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0화 4인의 사도 (2)
심야, 다이달로스 왕성의 발코니에 두 그림자가 있었다.
"낮의 회담은 꽤나 달아오른 것 같네요, 기분탓인지 사리엘 각하의 표정도 평소보다 밝게 보였습니다"
눈 아래 펼쳐진 다이달로스의 야경을 바라보며, 류크롬 대주교가 말한다.
그의 옆에 서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여성과 혼동되는 중성적인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동생 마리아벨을 향해서.
두 사람은 같은 유그노시스의 성을 가진, 친형제이다.
"후후, 그렇다면 좋겠지만"
눈을 감고 생각나는 사람의 모습을 띄우는 마리아벨, 지금은 형인 류크롬밖에 없기 때문에, 딱딱한 경어는 그만두고 나이에 어울리는 소년같은 말투로 돌아와있었다.
"미사 경이 없으면 더 기뻤을텐데"
"그녀도 사리엘 각하가 걱정되서 참을 수 없었던 것이겠죠, 과연 '영원한 라이벌'을 자칭하는 것답네요, 후후후, 왠지 흐뭇하네요"
나이가 비슷한 동성인 탓인지, 미사의 일방적인 사리엘의 라이벌발언은, 엘리시온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이다.
실제로 사도와 접촉의 기회도 있는 류크롬은 "잠까안, 기다려 사리엘!"
하고 전력으로 들러붙는 미사의 모습을 실제로 본적도 있고, 단순한 소문이 아님을 알고있다.
"하아, 저런 아이같은 녀석의 후배라니 정말 싫어져, 사도로 각성하는 것이 좀 더 빨랐으면――"
사도는 기본적으로 '각성'한 순서대로 숫자가 주어져, 그것이 그대로 서열이 되어있다.
미사의 쪽이 마리아벨보다 연상인 것도 있고, 그녀가 먼저 사도로서 각성한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래도!" 하며, 미사한테 무슨 말을 듣는 그에게 분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녀도 분명 역대 사도들처럼 훌륭하게 될겁니다, 제가 봤을땐, 미사 경은 나이에 맞는 실로 소녀다운 감성을 지닌 상식적인 분입니다."
"......그럴까나"
"그렇습니다"
의미있는듯이 미소 짓는 류크롬에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의 마리아벨.
두 형제는, 그대로 별빛 아래에서 화목하게 대화를 계속했다.
"――그런데, 알스 추기경 예하은 뭐라고?"
류크롬이 그렇게 물어본 순간, 마리아벨의 표정이 긴장된다.
"메르세데스의 부하와는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마라, 라고"
"그렇습니까"
류쿠로무의 시선이, 까맣게 우뚝솟은 다이달로스 성벽의 넘어로 향한다.
'메르세데스의 부하' 즉, 현재 다이달로스 영내의 마을을 점령하기 위해 전개하고 있는, 골드런 전투 이후에 증원으로서 온 군단이다.
"시작의 땅 버지니아, 수도 다이달로스, 그리고 해상 교역의 중심 에이돈, 이 중요 거점이 3개 모두 이미 손안에 있으니까, 지금은 싸워서까지 영토를 확대할 필요는 없다, 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골드런의 전투에서 승리하여 다이달로스를 제압한 십자군이지만, 자세히 그 내부사정을 본다면, 그 군대는 공화국 중에서도 알스 추기경의 파벌이다.
알스의 오른팔인 류크롬을 부사령관에 자리 잡은 것을 시작으로, 1만 5천의 십자군은 대부분이 그 스스로가 말을 걸어 모은 자들이며, 분명하게 누구의 파벌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건 사도인 사리엘 단 한명 뿐이었다.
그 사리엘조차, 알스와 깊은 연이 있으며, 공화국에 있는 국회, 교황, 추기경, 귀족, 과 같은 면면에서 보면, 모든 십자군은 알스의 입김이 닿아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
애초에 패배가 불가피한 군대이며, 지는 싸움에 자신의 수하를 더하는 것을 모두가 기피했다.
하지만, 현실은 십자군이 승리한 이상, 그 군의 실질적인 '소유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알스 추기경이, 점령한 땅의 지배권을 쥐고있는 것은, 자타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첫 상륙 지점인 버지니아, 수도인 거대한 성채 도시 다이달로스, 그리고 다이달로스와 다른 판도라 대륙에 있는 국가들과 해상 교역을 잇는 항구 도시 에이돈, 이러한 중요한 지점은 전부 알스의 지배지로 되어있는 것이다.
