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9화 검은 신들의 가호
깊은 숲으로 모습을 감춘 릴리는 추격을 선택하지 않은 천마 기사 부대를 비웃었다.
"우후후, 당신들이 나를 죽일지도 모를 찬스였는데 말이지"
무엇보다, 그녀들이 추격을 선택하더라도 쉽게 죽어줄 생각은 없다.
그것은 어디 까지나 확률의 이야기, 저 천마 기사 부대가 릴리를 공중전에서 쓰러뜨릴 가능성은 제로, 지금을 노리면 약간의 승기가 있었다, 라는 단순히 것.
"마법의 효과가 끊어졌다, 라는 예측은 정답, 하지만 그 대처가 잘못됬어"
지금은 완전히 릴리에 주의를 돌리고, 눈 아래에 펼쳐진 알자스 마을 방어선을 향하는 데에 집중하는 천마 기사 부대.
유일한 적의 공중 전력이라고 생각되는 릴리가 눈앞에서 도망쳤다고 생각했다면, 그 행동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멍청하네, 다시 내가 전선에 복귀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걸까, 그게 아니면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은걸까"
릴리의 말대로라면, 그녀들은 이미 릴리는 마법의 효과가 끊겨 싸울 수 없다, 라고 믿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반쯤 옳았다는 것을,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 릴리의 강력한 텔레파시 능력에 의해 입증되고있다.
소녀 릴리에게 있어 특별히 《정신 방벽:마인드 프로텍트》를 걸지 않은 상대는, 전투 중이라도 그 표층 의식을 읽는 것은 일도 아니다.
릴리는 그녀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예측을 세워 지금의 행동에 옮겼는지를 모두 정확하게 이해하고있다.
"마법이나 가호의 어느쪽이 끊겼다, 라고 생각한 것 같지만, 어째서 마법도 축복도 전부 사용할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은걸까"
릴리가 화려한 눈속임을 써서 일부러 숲 속으로 도망친 것은, <퀸 베릴>의 마력을 끌어내어 원래 모습가는 마법의 효과가 30분이라는 제한 시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퀸 베릴>은 애초에 요정족을 위해서 만들어진 아티펙트가 아니기 때문에, 상성은 보통, 보통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30분이라는 제한이 붙는다, 그것을 넘으면 릴리의 몸에 부담이 간다.
"후후, 요정 여왕의 가호, 보여 줄게――"
하지만 '요정 여왕의 가호'는 별개, 그것은 요정에 의한 요정을 위한 힘, 이것을 받아들이고 몸에 부담이 걸릴 리가 없다, 왜냐하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뿐이니까.
"منح جميع الطلاب تتخذ قوة الحياة الطبيعية من روح امتصاص الدم ――《생명흡수:라이프 드레인》"
릴리는 영창과 동시에 미리 준비해놓은 스크롤을 빛의 공간 마법에서 꺼내어, 단번에 펼쳐 그대로 공중에 던졌다.
랭크 4에 해당하는 몬스터의 가죽으로 만든 양피지가 아닌 용피지만을 사용한 마을에서 가장 비싼 백지의 스크롤, 거기에 릴리가 새긴 마법진은 《생명 흡수:라이프 드레인》.
마력을 흐르며 발동한 스크롤은, 공중에서 하얀 빛의 입자가 되어 소멸하고, 다음 순간에는 릴리를 중심으로 빛나는 마법진을 그려간다.
그리고 동식물 관계없이 주위의 살아있는 모든 것들로부터 강제적으로 생명력을 흡수하는 마법의 효과가 발휘된다.
"자, 그 생명, 전부 나에게 줘"
생명력 흡수는 마법진의 중심에서 릴리를 향해, 거대한 소용돌이에 빨려들어 가듯 숲에 사는 생물들을 덮친다.
푸르른 초목은 시들고, 대지에 꿈틀거리는 벌레는 그 움직임을 멈추고, 하늘을 나는 새를 떨어진다.
또한 부근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초식 동물은, 자신의 몸에서 급속히 힘이 없어지는 것을 깨닫고 도망치려고 했을 때에는 이미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을만큼 생명력을 빼앗겨, 몇 초 후에는 생명을 유지할 몫까지 송두리째 짜내어진다.
