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132화 (133/382)

제 132화 실험 부대(헌더레드 넘버즈)

경악과 분노가 뒤죽박죽이 되어 마음 속을 뒤흔든다.

그 하얀 마스크들에게 제멋대로 몸을 다루어져, 이유도 모르는 채 매일 몬스터와 싸우게 되었던 고통의 날들은, 아직 잊혀지지 않고 선명하게 나의 뇌리에 남아있다.

그럼에도 릴리와 만나고 나서의 생활로 마음의 평온을 되찾았다.

그것은 십자군이 이루즈 마을을 멸망시키고, 마을 사람들을 빠져나가게 하기 위해 이렇게 싸웠던 지금이라도, 그 실험 시설의 마스크와는 거기까지 직접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기 말야, 여자를 데리고 다닌다니 상당히 좋은 생활하고 있었구만, 게다가, 이런 쓰레기같은 마족들을 데리고 필사적으로 싸우다니, 그렇게 이 나라가 소중한거냐? 앙?"

그 하얀 마스크 중의 한 명을 자칭하는, 이 남자는 나타나버렸다.

어째서, 왜 이제 와서――그런 의문은 대화의 줄다리기도 전부 잊고 그대로 입에서 나온다.

"나를 데리고 왔다니, 무슨 말이지?"

"이방인들이 허물없이 인간님께 말걸지 말라고 이 자식아!――라고, 말하고 싶지만, 좋아 네놈한테는 특별히 말해주지."

나른한 듯한 모습으로 걸으면서 가도의 중앙으로 가는 남자.

[크로노, 이 녀석 죽여버려도 돼?]

옆에 서있는 릴리가 텔레파시를 통해 말을 걸어온다.

[아니, 기다려줘, 놈한테는 묻고 싶은 게 많이 있어.

시간이 없는 것은 잘 알지만......조금만 어울려주지 않을래?]

[응, 크로노가 그렇게 말한다면, 좋아.

아, 그래도 먼저 말해두지만, 나는 이제――]

변신하고 있을 시간이 얼마 없어, 라는 말이 전해지는 것과 동시에

"앗, 릴리!?"

눈부신 빛에 감싸여,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던 릴리는

"크로노~"

다시 유녀의 모습으로 돌아와버렸다.

"부하하하! 어이 어이 뭐냐 그건, 어째서 꼬맹이가 된거야? 아깝게시리."

깔깔하고 무방비로 웃는 남자, 그 불쾌한 시선에서 벗어나듯이, 릴리가 내 발밑에 붙어 몸을 숨긴다.

"우읏!"

릴리가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얼굴을 남자에게 향한다, 마치 위협하는 고양이같다.

"내 질문에 대답해"

"우연이야 우연, 네놈 한 명을 뒤쫓으려고 판도라 대륙이런 곳 까지 오겠냐.

하지만, 이렇게 찾아버렸다면 잡을 수 밖에 없잖아? 지금까지 탈주자 제로였는데 말이지, 네놈 탓에 꼬리가 붙어버렸다고."

우연인가, 어디까지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이 녀석이 이곳에 있는 것은 나의 추적자 라기 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왔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헤헤, 그런 못마땅한 얼굴 하지말라고, 네놈은 정말로 자신의 일도 우리들의 일도 모르는 것같구만."

"너희들의 목적은 뭐지? 왜 내가, 아니, 우리들을 이 세계에 소환한거지?"

"그치만, 거기까지 설명해줄 의리는 없구만, 알고싶으면 엘리시시온에 있는 할아범에게 직접 들으라고.

네놈들 같은 꼬맹이를 얼마나 장난감으로 만들었다든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가르쳐줄거라 생각한다고."

진심으로 이상한 듯이 싱글거리는 웃음을 띄우는 남자, 젠장, 계속 장난이나 쳐대고.

"그렇게 무서운 얼굴 하지말라고, 얌전히 잡혀준다면, 조금 더 서비스해서 내가 알고있는 걸 가르쳐줘도 좋다고――"

그 때, 좌우의 수풀에 숨어있던 누군가가 길거리로 뛰쳐나온다.

