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300화 (301/382)

제 300 화 백금의 달 20 일 · 아발론 시내 뒷골목

판도라 대륙 전역을 통일한 에루로도 제국, 그 중추인 제국의 이름은 아발론이다.

현재 판도라 중부의 도시 국가 군에서 이름을 알리는 아발론이라는 나라는, 그 이름 그대로 옛 제국의 수도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라고, 마왕 전설을 아는 자라면, 누구나 쉽게 상상할 수있다.

구 마왕령이라고도하는 것은 사실로 도시 국가 아발론 제국의 영역에 포함되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라고해도 상당히 벗어난 빠듯한 장소이므로, 에루로도 제국 황제가 있는 아발론 황성이 위치한 중심 구획이 다른 도시 국가보다 약간 북쪽에 위치한다.

현재 실제 제국의 수도는 [신역 아발론]이라는 랭크 5 던전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아발론 황성, 통칭 [마왕 성]은 아직 누구의 침입도 불허하며 판도라 최대 난관의 던전으로 군림하고있다.

전설의 에루로도 근위병들이 그대로 언데드가 되어, 지금도 성곽을 방어하고 칠흑의 수호자인 용이 하늘을 지배하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설의 제도도, 최대의 난관인 던전도 지금 이 골목길을 혼자 걷는 릴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이야기이다. (그럼 왜했냐?)

"...... 후와"

작은 하품을 흘리는 유녀 모습의 릴리는 어디까지나 무방비하다.

하지만, 바로 방금 전까지 아발론 정보상에게서 현재의 정세와 뒷세계의 퀘스트 등 다양하고 복잡한 이야기를 듣고있던 참이다.

소녀 릴리도 조금은 정보의 정리로 머리가 피곤해지는데, 유녀 상태로 돌아오면 당연히 졸려지는 것이다.

정보상과의 거래 자체는 실로 원활하게 이루어졌다.

자칫 바람둥이 몬스터라고 혼동할 것같은 지저분한 모습의 완미한 고블린이 정보상이였지만, 스파다에서 다방 겸 술집 겸 정보상인 [페어리 테일]을 영위하는 요정 주인인 카렌의 소개장을 내밀자, 솔직하게 정보를 팔아준 것이다.

본래라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만을 핀 포인트로 들어야 하지만, 한시라도 빨리 크로노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은 릴리로서는 정보 수집에 흥미를 느낄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알고있는 모든 정보를 뱉으라고 말하듯이 금화를 테이블에 털어놓자, 고블린 정보상은 실로 다양한 정보를 친절하고 정중하게 가르쳐 주었다.

어라피 릴리와 피오나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는 '전멸시켜도 문제가 없는 인간의 집단'의 존재이다.

릴리의 [엔젤 링]은 애초에 인간 전용 매직 아이템이다. 그리고 피오나의 제물도 동족인 인간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결국, 도적과 같은 집단이야말로 두 사람이 바라는 '먹이'인 것이다.

그래서, 요즈음의 아발론에서 그런 집단이 때마침 존재하는지의 여부라고하면 -

"우옷, 위험해!"

라는 외침과 함께 릴리의 눈앞을 작은 그림자가 가로 질러갔다.

주의력 산만한 유녀 모습의 릴리이지만 유녀 상태에서로도 순순히 부딫쳐줄 그녀가 아니다.

애초에, 갑자기 큰길에서 자신이 나아가던 골목으로 뛰어들어온 인물이 충돌을 가까스로 회피하는 행동을 취할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릴리는 그 자리에서 가만히 서서 상대가 피하기를 기다렸다.

결과적으로는 그저 놀라 굳어버린 것으로 밖에 안보이지만.

"우와앗!"

혼자 요란하게 등장하고 빠르게 넘어진 것은 아무래도 소년인 것 같다.

나이는 10살 정도인 걸로 보이고 빈민가 거주자답게 초라한 복장이지만, 그 반소매에서 들여다보이는 손발은 태닝되어 있어서 어린아이의 특유의 건강함이 느껴진다.

그가 당황한 이유는 그가 안고있던 큰 바구니, 거기에 가득 담겨있던 오렌지 몇개가 릴리를 피하는 박자에 맞춰 굴러가 버렸기 때문이다.

쥐처럼 민첩한 몸놀림으로 골목의 좁은 길에서 구르고는 둥글고 큰 오렌지를 집어가는 소년.

릴리는 자신의 발밑에도 하나 구르고있다는 것을 깨닫고, 작은 양손으로 집어들었다.

"헤헷, 그 녀석은 너에게 줄게!"

하얀 치아를 빛내며 어디까지나 곧은 소년다운 상쾌한 미소와 말이 릴리에게 향해졌다.

