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72화 (73/382)

제 72화 피난 개시 (1)

"오오, 집은 무사해서 다행이네"

약 일주일만에 요정의 숲에 위치한 집으로 귀가한다.

혹시나 빛의 샘을 노리고 침공해온 십자군 부대에게 오두막을 발견되어, 불태워져 있는게 아닐까라고 생각했지만, 기우로 끝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이루즈 마을에서의 피난 준비는 대강 끝나고, 지금 쯤은 주민들이 짐을 들고 쿠알 마을로 이동하고 있는 무렵.

이쯤되면 내가 도와줄 만한 일은 없기때문에, 이번에는 우리들이 집을 떠날 준비를 위해 돌아온 셈이다.

"다녀 왔습니다"

"다녀 왔습니다― !"

내 목소리와, 씩씩한 리리의 목소리가 작은 실내에 울린다.

"실례합니다" 라고, 뒤를 이은 소녀의 목소리, 그 정체는 수수께끼의 마녀 피오나 솔레이유이다.

왜 그녀가 우리집에? 라고 생각하지만, 왠지모르게 흐름상으로 따라와 버린 것이다, 반대로 거절할 이유도 없었지만.

"그러고보니, 이곳을 찾은 손님 제 2호가 되는건가"

그 손님 제 2호는, 릴리가 뒹굴 뒹굴 구르고있는 침대에 어느새 앉아서, 진지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크로노 씨, 매우 중요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한테 이야기?"

"네, 릴리 씨가 아이 상태로 돌아가버렸기 때문에,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것이 크로노 씨밖에 없습니다"

아아, 그러고보니 피오나 씨는 릴리와 약속이 어떻게라든가 말했었지.

도와주고나서 길드에 돌아온 후에는, 가져온 빵과 스프를 무심히 먹고있었기 때문에, 자세한 사정은 아직 아무것도 듣지못했다.

그것보다도 신경쓰이는 것은, 릴리가 '아이 상태'라고 한 것에 대해서다.

"혹시, 커진 모습의 릴리와 만난거야?"

"네, 설마 그 소녀가 이렇게 순진무구한 어린 아이가 된다고는 생각치 못했습니다"

뭐야, 딱히 소녀 릴리라도 엄청나게 귀엽지 않을까, 말그대로 지금의 릴리가 그대로 아름답게 성장했다라는 느낌의 외모, 어디에 놀라울 요소가 있는 것일까.

뭐 됐어, 중요한 것은 소녀 릴리와 피오나 씨가 도대체 어떤 약속을 했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릴리와의 약속이라는건?"

"네, 그건――"

혹시나, 도움받은 사례로 내가 파산하는 수준의 대금 청구라든지 되는게 아닐까, 하고 약간 불안해진다.

도대체 어떤 약속을 피오나 씨와 한거야 릴리! ?

덧붙여서 그 릴리 본인은 나의 걱정같은건 상관없다는 듯이 침대 위의 커다란 베개에 프랑켄 슈타인을 달고 놀고있다.

"그건?"

"그건, 저에게 아이스 캔디를 원하는만큼 먹여준다, 라고"

"......뭐라고?"

"저에게 아이스 캔디를 '원하는만큼' 먹여준다, 라고"

원하는만큼, 이라는 부분을 강조하여, 중요한 일이기까 두번 말했습니다 라는 듯이 못을 박는 피오나 씨.

"먹여주시는거죠?"

뭐냐고 그 NO 라고 하면 이 오두막 태워버리겠습니다 라고 하는듯한 날카로운 시선은.

뭐 나를 도와줬었고, 아이스 캔디를 만들어주는 것 정도는 전혀 상관없으니까 괜찮지만.

"지금은 별로 재료가 없으니까 많이는 만들 수 없다고?"

"그런가요, 그럼 부탁합니다"

그런 이유로 나는, 짐 꾸리기 전에 아이스 캔디 만들기를 해야했던 것이었다.

녹풍의 달 4일부터 신양의 달 20일까지 살았던, 불과 석달뿐의 주거였지만 잊지 못할 추억이 가득한 오두막을 뒤로하고, 쿠알 마을에 도착한 것은 날이 저문 시간이었다.

기껏 재료를 써서 만든 아이스 캔디를 피오나 씨에게 준 후, 그녀는 잠자리에 들어있는 쿠알 마을의 모험가 길드로 돌아왔다.

마찬가지로 모험가인 나와 릴리도 숙박소는 길드가 되지만, 우리들은 먼저 하지않으면 안되는 일이 있었다.

"음,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면 좋겠지만"

나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다이달로스에서 알게된, '용왕의 죽음'과 '다이달로스 함락'이라는 두가지 정보를, 촌장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에게 전해야한다.

그 때문에 쿠알 촌장의 집 앞에 왔지만, 마을의 의사를 결정하는 집회소로서의 역할을 가진 촌장의 집은, 다수의 피난민이 발생한 비상 사태에 직면하여, 그 대응을 협의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그들도 자세한 상황을 모르는 채로 대응에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십자군의 존재를 아는 내가봤을땐, 지금은 토론을 내던지고 당장이라도 스파다로 피난을 시작해야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있다.

빨리 전하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전부 늦어버리게 된다.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쿠알 마을의 촌장과 전혀 안면이 없으므로, 랭크 1 모험가에 지나지않는 나의 이야기를 신용해 줄 것인지 라는 점이다.

불안 요소는 있지만, 우선은 이야기를 해보지 않고서는 시작되지 않는다.

"좋아, 가자 릴리!"

"응!"

각오를 다지고, 나는 촌장 집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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