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2 화 제8 사도의 사정
알자스 마을의 중앙 광장에는 기병을 중심으로 한 많은 병사가 모여 있었다.
이번 전투에서 살아남은 천마 기사 부대도 거기에 포함되어있다.
그들의 목표는 마을을 벗어나 도망친 마족의 추격이다. 이미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갖추어지고 있는데, 아직도 대기 상태다.
왜냐하면,
"추격은 기다려주십시오 "
부관인 시스터 실비아가 기운이 넘쳐 출격하려는 놀즈 말렸기 때문이었다.
"지금 뭐라고 한건가 시스터 실비아?"
그녀의 말을 듣지 못하는 일은 정상적인 청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되물었다것은 한 번만 말을 정정할 기회를 준다는 의미임이 틀림없다.
"추격은 기다려주세요라고 말한 것입니다 들리지 않았던 경우에 당신의 귀가 이상할 가능성도 있군요, 효과는 미미하지만 하급 힐이라도 걸어드릴까요? "
최근에는 그녀의 독이있는 말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흘려듣는 기술이 둔해진 것 같다.
눈앞에서 그녀를 반사적으로 후려치지않은 자신을 칭찬 해주고 싶은 기분이었다.
"네놈, 설마 마족과 내통하는 것은 아니겠지?"
만약 그렇다면이 보기 이외에 좋은 곳이 하나도없는 건방진 부관을 '처분'할 대의명분이 생겨서 오히려 그러는편이 좋겠다.
놀즈의 눈에 어린 살기는 진짜였다.
그러나 실비아는 그런 그의 반응에 조금도 무서워하는 기색도없고, 평소와 같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얌전하게 따르는 것이 당신의 몸을 위한것이에요 놀즈 사제, 왜냐하면 이것은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명령? 명령이라고?! 바보같으니라고 여기있는 사람중에 나에게 명령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어디있다는거냐! "
그의 부하들이라면 부들부들 떨정도의 노성을 뒤집어쓰면서 실비아는 조금진절머리가 난다는 표정으로 한장의 편지를 꺼냈다.
"자, 읽어주세요"
편지를 든 놀즈는 그대로 찢고 안을 확인할 것같은 기세였지만, 거기에 있는붉은 봉랍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움직임을 멈췄다.
"이것은……성 십자 휘장이라고!?"
십자군, 나아가서는 교회에서 쓰는 봉랍에는 신의 상징인 적십자 마크가 사용된다
지금 놀즈가 가진 편지의 봉랍에는 통상의 십자가와는 다른 디자인의 마크가 새겨져있다다.
이 성십자가ㅡ기장으로 불리는ㅡ표시를 봉랍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교황과 추기경만, 즉 세상에서 4명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성십자 기장이 봉납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은 십자교도에게 천상인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4명 중의 누군가의 친필의 지령서가 된다.
그러한 의미를 순식간에 이해한 놀즈는
아까까지의 분노를 완전히 식히고 신중한 솜씨로 봉랍을 끊고 개봉했다.
"메르세데스 추기경 예하의 지령서?……"
서면에 기재된 내용을 읽는 놀즈의 얼굴에서 한줄기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바보같은…… 제8사도라고!?"
"조금 진정하면 어떻습니까, 일시적으로 사도의 휘하에 들어올 공화국의 군에서는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잖아요 "
메르세데스 추기경이 쓴 지령서에는 실비아가 말했듯이
"때가 오면 8사도의 지휘하에 신속히 들어가고, 그 지시에 따르라"는 말이 고위성직자 특유의 돌려쓴 말로 씌어 있었다.
"그럴리가 없어!도대체 누가 제8사도냐!, 설마 ― ―"
움찔해서 놀즈는 정면에 서있는 빨강 머리의 수녀를 바라본다.
"아뇨, 제가 아니랍니다."
"뭐, 뭐야, 그럼 누군지 전혀 예상이― ―"
"저의 취미가 8사도지만"
"뭐야,!?"
침을 튀기고 경악했던 놀즈에 실비아가 순간적으로 한발 물러서서 사거리권 밖으로 벗어났다.
