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6 화 백금의 달 21 일 · 아발론 빈민가
구름 한 점없는 푸른 하늘은 선명한 노을이 지며 아발론의 거리를 주홍색으로 물들여 간다.
스파다와는 다른 양식의 건물과 고대로부터 전해지는 전통적인 높은 첨탑이 늘어선 중앙 거리는 석양의 붉은 색과 두근거리는 정서로 넘치고 있지만, 거리에서 조금만 벗어나 깊숙한 곳으로 나아가면 순식간에 섬뜩한 분위기로 변한다.
무질서하게 늘어선 석조건물이나 아파트는 사람이 거주한다기보다는 몬스터가 활보하는 던전같다.
아니, 실제로 이 빈민가의 주민들은 외부 침입자에 대해 자누 송곳니를 드러낸다.
특히 아름다운 여자와 어린 여자 아이를 동반한 자매는 간단히 노려지는 먹이이다.
같은 흑발에 푸른 눈동자를 한 두 사람은 견습 로브를 두르고 있지만, 그만큼의 장비로도 기품이라고 부를만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소녀가 손에 근 금속제 긴 지팡이는 세세한 장식이 자연스럽게 새겨진 심플하면서도 정교한 구조로, 아마추어의 눈으로 봐도 비싸다는 것을 알 수있을 것이다.
"헤헷, 이런 곳에 무슨 용무가 있어서 온거야?"
그러므로 자매가 골목을 걷기 시작하고 얼마지나지않아서 이렇게 얽히게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엷은 웃음을 띄운 한 명의 중년 남성이 두 사람의 앞길을 가로막듯이 나타났다.
"이 근처를 돌아다니는건 좋지않아. 위험한 녀석들에게 습격당할지도 모르니까~"
"그래, 우리들같은 사람들에게 말이야!"
뒤에서 추가로 두 사람 퇴로를 막듯이 나타난다.
앞의 남자에게는 두드러진 신체적 특징을 볼 수없는 것으로부터 인간이라고 추측할 수 있지만, 뒤의 한명은 뾰족한 귀로부터 엘프, 다른 한명은 늑대의 머리를 하고있는 것으로 늑대 수인이라고 판단할 수 있었다.
엘프라는 종족의 자존심을 버리고 살을 찌운 체격은 잘못보면 드워프조차로도 보인다.
다른 한 쪽인 늑대 수인은 반대로 앙상하여 자랑스런 늑대라기보다 굶주린 들개같은 느낌이다.
그런 훌륭하게 종족도 특징도 제각각인 삼인조이지만, 그들이 깡패라는 불명예스러운 클래스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이야기를 듣기만한다면 코웃음치며 바보취급하는 인종이지만, 막상 눈앞에 나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려움에 떤다.
아직 칼을 빼들지는 않았지만, 이미 충분히 위압감을 내뿜고있다.
하물며 소녀와 유녀의 2 인조라면 지금당장 울며 아우성치고 도움을 요청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백색광 교회 고아원에 가고 싶습니다. 혹시 아시나요?"
하지만 안경을 쓴 이지적인 분위기 그대로, 누나라고 생각되는 소녀는 어딘가 졸린 표정으로 그렇게 질문했다 .
"칫, 네놈들도 그 망할 녀석들의 일당이냐!"
모욕도 도발도 아닌 말이었지만, 아무래도 눈앞의 남자를 화나게 할만핰 의미를 포함했던 것으로 보인다.
"야, 어떻게할꺼야?"
"그르르, 전부 죽여버리면 되잖아!"
백색광 교회라는 부분이 그들을 화나게하는 원인이 된 것 같기는 하지만, 과연 어떤 인연이 있는지는 지금 이 상황에서 알려줄 것 같지도 않다.
뒤의 늑대 수인은 대사가 장난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처럼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고 당장이라도 덤벼들듯한 박력을 내뿜는다.
정면의 남자도, 살찐 엘프 남자도 모두 자매를 놓치지 않겠나늨 듯이 위험한 기색을 풍긴다.
"어이, 미녀짱. 그 빌어먹을 컬트교의 신자라면, 손대중해줄 수 없겠어"
남자가 허리에 찬 단검에 손을대고 말그대로 가차없이 덤벼들려던 그 때였다 .
