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7화 돌격 부대 VS 중기사 부대 (3)
알자스의 정문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강과 그 물가에서는, 지금 이 곳에서 가장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크아아아아!"
두껍고 긴 도신을 가진 그레이트 소드를 가볍게 들고, 그대로 베어가르는 오크 전사.
"큭, 《가드》!"
그에 대해 중기사는 그 공격을 방패로 막고, 그대로 튕겨내듯이 밀어낸다.
괴력을 자랑하는 오크라고해도, 단련된 중기사의 무투기를 동반한 전력으로 튕겨나가면, 자기도 모르게 발을 헛디디며 뒷걸음질 쳐버린다.
"《차징》!"
자세를 무너뜨린 오크를 향해 할버드로 찌르기 위력을 상승시키는 무투기 《차징》을 발동시켜 추격을 가한다.
하지만 적도 보통내기가 아니다, 무너진 자세이면서도 빠르게 그레이트 소드를 한쪽 팔로 들어올려, 육박해오는 창날을 막아낸다.
공격을 막은 오크는 그대로 몇 걸음 물러나, 다시 태세를 고친다.
"하아......하아......마족놈들, 설마 이 정도일 줄은......"
제 3 중기사 부대를 이끄는 대장은 숨을 헐떡이면서 무심코 그렇게 중얼거렸다.
정문에서 단 20명 정도의 마족이 기세좋게 튀어나온 것을 봤을 때에는 찬스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알자스를 지키는 마족 중에서도 엄선된 전사들, 이를 와해시키면 공격이 단번에 기세가 붙을테고, 무엇보다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들에게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맞대보니 이 모양.
무시 무시한 마족의 공격 능력에 횡렬의 진형은 이미 흐트러져 진흙탕 싸움이 되어버렸다.
중기사 부대만으로도 상대의 수를 웃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벽의 방어력을 가진 중기사가 한 명, 또 한 명 쓰러져 간다.
예상 이상의 마족의 강함에, 이쪽은 사기가 떨어질지도 모르는 상황, 그에 반해 마족은 반대로 기세를 타고, 무시 무시한 포효를 내며 과감하게 공격해 온다.
그런 마족이라도, 중기사가 휘두르는 할버드의 먹이가 되어, 당초보다 2/3정도까지 그 수를 줄이고있다.
그 살아남은 스물도 안되는 마족들도 부상을 입지 않은 자는 이미 없다, 자신이 흘리는 피와 상대를 베어 뒤집어쓴 피가 어울러져, 전신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는 자들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의가 식을 줄 모르고 계속 싸우는 마족들의 모습은,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경력을 가진 중기사 대원이라도 어쩐지 무서워지는 것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정말 이 기세대로 밀리는 것이 아닐까 하고.
"있을 수 없다, 우리들이 질 리가 없어――《브레이크》!"
다시 베려고 덤벼드는 오크의 공격을 훌륭하게 받아넘기고, 카운터로 할버드의 도끼 부분으로 베어낸다.
참격력 상승 효과를 가지고 있는 무투기 《브레이크》는 이번에야말로 오크의 몸통을 포착하고 몸에 두른 두꺼운 가죽 갑옷 채로 그 강철 같은 근육을 찢고 치명상을 주었다.
"크아, 그흐으으......"
세로 일자에 잘린 몸통에서 선혈을 분출하고, 입에서 피 거품을 토하면서 마침내 오크의 거체가 바닥으로 쓰러진다.
쓰러뜨린 마족은 이걸로 두 명째.
중기사 부대의 대장인 그라도 아직 겨우 2명.
시야 끝에서 2 미터가 넘는 거한의 웨어울프의 대검에 베여, 갑옷 채로 쓰러지는 부하의 모습이 보였다.
"젠장, 이대로는――"
"전투 중에 한눈팔지 말라고, 깡통 기사."
무시 무시한 살기와 함께 들리는 그 목소리, 순간적으로 반응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실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 《가드》!"
"《쿠로나기》!"
번쩍이는 검은 검격, 무투기로 방어해도 그 위력 전부를 죽이지 못하고, 무심코 한발 물러선다.
하지만 자세는 무너뜨리지 않고 여기서 틈을 보이면 다음 한 수로 확실히 죽는다, 지금 자신을 공격한 '악마'는 그런 녀석일 것이라고 이미 그는 이해하고 있었다.
"하아아아앗!"
반사적으로 할버드를 휘두른다――반응은 있다.
