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205화 (206/382)

제 205 화 크로노 VS 라스

과연 [츠지기리]는 피오나의 희생으로 진화했다.

그녀의 허리를 비스듬히 가른 칼날에 새빨간 선혈이 닿은 그 순간 저주받은 사로는 환희에 떨었다.

흑화로 억제되어야 할 불길한 절규가 깨질 듯이 뇌에 메아리친다.

그 비명과도 비교하지 못할 소리에 울음 소리가 섞여,

(마지막엔 피로 물든 나도, 당신도 소중한 사람을 그 손으로 벤거야)

나는 확실히 그 말을 들었다.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전에 머리 속에서 멋대로 떠오르는 단편적인 영상들.

달빛이 비치는 야산.

쓰러져 누운 무수한 기사의 시체.

눈 앞에 선 붉은 갑옷의 기사.

자신의 발밑에 구르는 사랑하는 사람.

그 사람이 손에 든 피에 젖은 사로.

그것들은 분명 사로를 휘두른 소녀의 기억, 아니, 주사가 된 지금은 사로 자체가 갖고있던 기억일 것이다.

노이즈가 뒤섞인 정보로는 그 때의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녀가 손에 든 사로로 사랑하는 소년을 베는 순간 새로운 힘을 얻은 것은 틀림없었다.

"그런가, 그것이 진화 조건인건가?"

분명히, 피오나의 예상은 미묘하게 빗나가 버린 것 같다.

그저 처녀를 벤더고 진화하는 것이 아나다.

다른, 아니, 여기까지 함께 싸운 피오나이기 때문에 진화에 충분한 힘을 얻은 것이다.

동료를 자신의 손으로 베지 않으면 안된다는 최악의 조건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힘은 강력했다.

"...... 이 힘이라면, 그 녀석능 벨 수 있어"

[츠지기리]보다 자루가 커지고, 그 검신은 이제 양손 검 수준이다.

칼끝에서 자루까지 검정 일색 이었지만, 지금은 혈관같은 진홍의 빛을 칼날에 품은 더 불길한 디자인으로 변모했다.

잡은 자루에 흑색 마력을 주입하면 그 붉은 선이 맥동하고, 이전보다 더욱 진한 검 붉은 기운이 불어올라 사로 자체가 불꽃을 두르고있는 것 같았다.

이것이 마지막 진화 형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마을 하나를 멸망시킨 소녀의 원망과 사랑이 담긴 저주받은 사로의 참모습. 그 이름은 절원사[쿠비키리]

"이후는 나에게 맡기고 쉬어줘"

스파다에서 모험가 생활을 재개함에있어 릴리가 챙겨준 [요정의 영약]을 누운 피오나의 등에 뿌린다.

파우치 하나 분량을 모두 소진하여 아름다운 처녀에게 있어서는 안될 처참한 상처를 치유한다.

"네 ...... 부탁합니다 ......"

쓰러진 채 평소보다 훨씬 졸린 눈빛의 눈동자로 피오나가 약하게 중얼거렸다.

나는 믿음직스럽지 못한 견습 마술사 겉옷을 벗어서, 피오나 하얀몸을 덮고 그대로 일어선다.

"아아, 그럼 다녀올께"

전혀 무게를 느껴지지 않는, 마침내 완전히 팔과 일체화된 듯한 느낌의 태도를 어깨에 메고 발걸음을 내딛는다.

녀석은 드디어 릴리를 잡아 그 손으로 [오라클 필드]를 부수려고하고 있다.

귀에 닿는 것은 가슴 아픈 릴리의 비명과 악마같이 웃는 괴물의 웃음 소리.

졸지에 솟구치는 분노의 감정에 [쿠비키리]가 호응한다.

- 베라. 어서 베어버려! 적도 아군도 모두 죽여라!

저주를 억누르고 걸음을 옮기면서 나는 칼날을 치켜들고 외쳤다.

"릴리를 놔줘어어어어어어어어!"

강화된 주사의 도신은 마침내 철과 같은 라스의 모피를 갈랐다.

명중한 것은 왼팔. 맹렬히 베어버린 크로노가 서둘러 릴리의 몸을 받은 덕분에 땅에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괜찮은거야?, 릴리"

크로노는 시선을 라스에게 향한 채이지만, 그 큰 등은 릴리를 감싸듯 서서 2배 이상 성장한 사로를 들고 방심없이 걱정했다.

"응, 괜찮아 ...... 아프지만, 크로노가 와주었으니 괜찮아"

앞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릴리가 황홀한, 녹는듯한 시선을 향해지고 있는 것을 크로노는 눈치채지 못했다.

"미안, 영약은 피오나에게 사용해 버려서 더 이상 없어"

릴리의 상단 왼쪽 날개가 중간에서 끊어져있는 것을 크로노는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아니, 괜찮아 내 몫은 남아있어.