그것은 평소에는 사냥측인 육식 동물도 마찬가지, 수컷의 개체는 이 이변을 경계할 새도 없이 쓰러지고, 암컷은 둥지에서 새끼 또는 알을 지키도록 안은 채 힘이 다한다.
물론 남겨진 새끼도 저항할 수 없다, 갓 태어난 생명의 불은 조금의 열조차 남기지 않고 빼앗긴다, 또 아직 태어나지 않는 알 속에 깃든 작은 생명까지도 양식이 된다.
무차별적으로, 무자비하게, 그저 주위에 있는 생명을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하는 《생명 흡수:라이프 드레인》이란 그러한 마법.
"음, 뭐 이정도만 있으면 20분은 버틸려나"
하지만 릴리에게 있어 이 마법은 필요한 준비의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가호를 얻기위해 필요한 대가이며, 공물이며, 산제물인 것이다.
"순정 가련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여왕 폐하――"
마력의 근원은 이 세계 그 자체, 하지만 가호의 근원은 신이며, 그렇다면 그것을 끌어내는 것은 이 세계에는 없는 신이 있는 다른 세계.
그 신이 앉은 세계ᆞ차원과 연결되는 것은 영혼.
모인 반경 100미터 이상에 이르는 범위에 있는 모든 생명력이라는 이름의 마력은, 릴리의 영혼을 '문'으로써, 지금 바로 신에게로 바쳤다.
그리고 릴리의 몸에 가호의 힘이 가득 차는 동시에, 외친다.
감사와 경의를 담아, 가호를 준 신의 이름을 크게 외친다.
"<요정 여왕 이리스>"
가호에 의해 본래의 모습을 다시 유지할 힘을 얻은 릴리는, 새하얗게 시든 죽음의 숲을 뒤로하고, 다시 하늘로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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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크로노는 가호라는 것을 볼 수 없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크로노 자신의 힘 자체가 '검은 신들의 가호'이며, 또한 사리엘의 운동 능력도 모두'하얀 신의 가호'이다.
그러나 이 두사람은 어디까지나 특수, 인체 실험으로 힘을 얻은 크로노와 어느날 갑자기 가호를 받는 사도는 여기 이세계에서는 제대로된 가호를 받는 방법이 아닌 예외 중의 예외.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인물이 제대로된 가호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가, 가장 보편적인 해답은 '강한 자'이다.
판도라 대륙에서는 전투에 관한 분야 이외에도 많은 가호가 존재한다, 하지만 누구라도 알 수 있거나, 또한 그 힘을 과시할 수 있는 것은 싸움의 힘, 하물며 약육 강식의 이치가 강한 마족의 세계에서, 그것은 더욱 현저하다고 할 수 있다.
일정 이상의 힘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어떠한 신으로부터 가호를 얻는 것이다.
그 효과는 특수한 마법의 행사, 신체 능력 상승, 마력의 보급, 속성 추가, 형태 변화 등등 실로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리고 그 모두가 가호를 받은 자에게 큰 힘을 주는 것 틀림없다.
반대로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약한 사람은 가호를 받을 수 없다, 어느 정도의 힘이 있어야 가호를 받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기준은 모험가의 계급 분류로 말하면 3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다 자세히 말하자면 3의 후반, 랭크 4에 가까운 정도의 역량이다.
판도라 대륙에서 크로노는 오로지 안전한 랭크 1의 퀘스트만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가호를 가진만큼 강한 모험가와 함께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크로노가 이끄는 돌격 부대는 모두 랭크 3 이상의 맹자뿐.
랭크 4의 늑대 인간을 필두로, 오크, 리자드맨, 골렘 등 파워에 치중한 종족과 달인의 경지에 이른 무예를 익힌 인간이나 엘프 등, 각각 타입은 다르지만 전원 무언가의 가호를 가진 전사이다.
그리고 크로노는 처음 가호의 힘을 눈으로 보게된다, 이 압도적인 병력 차이가 있는 알자스 방어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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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아아아아 ! !"
