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3화 피난 개시 (2)
쿠알 마을은 서북과 서남의 양 가도가 만나는 교통의 요충지이기 때문에, 이루즈 마을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크고, 그에 비례하듯이 촌장의 저택도 훌륭한 것이었다.
목조 3층인 촌장의 집은 2층 위부터 거주 공간이며, 1층이 집회소의 역할을 하는 공공의 공간이 되어있다.
지금은 그 1층 부분에 불안을 안은 많은 마을 사람이 모여있는데, 이 중에서 대응을 협의하는 중심적인 인물은 쿠알 촌장, 자경단장, 그리고 모험가 길드의 길드 마스터의 세명이다.
"수뿐인 인간의 군단따위, 전혀 두렵지않다!
녀석들은 우리 용감한 자경단의 모습을 보자마자, 무기를 내던지고 등을 돌려 도망치고있었다, 저런 것이 아무리 와봤자 전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앞에 서서 열변을 하고있는 것은, 쿠알 마을 자경단의 단장이며, 촌장의 아들이기도한 나키무라는 남자이다.
그는 이루즈 마을 구원 부대가 쉽게 적 부대를 쫓아냈다는 보고를 받자, 쿠알 마을에서 철저 항전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이루즈 마을에서의 피난민이 온 단계에서는, 적의 정체는 인간의 군단같다는 것 이외 일체의 정보는 없고, 만전을 기하고 피난을 시작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쿠알 마을의 주민들은 언제 대피 명령이 내려져도 좋도록 준비에 착수하고있다.
하지만, 구원 부대가 간단하게 승리했다는 것으로, 적의 전력은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적어도 이 몸집이 뚱뚱한 자경단장 나키무는 판단을 내렸다.
피난 그 자체는, 이루즈 마을과 같은 이유로 문제없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도로 누구라도 집을 떠나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피난 생활을 하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키무가 '자신이 이끄는' 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적을 화려사게 부순 구호 부대의 승리를 마치 자신이 보고온 것처럼 큰 소리로 언변하고, 피난의 취소를 요구했다.
게다가 구원 부대의 절반 이상은 모험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경단원은 손에 꼽을정도로 참여하고 있지않았다.
당연히, 나키무 자신은 구원 부대에서 그 얼마안되는 자경단원으로서 직접 지휘를 하지 않고, 쿠알 마을에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싶다"라며 단지 기다렸을 뿐이다.
"적이 도적같은놈들 상대로, 일부러 피난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모두는 생각되지 않는가?
아버지, 아니, 촌장님은 어떠한가? "
"으 ~ 음......"
차분한 얼굴로 골똘히 생각 촌장 나하드 그는 어떻게해도 아들이 승리에 취해 안이하게 전투의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생각하여, 철저 항전에 전반적인 동참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엘프인 이루즈 촌장 시오네에 비해,인간인 나하드는 젊다고도 말할 수 있지만, 그래도 나이 60에 가까운 촌장으로서 수십년 동안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상, 기세에 맡겨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아버지의 신중한 생각을, 나이 탓에 겁이 많아졌다고 밖에 나키무는 생각하지 않는걸로 보인다.
"흠, 길드 마스터님은 어떠한가? 보고를 듣고, 뭔가 적의 전력에 위협이 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들은 내용으로는, 마술사가 세명만으로, 창이나 활로 무장한 병사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백명을 훨씬 넘는 수는 위협이지만, 특별히 힘이나 고유 마법이 없는 사람만으로 구성되어, 게다가 마법이나 무투기를 익힌 사람이 없다고한다면, 이루즈을 덮친 부대 수의 배가 오더라도, 여기서라면 격퇴할 수 있겠지"
"그렇고말고, 세명있던 마술사도 간단하게 우리가 쓰러뜨렸다.