하지만 당분간은 날 수 없어 그것뿐이야 -"

이제,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크로노는 이해했다.

크로노는 바로 뒤에 눈부신 빛이 깜박이는 것을 본 것이다.

"괜찮아, 다음은 내가 할게, 그러니 피오나와 함께 쉬어. 멋진 모습을 보여줄테니까"

반쯤 농담이 섞인 크로노의 대사에

"응, 크로노 화이팅!"

어린 어조의 성원이 되돌아왔다.

"가자 -"

그 목소리에 등을 떠밀리듯, 크로노는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향하는 곳에는 붉은 몬스터의 거구가 있다.

더 분노에 찬 눈빛으로 크로노를 노려보는 이유는 왼팔을 베였기 때문인가, 아니면 잡았던 사냥감을 놓쳤기 때문인가?

어느 쪽이든, 라스에게 원래부터 이 자리에 있는 세 사람을 살려보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크로노도 같다.

양자는 서로 필살의 의지를 부딪친다.

사로를 휘두르며 육박하는 크로노에 대항하여 라스도 스스로 돌격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크로노는 그 자리에 사로를 휘두른다.

아무리 날이 커졌다고해도, 아직도 수십 미터의 거리에서 닿을 수 있을 리가 없지만,

"-[아카나기]"(쿠로나기=검정 나기(?) 아카나기=붉은 나기(?))

하지만 [쿠비키리]의 날은 닿았다.

라스의 몸을 다시 가른 것은 맥박치는 검은 날에서 발사된 혈액에서 형성된 진홍의 검신.

진화한 것으로 새롭게 습득한 [아카나기]는 사로가 지금까지 빤 피로 새로운 날을 만들어 순간 적으로 검신을 연장해서 공격하는, 원거리 공격의 무예이다.

어렴풋한 라스의 그 거체와 같은 색상의 날은 수십 미터 사이에 순식간에 진홍의 궤적을 남긴채 강렬한 파괴력을 자랑했다.

어깻 죽지에서 선혈을 뿜어내는 라스. 하지만 기가 죽지 않고 치명상에는 이르지 않은 상태로 분노하여 크로노에게 계속 돌격해온다.

서로의 칼날과 팔이 맞닿을 정도로 거리를 줄이는데에 라스는 말하자면 눈 깜빡할 정도의 시간이 걸릴뿐이였다.

하지만 그 움직임을 크로노의 눈은 확실히 파악한다. 원래 그 정도가 안되면 전투 시작 1 분도 안되어 주먹으로 때려 부쉈을 것이다.

"하아 아앗 !! "

서로의 거리가 제로가 되었을 때, 가까운 거리에서의 난타전이 막을 연다.

크로노가 계속 내보내는 것은 [쿠비키리]의 날카로운 참격.

라스가 내세우는 것은 화염을 휘감은 주먹세례.

참격은 상대의 거구에 붉은 궤적을 새긴다.

타격에 취약한 인간의 몸 정도는 한방에 때려부수는 일격 필살의 위력을 자랑하지만, 신속하고 능숙하게 회피하는 크로노를 잡을 수는 없다.

바로 옆을 지나간 거목같은 팔을 검은 머리를 기울여 피하는 크로노의 얼굴에는 희미한 여유가 떠 있었다.

그것은 겨우 상대를 죽일 방법을 갖췄기 때문인가, 아니, 그 이유는 사실 더 간단한 것이었다.

"너, 움직임이 둔해졌네"

무심코 그런 중얼거림이 새어 나온다.

하지만 결정적인 말이었다.

라스의 움직임은 약간이지만 확실히 전투 개시 당초보다 느려졌다.

분명히 지금까지 날린 수많은 공격이 체력을 조금씩 깎은 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

라스도 높은 방어력을 믿고 공격을 받아온 것이 아니라, 모험자 세 사람의 협공을 피할 수 없었을 뿐.

그래도 강철의 방어 덕분에 항상 우세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단숨에 승리할 수 있을 정도로.

그러나 지금까지 무시한 사소한 체력 저하의 문제가 상황이 여기에 이르러 표면화됬다.

"안됬군, 나는 체력에는 자신이 있어서 말이지"

그에 비해 크로노의 움직임은 전혀 줄어들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일주일 동안 불면 불휴로 활동 가능한 크로노에게 대량의 마력 소모와 한 시간 미만의 전투로 움직임이 둔화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라스의 발밑에서 사로를 휘두르는 크로노는 마치 지금 막 싸움이 시작된 것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싸움 밖에서 보면 양자에게 거기까지 큰 속도 차이가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약간이지만, 확실히 크로노의 속도가 라스를 웃돌았다.

그리고 그 차이는 라스가 자랑하는 방어를 가르는 칼날을 크로노가 손에 넣은 것으로 승패를 나누는 결정적인 요인이된다.

"[쿠로나기] -"

익숙한 무예가 만들어내는 칼날의 폭풍에 괴물의 피보라가 허공에서 춤춘다.

