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6화 요정 VS 천마 기사
길드의 어떤 방에 릴리 혼자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벽 바로 너머에서는 수많은 피가 흐르는 공방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소리는 이 방에도 닿고있지만, 이상하게도 실내는 고요함을 연상시키는 분위기가 감돌고있다.
그것은 바닥에 그려진 빛나는 마법진, 그리고 그 위에 조용히 눈을 감고 앉아있는 릴리의 모습이 그렇게 느끼게 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녀는 이 마법진을 통해 고유마법인 정신 감응(텔레파시)을 사용하여, 모험가 동맹의 통신을 혼자서 맡고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통신병의 역할도 지금은 끝을 맺는다.
"릴리,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천마 기사가 나왔어"
"응"
릴리의 머릿속에 크로노의 목소리가 닿는다.
그 말의 의미를 알았다는 듯이 릴리는 긍정의 말과 함께 작은 머리를 크게 끄덕였다.
"이제부터 텔레파시 완전히 차단된다, 각각 '아날로그' 통신으로 전환한다"
크로노가 모험가 전원에게 그 명령을 내린 직후, 알자스 마을 정문 부근을 덮은 텔레파시 망은 사라졌다.
지금은 릴리와 크로노 두 사람만이 머릿속에서 의사 교환을 하고있다.
"미안 릴리, 가장 힘든 역할을 맡겨버렸네"
"으응, 괜찮아"
원한도 비아냥도 전혀 없는 순수한 긍정.
릴리는 눈앞에 아무렇게나 내팽겨쳐 둔 <홍수정구:퀸 베릴>을 손에 들고 일어선다.
"부탁한다 릴리"
크로노의 절대적인 신뢰를 담은 한마디가 머릿속에 닿은 그 때에는,
"응, 나한테 맡겨줘 크로노"
이미 어린 요정의 모습은 그곳에는 없고, 쑥하고 손발이 자란 미모의 소녀가 서있었다.
<퀸 베릴>의 힘을 빌려, 진정한 모습으로 돌아온 릴리는 즉시 행동을 개시한다.
"기다리고 있어줘 크로노, 저 귀찮은 '날개달린 창녀'는 내가 떨어뜨려 줄게"
그 말은 이미 텔레파시를 끊었기 때문에, 크로노에게 닿을 일은 없다.
그리고 그 말과 함께 살의를 향하며 띄우는 처참한 미소도, 그가 알 일은 없었다.
"후후, 힘낼테니까, 나중에 잔뜩 칭찬해줘, 크로노"
릴리는 창문을 열어젖히고, 빛나는 칠색의 날개를 펄럭이며 햇빛이 눈부신 푸른 하늘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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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기사 부대는 기본적으로 여성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건 아크 대륙에서도 판도라 대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페가수스라는 종족이 암컷만이 하늘을 나는 날개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자기 위에 태우는 사람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같은 여성(암컷)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놀즈의 점령 부대에 소속되어, 이제부터 알자스 마을로 하늘에서 습격을 노리는 천마 기사 부대도 통상적으로 전원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녀들의 눈앞에는 십자 포화에 의해 덧없이 생명을 흩뿌려가는 보병들의 모습.
"아무래도 '악마'의 소문은 사실인 것 같다"
멋지게 편대를 이뤄 비행하는 그녀들은, 서로 목소리가 닿는 거리에는 없지만 텔레파시의 매직 아이템을 전원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비행 중이라도 문제없이 대화가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의사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매직 아이템은 비싸지만, 그것은 모든 대원에게 장비시킬만한 가치가 천마 기사라는 클래스에는 있다.
"심하네, 여기에서도 강이 피로 붉어진게 보여"
"그들의 돌격을 지원하지않으면 쓸데없이 피해가 늘어날거야"
"그런가? 악마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그런 공격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네"
"그럼 된거아니야, 남자들이 돌격하게 냅두면, 조만간 돌파하겠지 저런 초라한 요새"
"그렇지―, 어차피 보병같은건 쓰고 버리는 거니까, 그대로 돌진하게 냅두자"
"입을 삼가라, 우리 외에 들리지 않는다고는 해도, 문제 발언이다"
"네―"
저만큼 아군이 죽어가는 전선에 앞으로 향한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의 목소리는 여유로 가득 차있었다.