깊숙한 헬름를 쓰고 있다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가죽이나 금속의 경갑옷과 뿔뿔이 흩어진 모습, 아마도 그저께 공격을 걸어온 용병단일 것이다.

몸매로 판단해보면, 남자 두 명, 여자 두 명의 총 4 명.

빠르게 남자의 곁으로 모이는 그 움직임은 낭비가 없고, 외형대로 평범한 용병이 아닌 것을 보여주고있다.

"――예를들어, 이놈들이 뭐라고 목숨을 구걸했는지, 라던가."

남자가 한 손가락을 튕기더니, 그 소리에 반응하여 4명의 용병은 머리를 덮는 헬름을 벗어던졌다.

"이 쓰레기가......그 녀석들이 새로운 실험체라는거냐."

나이는 나와 별로 다르지 않을 젊은 4명의 남녀.

헬름을 벗어 드러난 그 얼굴과 흑발 흑안은, 틀림없이 나와 같은 일본인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실험 번호 100번대로 구성된 실험 부대지, 사실은 내가 아니라 49번, 네놈이 이 꼬맹이들을 이끌거였다구?"

100번대라니, 그 때부터 더욱이 50명 이상의 희생자를 계속 늘리고 있었던 거냐고.

용서할 수 없..지만, 자신이 도망치는 것만으로 한계였던, 그 실험 시설이나 조직을 부수는 일 같은건 생각도 하지 않았던 내가, 그들에게 건낼 수 있는 말 같은 건 없을지도 모른다.

애초에, 완전히 자아를 잃고 인형과 다름 없게 되어버린 그들에게, 내 말 같은건 결코 닿을 수 없다.

4명의 눈에는 빛이 없고, 어둡게 고인 바닥이 없는 늪 같은 검은 색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머리에는 보는 것도 증오스런, 예의 하얀 링이 단단히 장착되어있다.

저것이 달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알 수 있다, 그들이 두번 다시는 자신의 의식을 되찾을 수 없다고.

"그래서, 어때? 여기에하면 네놈은 원래의 계획대로 실험 부대의 대장에 순조롭게 취임한다, 물론, 이 생각 제어 장치(엔젤 링)를 달고 말이지."

남자가 불쾌하게 싱글거리는 얼굴로, 옆에 서있는 소녀의 머리에 있는 링을 손가락으로 쿡쿡 찔렀다.

<생각 제어 장치> 라고 부르는 거냐, 웃기지도 않는 이름을 붙이고 말이야, 더욱더 기분이 나빠진다.

"거절한다, 너도, 이 실험체들도 전원, 이 자리에서 죽인다"

오른손에 든 나타와 왼손에 든 텍트를 잡는다.

이 이상 대화를 하고있을 여유는 없다, 게다가 저쪽도 더 이상은 말할 생각은 없을 것이다.

"어이 어이, 차갑구만, 네놈들 '니혼진' 라든가 하는 같은 종족이잖아? 도와주자  라든가 생각하지 않는거냐?"

"네가 가장 잘 알고있잖아 '그런 상태'로 링을 분리해도, 이제 의식도 기억도 소멸되어서 원래대로는 돌아오지 않는걸 말이야."

애초에 자신의 몸 하나를 지키는 것으로 한계인 내가, 그들까지 구한다니 생각정도로 자신의 힘을 과신하고 있지 않다.

이 상황에서 '적'에 동정하고 있을 여유 따윈 없으니까.

그렇다면 더 이상 이 빌어먹을 놈에게 멋대로 사용 당하지 않도록, 단번에 죽여주는 것이 자비라는 것이다.

"칫, 정말 귀찮은 놈이구만, 어쩔 수 없지――봉인 해제다, 49번의 사지를 날려버리고 내 앞으로 데려와라."

""라져.""