특별한 힘이 없는 인간 병사같은건 얼마나 모여봤자 야생 고블린과 다름없다"
세명의 마술사라는건, 키르반과 그 제자 두사람의 일로, 그 시체의 장비로 보아 마술사라고 판단했지만, 그들을 쓰러뜨린 것은 구원 부대가 아니다.
하지만, 누가 쓰러뜨렸는지 명확하게 알려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훈의 횡령을 한 것이었다.
"이곳 쿠알에는, 이루즈보다 훨씬 많은 자경단과 모험가가 있다.
소수의 구원 부대만으로 백 이상의 적을 쫓아낸 것이다, 만약 적이 천명이 온다고해도, 견고한 석벽으로 지켜지는 쿠알이 결코 함락될 일은 없다!"
너무나 자신만만하게 단언하는 나키무의 말에, 이 자리에 모인 자들은 피난에서 항전으로 의견이 기울기 시작한다.
촌장도 이 상태로는 항전도 어쩔 없는건가, 라고 생각한 찰나였다.
"촌장, 크로노라고 자칭 이루즈 마을의 모험가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한 명의 마을 사람이 촌장에게 귀띔한다.
"이루즈의 모험가는 전멸했다고 들었다만?"
"아무래도 다른 곳으로 퀘스트에 가있던 것 같아서, 아침에 쿠알에 찾아와서, 이루즈의 일을 듣고 그대로 향한 것입니다"
"오, 그 이야기는 들었다, 그런가, 살아돌아왔다고는, 구원 부대가 늦지않은 것 같군"
낯선 모험가이지만, 살았다고 듣고 촌장은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습니까?"
"음, 보내라, 나도 실제로 이루즈를 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싶다고 생각했다"
양해의 뜻을 받고, 전령역의 마을 사람이 방을 나간다.
"모두들, 이루즈의 모험가가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같다, 현지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자세히 듣지않겠나"
실내에 모인 자들의 사이에서 웅성거리기 시작하지만, 일부러 겉으로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이루즈의 모험가 크로노, 들어와도 좋다"
촌장의 부름과 동시에, 문이 열리고, 전신이 검은 색으로 가득한 크로노가 뒤에 릴리를 데리고 입실한다.
"실례합니다, 저는 이루즈 마을에서 모험가를 하고있는 크로노라고 합니다, 랭크는 1입니다"
"훗, 랭크 1일줄이야 엄청난 풋내기군"
고작 마을 집회소에 지나지 않지만, 영주인 체하는 나키무로서는 부적절하다고도 말할 수 있는 대사였다.
노골적으로 경멸의 뜻이 담긴 그 말을 한마디도 빼놓지 않고 크로노의 귀에 닿았지만, 일절의 반응하는 일없이 이야기를 자르기로 했다.
"먼저, 제가 직접 다이달로스에 가서 알게된 것을 전하겠습니다"
"다이달로스? 지금은 봉쇄되서 출입할 수 없을텐데?"
촌장이 묻는다.
"불법이지만, 불온을 느끼고 상황을 보러갔습니닥"
"과연, 지금은 그 행동을 비난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이달로스에서 무엇을 봤지?"
크로노는 한박자 두고, 입을 열었다.
"용왕 가비날은 죽고, 다이달로스는 함락되었습니다"
"바보같은!?"
놀라움에 큰소리를 낸 것은 나키무,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라 이 장소에 있는 사람에게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일이며, 평소 동요를 보여주지 않는 촌장과 길드 마스터도, 경악에 눈을 크게 뜨고있다.
"적당한 것을 지껄이지마라!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당장이라도 허리의 검을 뽑아 크로노를 베어버릴 듯이 흥분하는 나키무이지만,
"진정해라 나키무, 그리고 모두도 진정해라, 우선은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야하지 않겠나"
촌장이 어떻게든 그 자리를 진정시키고, 크로노에게 계속하라고 재촉했다.
"다이달로스를 점령하고 있는 것은, 아크 대륙에서 건너온 십자군이라고 자칭하는 인간의 군단입니다.
