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9 화 백금의 달 19 일 · 이스 키아 마을 모험가 길드 (2)
"뭐, 이번에는 편하게 넘어갔으니 여기선 한턱쏠게"
"싸구려 술이나 사주면서 - "
"그럼 안사줘도 되는거야?"
"좋아, 여기 맥주한잔 더!"
소리 높여 큰 잔을 들고 추가 주문을하는 금발의 곱슬 머리를, 아발론의 첫째 왕자는 지긋이 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말대로 가도에서 오크 군단 토벌에 활약한 가장 사람이 파티 멤버이자 친구이기도 한 카이 에스트 · 갈블레이즈인 것은 인정하고있다.
거기에 샤르와 사피 여성군의 아군 상등 도S 플레이에 견뎌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 수있다.
랄까, 거기에 휘말리기 싫다는 것이 네로의 본심이기도했다.
어쨌든, 오늘 밤 술값을 내주겠다는건 진짜다. 만취하고 화장실에서 토할만큼, 원하는만큼 먹여 줄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만취했을 때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를 처리할 의욕은 조금도 없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 약간 톡쏘는 달콤한 술을 한입 마시는 네로.
"그래서, 대도서관의 푸른 장미던가? 그 여자는 어떻게 된거야?"
윽, 그리고 잠시 후 네로는 다시 친구를 노려봤다.
"아무래도 좋잖아, 그런건. 사피 녀석 불필요한걸 말하기는"
"괜찮잖아, 니가 홀렸다는건 드물고. 아니, 처음 들었지"
평소 싸움과 검만을 생각하는 카이가 스스로 여자의 이야기를 묻는일은 드물다.
노예 상인에게서 구출한 후 백마탄 왕자라고 여겨지며 팔렌 귀족가의 미소녀들이 열렬한 호감을 보내던 것도 "평소의 일?"라고 그다지 관심없는 눈으로보고 있었을 정도이다.
그래서 그만큼 네로가 여자에게 관심을 갖게된 것이 신기했던 것인지, 카이의 파란 눈동자가 호기심으로 빛나고 있었다.
지금은 술자리이고, 네로에게도 트라우마 수준의 실연 이야기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매정한 대응을 받은 정도의 것이다.
화두의 하나로 말해주지 못할 것도 없었다.
"내가 만난 것은 아직 푸른 장미같은 과장된 별명 - 아니, 과장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소문이 나있지않던 시절이야. 내가 대도서관을 안내해줬으니 아마 입학한지 얼마 안됬었을거야"
"오, 안내해준건가!"
"뭐, 그렇지"
본궤도에 올라 금서 봉인 구획까지 침입했다는 것은 말할 수 없었다.
카이에게는 신뢰도 신용도 있지만, 바보인 것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비밀로 숨길 수 있을지는 매우 불안하다.
"푸른 장미 짱은 다른 사람이 말을 걸어도 무시할 것 같지만"
"아무래도 안내역을 필요로했던 것 같으니, 운이좋았지"
어때? 라고 말하는듯한 시선을 받고, 네로는 말을 계속한다.
"그건 완전히 남자에게 관심이없는 눈이였어"
"레즈비언인가"
"네가 그 단어를 알고있다니, 놀랍네"
"사피에게서 들었어"
"그 녀석 ...... 진짜 슬슬 처리해야되는건가 ......"
"아마 넬도 알고있을걸"
"OK, 내일 엉덩이를 걷어차주지"
순진무구한 동생을 해치는 파티원의 숙청을, 네로는 각오했다.
"그런데 아까부터 뭔가 시끄럽네?"
그 시끄러운 원인이 되는 첫마디가 들려온 순간, 네로는 한 번만 살짝 확인했을뿐으로 방치를 선택했다.
하지만, 불평하는 남자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가뜩이나 시끄러운 밤의 길드 내에서도 무시할 수없는 정도의 음량을 울리게했다.
"잠깐 가서 닥치게 하고올까?"
장난 꾸러기같은 미소를 짓는 카이 묻는다. 아마도 싸울 이유를 찾아서 기쁜 것이다.
"제발, 가만히있어줘 ......"
네로는 다시 길드 직원에게 술이 어떻다라든지 따지는 남자에게 시선을 돌린다.
