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0화 요격 준비 (2)
모험가들이 각각의 역할을 각지에서 수행하고 있는 한편, 릴리와 피오나 두사람도 알자스 마을 모험가 길드의 한 방에서 준비를 하고있었다.
"تتبع الانتعاش طرد الظلام الشر مشرقة تتبع الانتعاش"
실내에 퍼지는 릴리의 영창, 그리고 그녀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빛의 마법진.
릴리가 주문을 읆을 때마다, 눈앞의 그릇에 수북히 담겨있는 하얀 가루가 희미하게 아른거는 것을 반복한다.
"......"
유녀의 모습이면서 숙련된 장인을 연상시키는 집중력을 발휘하는 릴리를, 피오나는 조용히 바라보고있다.
이마에 땀을 흘리면서 마법을 쓰고있는 릴리와는 대조적으로, 피오나는 평소보다 더욱 졸린듯한 얼굴로, 손에 든 사발과 막자로 비벼대면서 단지 약초를 으깨는 간단한 작업에 종사하고있었다.
"تتبع الانتعاش طرد الظلام الشر مشرقة تتبع الانتعاش !!"
한층 더 강하게 마법진이 빛을 발하고, 다음 순간에는 소멸한다.
마법의 효과는 발휘된 것 같아서, 릴리는 짧은 손발을 늘어뜨리고 "후우―" 하고 숨을 쉬면서 바닥에 굴렀다.
"그걸로 완성입니까?"
놀다가 지쳐서 낮잠자는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 릴리에거, 피오나가 말을 걸었다.
"으응, 아직.
나머지는 말이야, 마지막 마무리가 남았어"
자그만한 얼굴에 땀이 맺혀있는 채지만, 거의 피로를 느끼지않은 활기찬 목소리로 릴리는 대답한다.
그런 모습에 "아이 상태는 정말로 사랑스럽네요" 라고 다소 무례한 감상을 품는 피오나.
"그렇습니까, 그럼 나중에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군요"
"응, 릴리 힘낼게!"
싱긋하고 지은 미소,
"이것을 볼 수 있는 것도 지금뿐이네요, 원래 성격은 상당히 음험한 것 같구요"
라고, 정말 무례한 감상을 더욱 안았다.
"제 쪽은 곧 끝납니다, 리키세이 풀더미도 지금있는 것으로 마지막인 것같으니까요.
이 이상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끝나는대로 저는 '보통'의 포션 작성에 착수하겠네요"
현재 두사람이 하고있는 것은 '평범한'이 아닌 '특별한' 물건을 만들어내는 작업이었다.
그것은 <요정의 영약>, 30년간 릴리가 팔아온 신뢰와 실적의 만병통치약이다.
지금까지 주로 병의 치료에 사용되어왔지만, 릴리의 고유 마법의 힘을 모아 만들어진만큼 출혈을 동반한 외상에도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이제부터 십자군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다, 치료를 위한 약품은 몇개가 있어도 부족하다.
지금은 크로노가 예상한 3일을 목표로, 온 마을에서 소재를 모아 포션같은 회복약의 양산 체제에 들어가있다.
그 중에서도 <요정의 영약>은 가게에서 파는 포션을 훨씬 능가하는 회복 효과를 자랑한다, 릴리의 곁에는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소재가 모아져, 그 작성에 임하고있는 것이었다.
"저도 치유 마법을 잘쓸 수 있었다면......"
피오나의 중얼거림은 릴리에게는 들리지않았지만, 그 치유의 힘으로 사람들에게 의지되는 그녀를,약간의 선망에 찬 시선을 보내고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만약 자신이 폭발하는 공격 마법이 아닌 치유 마법을 쓸 수 있었다면, 누구에게 소외될 일도 없이 사람들의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피오나는 쓸데없는 짓이라고 사고하고 생각을 돌린다.
"지금의 저는 엘리먼트 마스터의 일원, 크로노 씨와 릴리 씨는 저를 인정해주고있습니다, 그것만으로 충분"
아직 불안은 남아있지만, 지금까지 짰던 그 누구보다도 크로노와 릴리는 피오나를 흔쾌히 받아들여준 것이다.
"게다가, 포션 제작법을 제대로 습득하고있는 걸로 다행이라고하지요"
피오나는 사고을 전환하여, 뇌내에 다양한 약초, 약품, 치유 마법의 지식을 떠올린다.
사실은 이곳 이세계에서 치유 마법이라고 한다면 두종류가 있었다.
일시적인 회복 효과를 가진 <회복:힐>과, 자연적인 치유력을 촉진시켜 상처를 완치시키는 효과를 가진 <치유:큐어>, 이 두가지이다.
상처를 치유하는 효과의 마법의 총칭이 '치유 마법' 이므로 <힐>타입도 치유 마법이라고 부르는 것은 올바르다.
이세계의 주민에게는 상식이지만, RPG의 '회복 마법'의 이미지가 뿌리깊게 머리에 남은 크로노는, 이 차이를 이루즈 마을에서 생활을 하고 한달 정도 지나고 나서 겨우 깨달은 것이었다.