릴리가 뭔가 대답을하기 전에 소년은 서두르고있다 라고 하듯이 쏙 등을 돌리고 다시 골목 안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흰 빛의 인도가 함께하기를! - 그럼 안녕!"

뒤에서 손을 흔들며 그 대사만을 남긴 소년은 빈민가로 통하는 골목 안쪽으로 사라져갔다.

릴리는 선물받은 오렌지를 손에 든 채 소년이 남긴 문구를 반추한다.

아, 그렇네, 그리고 두뇌 회전이 느린 아이의 뇌로도 납득할 수 있는 해답을 도출하는 것과 동시에

"이녀석! 기다려라, 이 나쁜 꼬맹아!"

새로운 인물이 또 다시 릴리가 자리잡은 골목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소년도, 인간도 아닌, 너비가 넓은 큰 이형의 실루엣이다.

어디서 어떻게봐도 돼지 머리를 가진 그 사람은, 그것이 정교한 머리 장식 아니라면 확실히 돼지 수인임을 알 수있다.

부히부히 콧김을 난폭하게 뿜으며 분노하는 모습과 몸에 걸친 앞치마, 그리고 외친 대사의 내용으로부터 유녀 릴리라도 즉시 방금 전의 소년과 돼지 수인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었다.

"아, 그 오렌지! 그러고 보니, 너, 그 녀석의 동료 -"

그대로 돌진하듯이 작은 릴리에게 육박하던 거구였지만, 그 직전에 갑자기 멈췄다.

"- 아니지, 슬램 녀석이 이런 좋은 옷차림을 할리가없지"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뚫어지게 릴리를 바라보고 납득한 것처럼 중얼거린다.

슬램 녀석. 즉, 빈민가에 사는 아이가 지금의 릴리처럼 얼룩 하나없는 하얗고 깨끗한 예복 모습으로 있을 리가 없다.

"예"

변명이 필요없다는 것을 이해한 릴리는, 손에 든 오렌지를 본래의 소유자라고 생각되는 돼지 수인인 남자에게 내밀었다.

"오, 고마워 아가씨"

처음의 험악한 얼굴이 돌변하고 명랑한 미소를 띄우면서 오렌지를 받는다.

"오렌지 가게?"

"아니, 과일 가게야"

오렌지 한정으로 판매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유녀 릴리의 예상은 크게 빗나갔지만, 아무튼 대략 상상대로의 인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돼지 수인은 과일 가게의 주인인 것이고 앞의 소년은 대담하게도 가게에서 바구니째로 상품을 강탈한 도둑 꼬마임에 틀림없다.

"저쪽으로 도망치던데"

릴리는 소년이 달려간 방향을 짧은 손가락을 가리키며 솔직하게 고했다.

"아, 저건 안돼. 슬램까지 도망가버렸으면 손을 댈 수 없어"

하이고 라며 한숨을 내쉬는 돼지 수인이 푸념한다.

"참나, 최근에는 슬램 녀석들이 날뛰어서 피곤하네 ...... 거기, 아가씨도 이런 골목길을 혼자 걸어다니면 안되. 빨리 엄마에게로 돌아가"

"응."

원래 요정에게 부모라고 부를 수있는 존재는 없지만, 로브에 날개를 감춘 지금의 릴리는 외면만보면 인간의 아이이다.

쓸데없는 것은 말하지 않고, 좋은 아이의 견본인듯한 반듯한 대답을하고 충고대로 골목에서 빠져나와 밝은 큰길로 나왔다.

돼지 수인은 하나만 되찾을 수 있었던 오렌지를 손에 들고 가게가있는 쪽을 향해 인파 속으로 사라져갔다.

그것과는 반대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 릴리는 어린 아이가 지을 수없는 요염한 미소를 짓고는 중얼거렸다.

"저게 [백색광 교회]네. 그렇구나. 여기가 그 거리구나"

[백색광 교회]그것이 정보상에게서 얻은, 릴리가 가장 원하는 먹이의 이름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 그 신도라고 생각되는 오렌지 도둑인 소년에 대한 것이었다.

"제대로 얼굴을 기억하고 있어서 다행이네. 이런 곳에서 만날 수 있다니. 후후, 운명같네 -"

릴리는 그 활기찬 소년의 얼굴을 기억하고있다.

과연 그에게 어떤 경위가있어 아발론에 있는지는 모른다.

모르겠지만, 그 소년은 틀림없이 다이달로스 피난민 중 열한번째 사도 미사의 습격을 피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오십의 생존자 중 한 명이다.

그리고, 그 비극을 크로노 한 사람의 책임으로 규탄한 두 번째의 인물이다.

"- 크로노에게 돌을 던지면 내가 용서하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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