그러나 골드런 전투 이후 새로 파견된 증원은, 겉으로는 같은 십자군 소속이지만, 그 내실은 다양한 파벌에 의한 의도가 뒤섞인, 이른바 교회와 귀족의 '연합군'인 것이다.
그런 가운데 특히 영향력을 가지는 것이, 세명의 추기경 중 한명 메르세데스라는 남자인 것이다.
"어느 정도는 '그들'에게도 토지를 주지않으면, 귀찮은 일이 일어날테니까요"
메르세데스를 비롯한, 판도라의 이권에 달라붙으려고 하는 수많은 자들을 모두 억제하고, 다이달로스 령의 전부를 알스 혼자 독점하려는 것이라면, 반발이 일어나는 것은 필연.
현재의 판도라 대륙은 그들에게 있어 너무나도 매력적, 그야말로 암살이나 누명에 의한 종교 재판이 횡행하고, 십자군이 내부 분열을 일으킬 수밖억 없을 정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류크롬의 말처럼 그들에게도 나름대로 '분배'를 해주면, 그만큼 겉으로 드러난 반발은 일어나지 않는다.
알스 측이 다이달로스 령의 지배권은 '선착순'이라고 표명하면, 새로 도착한 증원 부대끼리의 경쟁이 되는 것이다.
자신들에게 참견하지 않으면, 이미 다른 파벌이 어떻게 서로 잡아먹으려고 하든 전혀 상관없다, 이미 충분한 토지를 확보하고있는 알스 측은, 판도라 이권에 관해서는 이미 이긴 상태인 것이다.
"그렇지만, 그건 다이달로스 령의 지배권이 확정될 때까지의 이야기"
"네, 우리는 아직 대륙 동부의 한 지역을 제압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판도라 대륙은 광대하다, 아무리 다이달로스의 중요 거점을 손에 넣었다고해서, 다른 모든 땅의 지배권을 손에 넣지못하면, 지금의 우위성은 상대적으로 제로는 커녕 마이너스가 되어버린다.
"그러나, 가라하도 산맥을 넘어 중부에 즐비되어 있는 도시국가 군대에게 공격을 하는 것은, 당분간 나중의 일이 되겠죠"
"그러니까, 지금 안에 '형들'의 군비를 증강하고있잖아"
"골드런 전투에서 많은 동료를 잃었으니까요, 다시 신뢰할 수 있는 군사를 모으려면 지금 이 시간을 이용하는 것외는 없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귀족 녀석들이 앞질러 중앙에 공격을 해도"
"지금은 놓아줄 수 밖에 없겠네요.
만약 그렇게 되었다고 해도, 그들이 산을 넘을 가능성은 만에 하나도 없지만요"
겁없는 미소를 띄우는 류크롬은, 그렇게 단언하는 것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용을 죽이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궁극의 전력인 사도 사리엘이, 기본적으로 이후의 전투에는 참가하지 않는다는 점.
출진하면 승리가 확실한 사도는, 새로운 영지를 원하는 자들이 보면 그정도로 거추장스러운 존재는 없다.
영지를 손에 넣기위해(지배권을 주장한다)서는 스스로 그 땅을 최초로 점령해야 하기때문에, 사도의 등장은 자신들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강적이 가로막고 있을 경우에만 한정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파벌도 "자신들만으로는 전혀 이길 수 없다 or 이길 수는 있지만 손해가 너무 크다" 라고 판단되는 적이 나타날 때까지, 사리엘 스스로의 출진는 요청되지 않는다.
아무리 총사령관이라 하지만, 모두의 의향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면서까지 움직이면, 이익 분배의 룰이 무너져, 십자군 분열의 위기를 초래한다.
따라서 최초이자 최대의 난관이라고 생각되는 다이달로스 공략 후는, 더 이상 사리엘의 차례는 없다는 견해가 강하고, 또한 사도 전원의 총의로서 사리엘은 판도라 정복의 완료를 '지켜본다' 는 것을 표명하고있다.
그리고 사리엘 자신도, 요구되는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고, 여러 의도가 얽히는 십자군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도록 얌전히 여기 저기 돌아 다니도록하고, 쓸대없는 짓은 절대로 하지않는다.