"야아, 잠깐만 아저씨. 뭘 제멋대로 날뛰는거야"
전면 남자의 저편에서 제지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타난 것은 세명의 소년. 가슴에 십자가 엠블럼이 새겨진 흰 옷을 껴입고있지만, 그 얼굴과 체격으로 미성년자임을 짐작할 수 있다.
숫자 상으로는 동일하지만 말라도 인간보다 파워가 뛰어난 늑대 수인을 포함한 성인 남자 세 명을, 특별히 높은 실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같은 소년들 나누어 상대하기에는 무리일 것 같았다.
"젠장!"
하지만 분하다는듯한 대사와 시선을 한 번만 소년들에게 향할뿐만으로, 세 사람은 그대로 골목 너머 어둠으로 사라져갔다.
"에잇, 꺼져라!"
"하핫, 인간 님을 거스르는게 아니야, 더러운 마족들아!"
떠나가는 등에 유쾌한 소년들의 욕설이 울린다.
그런 모습을, 안경 소녀는 변함없는 무표정 그대로 방관하고 그 발밑에는 어린 여동생이 기대어있었다.
"백색광 교회분이십니까?"
먼저 물은 것은 소녀였다.
그 질문에 삼인조를 이끌던 금발의 소년이 기쁨과 자랑이 뒤섞인 표정으로 대답한다.
"응! 우리들은 백색광 교인이야. 방금 봤지? 이 근처는 우리들의 영역이야"
아이의 망언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는건 제대로 앞의 장면에서 증명되었다.
확실히 힘적인 면에서 뛰어난 성인 세 명이, 소년들이 일갈한 것만으로 물러간 것이다. 그것은 뭔가의 '권력'이라고 불러야할 종류의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렇습니까, 그런 굉장한 분들과 만날 수 있다니 너무나도 다행입니다."
전혀 요만큼도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듯한 혼수 상태인 환자의 눈빛과 평탄한 어조로 소녀가 감상을 말했다.
하지만 안경 너머에서 빛나는 아름다운 푸른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하던 소년은 뺨을 붉게 물들이며 들떠있었다.
"그, 그래, 난 굉장한거야. 그러니 아까 놈들이 돌아와도 내가 지켜줄게!"
"그것은 대단히 감사합니다"
점점 억양이없어져가는 기계적인 발음이었지만, 소년의 귀에는 그 말의 의미밖에 들어가지 않는 것 같았다.
하는 김에 양쪽의 동료 소년 두 명으로부터 "야, 너만 즐기냐!" 등의 거친 태클이 들어오는 것도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데, 백색광 교회의 고아원을 찾고있는데 -"
"오, 맡겨줘! 내가 안내해줄테니, 따라와!"
기다렸다는 듯이 안내역을 자청한 소년은 기운넘치게 선도하기 시작한다.
"감사합니다"
게다가 여전히 무표정, 냉담한 어조로 감사를 표하는 소녀.
"후훗 ......"
그리고 그녀의 뒤에 숨은 듯이 우두커니 서있는 어린 동생은 씨익 입가를 사악한 미소로 왜곡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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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와 피오나는 성공적으로 백색광 교회 신자들과 만날 수 있었다.
물론, 빈민가 중에서도 공개적으로 신자를 자칭하는 소년들이 최근 상당히 판을 치고 있다는 정보는 모험가 길드에서도 알 수 있는 유명한 이야기였다.
요컨대 그럴 생각이 있으면 그들과 접촉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헤에, 자매끼리 순례 여행을 하고있다니, 훌륭하잖아!"
이렇게 골목을 제집 안방인냥 싸돌아다니는 소년들의 모습을 보면 납득할 수 있다.
이주변의 빈민가 거주자는 노골적으로 소년들을 피하는 모습이다.
길드의 소문도, 릴리가 정보상에게서 구입한 정보도 사실이라고 증명되었다.
"아뇨, 모두 흰 빛의 인도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피오나의 미모에 매료된 소년은 노골적으로 단조로운 대사를 의심없이 믿으며 맞장구를 칠 뿐이었다.
물론,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자매 순례를 하던 경건한 수녀' 설정은 완전 무결한 거짓말이다.
