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260화 (261/382)

제 260 화 그리드고아

랭크 3 던전 [이스 키아 언덕]은 스파다와 팔렌의 양국에 걸친 광대한 던전이다.

원래 자연의 한 지역을 던전이라고 부르는 것은 올바른것은 아니지만, 모험가들은 유적이든 숲이든 몬스터와 싸우는 공간은 모두 던전이라고 인식하므로, 기본적인 의미를 확대해석하면 맞는말이다.

어쨌든, 풍부한 자연으로 둘러싸인 이스 키아 언덕이지만, 던전이라고 하는 이상, 거기에는 다양한 몬스터가 서식하고있다.

언덕 주변에 울창하게 우거진 깊은 숲을 나아가면 찾을 수 있는 [뇌운 늪]으로 불리는 이 늪도 이스 키아 언덕의 범위에 포함되어있다.

만약 여기서 모험가가 이 늪을 바라본다면, 왜 여기가 '뇌운'이라는 충격적인 이름이 붙었는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거기에는 진흙으로 흐리고 거무죽죽한 작은 늪이 하나있을뿐으로 내세워 눈에 띌 특징 등은 없기 때문이다.

어느 숲에나 있을 것 같은 유별남없는 늪. 그리고 그 늪에 물을 찾으러 몬스터들이 오가는 것도 이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당연한 광경이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나타난 몬스터는 매우 드문 종이었다.

쿠갸아아아 아아아! !

대지를 부술 듯한 큰 소리의 포효가 울려퍼진다.

순간적으로 수십 미터의 땅이 융기하고 거기에 뿌리내리고 있던 거목들이 날려간 땅 속에서 몬스터가 출현했다.

성대하게 부풀어 오른 토사는 주위에 호우처럼 쏟아진다.

이 진흙 비를 내리며 등장한 몬스터는 요즘 길드에 소문이는 랭크 5 몬스터, 그리드고아였다.

공룡, 아니, 이 세계에서 제대로 지룡이라고 부를만한 전형적인 형태. 즉 대거 랩터처럼 이족보행에 머리와 꼬리가 수평으로 늘어선 형태를 하고있다.

하지만 이 그리드고아는 2 미터 전후의 랭크 1 몬스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거구를 자랑한다. 그야말로 랭크의 숫자 만큼인 5 배를 했다고해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코끝에서 꼬리 끝까지 실로 30 미터는 되고, 높이는 10 미터를 훨씬 넘는, 수많은 몬스터 중에서도 꽤 큰 부류에 속한다.

사각형의 각진 머리에 전신을 덮는 벽돌같은 색깔과 모양의 갑각으로, 공룡형의 골렘같은 풍모이다.

땅 속성과의 친화성이 높은 골렘처럼, 이 그리드고아는 그 거구로도 땅속을 이동할 수 있게 대지를 조작할 정도로 강력한 고유 마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있다.

만약 주변에 다른 몬스터가 있다면 고유 마법이 공격에 사용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대부분의 몬스터가 그리드고아에게는 한입 크기의 이기 때문에, 능력을 이끌어 낼만한 싸움을 할 몬스터는, 이 던전의 랭크를 생각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그리드고아가 땅에서 모습을 드러낸 시점에서 주위에 숨어있던 몬스터들은 쏜살같이 도망가고 있었다.

다행히 지금의 그리드고아는 굶주림보다 갈증이 심한 것 같아서, 자신으로부터 멀어져가는 기척에 관심은 보이지 않고, 똑바로 늪으로 걸어갔다.

무엇보다 목을 축인 후, 그대로 늪에 사는 물고기도 벌레도 몬스터도 통째로 모두 먹어서 위장을 채우게 될 것이다.

그리드고아는 자신이 지나온 길의 모든걸 개걸스럽게 먹으면서 여기까지 온것이니까.

쿵, 묵직한 소리를 내며 한 걸음을 내딛어 때마다, 늪에 파문이 인다.

초 중량의 행보를 막을 자는 존재하지 않고, 그것을 잘 알고있는 것처럼, 그라드고아는 주위에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코끝을 진흙으로 어두운 수면에 가깝게 댔다.

