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309화 (310/382)

제 309 화 백금의 달 21 일 · 백색광 교회 고아원 (1)

"- 흰 빛의 인도가 함께하기를"

그 구절이 아직 성인에 미치지 못한 소년 소녀들의 목소리로 일제히 창화된다.

흰색 예복을 입은 그들은 물론 고아원의 거주자이며, 동시에 백색광 교인이다.

여기 고아원에있는 예배당 - 이라고해도, 그것은 특별히 지어진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낡은 고아원의 방을 개조해 만들어낸 공간이다.

초라하지만, 이곳은 신을 믿는 어린 신자들이 만들어낸 노력의 결정체이기도하다.

그것은 본래의 신앙의 형태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신을 섬기는 데 반드시 웅장한 대성전은 필요없으니까.

그들은 단지 여기에 걸린 큰 십자가를 향해 기도할 뿐이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그럼 새로운 가디언의 부활의 의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모인 서른 몇 명의 신도들이 쳐다보는 단상위에는 은발의 소년 사제가 있다.

그 옆에선 교복 차림의 붉은 마술사의 소녀가 대기하고 있지만, 이번만은 분위기를 읽는 것처럼 조용히 서있을뿐이다.

그리고 두 사람의 양옆에는 가디언이라는 철가면의 거인 두명이 마치 석상처럼 미동도 하지않고 직립 부동 자세로 서있었다.

이미 해는 떨어져서 근처는 밤의 어둠에 잠겨있다. 하물며 그림자가 많은 빈민가는 더욱더 어둡다.

예배당안에는 점점이 실내를 비추는 촛불이 있을 뿐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고있다.

소년 사제의 엄숙한 표정은 이런 자리에서 보다 신비롭게 보인다.

이처럼 보기드문 흰 미모와 그것을 물질로 표현하고있는 것같은 순백의 보석 [다이아몬드 헤븐]이 주머니에서 꺼내진다.

"오늘 밤, 새로운 아홉 명의 가디언이 되살아납니다. 자, 기적의 부활을 함께 기도 - "

그 조용한 연설을 가로막듯이 쾅! 요란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예배당의 양문형 문이 기세좋게 열리자, 사제를 포함한 여기에 모인 소년 소녀 전원이 순간적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불경하게 신성한 의식을 방해하는 것처럼 소리를 내며 난입해온 인물은

"우우 ...... 도 ......와줘...... "

자주 봐서 얼굴을 알고있는 한 소년이다.

고아원에 사는 아이들은 오십 명에도 못 미친다. 그 모두가 아는 사이 수준을 넘어, 같은 신자라는 강한 공동체 의식을 가진 동료이다.

그는 그 중에서도 과연 불량아라는 느낌이 나는 소년이지만, 고아원의 어린 아이들을 동생처럼 귀여워하며 보살펴주는 좋은 형님이었다.

그런 그가 혀가 제대로 움직이지않는 듯한 말투로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한심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그의 머리에 꽂힌 여러개의 바늘.

"아 ...... 아 ......"

깊숙이 박힌 그 바늘은 백색광 교인이 섬기기에 어울리는 하얀 빛을 발하고있다.

하지만 그것을 도와주려는 자는 아무도 없다.

이 분명히 비정상적인 상태에, 원래대로라면 곧바로 도와주러 달려가야하지만, 모두가 숨을 삼키고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리고 그 경직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아, 아, 아, 오아아아아 - 으야야아아아아 아 -"

그렇게 절규하는 순간 소년의 머리가 폭발했다.

박힌 빛의 바늘이 폭발했다 라고 냉정하게 인식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소년 사제뿐이었던 것같다.

불운하게 그의 가까이에 서있던 아이들은 하얀 의상을 검붉은 피로 물들이게 되었다.

다음 순간, 비명과 함께 예배당은 패닉상태 - 가 되었어야했다.

"안녕하세요"

작은 새의 지저귐보다 유려한 소녀의 목소리와 아침햇살보다 눈부신 연녹색의 빛이 예배당에 퍼진 것에, 그들의 관심은 다시 활짝 열린 문으로 모아졌다.

거기에 서있는 것은 한 소녀.

목소리로부터 상상한대로, 아니, 그 상상이상으로 아름다운 미모는 매료에 걸릴 수 있다고 단언할 정도의 미소녀였다.

그녀는 아이들의 기도에 응한 성녀 아리아가 보낸 천사임에 틀림없다 - 소년의 머리가 날아간 처참한 장면이 없었으면 그렇게 믿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예의 어린 아이들도 이 아름다운 빛을 두른 소녀야말로 그를 죽인 장본인이라고 단정할 수 있었다.

즉, 적.

"그 모습으로 봐선 요정 ...... 마족이 거룩한 장소에 무슨 용무지?"

먼저 그녀에게 말을 건 것은 역시 대표인 소년 사제.

그 목소리는 평상시와 변함없이 평탄하게 들리겠지만, 얼마 안되는 미움이 담겨있는 것을, 붉은 마술사 소녀는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나쁜 아이를 처벌하러 온거야."