발칸이 손에 대검 <아검ᆞ악식>이 휘둘러질 때마다 십자군 병사의 몸이 공중에 흩날린다.
그의 검을 받은 병사는 사지 중 하나는 잘린다, 오체 만족으로 날려진 자는 상당히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저 어차피 죽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을 경우의 얘기지만.
"덤벼라 인간들, 이쪽은 드디어 마음내키는대로 싸우는거라고"
피에 젖은 송곳니의 날을 어깨에 올리고, 늘어선 병사들에게 겁없는 미소를 보이는 발칸의 모습은, 제대로 공화국 사람들이 상상하는 무서운 마족의 모습 그 자체.
하지만 병사들은 물러서지 않는다, 물러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이런 자야 말로 죽여서, 멸하여, 지상에서 쓸어버리는 것이 그들의 교리이다.
"기죽지 마라, 일제히 덤벼라!"
부대장의 목소리 아래에서, 병나들은 창금을 형성하여 가로막는 발칸과 마주한다.
"헤헤, 쫄진 않은것 같네, 좋다고, 이쪽에서도 한번 더 진심을 내주지――"
발칸이 내뿜는 압도적인 살기와 투기에 굴하지 않고, 소리를 지르면서도 몇명의 병사가 창 끝을 향해 맹렬히 덤벼든다.
정렬된 창금 형태, 아무리 대검이라고 해도 리치는 창 쪽이 길다, 도망갈 곳 없이 다가오는 창날의 벽의 앞에서, 발칸은 읆는다, 자신이 믿는 신의 이름을.
"바람을 감싸는 고고한 송곳니――<고랑 볼프강>"
영혼에서 나오는 가호의 힘은 곧바로 발칸의 전신에 퍼진다, 그것은 바로 눈앞에 창끝이 다가오고 있어도 여유를 느낄 정도의 압도적인 힘.
"《질풍 일섬:에어 슬래시》! !"
수평으로 휘두른 대거의 날에는 소용돌이 치는 바람이 맴돈다.
발칸은 <아검ᆞ악식>을 완벽하게 제어할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칼날이 마력의 바람을 먹을 일은 없다.
사용된 무투기《질풍 일섬:에어 슬래시》는 대검의 칼날이 그대로 몇 미터나 뻗어나갔다고 생각될 정도로 매서운 바람의 참격으로, 전방의 공간을 끝부터 끝까지 베어넘긴다.
나머지 불과 몇 센티미터에서 발칸의 몸에 닿을 터인 창들은 모조리 부러져 그들쪽으로 날아가고, 찌르기를 내지른 병사는 자신의 공격이 먹혔다고 믿던 채로 몸이 양단되어 절명했다.
단 한번의 휘두르기로 수 명의 병사를 베어버린 발칸은, 죽은 것에 볼일은 없다는 듯이 다음 먹이를 즉시 포착한다.
흉포한 늑대의 시선의 끝에 있는 것은, 다른 병사보다 다소 상등의 장비를 두른 부대장의 모습.
그 장비가 겉멋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하급 마법과 무투기를 습득하여, 일반 보병보다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미 알고있다.
이 부대장 클래스가 앞으로 5명 정도 동시에 덤벼오면, 한번 정도는 베였을지도 모른다고 발칸은 생각했다.
"시, 신이시여, 저의 몸을 지켜주소서! ―― الأسهم الجليد بيرس"
부하를 단칼에 베어낸 것이 상당히 쇼크였는지, 부대장의 얼굴에 역력히 공포가 떠있다, 하지만 전의 상실까지는 가지않았다.
주장은 하나님 께 바치는기도가없고, 공격 마법 시전.
(《빙시(氷矢):아이즈 사기타》정도로는 나는 쓰러뜨릴 수 없다고)
압도적인 실력차를 보고도 도망가지 않는 근성은 인정하지만, 그것만으론 어찌할 수 없는 힘의 차이가 메워지는 것은 없다.
(더군다나 가호가 발동했으니까, 상처 하나 낼 수 없지)
<고랑 볼프강>의 가호, 그 힘은 바람.