"애초에, 교회나 귀족의 사병따위은 실력은 이미 알고있고, 소속이 다르면 협력도 제대로 할 수 없으니까"
"그 말대로, 이지만 그들이 산을 넘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스파다'입니다"
"스파다?"
"다이달로스 령과 인접해 있는 도시 국가의 이름입니다, 그 스파다가 가라하도 산맥 연변에 있는 국경선을 지키고 있는거에요"
"그럼, 강한거야?"
"원래 마족의 군대는 강력합니다.
그러나 '검투 도시'라고 불리는 스파다는, 많은 도시 국가 중에서도 출중하고 정병이 갖추에져 있는 것입니다"
"'검투'말이지, 역시 마족인만큼 야만적인 풍습이 남아있구나"
"하지만, 그 풍습덕분에 스파다는 판도라 안에서 실력있는 실력자들이 모여있는 것입니다.
다이달로스의 침공에 대비하여, 스파다의 방위군에 더해진 자들을 용병으로 고용해서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추어져 있습니다.
게다가, 스파다는 가라하도 산맥에 지켜지는 천연의 요새라고 불릴 정도로, 지키기에 적합한 지형입니다.
정직하게 공격한다고 하면, 골드런 전투이상으로 병력을 필요로 하겠죠"
다이달로스가 함락하고 약 한달, 십자군의 다음 표적인 스파다를 비롯한 대륙 중앙부의 도시 국가들과 그 주변국에 대한 정보를 류크롬은 이미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이고 있는 정보를, 십자군 전군에게 공유할 생각은 그에게는 없었다.
"그렇구나, 하지만 아마도 그 스파다에 쳐들어갈거야, 그 녀석들은"
"후후후, 산을 넘을 수 없다고 사리엘 각하에게 매달려올 때까지, 우리들은 다이달로스에서 편히 지내겠습니다"
'저능한 마족'이라고 멸시하며 반드시 뼈아픈 패배를 '그들'이 경험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류크롬은 정확한 스파다의 전력을 전하지 않는다, 라고보다는 오히려 은폐할 정도로 정보를 봉쇄하고 있다.
같은 십자군이지만, 파벌간의 경쟁이 있는 이상, 다른 세력의 병사가 부서지는 것은, 류크롬, 나아가서는 알스가 봤을 때 원하는 것이다.
"변함없이, 심술궃네 형은......"
즐겁게 미소짓는 형의 단정한 얼굴을 보고, 마리아벨은 그렇게 중얼거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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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그노시스 형제가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편, 제 11 사도 미사는, 성내에 마련된 침실, 그 캐노피가 달려 있는 호사스런 침대에서 속옷차림인 채로 느슨하게 누워있었다.
정숙함의 일부분도 없는 태도에 더해, 그 몸에 걸친 속옷도 공화국 귀부인 계에서 최신 유행하는 화려한 것이다.
사리엘도 애용하는 십자교의 수녀에게 지급되는 백색 무지의 속옷같은건, 그녀는 한번도 입어본적이 없었다.
본인으로서는 자신의 패션 센스를 고수하고있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주위에서 보면 그냥 제멋대로인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그녀도 사도에 이름을 나란히 하는 존재이며, 그 힘에 의지하려는 사람도 적지않다.
"후후후......사리엘이 아니라, 이 나를 의지해 오다니, 십자군 안에서도 보는 눈이 있는 녀석이 있잖아"
미사의 손에는 한 장의 서류, 그것이 들어있던 봉투는 난잡하게 찢어져서 내던져있다.
"모처럼 판도라 대륙까지 온 거니까, 사리엘의 얼굴만 보고 가기에는, 정말 재미없으니까"
미사는 나쁜 장난을 생각한 아이같은 미소를 띄우고, 손에 든 서류를 동그랗게 말고 던졌다.
허공을 그리며 날아가는 종이는, 바닥으로 낙하하기 직전에 밝은 빛을 발한다.
직후에 빛은 가라앉고, 그후에는 얼마안되는 재가 남아있을 뿐이었다.
"마족이든 이방인이든, 신에 거스르는 자들 전부, 이 제 11 사도 미사님이 천벌을 내려다줄테니까!"
앗핫하, 하고 크게 웃는 미사.
그 목소리는 옆방에 있는 제 3 사도 미카엘한테도 들렸지만, 모성과 자애의 덩어리같은 그녀는, 기운넘치는 이웃에게 뺨을 느슨하게 할뿐 아무것도 하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