예를들어, 동료가 고블린에게 칼에 베였을 경우, 치유 마법을 행사하는 술자는 우선 틀림없이 <힐>타입을 선택한다.
칼로 손발이 베인 정도라면 하급 <힐>로 즉시 상처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큐어>타입으로는 상처가 바로 막히지는 않는다.
불과 1초의 반응이 지연되는 것만으로 생사를 가르는 전투에서, 일시적이든 즉시든 회복 효과를 발휘하는 마법이 보탬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효과는 어디까지나 임시, 마법에 담긴 마력이 감소함에 따라 막혀있던 상처가 다시 벌어져가는 것이다.
전투가 한번뿐이라면 적절한 치료를 하고 안정하고 있으면 상처는 자연히 치료되지만, 모험가나 군인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거기서 다친 상처를 평소보다 훨씬 빨리 완치시키기위한 <큐어>가 필요한 것이다.
이 이세계에서는 게임처럼 마법 한번으로 상처를 완치시킬 수는 없지만, 외상을 막는 점에서는 현대 의학을 훨씬 넘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포션을 비롯한 치유 마법의 효과를 가진 약품이라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포션도 <힐>타입과 <큐어>타입의 두 가지가 있다.
치유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모험가는 두종류의 포션을 구분하여 퀘스트를 하는 것이다.
덧붙여서 <힐>과 <큐어> 양쪽의 효과를 가진 만능 치유 마법이나 약품도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요정의 영약>인 것이다.
릴리는 지금까지 마을 사람이라도 살 수 있게 싸게 팔아왔지만, 제대로된 루트로 흘리면 금화 한장으로는 부족할 정도의 고가가 붙는 물건이다.
그만큼의 가치가 영약에는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유녀 릴리가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어떤지는 역시 모르겠지만.
"좋아써, 다음!"
릴리가 날개를 반짝이며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서, 그대로 점프하여 커다란 테이블에 내려섰다.
그곳에는 피오나가 으깬 약초를 비롯한 다양한 소재가 각각 그릇이나 병에 들어가 늘어 놓여있었다.
이제부터는 릴리만이 아는 비밀의 레시피에 따라 조제한다.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타입의 포션이라면, 예전에 마법 학교에 다녔던 피오나는 당연히 생성 방법을 알고있지만, 고유 마법에 의해 만들어지는 릴리의 오리지널 <요정의 영약>에 관해서는 재료 준비와 밑작업 이외에는 그녀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릴리는 조합에 필요한 집중력과 치유 마법의 효과를 내기 위한 방대한 마력의 소비에, 상당한 부담이 걸리게 되지만, 그녀밖에 만들 수 없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평소같으면 한달에 걸쳐 만들어내는 <요정의 영약>을 십자군이 다가오는 유예 시간인 3일안에 마무리해야 하는 것이다.
애초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않으면, 즉 보름달 밤까지 기다리지 않으면 영약은 완성되지 않는다.
릴리가 말하는 '마무리'에는 아이 상태에서는 할 수 없는 고도의 마법을 필요로 하기때문이다.
본래라면 보름달이 뜨는 밤을 포함하지 않은 3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요정의 영약>을 생성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퀸 베릴>을 릴리가 얻게 됨으로써, 이 무모한 단기 생산을 가능케했다.
"으 ~ 으으음......"
양손에 그릇과 병을 들고, 눈썹을 찌푸리며 진지한 눈빛으로 조합을 하는 릴리.
(저울도 없이 그대로 조제하고 있어......저런걸로 정말 할 수 있는걸까요?
아니 할 수 있겠죠 저 아이는)
정확한 양도 재지 않고, 감으로 섞어넣은 듯한 릴리의 모습은, 소꿉놀이를 좋아하는 어린 아이로 밖에 보이지않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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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물기 시작하고, 하늘이 빨갛게 물드는 시간이 되어도 알자스 마을의 정문 부근에서 요새화 공사에 착수하는 작업원들은 철수하는 모습이 없었다.
안전하게 공사할 수 있는 것은 겨우 3일, 비싼 기름을 소모하여 빛을 밝혀가면서 야간 공사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게다가 물론, 모험가 동맹의 리더인 크로노도 자신의 일을 계속했다, 라기보다는 앞으로 밤새 진행해야하는 일을 앞두고 있는 것이었다.
"으응 ~, 뭐, 이런 것 쯤이야"
"수고했어, 나머지는 내 일이구나"
길드 뒤편에 있는 것은 크로노과 모즈룬, 흑마법사와 암마술사의 암흑 콤비이다.
이 두사람은 비슷한 성질의 마법을 사용하는 탓인지, 무언가를 할 때는 서로 협력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밤낮으로 새로운 흑마법 개발에 여념이 없는 크로노는 모즈룬에게서 암속성의 마법에 대해 여러가지 가르침을 받은 것 같아서, 준비하는 동안에는 틈틈이 술식의 개량을 하고있다.
"그라믄 이걸로 내 일은 끝이데이"
벽을 향해 자리잡은 모즈룬는 그 몸에 두른 칠흑의 로브 사이에서, 그림자 그 자체가 실체화한 것 같은 새까맣고 기분나쁜 촉수가 몇개인가 나와 있었다.