가호를 받은 자는 그 몸에 바람을 두르고, 공격하면 바람의 칼날과 충격이 잇따른다, 방어를 한다면 풍압에 의해 위력을 죽이고, 달린다면 질풍이 몸을 나른다.
공격, 방어, 회피, 모든 것을 균형있게 상승시키는 이 효과는 지금처럼 다대일의 국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앞으로 자신을 향해 발사될 《빙시:아이즈 사기타》는 막는 것도 피하는 것도 마음대로, 뭣하면 이대로 직진하여 일부러 맞으며 정면에서 베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발칸이 무언가의 행동을 선택하여, 바람을 타고 평소보다 훨씬 가벼워진 다리를 한 걸음 내딛고, 질풍과도 같은 민첩성으로 덤벼든다.
"《빙시:아이즈 사――크아아아악!"
"앙?"
발칸의 다리와 검을 치켜든 팔이 멈춘다, 이제 공격이 나갈 그 틈에 발을 디딘 그 순간, 부대장의 목에서 갑자기 선혈이 분출되어 마법을 쏘기 직전에 갑자기 쓰러지는 것이다.
(아직 아무것도 안했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잘보이는 눈을 집중시키니 곧바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칫, 먹이 뺏는건 봐달라고, 스우"
"후후후, 빠른 사람이 임자야"
변명도 하지 않고, 웃는 얼굴로 랭크 4의 도적 스우스는 대답했다.
잿빛의 로브를 두른, 특별히 눈에 띄는 특징이 없는 여성, 거리에서 본다면 10명 중 9명은 돌아보지 않는 그 평범함.
그러나 목 아래를 덮는 체인 갑옷채로 목을 벤 큼직한 단검을 역수로 잡고, 엄청난 투기를 내뿜는 발칸의 앞에서 산뜻하게 대화를 나누는 그녀는 비범 그 자체.
아니, 가장 무서운 점은 발칸이 집중해서 봐도 '그곳에 있다'는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희박한 존재감인 것이다.
마법으로 직접 그 모습을 감춘 것은 아니다, 마치 길가에 구르는 돌처럼 의식하지않으면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러한 굉장한 기색 제거법.
이 칼날과 피가 난무하는 수라장에서 그녀의 존재에 눈치채는 것은, 이렇게 얼굴을 맞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평소에 안내던 의욕도 내는거 아니냐"
"뭐 그렇지, 그 아이한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
"핫, 상당히 마음에들지 않았냐, 그런 꼬맹이가 취향일줄은 몰랐다고"
말하고나서 눈치챈다, 이미 발칸의 시야에 스우스의 모습이 비치지 않는 것을.
어디에, 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그녀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그를 마음에든 것을 부정하지 않겠지만, 그런 말은 하지말아야지 않겠어, 섬세함이 부족하네"
(지금건 진짜로 보이지 않았다고..은밀이나 이동 속도는 볼프강보다 위인가, 진심으로 가호 쓰는구나 이 슬라임 여자는)
더 이상의 농담은 긁어 부스럼이라고 판단한 발칸은 솔직하게 사과를 한다.
"미안하군, 뭐 둘이서 사이좋게 잘 해봐"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할거야, 그럼, 서로 잠깐이지만 힘내자구"
뒤돌아보니, 그곳에는 이미 스우스의 모습은 없다.
발칸은 마치 환상과 대화한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영도 한조마>의 가호같은걸 쓰다니, 역시 도적이 아니라 암살자잖아 저 녀석은"
뭐 됐어, 믿는 신도 사용하는 스킬도 사람마다 제각각, 쓸대없는 잔소리랑 참견을 하지 않는 것은 모험가의 매너, 그렇게 생각을 끊어내고, 발칸은 아직 질리지도 않게 강을 건너오는 하얀 군단에 향한다.
"지금은 좀 더 재밌어져야 하니까 말이지!"
이번에는 먹이를 뺏기지않는다, 라고 다짐하며, 발칸은 대검을 들어올리고, 적 군대에 즐거운듯이 돌진한다.
휘두른 바람에 잿빛 털을 곤두세우고, 폭풍처럼 적을 베어가르는 발칸은 <고랑 볼프강>의 가호를 받은 자로서 올바른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