체격, 장비는 물론, 행동 거지, 육감으로 감지할 수있는 마력의 기운으로 상대의 실력을 예측했다.
"안돼, 너에게 맡기면 저 아저씨 죽을거야"
동생인 넬과는 다른 방향으로 항상 전력 투구하는 카이가 그 초인적인 힘으로 주먹을 휘두르면 단순한 인간이 버틸리가 없다.
"샤르를 데려오지 못한게 화근인가"
이럴 때 귀찮은 일을 맡아서 한다고할까, 스스로 전력질주하며 공격하러가는 것이 스파다의 말괄량이 셋째 공주이다.
과연 카이보다는 힘 조절이 능숙해서 상대를 죽여버릴 염려는 하지않아도 좋다.
그래도 죽지않을 뿐으로, 상대가 반죽음 이상 사망 미만인 빈사 상태가 될지도 모르고, 혹은 사회적으로 완전히 사망하는 패턴도있다.
어쨌든, 이제 와서 후회해도 늦었다.
원래, 야영지를 몰래 빠져나와 술을 마시러 가는 사람들은 바보들 뿐이다.
상당히 속셈이없는 한 이 이벤트에 여성 파트너를 데리고 나올 이유는 없다.
"그럼 어쩌게?"
"내가 갈 수 밖에 이겠지"
"오오, 화이팅!"
큰 한숨과 마음의 바닥에서부터 귀찮다고 말하는듯한 표정으로 일어선 네로를, 카이는 맥주를 한손에 든 평온한 관전 모드로 배웅했다.
"어이 아저씨 적당히 닥쳐. 술이 맛없게 되잖아"
그 대사와 표정으로 아발론의 첫째 왕자 네로 율리우스 에루로도가 현저히 짜증나있다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분명했다.
사실 절반 정도는 자신이 나서지않으면 안된다는 귀찮음 이지만 거기까지 아는자는 있을리가 없다. 물론 소란의 원흉인 남자도.
"윽, 너, 너는 설마 ...... 네로 율리우스 에루로도 ......"
이몸은 유명한 아발론의 첫째 왕자 - 라는 어딘가의 왕자와 같은 화려한 자기서개는 하지않는다.
상대가 한방에 자신의 배경을 알면 얘기가 빨라지니까.
"누가 오는지는 알겠지만 조용히 술을 마실게 아니라면 얌전히 여기에서 나가라. 알겠어?"
주의가 아니므로 명령조다. 불필요한 서론 등은 전혀 필요없다.
네로가 가진 직함, 실력, 그리고 진홍의 눈동자에 담긴 약간의 위압감에 의해 소란스러운 통통한 남자는 고개를 수직으로 흔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문제가 해결됬다는 듯이 네로가 자기 자리를 향해 발길을 돌리려던 그때였다.
"갓핫하! 방해다앗!"
길드의 견고한 전면 도어가 날아가버릴듯이 열리고 거대한 붉은 그림자가 느릿 느릿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스킨 헤드에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세련된 구리같은 적갈색의 피부.
가히 2 미터는 넘는 신장은 두꺼운 근육 갑옷으로 덮여있어 마치 타오르는 성벽과 같아서, 앞에 선 사람을 압도하면서 올려다 보게한다.
그리고 올려다 본 시선의 끝에있는 지옥의 악마도 맨발로 도망갈 듯한 흉악한 귀신의 외모와 이마에 빛나는 유니콘보다 굵고 훌륭한 하나의 뿔.
만약 던전에서 만나면 숙련 모험가도 망설이지 않고 도망을 선택할 박력을 가진 붉은 오크는 다행히 모험가이다.
방금전 퀘스트를 해내고 돌아왔다, 라는 듯이 몬스터 백색 모피를 장식한 경갑옷은 더러워져있다.
무엇보다 그 오른팔에는 사람의 몸통 정도로 두꺼운 메이스, 아니, 금속 막대가 쥐어져 있었다.
"오오, 뭐야, 장례식처럼 조용하잖아. 무슨일이야?"
