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120화 (121/382)

제 120화 재공격

초화의 달 6일.

깨어났을 때는 이미 한밤중, 포격은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어 해가 질 무렵에는 멈추므로, 이 시간대는 화염구가 쏟아지는 일은 없다.

길드 옥상에서 현대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밤하늘의 별빛을 바라보며, 나는 새벽을 기다린다.

어제는 아무 일도 없었기 때문에, 저쪽이 덤벼온다면 오늘일까, 그렇게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출과 함께 나타난 십자군의 대군을 봐도 드디어 왔나, 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전원 전투 배치로 들어가, 적은 오늘은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진심으로 여기를 힘락시키려 할거야"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 옥상 위에서 달리는 모험가의 어수선한 기색을 느끼며, 아침 햇살에 비쳐져 보이기 시작하는 십자군의 하얀 대열을 바라보았다.

날카로운 장창을 세우는 보병, 빛나는 마석이 끼워진 스태프를 드는 마술사, 백은의 갑옷으로 몸을 감싼 중기사, 아침 해를 배경으로 유유히 비행하는 천마 기사, 이들은 전원 그 상징인 휘날리는 십자 깃발을 땅에 꽂으며, 똑바로 이곳으로 다가온다.

아마도, 오늘은 여태까지 없을 정도의 피가 흐른다, 하나라도 잘못하면 전멸될지도 모른다.

그만큼의 압력을 저편에서 다가오는 하얀 군단에서 느낀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는다, 물러설 수 없다.

그렇다, 나는 한사람이라도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한사람이라도 많은 악마를 죽이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거니까.

"――가자"

알자스 마을로 이어지는 서북 가도를, 4일 전과 같이 의기양양하게 놀즈는 걸어간다.

"어이, 상류의 모습은 어떻지?"

"핫! 적 마술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어떠한 공작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방금 전 돌아온 척후 부대의 보고를 놀즈는 만족스럽게 들었다.

최초의 공격에서는, 다리를 무너뜨려 수공이라는 함정에 감쪽같이 걸린 것이다, 또한 상류에서 홍수가 밀어닥쳐 견딜 수 없었다.

다만, 많은 군사를 한꺼번에 매장시킬 수 있는 수공은 당연히 그 날부터 경계를 하고있으며, 지금의 보고도 충분히 주의를 살폈다, 라는 정도의 의미 밖에 없다.

오늘은 맑은 하늘, 갑작스런 호우로 강이 범람할 걱정은 필요없을 정도로 활짝 개어있다.

그런 상쾌한 푸른 하늘 향해서, 아직 밤이 떠나가지 않은 것처럼 검게 서있는 검은 관(블랙 박스)은, 철저 항전하는 마족의 의사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급 공격 마법 정도의 위력이라고는 해도, 4일간의 포격에 거의 무사히 견뎌내며 높은 방어력을 발휘한 것을, 여기에서 모르는 자는 없다.

하지만, 놀즈를 비롯해, 십자군 병사들은 누구라도 생각한다, 저 불길한 검은 관(블랙 박스)은 확실히 오늘을 기점으로 이 땅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적에게 책략같은건 없다, 도하할 준비도 갖추어졌다"

눈앞에 펼쳐져 있는 로누 강의 강변에는, 중기사 부대와 마술사 부대가 전개되어있다.

마지막 전투에서 건너편에 전개한 마술사가 적의 정밀한 원거리 공격에 의해 머리를 뚫려 즉사당하는 피해가 많았다.

지금은 그것을 경계하여, 제대로 방어 마법으로 안전 지대를 확보하면서, 빠르게 로누 강으로 부대를 진행시켰다.

"이걸로 우리들의 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리가 무너져버린 이상, 어느 쪽이든 도하시킬 수 없었던 부대이지만, 지금은 뗏목이 강물에 떠있으며, 그들을 확실히 건너편까지 보낼 수 있다.

뗏목은 급조되어 볼품없는 것이지만, 적어도 이 로누 강을 횡단하는 것 정도는 문제없이 해낼 수 있는 최소한의 성능을 가지고있다.

"오늘이야말로, 저 사악한 마족들에게 뼈저리게 해주지!"

울려 퍼지는 공격의 호령.

이곳에 다시, 십자군과 모험가 동맹의 사투가 막을 열었다.

눈앞에 펼쳐진 십자군은, 생각한대로 도하할 준비를 하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것 같다.

"알고는 있었지만, 엄청나구만......"

그래, 이렇게 될 것은 예상하고 있었어.

하지만, 강에 떠있는 뗏목은 강 건너편까지 채울 작정이 아닐까하고 생각될 정도의 수.

그리고 그것에 탄 것은, 첫날에 본 중기사 부대와, 오늘까지 마구 포격해준 마술사 부대이다.

어느 쪽도 다리가 없는 상태에서 도하하기엔 무리인 부대, 그러나 뗏목이라는 수단이 완성된다면 이곳으로 건너올 수 있다.

희망적 관측으로 말하자면, 처음에 다리 폭파 트랩으로 전멸시킨 것이 상대가 보유한 모든 중기사 부대였으면 했지만, 당연히 기대는 빗나갔다.

본 바로는, 저 규모의 중기사 부대가 아직 2 ~ 3개 정도는 있을 것 같다.

"어떻게 할거야? 저걸 상대로는 활이나 하급 마법 정도로는 막지 못할거야"

이리나의 말대로, 저 갑옷은 보이는 것 이상으로 방어력이 있을 것이고, 마술사 부대와 함께 온다면, 광범위한 방어 마법을 겹겹이 전개한다면 상당히 접근하지않으면 공격이 먹히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마술사 부대가 반대편 뭍에서보다 이쪽으로 근접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의 절반 정도까지만 방어 마법으로 돌격하는 보병을 보호할 수 있었지만, 뗏목을 타고 온다면, 이 방벽까지 마법의 효과 범위가 미친다.

과연 몇 겹이나 실드로 굳혀진 채 전진한다면, 십자 포화로 얼마나 막을 수 있는진 모르겠다.

반대로 말하면, 중기사 부대와 마술사 부대만 어떻게 할 수 있으면 어떻게든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기병은 뗏목 정도로는 부대 전부를 수송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천마 기사 부대는 릴리가 혼자 막아준다, 30분이라는 시간 제한이 있지만.

"일단, 저쪽이 중기사와 마술사를 앞세워 오는 것 같으니까――"

나는 길드의 옥상 위에서 슬쩍 본다.

이 방벽 앞에서 부터는 그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그곳에 그녀는 확실히 있다.

"――제일 먼저 쓰러뜨릴 수 있을만큼 쓰러뜨려 볼까"

오늘도 길드의 한 방에서 힘내고 있는 릴리덕분에 쓸 수 있는 텔레파시 통신 네트워크를 통하여, 나는 오늘 최초의 공격 명령을 내렸다.

"피오나"

"네, 뭔가요 크로노 씨?"

"가장 쌘걸로 부탁해"

한 박자 두고나서 대답이 되돌아온다.

"알겠습니다.

여러분, 화상입지 않도록 조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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