그것은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기 때문도, 임무에 충실하기 때문도 아니다.
그저 보병과 천마 기사는 애초에 방어력이 현격한 차이가 난다, 화살에 맞으면 보병은 죽지만, 천마 기사는 그 정도의 공격으로 부상당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녀들이 장착한 갑옷과 투구에는 방어 마법이 새겨져있으며, 더욱이 <경량화>나 <완력>,<집중력>과 같은 각종 강화 마법도 하급이지만 많은 인챈트가 되어있다.
그런 고급 장비를 두른 것은, 무투기ᆞ마법 모두 습득한 군의 엘리트, 단순한 보병에 비하면 장비도 기량도 천마 기사는 크게 웃돌고 있다.
전장에서 그런 그녀들이 보병보다 생환 비율이 높은 것은 당연, 눈 아래에서 그들이 수수께끼의 공격으로 하나 둘 죽어 갔다고 해서, 그 공격으로 자신들도 어이없게 죽는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치만 유감, 당신들은 여기서 죽는거야"
그때, 갑자기 아름다운 소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들렸다 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 목소리는 머릿속에 직접 울렸으니까.
"누구냐!?"
천마 기사의 대장은 즉시 눈치챈다, 적이, 마족이 나타난 것이라고.
"내 이름은 릴리.
알자스 마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안녕"
그녀들이 지금까지 들어본 어떤 목소리보다 깨끗하게 울리는 맑은 소녀의 목소리는, 악의와 증오와 살의로 가득 차 있었다.
"지상을 경계하라! 노려지고 있을 가능성이――"
"우후후, 바보"
즉시 경계 태세를 취하는 천마 기사 부대, 그리고 그것을 비웃는 릴리의 목소리.
"《메테오 스트라이크》"
천마 기사 부대의 머리 위에서 갑자기 일곱 빛깔로 빛나는 거대한 빛의 덩어리가 구름을 가르며 나타난다.
밤 하늘에 떠있는 별 하나가 통째로 낙하해온 것 같은 착각.
초고속으로 낙하해오는 거대한 광구는, 마치 의사가 있는 것처럼 하늘을 날아가는 천마 기사 부대를 향해 다가온다.
"위에서라고!?"
천마 기사에게 있어 가장 경계해야할 공격은 지상에서의 대공 마법 공격, 그녀들의 위에서 공격할 수 있는 것은 같은 천마 기사나 용기사, 또는 하늘을 나는 몬스터의 종류뿐.
전장에서 하늘을 나는 천마 기사의 위를 갈 수 있는 존재는 매우 드물다, 하물며 마족의 오합지졸 군단이 공중에서 공격하는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러므로 경계해야하는 것은 지상뿐, 죽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직접 마족의 부대와 부딪쳤을 때뿐.
그럴 터였다, 그러나 현실은 예상을 크게 배신한다, 그녀들의 머리 위에는 압도적인 질량과 폭발력을 품은 마법의 유성이 곧 눈앞으로 육박한다.
""كيكو الدروع هيروشي لمنع ضوء ناصع البياض ――《백광대순:럭스 알마 실드》!""
허를 찌른 데다가 회피 불가능할 정도의 거리를 덮고 있는 거대한 빛의 덩어리의 앞에서, 하책에 지나지 않지만 가능한한 최대의 방어 조치를 취하는 것외에는 선택지는 남아있지 않았다.
높은 방어력을 자랑하는 갑옷과 투구에 겹겹이 쌓은 중급 방어 마법, 거기에 이 공격은 광속성으로 이쪽의 방어 마법도 광속성, 속성의 상성도 나쁘지 않다.
견딜 수 있다, 반드시 견딜 수 있다, 그렇게 믿고 천마 기사 부대의 대장은 《메테오 스트라이크》와 충돌할 때를 맞이한다.
"아하하하하! 무다, 무다, 무다!"
칠색의 광구와 흰색 빛의 방패.