"당신의 파티원이 분쟁을 일으켰습니다. 한마디 정도는 사과하시는게 어떻습니까, [鉄鬼団]의 구스타브 씨"
압도적인 체격과 박력을 가진 붉은 오크이자 랭크 5 파티 [鉄 鬼団]를 이끄는 리더인 구스타브를 앞에두고 네로는 전혀 동요하지않은 차가운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아, 뭐야, 꼬마? 우리 파티의 멤버가 분쟁을 일으켰다고?"
"꼬마, 라고?"
울컥, 하는 소리가 들릴듯이 네로의 눈썹이 찌푸려진다.
"자기소개는 필요없다고 생각하는데"
"갓핫하, 미안구나. 너같은 작은 꼬마의 목에걸린 작은 길드 카드의 작은 문자는 보이지가 않아서"
구스타브의 말은 도발도 조롱도 아닌 그대로의 의미이고, 거기에 이름같은 사소한 것에는 전혀 신경 쓰지않는다는 모습으로 웃는다.
그 반응에 네로는 후우, 작게 한숨을 내쉬고 다시 원래의 나른한 표정으로 돌아간다.
"알았어, 나에 대한건 아무래도좋아. 그래서, 그 아저씨가 저지른 일에대해 사과를 할지,하지 않을지, 어느 쪽이야?"
"그래, 일단 무슨일이야, 나키무. 네가 술을 준비한다고 했잖아"
나키무라고 불린 통통한 파티원 남자는 그 물음에 대답했다.
"미안합니다, 두목! 두목이 만족할 수있는 양을 준비하려고 주문했습니다만 길드가 내놓기를 꺼려하길래, 협상하다가 열이 올라버린탓에 ...... 거기서 시끄럽다고 이 모험가 남자가····"
완전히 내가 피해자입니다 라는 듯이 한심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나키무의 모습에 네로는 무심코 애도를 빼들뻔했다.
하지만 백성을 다스리는 왕족이 겸비하는 냉정함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오른손의 손가락이 움찔하는데에 머문다.
"뭐어야아, 역시 꼬마가 시비를 건거잖아. 그쪽이야말로 사죄해야되는게 아닐까?"
지금 "미안합니다"라고 한마디 말하면 없던 일로하겠다는 너그러운 배려가 전해지는 표정의 구스타부.
네로는 다시 작게, 아니, 크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과연, 잘 알았다 -"
라며 네로는 허리에 찬 이도를 칼집마다 꺼낸 후 뒤돌아보지도 않고 뒤로 집어던지고
"야 네로! 너만 즐 -"
친구가 부드럽게 애도를 받아준 것을 확인했다.
"-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지 모험가의 방식으로 결정하지 않으면 안되겠군"
"갓핫하! 입에 침은 바르고 말하라고, 꼬마"
용맹하게 웃는 네로와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반색을 띄우는 구스타부.
"요즘은 입만산 '약한 놈들' 밖에 없는데다가, 보통의 몬스터를 잡을 일밖에 없어서 힘이 남아도니 봐줄 수는 없다고?"
쿠쿵 바닥이 부서질듯한 소리를 울리며 어깨에 메고 있던 금속 막대 끝을 내린다.
단지 그것만으로 금속 막대가 보이는대로, 아니 그 이상의 무게를 가진 무기를 오른팔 하나로 가볍게 들고있던 구스타브의 엄청난 완력을 엿볼 수있었다.
"걱정하지마, 나도 그렇게 봐주는데 능숙한 사람이 아니니까"
"갓하하하! 좋아, 그정도 패기는 있어야지!!"
기가 죽은 모습을 전혀 보이지않는 네로에 구스타브는 드디어 진심이 된 것 같았다.
"이것 좀 가지고 있어" 라며 금속 막대의 자루를 바로 옆에 선 나키무에게 건네고(?) 걸어가는 구스타부.
그 엄청난 무게에 짓눌려 도움을 요청하는 파티원의 비명이 투쟁심 넘치는 오크의 귀에 닿을 리도 없었다.
동시에 앞으로 일어날 일이 혈기왕성한 모험가라면 기대하지않고는 견딜 수 없다. 흥분한 목소리도 들리는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니다.
네로가 제안한 '모험가의 방식으로 결정하자' 라는건, 즉 -
"그럼, 간다"
"와라"
싸움이다.
"우랴아앗!"
