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87화 (88/382)

제 87화 방위 계획

쿠알 마을 길드 위층에 있는 회의실에서는 어젯밤 크로노와 테이블에 둘러앉아있었던 멤버가 모여 있었다.

우연이 아니라 일부러 지명하여 크로노가 불렀기 때문이다.

크로노, 릴리, 피오나의 <엘리먼트 마스터>의 멤버 전원에 더해

<발칸 파워즈>의 대표 발칸,

<삼렵희>의 대표 이리나,

그리고 스켈레톤 마술사인 모즈룬 줄여서 못 씨,

슬라임 도적 스우스 줄여서 스우 씨,

총 7 명이 큰 테이블을 둘러싸고 자리에 앉아있다.

단, 엘리먼트 마스터의 멤버가 이외는, 도대체 어떤 목적으로 자신들이 모였는지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고있다.

크로노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신경쓰지않고, 테이블에 다이달로스 서부 지방의 지도를 펼치는 것과 동시에 말을 꺼냈다.

"이제부터 '모험가 동맹'의 작전 회의를 시작한다!"

모험가 동맹이라는건 글자와 똑같이, 이번 긴급 퀘스트에 참가를 표명한 모험가 전원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그 모험가 동맹의 작전 회의의 개최를 당당하게 단언하는 크로노였지만,

"하아?"

다른 멤버들은 한결같이 멍하게 있고, 그 반응은 실로 싸늘한 것이었다.

"작전 회의라니, 뭐야?"

물음표를 띄우는 자들의 대표로서 발칸이 크로노에게 묻는다.

"뭐라니, 작전 회의는 작전 회의이다.

파티라면 퀘스트를 수행하기 전에 누구나 하는거잖아?"

길드 식당이나 로비에서 주고받는 모험가들의 대화 내용은 오로지 그런들것이다.

"그건 파티이니까잖아, 이런 오합지졸 모험가들을 책임지는 것은 리더의 독단이다, 일부러 모아놓고 회의같은건 안한다고"

"그런건가?"

"당연하잖아! 일일이 다른 녀석의 말같은거 듣고 있으면 아무것도 안정해진다고, 그러니까 아무도 불평할 수 없게 가장 쌘 녀석이 리더맡고 있는거잖아!"

발칸이 말하는 것은 동물 무리의 보스가 결정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지만, 이 판도라 대륙에서 활동하는 모험가들의 사이에서는 당연한 사고방식이다.

모험가 파티처럼 소수로는 꽤나 연계를 취할 수 있지만, 이번처럼 수십명의 다수, 그것도 종족이나 실력이 다른 모험가들의 오합지졸, 그런 자들을 하나로 묶기에는, 발칸의 말처럼 가장 강한 녀석이 다스리는 절대적인 상의하달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것이다.

이곳은 크로노가 살던 평화로운 일본에서는 없는 혹독한 환경의 이세계, 또한 그 중에서도 거칠다고 할 수 있는 모험가의 모임, 무조건으로 모두의 의견을 평등하게 들어봅시다라고 하는 습관같은 것이 있을 리도 없다.

하지만 크로노라도 그 정도의 일은 아무리 세달이라는 짧은 모험가 경력이라고 해도 이해하고 있었다.

알고있지만 이 작전 회의를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발칸에 말은 일리가 있어, 하지만, 내가 모험가 랭크 1인 것에 나타나고 있듯이 경험이 많지 않아, 게다가 이 근처의 지리도 다소 알고있는 것뿐으로 자세하다고 할 수도 없지.

내가 생각한 작전이 실행가능한지 어떤지, 모두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나 혼자만의 지식량으로는 효과적인 작전을 세울 수 없어.

다른 멤버에게서 의견을 모은다는건, 모험가가 봤을 때 한심해 보일지도 몰라, 하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모두의 힘이 필요해.

지금은 나를 돕는다고 생각하고 협력해주지 않을래?"

크로노의 직접적인 협력을 요구하는 말에, 회의실은 침묵한다.

하지만 그 침묵도 얼마안가 깨졌다.

"괜찮지않을까? 리더가 지혜를 빌려달라고 말한다면, 솔직하게 따라드리죠"

먼저 찬성을 표명한 것은 삼렵희의 대표 이리나.

