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7 화 거절 (3)
정처없이 떠돌고 있었다.
어둡고 좁고 지저분한 뒷골목을 걷고있자니 이곳이 마치 미궁처럼 느껴졌다.
저녁까지 돌아간다고 말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정말 이런 곳에서 돌아갈 수 있는지의 여부는 모르겠지만, 아니, 정말로 돌아갈 생각이 있던건가, 나는?
해가 저물 때까지 이 가라앉아 고인 감정을 털어내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미소지으며 릴리와 피오나에게 말할 수 있는가?
무리다. 객기도 허세도 지금의 나를 숨길 수 없다.
"내 탓, 인가"
다르다. 내가 나쁜 게 아니다.
빠다로 도망치지 않았으면 모두가 죽었을거야.
나는, 우리들은 필사적으로 싸웠고, 모두를 지켰다.
얼마나 있는지 모를, 잡아도 잡아도 계속 나타나는 십자군을 상대로 힘껏 싸웠다.
시간은 벌기에는 빠듯했지만 모두가 도망칠 만큼의 시간은 확실히 벌었어.
하지만 결국 모든게 허사였다. 우리들이 싸우고있는 동안, 그 미사라는 사도가 피난민을 습격해 모두 이미 죽어있었어.
그래, 나쁜 것은 모두 모든 것을 파괴한 사도이지 내 책임이 아니야.
왜냐하면 나는, 그렇게 열심히 싸웠으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보냐......"
전멸. 그것이 결과. 그것이 현실.
책임이라든지, 도망쳤다든지, 아무래도 좋다.
차라리 상쾌할 정도다. 전부 내가 나쁜 것이다. 결국 나는 아무도 지킬 수 없었다.
이루즈 마을에서 매장한 친구들 앞에서 이번에는 아무도 죽게두지 안겠다고, 그렇게 맹세했는데, 어머니, 아아, 나는 터무니없는 수의 희생자를 냈다.
"아무도 ...... 지키지 못한거야"
마음이 가라앉는다. 어디까지나 가라앉아간다. 후회에, 죄책감에, 무력감에.
역시 나 같은 단순한 고교생이, 나 따위가 사람을 돕자니 오만하고 분에 넘치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인체 실험을 통해 다른 사람보다 강한 힘을 부여받아서, 그래서 다른 누군가를 지킬 강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착각해 버린거야.
이루즈 마을을 구하지 못하고, 한 번 실패했어도 어쩔 수 없을만큼 바보구나, 난.
더 자신의 분수라는 것을 알았어야 했는데.
남의 일 따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손이닿는 곳에있는 소중한 사람의 일만 생각했어야 됬는데.
그때, 다이달로스의 성벽에서 사리엘과 재회한 그 때부터 나의 선택을 잘못됬다.
목숨을 걸면 모두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어리석게도 싸움을 선택했다.
상쾌할 정도로 바보같다 나는 영웅이라도 된 거냐, 나는 누군가를 구할만큼 훌륭한 인간이 아닌데.
자신의 몸조차 지킬 줄 모르는, 한 사람에 불과하다.
그때 도망쳐도 쫓지않을거라고 사리엘이 말했을때 리리를 안고 도망가면 좋았다.
그것이 정답. 그것이 최선. 다른 녀석 따위 알 바 아니다.
그래, 키프로스가 말한대로, 나는 어디까지나 실험 번호 49번이야, 그런 녀석이 지킬 수 있는건 뻔하드.
이제 멈추자 누군가를 지키려는 생각은.
이제 멈추자 누군가를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은.
"나에게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힘이 없는거야 ......"
그렇게 자신과 자신의 소중한 사람의 일만 생각해라.
불필요한 책임을 지지마라 쓸데없는 참견 따위 하지마라.
무엇을해도 어떻게해도 이렇게 될 뿐이다.
괴로운 일 뿐이다. 고통스러운 일 뿐이다. 슬픈 일 뿐이다.
이런 생각은 내게는 너무 무겁다. 내가 짊어질 몫이 아니다.
내가 짊어질 것은 자신과 다른 몇몇 중요한 동료만으로 좋은거야.
이제 괜찮아. 십자군이 얼마나 판도라 대륙을 정복하려고 하든 우리와는 관계없다.