칼 같은, 아니, 이미 검이라고 부를 정도의 크기를 자랑하는 송곳니가 늘어선 흉악한 구강을 열고, 그대로 늪의 물을 모두 마셔버릴 것 같은 기세로 다가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늪의 수위가 내려가는 전에, 이 욕심많은 거체가 물을 마시기 직전에, 그리드고아의 코끝에서 천둥 소리가 튀었다.

짧은 비명 - 아니, 위협의 소리를 지르며 그리드고아는 수면에서 머리를 올렸다.

주위에서 파직 파직 전격이 터질 것만 같은 날카로운 소리가 울리면서 늪 주위에 검은 안개가 자욱하게 끼기 시작했다.

아니, 이 검은 안개는 실제로 천둥번개를 그 안에 포함하고있다. 그래서 이것이 제대로 뇌운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순식간에 전격을 내뿜는 먹구름이 그리드고아를 포함해서 늪 전체를 덮고 말았다.

이 뇌운을 그대로 지상에 떨어뜨린 것 같은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늪은 [뇌운 늪]으로 불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몬스터가 그리드고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면이 천천히 요동치며 늪의 바닥에서 떠오른 소름돋는 자주색의 미끌미끌한 피부를 가진 큰 물고기.

그 모습을 한마디로 나타낸다면 [메기]이다. 편평한 머리에 쫙벌어진 입, 긴 콧수염, 점액으로 덮인 비늘없는 체표 등 모든 메기의 특징을, 그 거대한 물고기는 갖추고있다.

몸길이 10 미터를 확실히 넘는 늪의 크기로부터 이 거대한 물고기가 수십 수백 숨어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요컨대 이 늪의 주인 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메기를 몬스터의 가장 큰 특징은 몸의 크기 등이 아니라 강력한 번개 속성을 조종하는 고유 마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위험도 랭크 3 [마즈나 쿠루스]라는 전기메기 형 몬스터이다.

고아아앗! !

큰소리로 위협의 포효를 내지르는 그리드고아를 향해 보라색으로 빛나는 한줄기 천둥이 용솟음쳤다.

마즈나쿠루스의 뇌격은 입에서 뿜어나오는 브레스 타입이 아닌, 전신에서 방출되는 폭발형이다.

허리에서 방출된 전격이 번개가 가로로 된 것 같은 궤적을 그리며 나아간다.

게다가 그것은 단순한 번개와 달리, 직진할 때마다 크고 굵어지며 그 안에 품은 전기량을 증대시키고있다.

이 늪을 뒤덮는 뇌운은 마즈나쿠루스의 능력 중 하나로, 이른바 번개 속성 강화의 결계이다.

무엇보다, 혼자서는 발동시킬 수 없으며, 늪에 사는 다른 마즈나쿠루스가 협력해야 효과가 발휘된다.

본래 군집 습성이없는 마즈나쿠루스이지만, 자신이 사는 세상의 전부인 늪에 위기를 가져오는 외적이 나타난 경우에는 일치단결하여 용감히 맞서는 행동을 한다.

때로는 사람의 지능을 능가할 정도의 합리성을 발휘하는 야생의 본능에 따라, 마즈나쿠루스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멸망시키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한 그리드고아에게 이렇게 도전하는 것이다.

마즈나쿠스루의 종의 존망을 건 뇌격은 그리드고아에게 닿을 무렵에는 마치 거대한 뱀과 같아져서, 닿은 모든 것을 구운 숯 만들며 바위 같은 거구에 덤벼들었다.

그리드고아는 뇌격을 피할 정도의 민첩성은 갖추지 않은 것인지, 한 걸음도 움직이지않고 직격당한다.

성대하게 튀는 전기. 마치 플래시를 발동시키는 것처럼 연속적으로 눈부신 빛이 발생했다.

그것은 외형이 화려할뿐만 아니라 실제로 대부분의 몬스터를, 그야말로 사람이 정한 랭크 이상의 상대조차 타도할 수있을, 정도의 위력을 자랑하고있다.

늪의 주인이 발하는 전격을 다른 개체가 강화하는, 마치 모험가 파티의 연계 공격같은 일격.

그러나

크아아아아 아아아! !

그리드고아를 이길 수는 없었다.