일년 정도 전에, 북동의 해안선에 버지니아라는 마을을 세운 것과 같은 자들입니다"
촌장도 버지니아라는 마을의 존재는 물론 알고있다.
하지만, 그것은 용왕이 이끄는 강력한 다이달로스 군에게는 하찮은 존재로 밖에, 그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확실히 다이달로스 군은 버지니아의 인간을 막고 있던 것같지만, 몇달 전에 대규모 증원 부대가 파견되었습니다.
어느정도의 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십자군은 확실히 다이달로스 군을 부수고, 그 때의 전투에서 용왕 가비날을 쓰러뜨렸습니다.
가도를 봉쇄하라는 명령은, 아마도 다이달로스가 점령된 직후에 나온 것입니다"
"으음,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는, 갑자기 믿기는 어렵군......"
명확하게 부정하지는 않지만, 말 그대로의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팔짱을 끼고 음 음 하고 신음하는 촌장.
"하지만, 십자군은 실제로, 이루즈까지 왔습니다.
이루즈에 온 부대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늘은 격퇴할 수 있다고해도, 곧바로 새로운 부대가 마을을 점령하기 위해 파견됩니다.
즉시 대피를 시작하지 않으면, 늦어버릴 것입니다, 부디, 지금 대피 명령을 내려주세요 "
크로노 진지하게 호소한다, 하지만, 가비날이 죽고, 다이달로스가 함락되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긴 세월에 걸쳐 용왕라고 칭송받으며, 그 지배 아래에서 살아온 그들이 보면, 지금당장 받아들이는 어렵다.
촌장조차, 너무나 현실과 동떨어진 크로노의 이야기에, 바로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다.
하물며 민감한 나키무가 이 랭크 1의 모험가에 지나지 않는 크로노의 이야기를 믿을 리가 없었다.
"거짓말이다 거짓말이야! 그런 이야기는 전부 허풍이다!
이 남자는 고향이 습격당해 머리가 미쳐버린 것이다, 단순한 도적단을 있지도 않은 군단이라고 믿고있을 뿐이다! !"
아무리 크로노라도 자신이 미치광이 취급받으면 화가 난다, 하지만, 어떻게든 참아내고 진실을 호소한다.
"저는 다이달로스 왕성에 나부끼는 십자의 깃발을 확실히 봤다"
"그것도 잘못본것이다! 그 용왕님이 토벌당했다고? 다이달로스가 함락됬다고? 그런 일은 옛날의 마왕이라도 나타나지 않는 한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
입에 거품을 날리는 나키무의 말에, 크로노도 소리를 높여 대답한다.
"십자군은 단순한 도적단같은게 아니다, 뭣하면, 붙잡은 병사를 심문해보면 된다!"
"흥, 정말 불쌍한 남자구나, 하지만 안심해라, 이 마을은 우리 자경단이 제대로 지켜보이지, 너는 길드에 있는 침대에서 신들에게 기도라도 바치며 벌벌 떨고있으면 된다"
진심으로 깔보는 듯한 눈을 향하는 나키무의 앞에, 크로노는 자신을 바보 취급해서 화가 나기보다는, 오히려 조바심을 느끼고 있었다.
만약 여기서 자신이 말하는 것을 전혀 믿지않는다면, 스파다까지의 피난은 실행되지 않는다.
뿐만아니라, 이 사람은 자신들만으로 싸운다고 말하고있다.
확실히 쿠알 마을은 이루즈 마을에 비해 배 이상의 자경단원과 모험가들이 있다는 것은 크로노도 알고있다, 하지만, 그 정도로 만에 이르는 십자군을 막을 수 있을 리가 없다.
포위되어버리면, 이번에야말로 마을 사람들은 몰살 당한다.
크로노의 이마에서 땀이 흐른다, 여기에서, 어떻게해서라도 피난을 진언하지않으면, 전부 끝난다.
"믿어줘, 전부 사실이다! 지금당장 피난하지않으면 늦어버린다!"
