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5화 검은 신들과 하얀 신
신은 있는가 없는가? 믿는 사람의 마음에 신은 있다? 아니, 그럼 신이 실재하지않는다는 것이 아닌지?
신에 대한 다양한 논의는 있지만, 내가 17년간 태어나 자란 현대 일본에서 신의 존재같은건 환상에 지나지않는다.
적어도 나는 인간의 모습을 한 신님쯤 되는 인물이 하늘 위에서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 현실에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딱히 종교나 신앙 그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는, 그러면서도 기적을 이루어주는 실물의 신님을, 지구에서는 아무도 본적이 없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곳은 이세계, 내가 있던 세계와는 다른 이치나 법칙이 지배하는 판타지 세계.
그래, 이곳 이세계에서 '신'은 실재하는 것이다.
그 증거의 하나가 '가호' 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신님이 사람에게 힘을 주는 일, 또는 이를 통해 얻은 능력 자체가 '가호' 라고 불린다.
예를들면, 강화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보통 사람보다 신체 능력이 상승해있거나, 습득하지 않은 특별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등, 그 효과는 다양하다.
실감은 안나지만, 무려 나의 흑마법도 '가호'의 일종이라고한다.
흑색 마력은 이세계의 자연에 존재하는 원색 마력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이며, 신에 의해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질의 마력, 이라는 것 같다.
"크로노의 경우는, 영혼에 '검은 신들'과 연결되는 게이트가 있어서, 그곳에서 흑색 마력을 끌어내고있다고 생각해"
"릴리, 그런 얘기는 처음 들어보는데......"
"그래, 왜냐면 평범하게 알고있다고 생각했어, 라고 할까 마력의 근원같은건 왠지 알 수 있는 것아냐?"
"......모르겠습니다"
랄까 '검은 신들' 이라는게 뭐야, 어느새 그런 이상한 녀석이랑 연결된거야.
아니, "언제?" 라고 묻는다면, 분명 최초에 했던 몸에 마력을 주입하는 실험에 의해, 그 신과 연결되는 게이트인지 뭔지가 열렸다는 것이겠지.
엄청 힘들었으니까 그건 영혼을 어떻게했다는 것이 납득될 정도의 괴로움이였지.
"나도 크로노가 신의 존재를 모른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었고.
그래도 제대로 마법을 쓸 수 있으니까, 마력이 어떻다든지는 별로 관계 없잖아?"
"음, 그건 그렇지만......'검은 신들' 이라니......"
"그건 판도라에 전해지는 모든 신님의 총칭일뿐.
이루즈 마을에도 오곡풍양의 신님을 모신다던가 하고있었잖아?
그러한 각지에서 모셔져있는 신님을 모아서 '검은 신들' 이라고 부르는거야.
덧붙여서 우리들의 '요정 여왕'도 신님의 한사람"
"과연, 800만의 신들같은 건가"
판도라 대륙의 각지에서, 현지 사람들에게 다양한 '가호'를 주면서 신앙되고있다라는 것이다.
원래의 세계의 종교가 정말 신님이 있어 현실에 축복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면된다, 아무튼 이것도 '마법'의 일종같은거네.
단지 내 경우는 마력의 공급만이므로 특정 신과 연결되어있지는 않은 것 같다.
말하자면 신이 사는 세계 그 자체와 연결되어있는 것 같아서, 편의상 '검은 신들의 가호' 라고 불린다.
그럼 나도 뭔가 특정 신을 신앙하면, 무언가의 슈퍼 파워를 얻을 수 있을까?
우선, 원한다고해서 즉시 줄 정도로 '가호' 라는 것은 간단한 것이 아니듯하다, 신님도 타산적인거구나, 아니, 현실적이라고 해야하나.
"그럼, 크로노 씨가 신에 대해서 이해해준 것 같으므로, '사도'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죠"
"아아, 부탁해"
그래, 원래는 사도의 정체를 알기 위한 이야기였어.
내가 지금까지 이세계에서 '신'의 존재를 모호하게 인식하고 있던 탓에, 설명한 것 같다.
