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95화 (96/382)

제 95화 처음으로 느낀 질투

바람, 이라는 말이 크로노의 행동에 해당하는가 아닌가 라고 물어본다면, 그건 아마도 NO라고 말할 것이다.

크로노는 릴리를 친구로서 절대적인 신뢰를 가지고, 이 세계에서 누구보다도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연애 쪽으로는 발전하고있지 않다.

다른사람이 보면 릴리가 달라붙어오는 것을 받아들이거나, 상냥하게 머리를 쓰다듬거나, 하는 정도로 커플보다 스킨십 과잉이지만, 결코 두사람은 연인이 아닌 것이다.

왜냐하면 릴리는 그 작은 가슴 속에 숨긴 뜨거운 마음을 크로노에게 털어놓고, 즉 고백을 하지 않았으며, 크로노 또한 그녀에게 고백한 사실은 일절 없다, 그런 분위기조차도 없다.

그러나 그런 일반론적인 견해는 지금의 릴리에게 있어서 개나 줘버리는 것이 나을 정도로 무가치한 논리이다.

(누구야! 나의, 나의 크로노를 유혹하려고 하는 여자, 암컷은, 아니 짐승은!

크로노에게 손가락 하나라도 건드려봐, 한조각도 남기지 않고 찢어죽일거야!)

모즈룬의 요약에 의하면 "여자를 안으러 크로노는 나갔다" 라는 대사를 그대로 해석한 릴리는

(용서못해, 그런 부러운 짓 절대로 용서못해, 나도 크로노랑 아직, 키, 키, 키스도 못했는데 !!)

이성의 끈이 완전히 날아간듯 감정을 폭발시키고 있었다.

(어디야, 크로노는 어디간거야, 어디있는거야......)

하지만 그래도 크로노가 있는 곳을 추리하는 냉정한 생각도 동시에 할 수 있는 부분이 릴리 교활한 곳이기도 했다.

(지금이 마을에 남아있다는건, 틀림없이 모험가.

게다가 모즈룬이 "엄청 귀여운 엘프 아가씨" 라고 말했다는건 <삼렵희>의 멤버는 아닐테고, 오늘 처음본 인물.

라고 한다면 사정도 모르고 오늘 퀘스트를 하고 돌아왔다, 라는 걸까.

그렇다면, 남자와 단둘이 될 수 있는 장소는――모험가가 이용하는 여관, 이겠네)

알자스 마을에서 모험가가 숙박하는 시설은 두곳이다.

하나는 지금 모든 모험가가 집결해있는 모험가 길드, 또 하나는 일반 여관, 알자스 마을의 규모를 생각하면 길드 이외의 숙소가 있는 것만으로도 시설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릴리는 이 작은 알자스 마을은 뇌내에 맵핑이 완료되어 있다, 일절의 망설임도 없이 마을에서 유일한 숙소를 목표로 날아갔다.

찾았다.

여관의 뒷편에 있는 누추한 창고 오두막, 이곳에 크로노와 도둑 고양이가 있다.

"크로노......내가 구해줄테니까"

나의 크로노가 지금 이 순간에도 더렵혀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1초라도 시간이 아깝다.

밖에서 모습을 살피고 이것 저것 생각하는건 시간 낭비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정면 돌파, 최단 거리를 최단 시간으로, 크로노의 곁으로.

하지만 조심은 한다, 뭐니 뭐니해도 크로노라는 세상에서 최고의 남자를 정말 잠깐이라고는 해도 손에 넣은 여자가 이 안에 들어가있는 것이다, 방해가 들어오면 모험가인 이상은 실력 행사로 배제해올 것이다.

무엇보다, 진심인 내 앞에서는 일개 모험가같은건 상대가 되지 않는다, 아니 설령 나의 실력을 상회하는 랭크 5 모험가이거나, 드래곤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크로노를 구해주러가는 일에 주저같은건 하지 않는다, 그럴 리도 없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그것을 실행.

방음은 조금도 되지 않은 얇은 나무 문 앞에서

"<요정 결계:오라클 필드> 전개"

빛의 방어 마법은 문은 커녕 닿이는 벽까지 산산조각으로 날려버리고, 내가 지나갈 길을 만든다.

광선, 광탄, 더숙이 <성추:메테오 스트라이크>도 영창을 마친 상태로 돌입, 저항한다면 흔적도 없이 없애버린다.

"크로노! !"

발을 딛는 것과 동시에, 물건들로 넘치는 실내에 사랑스러운 그의 모습을 찾아냈다.

"릴리!?"

"에, 뭐야!? 무슨 일이야!? 랄까 문 부서져있고!"

경악에 눈을 크게뜨는 크로노와 다른 한명의 인물.

그런가, 이 자식이 크로노를 더럽힌 나쁜 도둑 고양이라는 것.