벽돌 같은 갑각은 강렬한 뇌격을 맞은 탓에 바로 구운 벽돌처럼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 전격은 두껍고 단단한 갑각 아래까지 닿지 못했다.

방어한다는 점에서 땅 속성이라는 것은 그 자체가 딱딱하다는 것도 있고, 다른 속성에 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방어력을 발휘한다.

특히 낙뢰 방지에 최적화된 바위는 전격이 뚫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거기서 발생하는 전기도 충분히 차단할 수있다.

마즈나쿠루스에서 보면, 땅 속성에 특화된 그리드고아와의 상성은 최악이라고 할 수있다.

그리고 그리드고아는 마치 자신의 장점을 알고 것처럼 유유히 늪쪽으로 걸어갔다.

첨벙 첨벙 수면에 물결을 일게하면서 늪의 중앙에 떠있는 마즈나쿠루스를 목표로 직진해 간다.

자신의 영토에 침입한 것으로, 드디어 마즈나쿠루스는 격앙하고 그 10 미터 이상의 몸에서 전력으로 번개를 방출시키며 수면을 미끄러지듯이 헤엄치기 시작한다.

모습만으로는 거대한 메기를 연상시키는 마즈나쿠루스는 자신들의 세계의 모든 것을 지키기위해 그리드고아에게 덤벼든다.

양자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늪에서 일직선으로 부딪친다.

승부는 일격으로 결정되었다.

전력의 뇌격을 터뜨린 마즈나쿠루스. 하지만 그리드고아는 그 공격에도 아랑곳하지않고 그대로 복부를 잘라먹었다.

흙탕물에 섞여 검붉은 액체가 퍼져나간다.

거대한 턱으로 복부의 일부를 몽땅 물어뜯긴 마즈나쿠루스는 이미 절명하여,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꼬리와 지느러미가 수면을 두드릴 뿐이었다.

그라드고아는 거물을 잡은 것에 기쁨의 목소리를 높이며, 그대로 늪의 한가운데에서 주인을 먹어치우고 다시 큰소리를 낸 그때였다.

물어뜯긴 배에서 한줄기 전격이 튀어나왔다.

아니, 그것은 잘 보면 파직거리는 소리를 내는 전기는 맞지만, 그것은 뭔가 달랐다.

뱀같은 하체에 양팔과 머리는 사람의 모습. 그것은 라미아라는 종족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

고아앗! ?

그 수수께끼의 전격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확인하기 전에 그것은 그리드고아의 열린 구강으로 뛰어들었다.

섬뜩한 뭔가를 입에 들이지 않기위해 반사적으로 입을 닫지만, 꽈득 소리를 내며 송곳니가 맞물릴뿐.

자신의 입으로 사라진 존재를 빼낼 수도 없고 즉시 이상도 느끼지 않은 그리드고아는 그대로 전격의 존재는 잊은 것처럼 다시 식사를 재개했다.

변화는 마즈나쿠루스의 고기를 먹은 후 일어났다.

그것은 마치 먹은 고기가 독을 가지고 있던 것 같은 반응, 즉 그리드고아는 갑자기 고통을 느낀 것이다.

30 미터의 거체가 전력으로 늪의 수면에서 날뛰자, 마치 마법사 부대가 공격 마법을 일제히 처박은 것처럼 거대한 물기둥이 솟아오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그것도 가시고 마침내 힘이 다한 것인지, 그리드고아는 그대로 조용히 늪의 바닥으로 몸을 가라앉혀 갔다.

죽었다. 옆에서 보면 그렇게 밖에 생각되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다음 순간에 그리드고아는 다시 떠올랐다.

그렇게 이번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차분한 모습 그대로 지상으로 되돌아갔다.

어느새 뇌운의 결계는 사라져 있었으며, 주위는 완전히 원래의 풍경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왜인지 아직도 파직 파직 전기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

그 소리의 출처는 구리도고아. 하지만 그 몬스터가 품은 고유 마법은 흙 속성뿐으로, 어떻게해도 반딧불이의 빛만큼의 전기조차도 생산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그리드고아는 마치 마즈나쿠루스처럼 전신에서 요염한 보라색으로 빛나는 번개를 두르고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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