"그렇지, 지금은 50명 전원이 하나의 파티라고 생각하고 사이좋게 합시더, 뭐 나는 솔로로 했었지만! 앗핫하!"

"저도 찬성입니다, 아무래도 크로노 씨는 단락적인 사고의 소유자는 아닐 것같으므로, 의견을 내도 잘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모즈룬과 스우스도 크로노의 제안에 찬성을 표한다.

끝까지 떨떠름한 표정이었던 발칸이지만, 그도 단념이 빠른 남자, 끙끙거리며 망설임없이 즉시 결심을 굳힌다.

"어쩔 수 없구만, 우리들도 경험 부족인 리더를 돌봐줘야지 않겠냐!"

"고마워, 정말 고마워.

못 씨가 말한대로, 우리들은 '모험가 동맹'이라는 하나의 파티라고 생각하고, 일치 단결해서 이 긴급 퀘스트를 해내자"

크로노는 즉시 전원이 협력적인 자세를 보여준 것에 안도한다.

역시 어제의 척후 부대를 잘 요격했던 경험이 크로노에 대한 신뢰로 엮인 것 같다.

이곳에 모여있는 엘리먼트 마스터 이외의 멤버는 전원이 이 근처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실력자들이다.

모험가 동맹 내에서 그들 전원의 협력을 받을 수 있게되었다고 한다면, 보다 확실하게 다른 모험가들도 협력한다.

크로노가 그들의 협력을 받은 것을 선언한 이때에, 모험가 동맹 조직으로서 한단계 더 결속력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여기서 뭘 정하려고 한거야? 어제했던 초토 작전같은걸 하려는거 아냐?"

"그건 적의 발을 묶는 잔꾀같은거야, 본격적으로 적을 막는 작전이 아니야"

잔꾀라는 것은, 미리 해두지 않으면 늦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작전 회의를 오늘로 하고 어제는 이루즈에서의 파괴 공작에 전념한 것이다.

"적을 막는다니, 그냥 이대로 싸우는 것외에 뭐가 있는거야?"

"맞다, 이 근처에서 가장 튼실한 쿠알의 정문에서 적을 기다리는게 아이가?"

평범하게 생각하면 그럴 것이다.

애초에 그다지 작전이라는 것을 중시하지 않는 것이 판도라 대륙의 주민이다.

따라서, 대인수가 모여 싸우려고 하는 경우에는,전위 후위의 간단한 역할 분담 이외에는, 일단 넓은 장소에서 전원 싸우자는 정도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니, 그건 안돼"

하지만, 크로노는 생각한다.

고등학교에서는 문예부에 소속하여, 슬픈 라이트 노벨을 양산하는 중2병적인 문학 소년이었던 쿠로노 마오는, '싸움'이라는 분야에 관해서는 일반인보다는 지식이 있었다.

당연히 현실 세계에서 그런 정보는 약간의 교양과 지식욕을 충족하는 것 이상의 가치는 없지만,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애초에 크로노로서는 자신이 지닌 지식이 역사 교과서나 영웅전에 쓰여있는 것과 같은 엄청난 효과를 100% 발휘해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 몇번이나 목숨을 건 전투를 경험한 이상, 오히려 그러한 지식은 결국, 자신의 공상의 세계에서만 통용되는 편의주의같은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

하지만 크로노는 기댈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직 아이라고 부를 정도의 짧은 17년의 인생에서, 그가 이런 상황에서 도움이 될만한 경험같은 것이 있을 리가 없다.

설령 주워들은 애매한 지식이라고 해도, 크로노는 그것에 걸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이번과 같은 '작전'이라는 것에 철저히 무관심한 집단에서는 더욱, 크로노도 모험가들이 명확한 전략ᆞ전술을 가지고 있었다면 참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크로노는 알고있는 지식을 총동원하여 필사적으로 방어 계획을 생각해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역시 이세계의 주민, 모험가의 베테랑인 그들의 조언과 협력이 필수적인 것이다.

크로노는 자신이 세운 작전에 절대적인 자신은 없다,하지만 그 불안을 표정에 드러내지 않고 방어 계획의 설명을 시작했다.

"쿠알 마을은 버린다, 우리들의 방어선은――"

크로노의 손가락이 테이블에 펼쳐진 지도의 한 지점을 가리킨다.

