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80화 (81/382)

제 80화 척후 부대

이루즈 마을에서 2킬로정도 떨어진 지점에, 놀즈의 본대에서 파견된 정찰 부대의 모습이 있었다.

"어떻지?"

"역시 마을에 사람이 있는 것 같지는 않네요"

척후 부대의 대원은, 먼 경치를 내다보는 마법 <호크아이>를 일단 멈춘다.

"그런가, 아무래도 마을 사람들 전원 도망간 것 같군"

"쫒을까요?"

"눈앞에서 도망가는 모습이 보였다면, 따라갔겠지.

하지만 아마도 마을 사람들은 이 앞에 있는 쿠알이라는 마을로 피난했을 것이다, 지금부터 쫓아도 늦을거다"

병사는 부대장의 말에 양해의 뜻을 말한다.

두사람 모두 이루즈 마을이 이미 텅 비어있다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놀랄만한 결과는 아니다.

"좋아, 그럼 마을에 남아있는 사람이 있는지 수색하기로 하지.

이제 슬슬 해도 진다, 쿠알로의 정찰은 내일로하고, 오늘은 이루즈에서 야영한다"

양해의 뜻을 부하가 군인답고 분명한 어조로 전했다.

"녀석들 서둘러서 도망간 것 같으니까, 찾아보면 은화정도는 발견될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보물 찾기'에 열중해서 철야같은건 하지말라고?"

"그건 승락하기 힘드네요"

하하하, 하고 둘이서 가볍게 웃는다.

그들은 많은 급료가 보장되어있는 것도 아닌 원정의 말단 군인이고, 이러한 '보너스'는 자신이 현지에서 손에 넣는 것외에는 없다.

"돈은 있어도 여자가 없는 것은 유감이네요"

"걱정하지마라, 조만간 창관도 지어진다고 한다, 다이달로스는 이미 '현지에서 고용한 여자'를 써서 하고있는 것 같다, 정말이지 장사꾼이라는 놈은 손이 빠르다고"

이쪽으로서는 고마운 이야기이지만, 라고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씨익하고 미소를 띄웠다.

"그런데 마족의 상대는 사양입니다"

"엘프 정도라면 나는 상관없지만 말이야, 적어도 저런――"

부대장이 질렸다는 얼굴로 뒤를 돌아보면,

"어이, 츠미키 ~ 츠미키 쨔―앙, 어디로 간거야―!"

한 소녀가 무언가를 외치면서 대원들 사이를 바쁘게 뛰고있었다.

"저런 바보같은 모험가의 여자보다는 말이지"

"도대체 뭡니까 저 여자?"

어이없다는 듯한 시선을 하면서 병사가 물었다.

"내가 알겠냐, 실비아 누님이 동행을 허가한 이상은 불평할 수 없잖아"

척후 부대를 선발할 때, 모험가 소녀가 한명, 마치 변덕처럼 갑작스럽게 참여한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하지만, 명령인 이상 거스를 수 없는 것이다.

"애초에, 충분히 병사의 수는 있는데, 저런 '놈들'을 일부러 고용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원정을 위해 싱클레어 공화국에서 미리 모험가나 용병을 고용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파견하는 자신의 수세가 적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놀즈를 포함해 점령 부대로 파견한 메르세데스 추기경은, 일부러 밖에서 고용할 필요없이 충분한 병력을 준비할 수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모험가를 포함한 용병단이 부자연스럽게도 고용되어 있다는 사실은, 그같은 말단 병사라도 이상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것이었다.

통일된 십자군의 기본 장비와는 다른, 각각 제멋대로 장비를 한 모험가나 용병은 매우 눈에 띈다, 그들의 존재 자체는 별로 숨길 생각도 없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용병단이 고용된 목적은 아무도 모른다.

"위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저 특별대우하라고 말하고 있으니까, 내버려두는게 제일이다"

사실 모험가들이 특별한 사명을 띤 비밀 부대, 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부대장은 느꼈다.

그가 보는 한, 동행한 모험가들은 어느누구도 평범한 모습으로, 특히 뒤에서 "츠미키, 츠미키" 라고 떠들고있는 소녀는 모험가로서 일정한 역량에조차 도달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뭐, 임무의 방해만 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좋나"

짐밖에 되지않는 소녀가 묘하게 소란을 일으키지 않는 것을 신에게 기도하고, 부대장은 임무를 속행한다.

수수께끼의 모험가 소녀는 척후 부대의 선두를 가는 부대장과 말머리를 나란히 하여, 이루즈 마을의 큰 길을 가고있다.

그녀의 실력을 지금까지의 행동에서 은근히 엿봐서 알고있는 십자군 병사들은, 얼빠지고 늑장부리는 초보자 수준의 모험가라고 평가하고있다.

동행하는 용병단 중에서도 최저 랭크의 평가를 받고있는 그녀이지만, 과연 승마의 마음가짐 정도는 있는 것 같아서, 위태로운 모습은 특별히 없다.