몸집이 작고 가녀린 몸매, 회색 머리에 엘프 특유의 날카로운 길쭉한 귀.

얼굴 생김새는 모즈룬이 평가했듯이 귀엽다, 녹색 눈동자를 가진 고양이같은 눈이 귀여움을 자아낸다.

하지만, 나에게 물어본다면 그것뿐인 얼굴, 매료가 깃들 정도의 미모도 아니고, 나에게 없는 어른의 색기가 넘치는 몸매를 하고있는 것도 아니다, 단순한 꼬맹이.

이런, 이런 수준의 여자에게 손을 댈정도라면 어째서 나에게――아니, 그만두자, 지금은 먼저 이 녀석의 제거가 최우선이다.

"괜찮아 크로노, 지금 내가 구해줄테니까"

두 사람 착의에 혼란은 없다, 최악의 사태는 면한 것같아서 우선 안심, 하지만, 이 자식을 크로노 앞에서 없애버릴 때까지 방심은 할 수 없다.

나는 크로노 안도시키도록 만면의 미소를 보이자, 이번에는 필살의 각오를 한 무표정으로 엘프 꼬맹이를 노려본다.

"히, 히익!?"

흥, 애송이가, 내 살기를 정면으로 받고 완전히 기겁해있다.

크로노에게 손을 대려고 한다면, 좀 더 자신의 힘을 기르고 나타나, 이 분수도 모르는 멍청한 여자..가, 아니, 잠깐, 잠깐만.

"......"

이 녀석, 혹시 남자?

그건 직감에 가까운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나에 대한 공포를 드러내고있는 이 녀석의 표층 의식에서, 더 깊은 곳까지 텔레파시를 걸어본다.

그 대답은 금세 얻을 수 있었다.

(어째서――왜, 난 남자인데도――약해, 한심해――)

확실하다, 이 녀석은 남자다.

동그란 눈동자에 가는 눈물을 띄우고 사랑스럽게 겁먹고있는 이 엘프는, 남자인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직 방심은 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크로노가 '이런 타입'을 좋아했다고 말한다면 더더욱 나에게 손을 대지않았다고 납득도 간다.

특히 용감하게 싸우며 강하고 씩씩한 진정한 남자는,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반한다, 오히려 남자를 안는 것이야말로, 같은 것을 숲의 마술사가 오두막에 남긴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크로노가 이 소년에게 마음이 움직인 것도――

"잠깐만 릴리! 절대로 뭔가 착각하고 있는거야!"

라고, 어느새 크로노가 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뭐야, 이 여자도 아닌 꼬맹이를 감싸는거야?

"이 녀석은 적이 아니야! 단순한 모험가야, 나에게 협력해달라고 이야기했을뿐이야"

"신용, 할 수 없어"

"이 녀석은 오늘 퀘스트를 끝내고 돌아와서 본 적이 없을뿐이야, 딱히 십자군의 스파이같은게 아니라고?"

뭔가 치명적인 오해가 일어난 것 같다.

아니, 확실히 어긋나있다, 어느 쪽이냐고 말하자면, 내가.

에, 뭐야, 혹시 내가 지레짐작했다는 거야?

"저기, 그러니까 진정하고 이야기를――"

"응, 그런 거라면......"

아니, 그렇다면 그걸로 좋다.

적어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크로노의 표층 의식에는 일체의 색욕이 비치지않았다.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아나다, 착각하고 폭주하고있는 나를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막으려고하는 마음이 있을 뿐이다.

그런가, 단순한 협력자...... 그렇다면 내가 조금 부끄러운 착각을 한 것뿐으로 이 자리는 완만하게 해결될 것이다.

"......그럼, 자세히 들려줘"

나는 솔직하게 꺾이기로 했다.

크로노가 이 남자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문제는 없다.

가장 큰 문제점은, 그 해골 남자가 적당한 것을 말한 것이다, 뭐가, 뭐가 "즐기고있는 중인게 틀림없다" 야, 웃기지마, 덕분에 보기흉한 모습을 크로노에게 보여졌잖아.

광선 한발이라도 쳐먹여주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을겠네.

"알았어, 에 그러니까, 이 아이는 시몬, 랭크 1 모험가야"

그렇게, 시몬이라던가 하는 녀석과, 나도 일단 자기 소개하고 크로노에게서 사정을 듣기 시작한다.

라곤해도 이미 여자로서의 '적'이 아닌 것을 안 이상, 이 시몬이라는 인물에 흥미같은건 없어졌다.

"――그런 이유로 시몬에게는 협력을 받으려고 생각하고 있어"

그 후는 적당히 이야기를 듣고, 내가 납득한 것처럼 하면 이 자리는 해결이다.

해결, 될 터였다......

"무서운 얼굴을 하고, 무슨 일이 있었나요 릴리 씨?