"'사도'라는 건 '하얀 신'이 특별히 축복을 주어, 인간을 초월한 존재입니다.
하얀 신은 십자교에서 이 세상 모든 것을 만든 창조주이며, 그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만들어낸 것이 인간이다, 라고 알려져있습니다 "
아무래도 아크 대륙에는 성경에 등장할법한 일주일만에 세상을 창조한 유일 절대의 신이 존재하는 것 같다.
벌써 시작부터 의심스러운 전개이다.
"정말로 세계의 모든 것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크 대륙에서는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있는 신입니다"
"그래서, 욕심많은 '하얀 신'은 자신의 지배 영역을 넓히고 싶어서 '검은 신들'이 지배하는 판도라 대륙에 인간들을 파견했다는 소리?"
"그렇습니다 릴리 씨, 판도라 원정은 하얀 신의 '신탁'이 내려진 것에 의해 실행되었습니다"
내가 원래 있던 세계에서 십자군이라고하면, 성지의 탈환을 명목으로 다양한 의도가 얽힌 군사 행동이라는 이미지이지만, 설마 신님이 스스로 점령하라고 명령할 줄이야.
"주인 '하얀 신'은 이 땅을 원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 '십자군'이 이를 바치고 온 겁니다"
라고, 다이달로스의 성벽에서 사리엘이 말했지만, 그 대사는 말 그대로의 의미였다는 것이다.
"지배 영역을 넓힌다니,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야?"
"십자교를 신앙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하얀 신'만을 숭배시키고, 교회를 세워 다른 종교를 철저하게 배제합니다.
결과적으로 원래 그곳에 있었던 종교나 문화는 십자교에 의해 완전하게 구축되어 소멸하게 되겠죠"
그 부분은 현실 세계와 같은건가.
사리 엘이 "개종한다"라고 말했었지만, 그 대사를 들었을 때 생각했던 이미지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개종만으로 끝난다면 차라리 낫다, 이루즈 마을의 참상을 보면 녀석들은 인간 이외의 종족은 멸종해도 좋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있다.
항복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정말로 악마같은 녀석들이다.
"이야기를 돌려서, 사도는 몇명있어?"
"전부 12명이라고 정해져있습니다"
"라는건 항상 일정한건가?"
"네, 빠질 경우에는 새로운 사도가 발견될 때까지는 잠시 그대로인 것같지만요"
과연 신님의 마음에 든 것이 백명 천명은 아니라는 건가, 아무래도 사도의 대군단이 결성되는 일은 없는 것같아서 일단 안심이다.
"만약 상대하는 일이 있으면, 그 중의 한명뿐이겠죠.
가능성으로서는, 십자군 총사령관을 맡고있는 '제 7 사도 사리엘'이 가장 높네요"
"......이미 싸웠었지"
"그러네, 그건 잊혀지지 않겠네"
"그런 또 어떠한 경위로?"
과연 피오나 씨도 놀랐는지, 드물게 표정에 명확한 감정의 빛이 떠올랐다.
"다이달로스에 정찰로 갔을 때 성벽 위에서 우연히 만났어.
사령관이라고 자칭했으니까, 그 자리에서 암살하려고했지만 간단하게 반격당하고, 손도 못썼었어"
"그건......잘도 살아돌아올 수 있었네요"
그 눈은 바보같은 일을 했다, 라고 불쌍히 여기는 눈인가요 피오나 씨.
"그래, 릴리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확실히 죽었을거야"
"그렇지 않아, 그 여자가 놓아줬을뿐이야"
나는 리오르 고개에서 눈을 뜰때까지 기절하고 있었을뿐이었으니 도대체 어떻게 릴리가 사리엘에게서 구해주었는지 구체적으로는 불명이다.
"도망가도 좋다" 라고는 말했지만, 칼날을 겨눠도 놓아주었다고는, 사리엘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죽일 가치도 없을 정도로 하찮았다라고도 말하는 것인가.
"사도는 교회에서 최강의 존재입니다, 일대일로 그들을 적대하는 인간은 적어도 아크 대륙에는 한명도 없습니다.