"에에이 조용하지 못하는가 이 미친녀석, 네놈의 넋두리에 맞춰주고 있을 틈은 없다!
어이, 빨리 이놈을 끌어내지 못하는가! "
크로노의 주장과 그것을 거짓말이라고 단정짓는 나키무의 주장 어느쪽이 옳은지,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한 마을 사람들이 판단 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촌장조차도, 크로노의 말에는 반신반의, 아니, 의심이 더 강하다.
실내는 떠들썩해진다, 정말로 용왕은 죽었는가? 다이달로스는? 전부 거짓말인가? 그저 미쳐버린 불쌍한 모험가인게 아닌가?
그 어수선한 가운데,
"나의 크로노를 바보취급하지마 돼지가, 죽여버릴거야"
그렇게, 작게 중얼거린 릴리의 목소리는, 크로노는 물론, 누구의 귀에도 닿지않았다.
크로노는 어떻게든 촌장들을 설복하기위한 말을 필사적으로 생각한다, 그런 때, 릴리는 겉옷자락을 당겼다.
"뭐, 뭐야 릴리? 지금은――"
"크로노, 이곳은 나에게 맡겨줘"
그렇게 말하며 싱긋 미소짓는 릴리, 그 에메랄드의 눈동자에 지성의 빛이 깃들어 있는 것에 크로노는 눈치챘다.
"릴리――"
불러보지만, 릴리는 크로노의 발밑을 떠나, 촌장들이 앉아있는 상석에 일직선으로 향한다.
그리고 일곱색으로 빛나는 날개짓과 함께 공중으로 날아올라, 촌장의 앞으로 뛰어오른다.
"오랜만이네, 나하드 촌장"
릴리의 모습을 본 촌장은 놀라움의 목소리를 낸다.
"리, 릴리 씨, 어째서 이런 곳에......"
"우후후, 건강해보여서 다행이네, 그 상태라면 당분간은 영약의 신세를 질 일은 없을 것같네"
촌장의 뇌리에는, 수십년 전에 앓았던 심각한 병에 쓰러져 죽음을 각오했을 때, 머리맡에서 치료를 해준 작은 요정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이후, 일년에 한번은 릴리가 만든 요정의 영약을 처방받아, 건강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외형대로 유아같은 행동을 보여주고, 요정답게 알몸이었던 평소의 릴리와 같은 모습이면서, 유창하게 말을 하고 검은 옷을 휘감은 지금의 릴리에, 굉장한 위화감을 동반했다.
그 당황스러운 감정을 릴리는 곧바로 읽을 수 있었다.
"아아, 이게 본래의 나야, 딱히 신경쓰지마 촌장 씨"
"그래서, 도대체 어떤 용건으로? 지금은 보시는 바와 같이 매우 복잡한 사정이――"
"괜찮아, 전부 이해하고 있어.
그리고 크로노가 말하고있는 것이 전부 진실이라는 것을, 가르쳐줄께 "
"진실, 이라면?"
처음보는 진지한 표정을 하는 릴리에게, 촌장은 꿀꺽하고 침을 삼킨다.
"그래, 용왕이 죽은 것, 다이달로스가 함락된 것, 그리고, 그것을 한 것은 십자군이라는 두려운 인간의 군단이라는 것, 전부 실제의 이야기"
"서, 설마......"
"알고있잖아, 요정은 나쁜 장난은 하지만,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않는다고"
실내 고요함이 감돈다.
마을 사람들은 전원, 그 나키무도, 요정인 릴리가 '진실이다' 라고 단언하면, 그것을 믿지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요정이라는 존재는 '거짓말 하지않는다', 증거같은건 없어도 진실로 받아들일 수 밖에없는 것이다.
실제로는, 하프인 릴리, 특히 지금처럼 본래의 지성을 되찾은 상태에서는 태연하게 거짓말을 뱉을 수 있지만, 그런 것은 이 자리에 있는 마을 사람들의 누구도 모른다.