길드의 벽에 꿈틀 꿈틀하고 뻗고있어서, 하얗게 칠한 벽면을 캠퍼스에 검은 촉수 먹물같은 색상으로 마법진을 그리고있다.
그 마법진도 모즈룬의 말대로 이미 완성된 것 같아서 촉수들은 역할을 마치고 하나씩 하나씩 검은 안개처럼 공중에서 사라져갔다.
"아이고 ~ 지쳤다, 반나절만에 길드의 벽을 덮는 건 윽수로 고생이다"
직사각형 모양을 한 길드, 지면에 닿은 바닥을 제외한 모든 면에 치밀한 암의 마법진을 모즈룬은 꼬박 반나절에 걸쳐 단 혼자서 그려버린 것이다.
그 마법진의 효과 자체는 단순 그 자체, 암의 특성을 강화하는 그 하나 뿐이다.
그러나 마력이 감소하는 것에 따라 마법의 효과가 열화ᆞ소멸하는 것을 막아주는 <영원 :이터니티>가 짜 넣여 있어, 술의 완성도는 매우 높다.
"근데 진짜로 될 줄을――"
그런 랭크 4 마술사의 스킬을 과시한 그였지만,
"길드를 통째로 전부 <강화:부스트> 한다니"
크로노가 말을 꺼낸 길드의 강화책은 아무리 그래도 반신반의했었다.
시설을 강화하는 마법은 당연히 있다, 하지만 그것은 목수가 집을 짓는 것과 같은 수고를 들여, 복수의 마술사가 하는 대규모 '개장공사(리모델링)'이다.
예를들어, 다이달로스처럼 성벽 그 자체에 결계 능력을 갖추게 한 것이 대표적인 마법에 의한 시설 강화이다.
마술사의 상식에 따르면 4층 건물인 알자스 마을 길드 전체에 같은 여러 방어 효과를 주기위해서는, 랭크 3 상당의 술자가 5명, 일주일의 시간을 들여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크로노는 단 혼자, 게다가 겨우 하룻밤만에 건물 전체를 강화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정통한 마술사인 모즈룬이 그 말을 믿을 수 없는 것은 무리도 아니다, 고작 3일에 걸쳐 절반이라도 강화했으면 좋은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괜찮아, 벽만 강화한다면 어떻게든 돼, 라고 할까 어떻게든 한다"
하지만 어른인 모즈룬은 자신의 의혹을 감히 입밖으로 내거나 하지않고, 힘 쌘 리더의 말을 일단은 신뢰해보자고 판단하고 있었다.
"기대한데이, 그라믄 열심히 하그래이 크로노 나리"
모즈룬은 백골의 손바닥을 팔랑 팔랑 흔들며 그 자리를 뒤로했다.
혼자 남은 크로노는 방금전에 완성한 검은 마법진에 양손을 바짝 대고 있었다.
"――굉장하네"
마법진에 닿은 손바닥에서, 흑색 마력이 활성화되는 것이 곧바로 느껴졌다.
"이거라면 내일 해가 뜰 때까지는 끝날 것 같네"
성공을 확신하는 크로노는 눈을 감고 온 신경을 마법의 발동에 집중한다.
"간다――<흑화>"
칼같은 무기를 자신의 마력으로 감싸서 강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만지지않고 자유 자재로 조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흑화> 마법이다.
크로노가 시설을 탈출할 때에는 이미 습득하고 있었으며, 흑화한 검이 매번 사리엘에게 파괴되거나, 로브가 들어있던 보물 상자를 열거나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등, 여러가지 추억이 있는 마법이기도 했다.
그리고 아마도 이 길드의 전체 <흑화>도, 크로노의 새로운 추억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크로노의 흑화를 받은 물건에 공통되는 효과는 무엇보다도 그 물질이 강화되는 것이다.
즉, 크로노는 흑화하여 검의 강도를 올렸던 것처럼, 건물을 그대로 흑화시켜 목조 건물인 길드를 강화하자는 단순한 발상이다.
그러나 흑화는 대상물을 완전히 흑색 마력으로 감싸는 것으로 완성된다, 감싸는 것이 커진다면 그만큼 필요량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물며 이번에는 검이나 보물 상자를 훨씬 넘는 거대한 표면적을 가진 4층의 건축물, 그 소비량은 지금까지 썼던 그 어떤 마법보다도, 그 주사를 진화시켰을 때보다도, 마력을 소비한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하룻밤정도 시간을 들여서 조금씩 흑화시키면, 반드시 할 수 있어)
흑화의 소비량과 자신의 자연 마력 회복량을 저울에 걸어본다면 확실히 가능한 것은 사실이다, 단지 이론으로는 말이다.
시간의 경과로 흑색 마력이 회복했다고 하더라도 흑화 마법을 계속 사용하기 위한 집중력과 끈기가 깎여가는 반면.
(즉, 내 근성에 달렸다는 것이다!!)
그렇게 크로노의 긴 밤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