놓아준다고는...운이 좋았네요"
"변덕으로 살았다는 것뿐이지만, 괜찮아, 이제부터 나를 놓아준 것을 후회시켜줄거야.
일대일이라면, 이라고 말했지만 다수의 상대라면 어떻지? 사도에게 무언가의 약점은? 라고할까, 죽일 수 있는거야?"
문제는 그부분이다, 신님의 슈퍼 파워로 여유롭게 불로불사라던가 한다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일단은 '바질리스크의 골침'에 의해 사리엘의 오른손에 부상시킬 수 있었으니 괜찮다고는 생각하지만......설마, 죽여도 신의 기적으로 사자 소생이라던지 하지않겠지?
"죽이는 것은 가능합니다, 아무리 강력한 가호를 받고 있다고해도 그 몸은 인간이니까요.
목을 떨어뜨리거나, 심장을 꿰뚫거나,대량의 출혈을 흘리거나, 그런 치명적인 데미지를 줄 수 있다면 죽습니다"
과연 완전한 '불멸'의 존재는 마법이 있는 이세계에서도 있을 수 없는 건가.
참고로 사자 소생도 없는 것 같다, 이걸로 일단 안심이구나.
"사도는 크로노 씨가 흑색 마력을 신으로부터 끌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혼의 게이트에서 '하얀 신'에게서 백색 마력을 끌어내 마법을 행사합니다.
다만, 그 끌어내는 마력량은 막대합니다.
얼마정도냐고 한다면, 그러네요, 크로노 씨는 무한으로 흑색 마력을 끌어낼 수 있습니까?"
"무리야, 나라도 한계는 있어"
기동 실험에서는 항상 아슬 아슬하게 싸웠으니까 마력 부족이라는 일은 자주 있었다.
최근에는 주사를 진화시켜 사제를 베어갈랐을 때에 마력 부족으로 쓰러졌었지.
"사도에게는 마술사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마력 부족' 현상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마력을 사용해도 즉시 보충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하얀 신'이 공급하는 마력량은 무한합니다, 얼마나 마법을 쓴다해도 그들은 영원히 마력이 끊어질 일은 없습니다"
다만, 그 무한한 마력도 사도가 가지는 가호의 힘의 일부에 불과하다, 라는 무서운 사실도 전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죽이지? 사도를 일격으로 즉사시킬 수 있는 유일한 공격 수단을 제공할 수 밖에 없는건가?"
그런 편리한 것이 쉽게 찾을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가장 확실하게 사도를 죽이는 방법은 희생 각오로 끊임없이 공격을 계속하는 것이겠네요.
아무리 무한한 마력을 끌어낼 수 있다고는해도 그 몸은 어디까지나 인간, 무한한 마력을 사용하기에는 그릇인 육체가 영원히 견딜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도의 몸이 한계를 맞이할 정도로 소모시키려면 약 1만명의 병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 수가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만일 도중에 도망친다면, 몸은 회복되어 처음부터 다시 하게되며, 섣불리 병사를 움직이게 한다면 정말로 1만명이 희생되겠지요"
"소모전을 강행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현실적이지도 않은건가"
사도라고 해서 자신의 몸 상태 관리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육체의 한계에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싸우다니――
아아, 과연, 도망가지 못할 정도로 계속 포위한다면, 확실히 한명 상대로 1만명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군.
"아크 대륙의 전사(戦史)에서는 사도가 상대일 경우, 최선책은 도망, 차선책으로는 발을 묶는 것, 죽이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단 사도가 전사(戦死 )한 예도 있습니다만, 모두 엄청난 희생을 치뤄 간신히 쓰러뜨린 것같습니다"
"그런게 12명이나 있는건가"
단순 계산으로 12만명의 군대가 있는게 아닌가.
게다가 통상의 병력을 더하면......이건 어쩌면 실제로 100만명급의 전력을 싱클레어 공화국은 보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군.