혹시, 정말로 크로노 씨는――"

"아니, 아무 일도 없었어, 단순히 그 해골의 천박한 착각이야"

피오나의 질문에, 릴리는 애써 냉정하게 대답한다.

하지만, 이미 유아의 육체로 돌아와버려도, 피오나에게 "무서운 얼굴" 라고 불릴 정도의 표정을 짓고 있던것을, 릴리는 깨닫지 못한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연애 소식에 내부 분열하는 일은 그렇게 드문 이야기가 아니니까요"

"피오나치고는 제대로 말하네, 경험이 있는거야?"

"아니요, 저는 혼자서 지켜본것 뿐이라, 제대로 관찰할 수 있었을 뿐입니다"

"그래, 그럼 안심해, 크로노는 성욕도 억제못하는 머리 나쁜 남자가 아니니까"

그리고 릴리는 조금 쉴게라고 피오나를 뒤로했다.

향하는 곳은 크로노가 이용하고 있는 객실.

본인은 지금도 아직 문이 소멸하여 통풍시 좋아진 창고 연구실에서 시몬과 이야기를 나누고있는 중.

릴리는 주인없는 객실에 들어서고 곧바로 침대로 뛰어들어 작은 손발을 내던지고 뒹굴고 있었다.

"......짜증나"

이불을 덮고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릴리는, 그곳에 배여있는 크로노의 냄새를 가슴 가득히 들이마신다.

평소라면 이 이상 없을 정도로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그 향기도, 지금은 릴리의 마음의 파도를 더욱 휘저을 뿐이었다.

"어째서, 크로노는......저런......"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까지 자신의 마음을 흔드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원인은 확실히 알고있다.

"그렇게 기쁜 듯이......"

그것은, 크로노가 시몬을 향해있던 감정.

총의 존재, 마법을 쓰지않는 연금술, 사정을 듣고있는 사이에, 크로노가 시몬이 가지고있는 '능력'에 대해 굉장히 마음이 끌려있는 것을 알아버렸다.

그야말로 텔레파시같은 것이 없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환희, 호기심, 기대, 그런 긍정적인 감정이 뒤섞인 강한 마음은, 이상하게 일그러지는 일없이 똑바로 칭찬의 말이 되어 시몬에게 전하고 있었다.

"그런건 몰라, 그런 기분은, 한번도, 느낀적 없어"

릴리는 지금까지 확실하게 크로노와 마음을 통하고, 압도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해왔다, 그것은 착각이 아니라 자타공인의 확실한 인연.

크로노가 이세계에서, 아니, 그 인생에서 가족못지 않게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은 릴리 외에는 없다.

크로노의 신뢰와 친애는 거짓이 아니라 진짜이다, 그리고 그것을 릴리도 이해하고있다.

하지만 친애와 흥미는 또 다른 감정이다.

릴리는 확실히 더 이상 없을 정도로 크로노의 '정'을 획득하고 있지만, 호기심적인 흥미ᆞ관심을 끌고있는 것은 아니다.

시몬이라는 존재는 지금까지 릴리가 끌 수 없었던 크로노의 관심을, 연금술로 한번에 모은 것이었다.

어째서 크로노가 그정도로 연금술이라는 기술에 마음이 끌리고 있는지, 자세한 사정은 속마음까지는 엿보지않았다, 아니 '구조상' 엿볼 수 없는 릴리에게는 알수없다.

하지만 그런 이유보다도, 현실로서 시몬이 크로노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있는 것이,

"마음에 안들어, 어째서, 어째서 그런 녀석이......"

무엇보다도 납득이 가지않는 것이었다.

릴리는 지금까지 한번도 크로노와의 관계에 불만을 느낀 적은 없다.

그것은 크로노의 태도뿐만이 아니라, 릴리 자신에 대해서도.

예를 들어 외모.

크로노의 앞에 나타나는 다양한 여성, 그 중에는 피오나와 이리나처럼 용모가 아름다운 자가 있다.

하지만 그녀들의 미모에 자신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아름다움을 시기하는 일은 없다.

모험가로서 목숨을 건 싸움을 하는 크로노, 그런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울 힘도 가지고 있다,무력감에 시달리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 자신은 크로노의 파트너로서 전혀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이날 시몬이라는 남자의 출현으로, 가장 크로노의 마음에 들어있다는 사실이 뒤집힌 것이었다.

"어째서, 어째서야, 분해――"

그렇게 마침내 릴리는 자신이 주체 못하는 감정의 정체를 알게된다.

그것은 완전 무결의 아름다움과 힘을 가진 릴리에게 있어서 지금까지 전혀 무관했던 감정.

사람으로서 본능에 가까울정도로 원시적인 감정으로서, 대죄라고도 일컬어지는 부정적인 생각.

"――그런가, 나 질투하고 있구나"

릴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질투의 감정을 느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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