그래도 그 연기력을 제외해도 의심이 들지않는 모습인 것은, 태생도 성장도 싱클레어 공화국에서 이뤄진 피오나가 십자교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원래, 아무리 소년들이 신자라고해도 그 풍모에서 진정한 종교에 대한 교리나 조예가 깊을 리가 없다. 속이려면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
즉, 한 명의 신도로서의 피오나의 위장은 완벽했다.
이대로 가면 자연스럽게 고아원에 잠입할 것이며, 그들의 중심 인물이라고 주목받는 "사제 님"인지 뭔지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두 릴리의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반지는, 혹시 남자 친구의 선물?"
금발의 소년이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꺼낸다.
반지는 물론, 피오나의 왼쪽 약지에서 빛나는 추억의 반지이다.
왼손으로 '아인즈 블룸'을 짚으면서 걷고 있었기 때문에 눈에 띄기 쉬웠을 것이다.
질문의 의도가 어떻든 피오나는 진실을 말할 생각 따위는 추호도 없었다. 그리고 겉옷 자락을 자연스럽게 잡고 무언의주의를 촉구하는 릴리의 존재도있다.
"...... 아뇨"
그래서 순간적으로 부정하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피오나는 이것만은 전달했어야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이 반지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 반지는 그녀의 최고의 보물이라는 것을.
"하긴, 이런 싸구려 쓰레기 반지를주는 녀석 따위, 요즈음엔 없지!"
미리 말해뒀으면 비록 농담이라도 반지를 헐뜯는 대사를, 아무리 지능이 딸리는 깡패 꼬마라도, 입에 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와서 후회해도 모든 것이 너무 늦었다.
"실은 나도, 자, 너한테 어울리는 엄청난 반지를 가지고있어. 헤헤, 기부를 거부하는 짠순이 상인 녀석에게서 뺐었는데 말이야 -"
소년이 자랑스럽게 주머니에서 굵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를 빼는 동시에.
"- 아?"
그의 눈동자에 양손으로 긴 지팡이를 힘껏 치켜든 - 아니, 이미 혼신의 힘을 다해 내리치는 피오나가 비쳤다.
"푸헉-"
안면에 박힌 경질 금속 지팡이는 만족스러운 비명조차 지를 수 없을 정도의 타격 능력을 발휘한 것 같았다.
고기를 치는 둔탁한 소리. 쉰 신음 소리. 소년의 몸이 철퍼덕 지저분한 깨진 조약돌 위에 널부러진다. 어두운 골목에 울려퍼진 것은 그 소리뿐.
결국 모두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크로노 씨가 저를 위해 선택해준 거에요 ...... 감히 너따위가 헐뜯을만한게 아닙니다 ......"
머리를 당한 탓에 확실히 실신한 소년을 목표로, 피오나는 투덜 투덜 중얼거리면서 냉혹한 추격타를 쏟아부었다.
이번에는 지팡이의 선단부에 의한 타격이 아니라 걸을 때 땅을 짚으며, 때로는 흙을 깎아 마법진을 그리는 지팡이의 아래쪽의 날카로운 부분으로 이미 코뼈가 부서져 코피와 눈물로 엉망진창이된 얼굴을 후벼판다.
모두가 예상한 것처럼 뾰족한 끝부분은 훌륭하게 소년의 오른쪽 눈에 명중한다. 좌르륵 피와 고기가 섞여 물소리를 내면서 안구가 쏟아졌다.
다음은 분명히 왼쪽 눈이다 - 즉시 추격타로 두 번, 세 번, 피오나큰 마음이 풀릴 때까지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어, 어이! 뭐하는거야!?"
"그만둬!!"
여기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동료 소년 둘이 제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너무나도 갑작스런 흉행을 저지르는 피오나의 압도적인 미친 박력을 앞에두고 허리가 빠져서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러자, 열번을 넘게 지팡이를 찔러넣고 안면을 휘젔던 피오나의 손이 멈췄다.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천천히'생존자'인 소년 두 사람에게 시선을 돌린 피오나의 눈동자는 청색과 금색으로 얼룩진 소름돋는 색조로 변화하고 있었다.