그 말과 동시에 4명의 실험체가 두른 장비가 검은 입자처럼 분해되어 간다, 공중으로 무산되어 간다.

소멸한 갑옷은, 그대로 회색 로브로 바뀌어, 순식간에 모두 같은 모습이 된다.

""전투 준비――""

오른손을 내밀더니, 갑옷이 사라진 것과 반대로 검은 입자가 수렴하여 가고, 순식간에 검은색의 롱소드가 형성된다.

왼손을 내미니, 검과 같이 검은 입자가 텍트를 형성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들의 배후에는 손에 든 장검과 같은 것이 3개, 공중에 고정하는 것 없이 부유한다.

""――완료""

"나와 같은 흑마법, 인가."

마치 나의 지금까지의 행동을 모두 보고있던 것 같다, 이정도로 같은 스타일의 무장을 할 줄이야.

정말로 똑같은 기술을 사용한다면, 1대 4의 단순한 힘 겨루기가 된다.

아니, 저 싱글거리는 면상의 남자를 더한다면 적의 수는 5명.

"크로노! 릴리도 힘낼게!"

"그랬지――"

힘차게 겉옷 자락을 잡고 자기 주장을 하는 릴리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흘러나온다.

그래, 나에게는 마음 든든한 친구가 있는 것이다, 고독하게 싸우고 있었던 실험 시설에 있던 시절과 달리 말이야.

이제 와서 저 녀석들이 실험체를 데리고 나타났다고 해서 뭐 어쨌다는 거냐,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증오를 부딪힐 적합한 상대이지 않은가.

"――가자."

내 앞에 뻔뻔하게 얼굴드러낸 것을, 전력을 다해 후회시켜주지.

"오라아아아!"

발칸의 대검이, 외관뿐인 풀 플레이트 메일을 종잇장 처럼 날려버면서, 라이트 골렘을 단칼에 베어버린다.

"핫, 정말로 손맛이 없구만."

바로 방금 전까지 정말로 강철의 방어력을 자랑하던 엘리트로 구성된 중기사 부대와 사투를 벌였던 그에게 있어, 이 모습이 같을뿐인 가짜는 놀라울 만큼 맥이 빠지는 전력이다.

"어이, 너무 돌출하지 말라고 발칸, 이래뵈도 고블린 보단 쌔다고, 수도 있고."

그대로 단신으로 적의 한 가운데로 뛰어들어갈 것 같은 발칸을 같은 파티 멤버인 수인 전사가 막는다.

"미안 미안, 조금 전까지 그렇게 싸웠으니까 말이지, 무심코 말이야."

날카로운 늑대의 시선이 슬쩍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오래동안 봐왔던 <발칸 파워즈>의 기본적인 전투 배치로 멤버가 자리잡은 것을 알았다.

단지, 돌격 부대에 짜여져, 중기사 부대와의 격전의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또 한 명의 전사, 그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에서 진형을 짜는 것이 멤버에 슬픔을 불러일으킨다.

"근데, 이런 상태로는 평범하게 공동 소탕 퀘스트랑 다름없구만."

근처에 주의를 돌리니 자신들처럼 다른 모험가들도 본래대로 파티끼리 모여, 전위 후위로 신속히 배치 되어있다.

전사 중심의 파티는 돌격 부대의 마모율이 높은 탓에 절반 정도까지 수가 줄어 있는 것도 볼 수 있지만, 거기는 솔로 모험가와 다른 파티에서 인원을 서로 잘 보충하고있다.

퀘스트 중에, 그것도 적을 앞에 두고 원활하게 협력 체제를 잡기에는, 상대가 일방적으로 버리거나 속이는 것 등의 위험성도 있지만, 이곳에 있는 멤버는 알자스에서의 전투를 통해 적어도 이 긴급 퀘스트 중에서는 신뢰할 수 있을만큼 결속력이 높아져있다.

그러므로 서로가 자연스럽게 등을 맡기는 것에 불안을 느끼는 일 없이, 눈앞의 적에게 집중하여 신속한 대처를 가능하게했다.

