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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마왕-116화 (117/382)

제 116화 포격 (2)

"일단 길드로 대피해! 서둘러!"

방벽 앞으로 길드에서 뛰어내린 나는 소리를 질러 피난 명령을 내린다.

이곳에 있는 것은 단순한 마을 사람이 아니라 모험가, 이 쏟아지는 화염구 공격 가운데서도 모두 침착하게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어이, 뭐냐 이 불바다는..한 방 먹었구만"

발칸이 대검을 우산처럼 머리 위로 내걸면서 몹시 귀찮다는 듯한 표정으로 다가온다.

몇 발 째인지 모를 불 덩어리가 발칸 근처에 낙하하지만, 솟아오르는 화염은 순식간에 대검으로 빨려들어가 사라진다.

<악식>능력 엄청나구만, 저런걸 가지고 있으면 발칸의 여유도 납득이다.

"멀리서 찔끔 찔끔 쏘고말이야, 파앗하고 쫒아내고 올까?"

"아니, 가능하면 돌격은 피하고 싶어"

"그럼 어쩔거야? 이대로 가만히 당하고 있을거냐?"

불 덩어리 공격은 서서히 기세를 더해온다.

한발 한발는 착탄 지점의 반경 몇 미터 정도에 불꽃을 뿌리는 효과가 있지만, 폭발력은 대단하지 않다.

과연, 이 원거리 공격 마법은 이걸로 최대 위력인 것일까, 아니면 위력을 억누르고 쏘고있는 것인가.

만약 TNT 화약 10킬로톤 급의 폭발력을 가진 공격 마법으로 융단 폭격을 맞으면, 이곳은 조금도 버티지 못한다.

아니, 저쪽은 어제의 일전에서 후퇴한 이상 이쪽의 방어선을 외견대로의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터, 그렇다면 두 번째의 공격이 되는 이번에는 전력을 제한할 이유는 없다.

"이대로 내버려둘 수 밖에 없겠어, 이건 우리들이 뛰쳐나오는 걸 유도하고 있는거야"

"하아?"

"발칸은 바로 나한테 돌격할까 라고 했지, 그렇다는 건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다"

"그야 그렇겠지, 이런 공격으로 얕보고 있는데도 가만히 있는 놈은 단순한 겁쟁이잖아"

"그래, 놈들은 우리들이 나올거라고 보고 병사를 데리고 온거야, 저건 이 포격을 하는 마술사 부대의 호위가 아니야.

분명 강 건너편에는 어제의 보복으로 우리들이 오는걸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을게 분명해"

이쪽이 강을 건너 돌격을 감행한다면 이번에는 우리들이 도하 도중에 노려질 것이다, 게다가 상대는 사수의 수도 마술사의 수도 대량으로 있다, 기관총같은게 없어도 100명 정도는 쉽게 요격할 수 있다.

"......그럼 뭐냐, 얌전히 길드에 틀어박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거냐"

"그래, 정찰 정도는 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렇게 되겠네"

발사 지점으로 봤을 때, 상당히 강에 가까운 장소에 숨어서 공격하고 있다, 잘만하면 기습으로 마술사 부대를 정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소 위험하긴 하지만.

"괜찮은거냐 적이 어제처럼 돌진해올지도 모른다고"

"봐, 화염구는 강변 쪽으로도 상당수가 떨어지고 있어, 정확한 목표가 없는거야.

놈들이 돌격해온다면 이 포격이 그친 후 겠지"

그렇지 않으면, 상당수의 보병이 아군의 공격으로 날아가게될 것이다, 역시 그런 사태는 십자군도 피할 것이다.

"보병이 돌진해오는 정도라면, 나랑 못 씨가 나오면 바로 막을 수 있어"

"칫, 어쩔 수 없구만"

마지못해 말했다는 듯한 표정의 발칸과 함께, 나도 길드로 대피하기로 했다.

길드에 돌아온 나를 릴리가 반겨준다.

"크로노! 괜찮아!?"

"응, 일어났구나 릴리, 난 괜찮아"

화염구 공격의 소리에 깨어난 것일까, 적어도 내가 일어난 한밤중에는 푹 자고 있었다, 어째선지 같은 침대에서.

어쨌든 이 모습을 보니 피로가 충분히 회복된 것같아서 다행이다, 릴리는 천마 기사가 오지 않아도 텔레파시 통신이나 치유 마법 등,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든지 있다.

"피오나는 어디있어?"

우선 지금 당장 용무가 있는 것은 릴리가 아니라 피오나이다.

"저기서 밥 먹고있어"

릴리의 작은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에는, 바로 조금 전 옥상에서 내가 먹고 있던 것과 같은 빵이 산처럼 담긴 접시에 덤벼드는 마녀의 모습이 있었다.

적의 포격에 눈치채지 못한 것은 아닐 텐데, 태평하게 식사할줄은..정말 마이 페이스구나 이 사람은.

"피오나"

"어라 크로노 씨, 좋은 아침입니다"

금색의 눈동자를 흘끔 이쪽으로 향하지만, 그 입은 냠하고 빵을 덥석물고 뺨을 가득 채우고 있다,

햄스터냐.

"오우 좋은 아침.