"다이달로스의 최서단에 위치한 알자스 마을이야"

알자스 마을은 가라하도 산맥에서 흐르는 로느 강이라는 비교적 커다란 하천 옆에 있는 작은 농촌, 대체적로 이루즈와 비슷한 규모의 마을이다.

정문이 되는 동쪽에는 로느 강, 후문이 되는 서쪽에는 레느 강이라고 불리는 지류, 이 두 하천에 끼여있어 나카지마같은 지형으로 되어있다.

"로느 강의 바로 옆에 위치한 모험가 길드를 요새로 하고, 알자스 마을의 정문에서 십자군의 발을 묶는다"

"어쩌서 그곳이 아니면 안되는거야?

마을을 둘러싼 울타리도 문도 쿠알이 훨씬 대단해, 알자스 길드도 특별 견고한 구조라고 할 정도는 아니야"

이리나는 현지(알자스 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크로노는 가본 적이 없다.

하지만 시설은 이루즈 마을과 비교해 어딘가 닮았다는 이미지를 갖고있는 크로노의 인식은 정확했다는 것을 이리나의 설명으로 증명되었다.

"중요한건 시설보다도 지형, 우리들 앞에 적당히 큰 강이 있다는 거야.

일단 물어보겠지만, 이 중에 군대랑 싸운 경험이 있는 사람은 있어?"

몰래 원래 용병이었던 피오나 이외에 손을 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병사가 아니라 모험가이므로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랭크 4의 모험가라면 고블린이나 무리를 짓는 타입의 몬스터와 싸운 적이 몇번은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십자군은 야생 몬스터가 모이는 수준을 훨씬 넘는 인수, 게다가 훈련되어있어서 다수로 연계 공격이 가능해"

지난 밤, 피오나는 의견을 내면서 크로노에게 싱클레어 공화국의 군과 다이달로스 군의 차이를 간단히 설명했었다.

인간은 군대와 같은 조직에서의 전투에 관해서는, 명령 계통, 작전, 진형 등 오랜 역사 속에서 축적된 다양한 지식이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마족의 군대는 강력한 개체 능력에 맡기고, 보스 밑에서 단지 집단으로 공격을 하는 것같은 단순한 군사 행동밖에 할 수 없다.

크로노가 대군을 상대로 평야(쿠알 마을)에서 싸우거나, 강을 사이에 두고(알자스 마을) 싸우거나, 아무리 모험가라고 해도 그 차이를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에 역시 조직에서의 전투는 서투른 것이라고 실감했다.

"개인의 힘이 강해지면, 수만 많고 힘이 약한 몬스터는 그다지 위협이 아니게 되지, 하지만 인간의 군대를 상대로는 그렇게 할 수도 없어.

아무리 강해도, 백명 천명의 병사에 둘러싸여 공격받으면, 고블린 무리에 농락 당하는 랭크 1의 모험가와 같은 말로를 걷게된다.

즉, 50명 정도 밖에없는 우리들로는, 쿠알 마을처럼 개방된 장소에서 싸우면 적의 대군에 포위되어 섬멸될 뿐이야"

무엇보다 쿠알에는 그럭저럭 튼튼한 벽과 문이 있기 때문에, 즉시 패배할 리는 없지만, 그래도 결과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크로노는 전한다.

"인간은 다른 종족에 비해 특별히 뛰어난 능력을 가지지 않지, 그러니까 강이 있는것만으로 그 행동을 크게 제한할 수 있어"

물가에서의 행동이 자신있는 악어 모습의 리자드 맨이나 머메이드같은 강이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 종족은 많이 있지만, 인간에 한해서 말하자면 그런 걱정은 없다.

"강을 건너는 중의 무방비한 순간을 노리는 것이 기본적인 작전이야"

"흐응, 뭐 적을 유리한 위치로 유인하는 건 자주있는 이야기지.

게다가 적이 똑바로 가도를 진행해올뿐이라면 몬스터를 유인하는 것과 달리 여러가지 신경을 돌리는 필요도 없겠네"

"아무리 오합지졸인 모험가들이라고해도, 얌전하게 매복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겠네"

"그런거지.

그럼 이제부터 더 상세한 작전 내용을 말하지,이 자리에서 어느 것이 실현 가능한지, 한다면 누가 담당할 것인가를 정한다.

유감이지만 천천히 논의할 시간은 없으니까 빨리 정하고 즉시 각자의 일에 착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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