우리들만 도망가면되는거야 싸우지 않고 도망가기만 한다면, 그저 살아갈 뿐이라면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도와줘봤자야. 괜찮아"
단념해라 타인의 일은 단념해라 무시해라. 상관없어. 관계될 필요 없다. 방치하자.
나는 나. 그들은 그들. 인생은 전부 자기 책임.
잘 기억하자 다시는 실패 따위하지 않도록, 고통받지 않도록, 나는 누군가를 구할 같은 인간이 아니고, 영웅 아니라, 자신의 일만으로도 힘든, 왜소한 한 개인이라는 것을.
이렇게, 결심한 것이다. 다른 사람을 저 버리는 행동을 취할 것을 결심 한 것이다.
"끄악! 살려줘-"
그때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
지금까지 주위 따위 전혀 인식하지 않고 계속 걷고 있던 내 몸은 것처럼 의식을 외부 세계를 향해 시작한다.
지금 서있는 곳은 아까부터 거의 바뀐 보람없는 거무 죽죽 한 슬램의 일각.
함성은 더 이상 들려 오지 않지만 바로 눈앞에있는 골목 안쪽에서 무슨 일인가 비명소리가 새어나와, 최초의 비명이 기분 탓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있다.
심장이 박동이 빨라진다.
누군가 저기서 습격 당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빨리 돕지 않으면 -
"나는 바보인가"
세 걸음도 걷기도 전에 결심을 잊는 조류에 버금가는 멍청함이다.
나는 다른 사람을 돕지도 않고, 어차피 도울 수도 없다.
"귀찮은 것은 피하는게 모험자다. 그런거겠지"
걷기 시작한다.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뒷골목 그 앞을 지나갈 때 무심코 시선을 돌리자
"아윽, 그, 그만, 제발 ......" "시끄러 얌전히 시키는대로 따라야 아픈꼴을 당하지 않을테니까" "빨리해라! 이 멍청한 녀석"
벽에 밀쳐진 작은 소녀와 그녀를 향해 다가서는 세 몸집이 큰 남자.
전형적인 공갈, 아니, 요염한 흑발과 루비처럼 아름다운 붉은 눈동자를 한 귀여운 얼굴의 소녀다. 그 세 사람 안에 조금이라도 연하 취미가 없다면, 황금 등의 물건을 빼앗는 것으로 끝날것이다.
그 밖의 무엇을 빼앗길 것인가, 생각만해도 구역질이 나올 것 같지만.
"그만둬, 귀찮은 일은."
이런 장소에서는 다 저런 것이다.
섣불리 나가서 귀찮은 일에 말려들어가서 뭘 한다는건가.
그 세 사람은 단순한 깡패 같지만, 그 뒤에는 이 거리를 좌지우지 조직과 같은 존재그 있을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과장된 것이 아니라도, 다른 음모를 짜고있는 동료가 많이 있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있다.
만약 그런 무리를 적으로 돌리면 귀찮다는 수준이 아닌, 사시 사철 생명이 위험한 수준이다.
게다가 저기 보이는 세 사람은 나 같은 것보다 훨씬 강한 랭크5 모험가일지도 모른다.
있을 수 없어. 라고 생각한 것처럼 사도가 올리없다고 생각했지만, 모두 그 사도에게 살해당해 버린 것이다.
여덟째 사도 아이처럼, 저 세 사람 중 누군가가 사도일지도 모른다, 아니, 잘못하면 세 명 모두 사도일지도 모른다.
판도라에는 사리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타난 것이다. 심지어 두명이 동시에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사도의 신출귀몰한 모습을 생각하면 전혀 있을 수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랏! 빨리 하라고 말하잖아!!" "아, 아니 -"
진짜 모습의 릴리와 같거나보다 약간 어리다고 생각될 정도의 작은 소녀를 중간 남자가 난폭하게 때린다.
그 박자에 맞춰 그녀의 간소한 회색 옷이 찢기고 어깻 죽지의 하얀 피부가 노출된다.
거기까지 멀리서 보고, 나는 골목의 앞을 통과했다.
뒤에서 들리는 남자들의 호통과 비단을 찢는 듯한 소녀의 비명.
"이제 괜찮아"
결정 했어, 난 이제 아무도 돕지 않을 거라고 결정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