그러므로, 릴리의 말은 요정의 전승과 마찬가지로, 진실만 말한다고 마을 사람들은 믿어 의심치않는다.
"나는 크로노와 함께 다이달로스까지 가서, 이 눈으로 확실히 봤어, 다이달로스 왕성에 휘날리는 십자의 깃발을, 그리고 용왕을 죽일 힘을 가진 인간(괴물)을 말이지"
"오, 오......무슨 이런 일이......"
릴리가 말하고있는 절대적인 진실에, 촌장은 이번에야말로 놀라고, 한탄한다.
"들으세요, 다이달로스라는 나라는 멸망했다.
영내는 모든 십자군에 의해 지배된다, 지금당장 도망치지않으면 여기도 이루즈 마을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들에게 교섭을 하려고해도 소용없는 짓, 십자교라는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우리를 마족이라고 부르고, 절멸시키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있다.
살아남는 방법은 단 하나, 바로 스파다로 피난을 시작하는 것"
"스, 스파다라고!?"
목소리를 낸 것은, 촌장이 아닌 나키무.
스파다가 다이달로스를 적국으로 보고있는 이상, 그 반대도 마찬가지, 나키무는 언젠가 오는 스파다의 공격에 자신도 참여하여, 무훈을 세우는 것을 꿈꾸었던 것이다.
그 공격해야할 적국이 피난처라는건, 다른 마을 사람들보다도 더욱 용납하기 어렵다.
"당신, 아까부터 시끄럽네, 좀 닥쳐주지 않을래?"
쓰레기를 보는듯한 진심으로 경멸하는 눈빛을 유녀 모습의 릴리에게 향해져, 나키무는 격앙,
"오, 오......좋아......"
할줄 알았는데, 나키무의 전신에 이상한 쾌락이 흐른다, 그는 차가운 릴리의 눈에 응시당하여 '매료'되어 버렸다.
아름다운 것에는 매료의 마법이 깃드는 이 세계, 대단한 타이밍에 매료가 발동했지만, 어쨌든 '매료'상태에 빠진 나키무는, 사랑하는 소녀같은 표정으로 도취되어 릴리를 바라볼뿐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없어졌다.
나키무의 존재 그자체를 잊은 듯, 릴리는 촌장에게 시선을 돌린다.
"촌장 씨, 괴로울지도 모르지만 쿠알 마을은 버릴 수 밖에 없어.
우리들 요정은 이미 고향을 버렸어, 이걸 봐――"
그렇게 릴리가 꺼낸 것은, 성스럽게 빛나는 홍옥인 아티팩트 '퀸 베릴'이다.
"이, 이건 설마......"
그 농밀한 마력이 담긴 진홍의 빛을 앞에, 특별히 마법을 잘 아는 것도 아닌 촌장이라도, 그 정체가 무엇인지 곧바로 상상이 붙었다.
"그래, 빛의 샘에 가호를 가져다 주는 보옥, 하지만 십자군이 온 탓에, 이제 요정 여왕의 가호는 없어졌어.
우리'들'은 필사적으로 십자군과 싸워 물리쳤지만,황폐해진 빛의 샘은, 이제 원래로는 돌아오지않아"
슬프다는 듯이 말하는 릴리의 말만으로, 지금까지 불가침으로 되어있던 빛의 샘이 어떻게 되어 버렸는지, 촌장은 납득해버렸다.
동시에, 크로노도 이때 처음으로 빛의 샘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들을 수 있었지만, 이미 사정을 헤아리고 있었는지, 그다지 놀란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자, 이제 알았겠지, 당신들이 앞으로 어떻게해야 하는지"
그렇게 말을 남기고, 릴리는 크로노의 곁으로 돌아와, 팔을 잡아당기듯이 방에서 나갔다.
"......도망치지, 스파다로"
그리하여, 쿠알 마을에 긴급 피난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