"판도라 대륙에 12명 전원이 오는 일은 절대로 없으므로 그런 걱정은 필요없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제 1 사도와 다른 몇명은 엘리시온 방어를위해 싱클레어 공화국을 떠나는 일은 없으며, 다른 사도도 아크 대륙의 공화국의 패권 유지를 위해 국경 부근이나 분쟁 지역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는 행방불명의 사도도 몇명있는 것 같아요"
"행방불명? 무슨 소리야?"
"아무래도 일반인에게 잊혀져 남몰래 사회 개혁을 하고 있다던가, 비밀 연구를 하고있다던가, 실은 사도는 12명도 안된다던가, 그런 소문이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지는 모릅니다, 어찌됬든 소문이니까요"
사회 개혁이라니, 미토 코몬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건가?
*미토 코몬:에도를 배경으로 한 일본 사극 드라마
뭐 됐어, 그 녀석들은 내버려둬도 좋을 것 같다, 공화국 안에서 십자의 엠블럼을 내세워 악덕 상인이나 귀족을 정의의 이름으로 구축하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12명 전부가 없다는 것도, 인수가 줄어든다면 오히려 이쪽으로서는 안성맞춤이다, 부디 사도는 사리엘 한명 밖에 없었습니다, 라는 일이 되길 바란다.
"사도라는 것은 신앙심이나 지위나 마법의 강함 등에 관계없이 어느 날 갑자기 '가호'를 받아 사도가 되는겁니다.
그래서 교회를 위해 일하는 신앙심이 두터운 사람도 있으면, 종적을 감추고 자유롭게 활동하는 사람 등, 각자 다양한 생각이 사도에게 있는 것같습니다"
"가호가 있으니까, 종교적으로 높은데다가 강하다, 아무도 이견따위 낼 수 없다라는 건가"
"일단은 교황이 십자교 톱으로 사도보다도 유일하게 상위의 존재라고 되어있습니다만, 역시 거기까지 강하게 말할 수는 없을 것같아요.
그러나, 사도 본래의 역할인 '신의 적을 배제' 라는 행동 원리는 전원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십자교를 배신하는 일은 없으며, 역사상 신을 배반한 사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소 제멋대로인 행동은 허용되고 있지만,하얀 신으로부터 힘을 받은 이상, 최저한 지키는 것은 가지고 있는건가.
"뭐 됐어, 사도라는 것이 특별한 존재라고 한다면, 쉽게 보이지도 않겠지.
적어도 피난민의 추격 부대로서 직접 오는 일은 없을 것 같아"
판도라 대륙에 있는 유일한 사도는 사리엘 단 한명뿐, 게다가 적군의 총대장이라는 입장인 이상, 간단히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이달로스의 영토는 광대하다, 서쪽 끝자락에 불과한 이런 시골을 일부러 주목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사리엘은 오지 않아도 보통의 십자군 점령 부대는 오겠지, 문제는 그 질과 수인가"
"저도 원래 용병 있었습니다만, 그정도로 십자군의 자세한 내부 사정은 모릅니다.
알려줄 수 있는건 공화국의 군대나 기사단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것뿐입니다"
"아니, 이쪽은 적의 정체를 전혀 모르는 것같은거니까, 그것만 알 수 있으면 충분해"
십자군의 의도는 대충 이해했다, 그 뒤는 인간 조직에 흔히 있는 이해대립이나 그런, 질척 질척한 속사정이 수반되어 있을 것이다.
그 근처까지 자세히 알 필요는 없다.
이제부터 알아내야 하는 것은 십자군의 구체적인 전력에 관해서이다.
"괜찮으시면 먼저 크로노 씨의 이야기,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우선 뭐부터 물어볼까, 하고 고민하고 있으니 먼저 피오나 씨가 그런 요망을 한다.
"아아, 그러네, 그럼 먼저 내 이야기를 할까"
어디서부터 이야기할까――나는 릴리에게 털어놨을 때와 같은 것을 고민하면서, 먼저 핵심 부분에 대해 먼저 말하기로 했다.
"실은 나, 여기와는 다른 세계에서 온 인간이야"
제 7장 : 요격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