본능적으로 싸움을 잘 알고있는 몬스터는 그래도 치명상이되는 부분은 근소한 차이로 피하고있다.

그러나 상처가 하나 늘어날 때마다, 피가 한 방울 흐를때마다 데미지는 확실하게 축적되어 간다.

그리하여 싸움은 마침내 최후를 맞이한다.

"2연참[쿠로나기] -"

라스의 허벅지를 뚫고, 두 다리에 2연참으로 [쿠로나기]를 날린다.

두 번 연속으로 [쿠로나기]를 발동한다는 간단한 효과이지만, 진화의 힘을 단적으로 드러낸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칠흑의 2 연격은 지금까지의 어떤 공격보다 가장 깊이 몬스터의 신체를 갈랐다. 그것은 다리를 베여 무심코 자세를 무너뜨려 버릴 정도로.

쓰러지는 진홍의 거구를, 크로노는 사로를 높이 치켜들어 다음 공격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이 싸움에 막을 내리는 마지막 일격이다 라고 크로노는 확신하고 있었다.

크로노의 눈앞에는 라스가 머리에 다가오는 사형을 집행하는 단두대같은 사로를 기다리고 있었다.

"- [야마나기]"

[쿠로나기]를 발할 때보다 더 어두운 기운이 검신을 감싼다.

크로노는 엄청난 기세로 자신의 흑색 마력이 사로에 흡수되는 것을 느낀다.

칼의 몸체에 달리는 붉은 빛은 더 요염하게 빛나면서 두근두근 맥박친다. 그것은 이유는 상당히 크로노의 마력이 맛있는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 강인한 한 개의 생명을 빼앗는 것에 대한 기대때문인지?

그리고 낸 [쿠비키리]가 가져오는 최대 최강의 무예[야마나기].

흡수한 마력만큼 강화되어 이제 [쿠로나기]의 위력을 크게 웃도는 엄청난 위력을 품은 칠흑의 일격이 내려쳐진다.

그 비문과 같이 적의 목을 끊기 위하여.

"큭!"

지금까지 중 가장 강력한 일격이 강철의 모피를 베어내고 두꺼운 근육을 갈라 굵은 뼈에 닿지만, 목숨까지는 끊지 못했다.

끄뜨득

크아아아아 아아아! !

몇 번째인가가 되는 라스의 포효. 하지만 그 소리는 더 이상 사나운 울림이 아니라 극심한 고통에 번민하는 한심한 비명에 지나지 않는다.

격렬하게 경련하는 라스의 거구에는 그 절대적인 공격력을 상징하는 오른팔이 없었다.

"방어한건가 ......"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크게 숨을 내쉬는 크로노의 옆에는 잘린 두꺼운 붉은 오른팔이 구르고 있다.

크로노가 [야마나기]를 필살의 타이밍에서 날린 순간 그야말로 생존 본능에 눈을 뜬 라스가 오른팔로 머리를 감쌌다.

그것은 크로노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속도로, 눈치 챘을 때에는 목이 아닌 팔뚝에 [쿠비키리]가 처박혀 있었다.

다른 부위보다 자르기 힘든 오른팔이지만, 사로는 훌륭하게 절단해보였다. 하지만, 팔 하나를 절단하는 것만으로는 즉사시키는에는 부족하다.

하물며 생명력이 질긴 몬스터라면 더욱 더.

빨리 결정타를 날려야 -

크로노는 즉시 추격타를 가하려 하지만, 라스의 움직임이 더 빨랐다.

"우옷!?"

빠르게 일어선 라스는 무사한 왼손을 바닥에 대고, 그대로 흙을 삽처럼 거대한 손바닥으로 가득 감싸서 크로노에게 던진 것이다.

너무보기 흉한 그 일격,하지만 확실히 크로노 발을 멈춘다.

굉장한 기세로 날아 오는 토사를 크로노는 [블랙 쉴드]를 형성하면서 옆으로 회피하는 행동을 취했다.

하지만 이미 라스는 등을 보이고 쏜살 같이 달려가고 있었다.

"아 -"

라고 멍하니 있다가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늦어서, 그 붉은 거체는 깊은 가라하도 산맥의 숲으로 "아"하는 사이에 도망쳐 버렸다.

"에... 달아났다 ......고 ......"

후에 남은 것은 만신창이가 된 [엘리민트 마스터]의 3 명과 잘린 라스의 오른팔뿐.

갑자기 주위 일체 정적이 돌아와, 격투의 흔적이 생생하게 남은 공터에 자리잡은 크로노에게, 이 평온 몹시 허무한 것으로 생각된다.

동시에 도망친 두 사람이 사용한 공터를 비추는 [토치]의 마법이 효력을 잃고 밤의 어둠이 돌아온다.

크로노는 그런 조용한 어둠 속에서

"젠자아아아아아아앙!"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을 수 밖에 없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