"...... 모험가인가"

생긋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농담하듯이 대답하는 요정 소녀. 하지만 대충 사정을 아는 소년 사제는 짐작가는 곳이 있는것 것 같았다.

"흐응 자각은 있는 것 같구나"

그것에 '날카롭다'라기보다는 바보 취급하는듯한 대사가 요정의 작은 입에서 나온다.

즉 믿음이다 무엇이다 러고 말하고 있어도 모험가가 토벌하러 올 정도의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는 자각이 있었다는 것.

사실 얼마전에 한 엘프 상인 부부의 저택을 습격한 사건을 비롯해, 과격한 행동을 하고다닌 멤버들은 모두 이 자리에 모여있다.

하지만 그 대화를 어린 신자들은 눈치채지 못했고, 동시에 사제의 얇은 눈썹이 불편함을 나타내듯이 움찔 반응하기도했다.

"흰 빛의 인도에 따라 마족은 단죄되어야한다 -"

더 이상 불길한 요정과 말을 나눌 필요는 없다고 말하듯이, 소년 사제는 손에 쥔 보석을 내밀었다.

그것은 단순한 보석이 아님을 증명하듯이, 한동안 은은한 빛을 깜빡인다.

"우리의 뜻을 이루자 - [다이아몬드 헤븐]"

그 말, 보석에 감춰진 마법을 발동사는 키워드를 주창한 순간, 그것이 제대로 작동한 것처럼 눈부신 섬광이 번쩍였다.

이것이야말로 성모 아리아가 그에게 준 기적의 마법이라고 믿을만한, 어디까지나 하얀 빛이 예배당을 채운다.

그 감동적인 빛도 지나고 보면 일순간의 것.

다시 한순간에 빛은 희미해지고, 아니, 지금은 요정이 두른 구형의 빛에 의해 밝아진 실내가 돌아온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전까지와는 결정적으로 다르다.

이 동료를 끔찍한 방법으로 살해한 요정은 이미 소년 사제의 뜻대로 조종할 수있다. 그렇다. 그 기부를 거부한 어리석은 엘프 상인처럼.

자신의 의식은 유지되지만 그 몸은 결코 제어할 수 없다.

이 난생 처음보는, 아니, 사람의 인생에서 한 번 볼까말까한 정도의 미소녀가 과연 아까까지처럼 건방진 입을 놀릴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사제의 뒤에 서있던 마술사 소녀는 감추는 일 없이 일그러진 미소를 드러냐고 있었다.

"아, [지배=도미네이트]를 발동한 거구나. 이 불쾌한 능력은, 대부분의 모험가라면 평범하게 지배당하겠지 - "

하지만, 라며 말을 이어나가는 요정 앞에 작은 빛의 공이 투명하게 생성되어간다.

"- 나에게는 효과가 없다는거 알아?"

넋을 잃고 볼정도로 아름다운 미소와 함께 빛의 공은, 아니, 총알은 일직선으로 날아가고,

"읏!?"

놀라움에 눈을 크게뜬 소년 신부의 얼굴 옆을 지나 배후에 드높이 걸려있던 십자가에 착탄한다.

신의 위엄을 정면에서 모독하는 흰 빛의 폭발을 일으키고 굉음을 내며 십자가가 바닥으로 무너져내린다.

"뭐, 왜 ......"

간신히 감정다운 감정을 얼굴에 드러낸 소년 사제의 모습에 만족한 것처럼 요정은 웃으며 대답한다.

"후후, 비밀"

하지만 [다이아몬드 헤븐]이 품은 [도미네이트]라는 특수한 상태 이상을 거는 마법이 상대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나쁜 마족을 지배해라!"

그렇게 언성을 높임과 동시에 다시 [다이아몬드 헤븐]을 내건다.

또 다시 하얀 섬광이 예배당을 감싸지만, 거기에 "소용없어"라고 요정이 비웃는 일은 없었다.

"마족을 죽여라"

"마족을 단죄하라"

"흰 빛의 인도가 함께하기를 ......"

그때까지 사건의 추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아이 신자들이 각자 성구 한절이나 뒤숭숭한 대사를 중얼거리며 일제히 적의에 찬 시선을 요정에게 향했다.

"아이에게 이런 심한 일을 시키다니, 역시 선한 종교는 아니네"

"닥쳐, 마족은 반드시 단죄해야한다. 그것이 신자들이 해야할 일 - 자 싸워라 신의 전사들이여"

그 격려에 응답하듯이, 아이들은 겉옷의 아래에서 무기를 꺼냈다.

죽은 불량 소년이 가지고 있던 것과 같은 큰 칼이 있는가하면 작은 것도있다.

칼 이외에도 장작 패기용 사로나 도끼, 고기 절단용 칼 등이 있고 작은 아이들은 가위와 포크로 무장했다.

아이들에게 흉기를 항상 휴대시키는 것은 어떨까, 라는 것은 이런 사태에 대비한 지침이라는 것을, 그 칼날을 향해진 요정 본인은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이가 상대이니 울며 사과하면 놓아주려고 했지만 ...... 소년병이라도 덤벼든다면, 용서는 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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