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74화 (75/382)

제 74화 싫은 여자 (1)

이루즈에서 봤을때 쿠알의 반대편에 인접한, 즉 십자군이 점령한 최서단에 위치하는 마을이 있다.

그 마을의 촌장 집에 키르반이 소속되어 있던 점령 부대의 사령부가 주둔해 있다, 물론 일시적인 것이지만.

보고를 마친 전령이 나간 후에는, 점령 부대의 지휘관과 그 부관인 두사람이 남아있었다.

"키르반 대가 괴멸될줄은, 이루즈에는 드래곤이라도 살고있는건가?"

눈살을 찌푸리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지휘관인 놀즈 사제장.

허리에는 강철 메이스를 매단, 그야말로 몽크같은 풍모의 딱딱한 중년 남성이다.

"드래곤이 아니라 '악마'입니다, 얘기, 듣지 않았나요?"

정말로 상사를 향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않는 차가운 대사와 시선을 보내는 것은, 부관인 시스터 실비아.

불타는 듯한 붉은 머리를 땋아 올려, 낙낙한 수도복을 입고도 바디 라인이 드러날 정도로 뛰어난 스타일을 자랑한다.

팔짱을 끼고 무거워 보이는 거유를 놀즈는 곁눈질로 보지만, 지금은 흥분의 콧김보다 한숨밖에 새어나오지 않았다.

(이 빨강 머리가! 입만 열면 화나게 하는 것만 말하는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딱히 실비아를 책망하지 않는 것은, 놀즈가 페미니스트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상사인 메르세데스 추기경의 소개로 부관에 임명되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매력적이라 해도, 자신보다 잘난 녀석의 여자에게 손을 댈만큼 그는 어리석지 않았다.

물론 이곳 본국에서 멀리 떨어진 판도라 대륙에서 추기경이 직접 그녀를 지키는 일은 없다, 죽이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그녀가 무사히 귀환하지 못한다면 지휘관인 놀즈의 신용은 떨어진다, 그 이상으로, 추기경의 개인적인 감정에 원한을 살 가능성이 매우 크다.

키르반 정도로 노골적이진 않지만, 그에 상응하는 야망을 품은 놀즈로서는, 자신의 승진을 위해 실비아의 생환은 절대 조건이 되어있다.

찬란한 미래를 위해라며 필사적으로 자신을 타일러, 어떻게든 불만을 억누르는 놀즈.

"알고있다, 실제로는 흑마법을 행사하는 상당한 솜씨의 모험가겠지"

"저로서는, 성역의 제압에 향한 부대를 전멸시킨 존재가 더 신경쓰입니다"

"단지 몬스터에게 습격당한 것뿐일지도 모른다, 그 숲은 던전 취급이지 않는가"

예상외로 강력한 몬스터가 발생하여, 반쯤 사고같은 걸로 전멸했다고 생각하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부대를 전멸시킬만한 전력을 가진 마족의 병사가 적들에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키르반 대를 괴멸시킨 '악마'를 포함해,이 성역 제압 부대를 섬멸한 '마족의 병사'가 있다고 한다면, 나름대로 성가신 적이 될 것이다.

"무엇이든, 빨리 척후 부대를 파견하는 것이 좋겠죠"

실비아의 의견에, 놀즈는 시비없이 대답한다.

"정보 수집은 맡긴다, 마음대로 해라"

"말하지않아도 그렇게합니다"

칫, 하고 혀를 차면서, 놀즈는 말을 이었다.

"내일에는 마을의 지배도 완료된다, 그것이 끝나고나서 본대를 이루즈로 향하게 한다, 결국은 지금까지 했던 일과 다름없다"

당황할 필요는 없다, 점령해야 할 땅은 도망치거나 하지않으니까.

이 점령 임무는 이제 한달도 되지않는 사이에, 차질없이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놀즈는 생각하고, 딱히 당황하지 않았다.

"그러나, 키르반 대를 통째로 잃은 것은 조금 뼈아픈 일이지만요"

"그런 허세부리는 애송이같은건 없어졌다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다"

"적어도 당신보다는 병사로서 우수한했지만요"

놀즈의 관자놀이에 핏대가 서지만, 실비아는 눈치채지 못한 것인지, 정말로 상사의 반응같은건 신경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

"키르반 대에는 꽤되는 수의 마술사도 있었고, 보병도 신병만 있던 것도 아닙니다.

이 정도의 셈도――"

"아 ~ 아 ~ 알겠다 알았어, 내가 틀렸다고!"

더 이상 이런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이 겉모습은 아름다운 부관을 후려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한 놀즈는, 선뜻 자신쪽에세 꺾이기로했다.

"알아주면 좋습니다, 전력의 적절한 파악도 하지못한다면 지휘관으로서 실격이니까요, 정말 목숨같은건 맡길 수 없어요.

게다가, 이번에는 지금까지 없을 정도로 마족의 저항이 예상됩니다, 부디 방심은 하지 마세요 놀즈 사제장.

그럼, 척후 부대의 선발이 있으므로 저는 이걸로 실례합니다"

놀즈를 쳐다보지도 않고, 똑바로 등을 돌리고 방을 나가는 실비아.

"젠장, 정말로 싫은 여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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