약간은 저항을 유지했지만 잠시 후 자신을 지키는 방패는 산산이 부서져, 눈부신 빛을 발하고 일곱 빛을 물들이는 빛과 하나가 된다.
그리고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빛의 격류는 대장을 포함한 몇 명의 천마 기사를 삼키며 공중 폭발을 일으켰다.
울려퍼지는 폭음과 폭풍의 충격파가 산개되어 난을 피한 천마 기사들의 몸을 크게 흔든다.
"그런..대장――"
"잠, 거짓말이지!?"
"뭐냐고 그 위력! 있을 수 없잖아!"
폭발에 휘말린 천마 기사는 온데 간데 없이 폭산, 산산조각난 피와 살은 과연 사람의 것인가 페가수수의 것인가.
수많은 살점은 피안개를 만들면서, 아득히 멀리까지 흩어져 지상에 떨어진다.
폭심지에는 더 이상 그들이 존재했던 흔적은 일절 없으며, 은은하게 풍기는 피 냄새와 마력의 잔재만이 있을뿐이다.
"조용히! 지휘권은 부대장인 내가 맡는다, 적은 구름 위에 있다, 요격 태세를――"
"그래, 다음은 당신이 보스구나"
그때, 천마 기사들은 처음 릴리라고 자칭한 소녀의 모습을 보았다.
기본적으로 미녀가 많다는 천마 기사들 속에 있지만, 그 미모는 압도적, 휘날리는 플래티넘 블론드 헤어의 요염함, 하얀 피부의 윤기, 그리고 남녀를 불문하고 보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빛을 품고 있는 에메랄드 그린의 두 눈동자.
칠흑의 원피스 드레스로 몸을 감싸고, 일곱 빛으로 빛나는 두 쌍의 날개를 반짝이며 부유하고 있는 그 모습은 동화 속에 등장하는 요정 공주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릴리에게 넋을 잃고 보는 일은 할 수 없다, 그녀들은 일격으로 대장과 몇 명의 동료를 매장시킨 위협적인 공격 마법을 날린 무서운 적임을 이미 알고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 어느 틈에――"
"음, 방금 막"
지시를 내리는 부대장, 그녀를 등 뒤에서 꼭 껴안듯이 천마의 등에 릴리가 내려 서있었다.
'적'은 이미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녀들의 마음에 오가는 것은 전의이거나 적의, 또는 공포.
"<요정 결계:오라클 필드> 전개"
릴리는 부대장의 양 어깨에 부드럽게 손을 얹은 채, 요정족이 자랑하는 고유 마법을 발동시켰다.
희미하게 초록으로 빛나는 빛의 결계는 요정을 지키는 방패이지만, 안에 있는 것을 무조건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에게 있어 적인 이 인간을 지킬 도리같은건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이 결계는 단순한 흉기로 사용된다.
릴리를 중심으로 직경 2미터 정도의 구형으로 전개한 결계에 갇힌 형태가 된 부대장은, 즉시 자신의 몸에 일어난 이변에 깨닫는다.
"뭐야..이거 뜨거――"
요정 결계의 내부는 아름다운 녹색 빛을 품고 고열에 가득 차 있다, 그것은 날아오는 화살촉이 순식간에 녹을 정도의 온도.
그것은 인간이 아니더라도, 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 온도를 훨씬 넘고있다.
"아아아아――"
릴리의 품에서, 그저 몸을 태우는 고열만을 느끼며 그녀는 숨이 끊겼다.
피부는 타서 문들어지며, 그 후에는 재가 된다.
늠름하고 아름다운 천마 기사의 모습은 더 이상 어디에도 없다.
남은 것은 원형을 유지한 채 갑옷과 반신이 태워진 페가수스의 시체만이 남아있다.
"그럼 이제――"
반쯤 백골화한 유해가 들어가 있는 전신 갑옷과 타 죽은 페가수스는, 더 이상 공중에 머무를 힘을 완전히 잃어 단지 중력에 따라 낙하해갈 뿐이다.