우아하게 아침 밥을 먹고 있다 라는건, 놈들의 공격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도 좋은거야?"

"음, 그렇네요――꿀꺽 꿀꺽"

대답하기 전에, 컵이라기 보다는 잔이라고 해야할 큰 잔에 콸 콸 쏟아지는 우유를 마시는 피오나.

이 타이밍에 "피오나는 레즈인거야?" 라고 묻는다면 나처럼 화려하게 분출하는 걸까.

왠지 뒤가 무섭기 때문에 말하진 않겠지만.

"푸핫――저것의 위력은 《화시:이그니스 사기타》와 비슷한 정도, 캐터펄트 술식을 짜넣은 단순하고 간단한 포격입니다.

크로노 씨가 제 쪽으로 온 시점에서, 걱정은 필요없겠죠"

"돌격은 하지않은게 정답이었다는 건가"

"네, 이쪽이 단순 사고인 '마족'이라고 생각하고, 조금 들쑤셔서 나오게 하려는 작전이겠죠.

거기서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길드에 불이 붙어 태워버리면 이득, 이라고나 할까요?"

"과연, 내 예측은 거의 맞았다는 건가"

길드에 있는 한 소음을 동반한 괴롭힘 정도의 효과밖에 없는 포격이지만, 섣불리 밖으로 나오면 화상으로는 끝나지 않을 데미지를 입을 위험성이 있다, 멈출 수 있다면 멈추고 싶은 것이다.

"뭔가 해결책은 있어?"

"이쪽도 같이 쏘면 괜찮지 않나요?"

"그게 가능한 마술사가 우리쪽에 몇 명이나 있겠어......"

"그렇네요, 아무리 간단한 마법이라도, 복수의 마술사가 발동시키는 복합 마법이니까요, 이쪽이 제대로된 포격을 할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복합 마법을 사용하다는 것은, 팀으로서 훈련을 쌓은 자만 가능할 터.

우리쪽의 마술사 클래스인 모험가도 개개인의 기량은 나름하지만, 그 기본은 개인 플레이, 단지 모인 것만으로 강한 팀이 짜이는 것은 아니다, 하물며 복합 마법같은건 하루 아침에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대포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말이지"

그것은 너무 바란 것인가, 아무리 천재 연금술사인 시몬이라도 지금 당장 대포를 만드는 것은 무리인 것이다, 애초에 재료도 시설도 없다.

"릴리 씨만 돌격시켜 하늘에서 덮친는 건?"

"그 30분 후에 천마 기사 부대가 온다면, 아마도 여긴 함락될거야"

"그렇죠"

혼자서 천마 기사 부대를 상대할 수 있는 위협적인 전투 능력을 자랑하는 소녀 릴리이지만, 그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30분이라는 시간 제한이 있다, 함부로 전선에 내보낼 수는 없다.

라기 보다는, 천마 기사에 대한 유효한 항공 전력이 릴리 이외에 없기 때문에, 천마 기사 부대가 나타날 때까지 출격시킬 수 없다.

"랄까 릴리를 편리한 말 취급 하지마"

"크로노 씨가 부탁한다면 기꺼이 돌격할 것 같지만요"

"조금 리얼하게 상상되니까 그런 말은 하지 말아줘"

내 머리 속에 카미카제 라고 쓰여진 머리띠를 하고 출격하는 유녀 릴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너무나 솔직한 릴리, 부탁한다면 정말로 의심없이 무슨 일이든 해버릴 것같아서 무섭다.

"일단 적이 돌격해오지 않는지 감시하고, 방벽이나 시설물이 파손될 때의 보수, 남은건 적 마술사 부대가 숨어있는 장소가 명확해지면, 기습을 걸어보는 것도 방법인가"

기동력이 높은 멤버만으로 간다면, 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러저러 해도 숲속에 숨어있는 것은 어제의 전투에서 건너편 뭍에 전개한 마술사들이 시몬의 저격으로 정수리가 뚫렸기 때문에 경계하고 있겠지.

"기습은 위험성이 너무 높지 않은가요?"

"나도 별로 하고싶지는 않지만, 모험가들한테 불만이 쌓이면 결행한다 해도 막을 수 없음 일까나,라고 생각해서"

"과연, 방 안에서 가만히 있는 것이 서투른 것 같은 사람들뿐이니까요"

"뭐, 내일이나 모레가 되면 적도 다시 돌격해올테니, 그런 걱정은 별로 없지만 말이지"

"왜 오늘은 돌격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어제 그만큼이나 강에서 가로막혔어, 다음에 올 때는 다리나 선박, 최악에는 뗏목 정도는 준비해오겠지"

"......과연, 확실히 그 가능성은 충분히 있네요"

"그저 보병만 오는 거라면, 어제처럼 요격하면 될뿐인 이야기지.

단지, 도하할 수단을 준비했다면 다음 전투는 힘들어 질거야, 마술사나 중기사가 건너오게 될테니까"

첫번째는 적이 기세로 돌격해줬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격퇴할 수 있었다.

다음이야말로, 적도 방심하지 않고 공격해오는 진짜 전투가 될 것이다.

"결국,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있네요"

"그렇네, 적이 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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