추격으로 날아온 두 개의 검은 롱소드를 어떻게든 튕겨내는 데 성공한다.
다시 방패를 들어올려 다시 올 추가공격에 대비하지만, 거기서 상대도 일단 물러났다.
"'악마'인가......이 남자는 너무 위험하다, 여기서 숨통을 끊어 놓아야한다."
헬름 너머로 보이는 '악마'라고 불리는 새까만 남자를 똑똑히 쳐다본다.
이루즈 마을의 점령을 향한 키르반 부대를 격퇴하고, 저번 전투에서 보병 돌격을 흑마법으로 막고, 강변에 수많은 시체를 구축한 이 남자의 활약은 제대로 십자군에게 '악마'라고 불리기에 적합하다.
이렇게 얼굴을 맞대고 대치하니 더욱 그것을 실감할 수 있다.
흑발 흑안의 무섭고 날카로운 눈빛을 한 남자, 그 칠흑의 로브도 지금은 자신과 적의 피로 젖어 버렸다.
하지만 그 전의는 다른 마족과 마찬가지, 아니, 그가 가장 전의가 넘치고 있으며, 그에 이끌리듯이 마족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깨달았다.
이쪽을 노려보는 어두운 밤같은 까만 두 눈동자는 분명하게 증오심이 담겨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간다!"
솟구치는 공포를 강철의 이성으로 떨쳐내면서, 반드시 죽인다는 마음을 가지고 발을 내딛는다.
이 악마의 공격은 어느 것도 무섭지만, 이 갑옷과 방패가 있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지금까지 싸워온 모습으로 이미 밝혀졌다.
아까 맞은 검은 참격의 무투기를 발하며, 거대한 날의 불길한 나타조차도 이 커다란 타워 실드를 양단하지는 못하고 표면이 긁힐 뿐이었다.
(이쪽에서 접근해서 녀석의 공격을 먼저 《가드》로 튕겨내고, 자세를 무너뜨렸을 때 《차징》이나 《브레이크》로 끝낸다!)
창과 방패를 장비한 중기사의 기본 전법을 충실히 지키며 공격을 한다.
확실하게 적의 공격을 막을 방어력이 있으며, 또한 단번에 적을 죽일 수 있는 공격력이 있기 때문에 쓸대없는 잔꾀는 필요 없다.
기본이지만 빈틈이 없는, 일종의 완성된 전법.
"우오오오오!"
"《마탄:바렛 아트》"
'악마'가 보병을 처참히 죽인 공포의 검은 총알이, 대비하고 있던 방패에 꽂힌다.
"이 정도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상당한 반동이 팔에 내달린다, 하지만 이 돌격을 막을 정도는 아니다.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단번에 돌격한다.
" ――《쿠로나기》"
"《가드》!"
아까와 같은 기술로 응수, 하지만 무투기를 발하는 양자의 자세는 역전.
구르는 바위가 돌진해오는 듯한 기세로 가는 딱딱한 타워 실드에, 무투기 《쿠로나기》만으로는 그 돌격력 채로 양단하지 못하고,
"큭――"
악마의 자세가 무너진다.
분명한 틈, 이를 놓칠 정도로 무른 솜씨로는 애초에 중기사 부대의 대장 같은건 될 수 없다.
"끝이다!"
치켜든 할버드, 사용한 것은 바위도 가르는 무투기 《브레이크》.
"――말했지, 한눈 팔지 말라고"
그렇게 말하고 웃는 악마를 향해, 그대로 이 할버드를 휘두른는 것만으로 끝난다.
하지만 팔이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몸에서 단숨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그는 느꼈다.
"어둠을 걷고, 밤에 떠도는, 한 자루의 하얀 칼날――<영도(影渡) 한조마>"
귀에 닿는 것은 누군가의 목소리.
누군가가, 자신의 어깨에 타고있다, 그리고 그 자가 자신의 목에 칼을 꽂고있다.
무엇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것은 그뿐, 눈앞에 서있는 '악마'에게는 확실히 보였다.
가호의 힘에 의해 극한까지 기척을 죽이고 접근한 한 여자가 중기사의 어깨에 타, 갑옷의 틈새인 목 부분이 크게 휘두른 단검에 깊게 꽂혀있는 모습을.
"카핫――"
하지만 그의 눈에 비치는 것은, 자신의 목에서 치사량을 넘어 튀기는 선혈과, 그 너머로 웃는 악마의 얼굴뿐.
자신을 죽인 누군가의 모습은, 숨이 끊어지는 최후의 순간까지 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