을 집결시키는 것은 도시 국가 간의 전쟁 전야라고 판단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결코 스파다가, 아니, 레온 왕이 십자군의 위협을 경시하지 않는다는 증거이기도하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지금의 스파다는 거기까지가 한계라는 것이다"
"아아, 하지만 선제 공격론은 각하야"
차갑게 단언하는 에메리아에 부정도 변명도 하지않고, 단지 긍정하는 아이젠 하르트. 어차피 속여도 의미는없고, 논의를 나눌 필요도 없는 상식이였다.
만약 스파다가 지금의 상황에서 선제 공격을 가할 경우, 다른 나라는 스파다가 다이달로스 령에 침공할 의사가 있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
이것은 침략 행위를 비인간적이라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아니, 겉으로는 그런 주장을 취하겠지만, 어쨌든, 문제는 스파다의 영토 확장이다.
만약 광대한 다이달로스 령을 스파다가 흡수하면 국력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은 누가봐도 분명하다.
스파다에 그럴 생각이 없었다고해도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분명하다. 의심할 여지를 없애려고 다이달로스 령을 이양해도 반드시 분쟁의 불씨가 될 것이다.
"느긋하게 적의 공격 준비가 될 때를 기다리는 것은 바보같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단 말이야"
스파다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십자군이 다이달로스를 점령한 것은 최근. 그렇다면 그 방위 체제는 아직 갖추어져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방어준비나 침략 준비 또는 점령지의 통치 등 모든 방면에서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다이달로스 영내에서 반란의 움직임 있다는, 정보도 있지만"
"아, 패잔병의 반란군인지, 단순한 도적인지는 모르겠지만, 각지가 어지러운 것은 틀림없다"
그러니 타이밍상 지금 공격을 가하면 십자군을 피해없이 격멸할 가능성이 높다. 그야말로 다이달로스 왕성에 스파다 국기를 세우는 것도 꿈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스파다의 대승리를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앞으로 할 일은 변하지않고 바꿀 수 없다는거야"
십자군은 결국 두 번째 다이달로스라고 간주해야한다.
전선 방어. 스파다는 앞으로도 도시 국가 군의 방패이다.
그래야 판도라의 평화는 오랫동안 유지된다. 이러한 상황이 무너지는 것은 스파다도 원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라 ......하지만 어차피 십자군과는 전쟁을 하게된다. 적의 전선 거점, 확실히 알자스였는가, 거기에만이라도 선수를 치게, 아니, 과격한 교섭 정도라도 해두어야한다"
"나도 거기에는 찬성이야. 기껏해야 아발론 궁정에게 주의를 받는 정도일테니 외교관에게 노력해달라고하면 되겠지"
그렇게 간신히 의견이 정리된 듯했다.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며 논의의 추세를 지켜볼 뿐이었던 레온 국왕도 결론을 낸다는 의장스러운 일을 하려던 그 때였다.
"폐하, 긴급 보고가"
조용히 나타난 근위병 한 명이 의장석에 앉은 레온에게 이렇게 귀띔했다.
국왕이 어떤보고를 받는지는 의사당 어디에서나 잘 보이지만, 그 소리는 들리지 않기에 장교들은 조용히 술렁거렸다.
그 미묘한 대기 시간은 1 분 지나지 않아 끝을 맞이했다.
레온은 졸지에 자리에서 일어나 전장에서 호령하는 것처럼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출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