"헛차, 빨리 이 인형들을 정리――어이쿠!"

반사적으로 자신에게 향해진 살기와 마력의 기색에 대검을 들어올려, 잠시 후에 날아올 공격을 가드한다.

"이 녀석은!?"

과연, 직감대로 날아온 적의 공격 마법은, 멋지게 <아검ᆞ악식>의 도신에 막혀, 마법을 구성하는 마력 채로 검에 흡수된다.

하지만 악식의 날을 일순간 두드린 경질된 공격의 감촉, 그리고 무엇보다 고속으로 나는 작은 총알의 검은 화선을 발칸은 분명히 보았다.

"크로노의 《마탄》이잖아!"

그 녀석, 설마 미쳐버려서 오발한건가, 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공격을 날렸을 적은 바로 눈앞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핫, 웃기지 말라고, 게다가 《마검》도 쓸 수 있는거냐!"

커다란 중기사의 모습을 본뜬 라이트 골렘의 어깨를 발판 삼아 공중으로 뛰어오른 적의 모습은, 로브의 색이 회색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신기하게도 크로노와 유사한 모습과 장비였다.

오른손에 검은 롱소드를 가지고, 왼손에는 회색의 텍트, 그리고 그 배후에는 손에 든 검과 같은 검은색의 날이 2개, 부유하도록 술자 뒤에 붙어있다.

위쪽에서 똑바로 발칸을 향해 덤벼드는 회색의 크로노 '같은 놈'은 자신의 칼날과 상대의 칼날이 만나는 타이밍을 예측하여 2개의 흑화 검을 쏘기낸다.

"칫, 귀찮은  공격이나 해대고――"

오른손 하나로 칼날을 휘두르는 상대를, 던진 공을 방망이로 날려보내는 듯한 기세로 대검이 풀스윙한다.

리치가 긴 악식의 칼날이 먼저 상대방에 도달하여, 그대로 검이 교차하지만, 잠시 후 파워로 이기는 발칸이 튕겨보낸다.

그 직후에 날아오는 2개의 검은 검은 <고랑ᆞ볼프강>의 가호로 전신에 두른 바람을 이용하여, 그대로 몸놀림으로 화려하게 칼날을 흘린다.

인랑의 거체를 찔러내지 못한 검은, 한쪽은 즉시 술자의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 하늘을 날아다니지만, 다른 한쪽은 다른 쪽을 공격하기 위해 내려쳐진 대검의 일격을 맞고, 그 검은 도신을 산산조각으로 박살나 사용 불능 상태에 몰렸다.

"물러선건가."

눈앞에는 이미 회색 로브의 술자의 모습은 없다, 최초의 일격으로 튕겨진 채로 후방으로 날아가, 다시 인형의 무리 속으로 암살자처럼 모습을 숨겼다.

일단 거리를 벌였지만 발칸은 방심하지 않고 대검을 잡고, 시선만 좌우를 확인하여 주변 상황을 파악한다.

(어이 어이 진짜냐고, 이 크로노 '같은 놈' 상당한 수가 숨어있다고.)

잘보니, 자신과 유사한 방법으로 공격을 받은 모험가의 모습이 싫어도 눈에 들어왔다.

자신은 그 실력으로 1합을 치고받았지만, 다른 사람은 그래게 잘 되지는 않았다.

단신으로 3개의 날을 동시에 조종하는 그 공격 방법에 익숙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랭크 3인 자라도 약간이지만 상처를 입을 불쾌한 공격이다.

"어이 조심하라고, 크로노랑 같은 술을 쓰는 녀석이 섞여있다!"

""라져!""

"참나, 왠지 모르겠지만 이 귀찮은 녀석들은 크로노의 관계자인건가......"

그렇게 푸념을 토해내면서 대검을 치켜드는 발칸에는, 검은 철조망 너머로 그 크로노가 이제 두번 다시 만날 리 없다고 생각한 '관계자'와 대치하고 있는 일 같은건, 알 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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