자신이 손을 댄 사람의 말로에 릴리는 한치의 흥미도 없으며, 존재 자체를 잊은듯이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얌전히 투항한다면 이걸 끝내줄게, 물론 신변 안전은 보장할게"
누구나 포로가 될 것같은 미소를 지으며 릴리는 천마 기사들에게 텔레파시로 말을 걸었다.
"자, 어떻게 할 건지 빨리 정해줘――"
"얕보지마 망할 꼬맹이!"
매도와 함께 나간 <뇌시:라인 사기타>가 릴리에게 직격한다.
"우리들 천마 기사가, 고작 커다란 요정 한마리한테 쫄아서 항복할까 보냐!"
강고한 요정 결계가 완전히 뇌격을 막아내어, 릴리는 정전기 정도의 데미지도 느끼지 않는다.
"그래, 그게 대답이구나"
천마 기사들은 창을 겨누면서 산개, 전원이 공격 태세를 취하고 있다.
이번에는 릴리에게 정면으로 선전한 천마 기사가 지휘권을 인계하여, 부대를 시키기 시작한다.
머리를 두명 정도를 줄인걸로는 전의도 연계도 무너지지 않는다, 그녀들이 폼으로 엘리트 부대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번거롭게 하네 귀찮아, 라고 말하듯이 혀를 차면서, 릴리는 얼굴을 들고 자신을 둘러싼 천마 기사들을 노려봤다.
"그럼, 하늘에서 지옥까지 떨어뜨려 줄게, 각오해둬 '날개달린 창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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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보지마 망할 꼬맹이!"
천마 기사 부대의 일원 에스텔은 생각보다 먼저 입과 손이 움직이고 있었다.
무영창 발동의 경지에 도달한 <뇌시:라인 사기타>가 릴리라고 자칭한 요정 소녀를 맞춘다.
"우리들 천마 기사가, 고작 커다란 요정 한마리한테 쫄아서 항복할까 보냐!"
<뇌시:라인 사기타>는 릴리에게 직격하지만 5명의 천마 기사를 순식간에 죽여보인 자가, 하급 공격 마법 한발로 쓰러진다고는 에스텔도 생각하지 않았다.
"이놈은 반드시 이곳에서 떨어뜨린다, 알겠지!"
텔레파시 통신기를 통해 전원에게 들리게 말하니, 즉시 4명이 응답한다.
"찬성이야 에스텔, 당신의 지휘에 따를게"
"저도 찬성입니다! 대장의 원수를 갚는겁니다!"
"에―, 안그만둘거야?"
"돌아갈게"
부대를 구성하는 각 반장의 의견은 찬성과 반대가 반반 같았다.
"그럼 철수, 캐미랑 캐시가 후미구나"
"역시 원수는 갚아야지!"
"응응, 모두 힘을 합쳐 싸우자!"
반대 의견은 소멸, 부대의 의사는 전투를 속행한다는 것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적의 수는 겨우 하나, 상하 좌우를 포위하여 전방위에서 마법의 파상 공격을 하면 1분도 산되서 지상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다만, 그것은 상대도 같은 인간이었을 경우의 이야기.
"저건 하급 마법으론 발묶기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창을 꽂아넣지 않으면 안떨어지겠네.
프랑이랑 마티는 원호, 놈을 포위에서 놓치지마, 그리고 영창도 하게두지마, 위험한게 날아왔어.
캐미랑 캐시는 나랑 같이 돌격이다, 각오해둬"
""라져""
"에에―왜 우리들은 돌격조인거야!"
"초 무서운데요!"
"네네석들 바보 자매는 무투기 밖에 쓸모가 없잖아"
"에에―뭐야 그거 차별이야―"
"자기도 무투기뿐인 근육뇌인 주제에"
"쫑알 쫑알 거리지마! 말에서 떨어뜨려 버린다 ! !"
"예 예 예, 알았습니다―!"
"가면 되잖아 가면!"
에스텔ᆞ캐미ᆞ캐시의 3기는 각각의 반을 이끌고 직접 공격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혼자서 우리들 천마 기사 부대에 싸움건 것, 후회해고 있어라 요정!"
이리하여 알자스 마을 수백 미터 상공에서 한 명의 요정과 천마 기사 부대의 공중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