"그렇다면...수녀 실비아, 네놈은 메르세데스 추기경 예하의 ― ―"
"그것은 당신의 제멋대로인 망상입니다"
그동안 자신이 어떻게 생각되고 있었는지 모를정도로 그녀는 우둔하지 않았다
"나의 주인 여덟 번째 사도 아이님은, 변덕스러운 분이십니다 때문에 나같은 사람이 '잡일'을 대신하고있는 거에요"
"아이?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이름이군 ......"
부관의 일을 방해 요인이라고 부른 것보다 '아이'라는 공화국에서 드물지 않은 이름을 가진 인물을 짐작해서 찾는다.
"키프로스 용병단에 소속된 단순한 모험자라는 것이 아이님의 임시 신분입니다.
먼저 이루즈 마을에 정찰낸 후 단 한 명 살아돌아온 모험가 그것이 아이 님이에요"
"아, 아아아앗!? 그 바보같은 녀석인가!?"
"말을 아끼는게 어떤가요, 불경죄로 십자가형에 처할까요?"
"윽 ......하지만 사도라고는...... 아니, 일곱 번째 사도 사리엘 경의 예도있다 아무런 부자연스러운점은 없는가..."
사도중에 아는 인물을 떠올리면 그것이 여자 아이라도 잘못된 점은 아무것도 없다.
동시에, 여덟째 사도의 소문도 떠올린다.
"과연, 여덟째 사도인가 ...... 뭐, 그렇다면 아무도 그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했던것도 무리는 아니지"
"이해하신 것같으니 다행이군요"
일단은 상황을 받아들였다. 놀즈는 차분하게 부관에게, 아니, 사도 직속부하인 실비아에게 질문했다.
"그래서 추격을 기다리라는 것은 여덟번째 사도의 지시라는 건가?"
" '악마'와 싸워보고 싶다고 하십니다.
결투가 끝날 때까지 방해되니까 아무도 접근시키지마,라고"
"그 터무니없는 검은 '악마'를 친다거나 맛있는 곳을 뺏기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천하의 사도가 그렇게 말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
사도와 악마, 어느 쪽이 강할까 등은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엉망으로 병사를 죽이던 악마의 죽음이 확정된 것에, 놀즈는 작은 미소를 흘렸다.
"자, 어떨까요 ...... 그냥 아이 님이 돌아온 후에는 지휘권을 당신에게 돌려주기 때문에, 마족을 추격하든지, 아무쪼록 원하는대로하시기 바랍니다"
별로 관심 없다는 목소리로 아무렇게나 말하는 실비아.
"사도가 직접 향한다면 마족 모두 전멸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 악마는 커녕 그 부하인 어중이 떠중이의 마족을 통째로 상대하고도 쉽게 승리할 수있을 정도의 힘이 사도에게있는 것을 놀즈는 알고있다.
확실히 알자스를 둘러싼 공방전에서 큰 피해를 내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있는 놀즈이지만, 그래도 사도를 상대로 선전할 수있을 정도의 전력은 없다고 확신할 수있다.
"다른 마족에게는 관심이없기 때문에 무시해버릴지도 모르겠네요"
"뭐, 뭐라고!? 그러면 의미가없는 일이 아닌가!"
"그러니까, 그 경우에는 당신이 추격하면된다 이말이죠.
지금은, 레누 강을 도하할 준비를 하는게 고작이지만? "
"윽 ...... "
마족을 놓친다는 등 바보라고는 생각하지만, 결국 자신이하는 일에는 변함이없고, 일을 시끄럽게 만들지 않기위해 실비아의 말처럼 얌전하게 준비하는 게 최선일 것이라고 놀즈는 이성적 판단을 내렸다.
"아, 그런 것보다 아이님을 영접할 준비를 하는 것이 좋아요 최근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했다고 매우 우울해하고 있었으므로"
"……알았다 식사도 준비한다"
제멋대러인 사도이다, 잠자코 적을 없앨 뿐의 살리에르 경을 조금은 배우면 어떠냐고 내심 욕을 하면서 노르즈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