"츠미키라는건 그 녀석인가 아가씨"

시선의 끝에는 칠흑의 털을 가진 작은 고양이, 목덜미에 있는 은색 목걸이가  들고양이가 아니라 기르고 있는 고양이임을 보여주고있다.

"응, 귀엽지!"

어딘가 자랑스러운 미소로 '츠미키'라고 이름 붙여진 검은 고양이의 목덜미를 잡고 부대장의 코끝에 향한다.

츠키미는 금색으로 빛나는 눈동자와 부대장의 눈이 맞자, 냐― 하고 인사하듯이 울었다.

"그리고 내 이름은 아이라고해, 기억해둬!"

"어디에나 있는 이름이구나"

"그런 말 하지마라구"

귀엽게 뺨을 부풀려 항의하지만, '아이'라는 여성의 이름이 공화국에서는 매우 흔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 것보다, 다음에는 그 야옹이 놓치지 말라고"

"앗핫하, 괜찮다니까!"

부대장의 한숨은 소녀의 웃는소리에 지워진다.

(정말로, 그냥 꼬맹이잖아 이 녀석은)

기가 막혔다는 듯한 눈을 소녀에게 향한다.

긴 금발을 좌우로 묶은 트윈 테일은, 파란색의 동글 동글한 큰 눈동자의 귀여운 얼굴에 잘 어울리지만, 실용 중시의 모험가가 할만한 헤어 스타일로서는 실격인 것이다.

마술사라면, 아직 마력이 모인다는 등의 이유로 롱 헤어는 허용되지만, 그녀의 모습은 어떻게 봐도 사수.

메인 무기는 최저한 사용에 견딜 수 있는 낡은 나무 장궁.

어떻게든 방어구라고 부를 수 있을 것같은 가죽 흉패에 글로브와 부츠뿐, 상반신에는 얇은 셔츠 한장, 하체에 이르러서는 어째선지 미니 스커트라는 것이다.

오른손에 장착된 빛나는 은색 팔찌만이 다소의 가치가 있을 것같은 물건이었지만, 다른 것보다 낫다는 것뿐으로, 그 칙칙하고 둔한 빛은 퇴마의 효과를 가진 실버 액세서리의 품질로서는 한참 아래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한 눈에 볼 때 모험가라기보다는, 어느 마을의 소녀가 모험가를 가장해보았습니다, 라는 느낌이 든다.

아이의 날씬하고 작은 체구면서도 단련된 몸이 아니였으면, 정말로 모험가다운 요소는 눈에 띄지 않았다.

(위의 녀석들은 도대체 뭘 생각하고 이런걸 원정에 참여시킨건지)

생각에 빠지는 부대장을 어딘가 바보취급하듯이 츠미키가 냐― 냐― 하고 운다.

"랄까 어째서 고양이인거냐고, 활 메는 사냥꾼의 동행이라고 하면 개라고 정해져있잖아"

"에―, 하지만 고양이가 더 귀엽다구?"

(안되겠다 이녀석, 펫 감각으로 동물 데리고 오는군)

그의 말대로, 인간이 사냥, 또는 전투에 도움이 되는 것은 개이다.

주인의 말을 듣지않는 고양이같은걸 데려오는 것만큼 쓸대없는 짓은 없다, 오히려 도중에 멋대로 없어지므로 마이너스밖에 되지않는다.

"만약 전투가 됬을 때 제대로 챙겨둬"

"맡겨줘 아저씨!"

"나는 아직 아저씨 나이가 아니라고――"

순간, 부대장의 머리가 갑자기 튕겨나갔다.

"어라?"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이마에서 피를 분출하며 말의 등에서 굴러떨어지는 부대장의 모습을 보았다.

"적습이다! 조심해라, 매복되어 있다고!"

아이의 후방을 걷고있던 병사가 목소리를 올린다.

그것과 동시에, 무기를 가진 마족들이 집집마다 그림자에서 속속히 모습을 드러내, 큰길로 눈사태처럼 밀려왔다.

경갑 차림의 아인이나 수인, 혹은 인간이, 익숙한 동작으로 칼을 치켜세우고 병사들에게 덤벼든다.

적은 마족의, 게다가 숙련된 모험가들이라는 것은, 누구에게 듣지않아도 즉시 이해할 수 있었다.

"와왓! 뭔가 잔뜩 왔다!?"

당황한 아이는 무심코 고삐를 잡아당겨, 말이 날뛰어서 낙마하고 만다.

"우갸! 아파~ 머리가 아파 ~"

눈물로 머리를 문지르는 아이의 눈앞에서는, 이미 피가 흩날리는 전투가 시작되었다.

"젠장, 수가 많다, 분단되지마라, 밀집해서――"

부대장에 이어 지휘를 하던 병사의 머리가, 또 다시 날라가는 것을 아이는 보고있었다.

"아차 ~ 이건 위험한 것같네, 따돌리고 빨리 도망칠까 츠미키.

랄까 츠미키, 이녀석!

주인님을 두고 먼저 도망치지마! !"

기다려 ~ 라고 외치면서, 전투중인 병사들 사이를 빠져나가는 검은 고양이를 아이는 쫒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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