안경 렌즈 너머로 본 눈동자 색은 확실히 파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살인이라는 행위 자체가 황금의 색채를 띄는 것처럼 날카로운 빛을 빛나고있다.
그것은 아름답다기보다, 그저 혼돈의 양상을 보이고있어서, 시선을 맞춘 소년들을 두려움에 떨게할만한 박력이 있었다.
"비, 히!"
성경에서 언급되는 자기 희생 정신 등은 조각도 가지지 않은 것처럼, 소년 두 사람은 발길을 돌려 앞다퉈 동료를 버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아아, 피오나~"
그리고 그 도주를 허락하지 않은 것은 지금까지 조용히있던 릴리였다.
"에휴"라는 대사가 들려올 것같은, 고생한듯한 얼굴과 행동을 하는 그녀는 유녀 모습이였지만, 묘하게 어른스러운 이유는 의식이 성인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중에서 흰 빛의 구체가 번쩍인 다음, 도망친 소년들의 등을 향해 발사된 화살와 같이 비상했다.
실제로, 화살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던 릴리의 광탄은 순식간 소년 두 사람의 눈앞까지 나아가선 작렬했다.
"끄아악!"
짧은 비명을 지르고 넘어진 두 사람을 날카로운 눈으로 노려본다.
발칙한 생각을 가지고 쓰다듬어오려는 신학생을 다룰 때 사용하는 부드러운 플래시와는 달리, 직시하면 반드시 실명할 광량과 그렇지 않아도 눈매를 구울 열량이 포함되어있었다.
불량 소년들이 견딜 수있는 고통이 아니다. 도망을 위해 다시 일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쯤하두라고, 피오나. 이런 곳이라도 사람이 모이면 귀찮아."
"하지만, 이 사람, 아직 살아있어요?"
하아, 작게 한숨을 내쉰 릴리는 다시 수중에 빛을 생성한다.
이번에는 총알도 아니고 광선도 아닌, 백열의 빛으로 생성한 빛의 칼날=포스 엣지이다.
그것을 요정의 영약을 사용해도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을 정도로 안면이 함몰된 금발 소년의 목에 꽂는다.
지글지글 고기굽는 소리와 냄새를 내뿜으며 달군 칼로 버터를 가르는 것처럼 시원스럽게 목이 떨어진다.
원래부터 쓰레기같은 소년이었지만, 이제 명실공히 더러운 뒷골목에 방치되기에 적합한 음식물 쓰레기로 변해있었다.
"이제 죽었어. 자, 빨리 앞으로 나아가자"
"...... 갑자기 날뛰어서 죄송합니다"
"괜찮아. 크로노를 바보 취급하는 녀석은 모두 죽는게 좋으니까"
마지못해하면서도 순순히 고개를 숙이며 인정하는 피오나와, 거기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이해를 표하는 릴리. 멋진 우정이다.
"그런데, 릴리 씨. 제가 말하는 것도 그렇지만, 이래서야 안내역이 없지요"
아무래도 제정신으로 돌아온 듯한 피오나는, 눈동자 색상도 다시 안경으로 숨긴 청색이 되어있었다.
그런 정직한 질문을 발하는 피오나에
"아니, 어떻게든 될거야 -"
우후후, 멋진 유녀 스마일을 띄우는 힐리는 그 작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킨다.
"- 이제 보름달이 뜨고 있으니까"
그리하여 몸에 감긴 견습 프리스트 로브를 단숨에 벗은 그 아래에서 어린 지체에 장식된 검은 원피스 드레스와 요정의 증거인 두 쌍의 날개가 드러난다.
다음 순간, 온몸이 오라클 필드에 고치처럼 쌓이며 - 깨달으니, 피오나 앞에는 아름다운 소녀로 변화한 릴리의 모습이 있었다.
무엇보다, 변장용 매직 아이템인 리본과 콘택트 렌즈는 그대로이므로, 머리 모양은 변하지 않았고 흑발 트윈 테일에 눈도 파란색으로 남아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 맡겨줘"
생긋 미소 짓는 소녀 릴리는 그 손에 다른 사람의 두뇌를 마음대로 농락하는 고유 마법인 빛의 바늘을 형성하면서 아직도 고통에 몸부림치는 두 소년에게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