마음이 약한 자라면 기절해 버릴 것 같은 포효를 울리며 구스타부의 바위같은 주먹이 네로를 목표로 덤벼든다.
마법의 존재에 의해 힘과 체격의 차이를 뒤집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또한 상식의 하나이다.
선이가는 네로가 정면으로 다가오는 오크의 스트레이트 펀치를 막으려면 도대체 어느정도의 마법이 필요한 것일까.
아니면 이 여유로운 태도가 실은 완전히 허풍이고 정말 이대로 날아가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런 예상이 길드에서 구경꾼으로 전락한 모험가들의 뇌리에 순간적으로 흐른다.
하지만 그것이 전혀 비논리적인 생각, 즉 네로에게 마법의 힘은 전혀 필요없다고 알고있는 것은 앞으로 실연해 보일 본인과 그 친구인 카이 두 사람 뿐이었다.
"一[노형· 흘리기] -"
일격으로 두개골을 분쇄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박력을 지닌 주먹을 앞에 둔 네로는 기술 연습이라도 하는 것처럼 매우 침착한 모습으로, 단지, 그렇게 중얼거렸다.
"오옷!?"
그리고 다음 순간에는 오크의 거체가 허공을 날고 있었다.
마치 자발적으로 대도약을 결정한듯이, 구스타브의 몸은 공중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날고있다.
무엇보다 1 초도 지나지 않고 그 공중 유영은 끝을 맞이한다.
구스타브가 자랑하는 각진 머리가 술병과 음식이 차려진 누군가의 테이블에 돌진하여 동체 착륙을 결정했다.
무심코 귀를 막아버릴 정도의 화려한 파쇄음이 순간적으로 길드내에 울려퍼지고 아무도 말하지 못한채, 단지 침묵만이 그 자리를 지배했다.
하지만 그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광경, 네로가 구스타부를 손으로 날려버렸다, 라는 믿기 어려운 장면을 목격했으니까.
"...... 고류 유술이라니, 또 재밌는걸 사용하는군"
침묵을 깬 것은 그 원인의 일부분을 담당하고있는 구스타브 본인이었다.
무심코 굴러버렸네 라고 말할 것 같은 가벼운 동작으로 일어서면서 네로가 사용한 기술의 정체를 말했다.
"의외로 박식하군"
겉멋으로 랭크 5를 자칭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까.
네로는 단 한번의 던지기 기술 - 아니, 상대의 힘을 이용했을 뿐이므로 정확한 의미에서의 던지기 기술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유파를 알아챈 구스타브의 말에 솔직하게 감탄했다.
고류 유술은 그 이름대로 고대부터 이어진 유서깊은 격투술이다.
고대의 마왕 미아 에루로도가 습득했다는 것으로 유명하기는 하지만, 그 기술이 제대로 계승되고있는 것은 아발론 왕족 등으로 극히 일부이다.
그런 본질적으로 희귀한 기술을 한방에 간파한 구스타브는 적어도 싸움에 관한 것에는 박식하다는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눈썹 하나 까딱하지않는 멋진 얼굴로 공언했기 때문에 그 감동이 제대로 전달됬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아니, 미안미안~ 솔직히 그 길드 작은 카드가 실버인지 미스릴인지 구별이 안가서 말이야~ - "
우뚝 솟은 이라는 형용이 어울리는 당당하게 선 모습에 더욱 위압감이 늘어난다.
그것은 결코 기분 탓 등이 아닌 실제 구스타브의 투쟁심의 발로였다.
"역시 그것은 미스릴 플레이트구나"
"그럼 이번에야말로, 손대중을 하지말고 덤벼"
그 대답은 아이러니한 것도 아니다. 구스타브가 꽤 손대중하고 덤벼온 것을 네로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외형에 반해 이 오크는 제대로 상대에 맞게 힘 조절하는 손재주와 부드러움을 가지고있는 것 같다.
"갓핫하 이런 곳에서 재미있는 녀석을 만나다니, 마지막 순간에 달아올랐다고!"
"일단 내 이름은 네로다. 제대로 기억 해두 -"
그리하여 이번에 손대중이 없는, 힘과 기술이 부딪치는 랭크 5끼리의 싸움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