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69화 (70/382)

제 69화 4인의 사도 (1)

다이달로스 왕성의 알현실은, 장인 드워프 근제의 맵시 있는 구조는 그대로이지만, 검은 용왕의 엠블럼만은 남김없이 신의 십자가로 교체되어 있었다.

그런 새로운 지배자의 존재를 주장하는 알현실에, 중후한 팔걸이 의자에 앉아 탁자를 둘러싼 4명의 모습.

"어서오세요 다이달로스에"

중얼거리는 듯한 작은 목소리로 환영하는 것은, 판도라 원정 십자군 총사령관, 그리고 용왕 가비날을 단신으로 쓰러뜨린 "용살"의 이명을 얻은, 제 7 사도 사리엘.

"일부러 보러와준거니까, 감사하세요, 사리엘 !"

소녀 특유의 날카로운 목소리로 사리엘을 부르는 것은, 제 11 사도 미사.

변함없이 개인적인 취향에 의한 노출 많은 개조 법의를 두르고, 드러낸 요염한 다리를 꼬고 의자에서 뽐내고있다.

"오, 오랜만입니다, 사리엘 경......"

신자가 본다면 코피를 뿜고 졸도할 정도로, 뺨을 붉히며 안절부절하며 실로 귀엽게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미모의 소년, 제 12 사도 마리아벨.

여러가지로 멋진 대사를 필사적으로 생각하고있었지만, 막상 본인(사리엘) 앞에 서니 무난한 인사밖에 나오지않는 모습.

"건강해 보여서 다행입니다 사리엘 쨩, 그런데――"

그렇게, 말그대로 '성녀'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미소를 띄운채로, 제 3 사도 미카엘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리엘에게 다가간다.

가녀리고 덧없는 분위기의 사리엘, 풍만한 육체와 어른의 색과 향기가 감도는 미카엘, 정반대의 아름다움을 가진 두 사람이 늘어선 모습은 어딘가 부모와 딸처럼 보였다.

"상처는 아직 낫지않은 것같네요"

사리엘의 단풍잎 같은 작은 손, 붕대가 감겨있는 오른쪽 손바닥을, 미카엘은 양손으로 부드럽게 감싼다.

"어머 어머 큰일, 이렇게 커다란 구멍이 뚫려버려서"

어떻게 했는지, 붕대 위를 가볍게 어루어만진 것만으로 상처의 상태를 짐작하는 미카엘.

크로노에게 저주의 독침을 맞은 손바닥을, 부식 부위채 자신이 창으로 뚫어낸 상처는, 아직 완치되지 않았다.

"'아픈거 아픈거 날아가라♪'"

태평스러운 미카엘의 말,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그녀가 장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사합니다"

"아니요, 이것이 제 역할이니까요"

미카엘이 손을 놓으니, 손바닥에 감겨있던 붕대가 혼자서 풀려진다.

드러난 사리엘의 손에는, 그곳에 있어야할 참혹한 상처 자국은 어디에도 보이지않고, 처음부터 상처같은건 없었던 것처럼, 매끈하고 하얀 손바닥이 있을뿐.

치료를 받은데다가 완치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사리엘의 상처를 빠르게 치유한다, 이것이야말로 '성녀'의 이명을 가진 제 3 사도 미카엘의 힘의 일부분이다.

미카엘은 만족했다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로 돌아갔다.

"방금전의 상처, 누구에게 당한거야? 또 드래곤이라도 나왔어?"

미사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미카엘이 자리에 앉은 것과 동시에 나왔다.

"그러네요, 용왕과의 싸움에서 입은 것과는 다른 것 같고"

두 사람은 단순히 사리엘을 걱정해서, 라기보다는 사도인 사리엘을 부상시킬만한 존재가, 다이달로스 군이 괴멸한 지금에 와서도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

사리엘은 묵비로 응했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아무 거짓말을 할 수 있었겠지만, 극히 서투른 사리엘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므로 묵비.

"흐―응, 대답 안하는구나"

입을 꾹 다문 사리엘의 모습에, 미사의 눈동자가 반짝하고 빛난다.

나 스스로 적을 놓쳤줬다는 것을 직감한건가, 라고 사리엘은 잠시 생각하지만,

"흐흥, 당신, 멍청하게도 사고로 다친거지!"

"......"

"이녀석이 바보라서 다행이다"라고, 모두가 생각할 정도로 훌륭하게 멋대로 착각을 해준 미사.

"어차피, 실수로 무장성전의 날을 건들여서 스윽하고 베인거겠지"

"그건 전에 네가 했던 실수잖아"

한숨을 섞는 마리아벨은, 예전에 미사가 "무장성전이라는건 사도도 벨 수 있어?" 라고 생각해서, 그 날카롭다는 수준이 아닌 칼날을 맨손으로 덥석, 하마터면 손목까지 절단될 뻔했어!

라는 큰 부상을 입은, 매우 부끄러운 실패담을 떠올린다.

"시끄럽네! 내가 실수했다면 사리엘이라도 실수하잖아 !"

"너 이외에 누가 그런 바보같은 실수를 하겠어"

"숨겨도 사리엘이 실수했다는건 알고 있으니까 말야!"

사정이 좋지않은 것은 들리지않는 편리한 귀마개 스킬을 발휘하여, 마리아벨의 발언을 무시하면서 사리엘에 다가서는 미사.

그런 미사에게 사리엘은,

"......응"

끄덕, 하고 작게 한번 끄덕였다.

거짓말은 못하지만, 저쪽이 멋대로 착각해준 일을 일부러 정정할 필요도 없다.

여기는 한번 수긍해두면, 크로노에 관해 쓸대없이 추구받을 일은 없겠지라고 과연 사리엘이라도 판단할 수 있다.

"봐! 역시 사고라고 하잖아 !!"

"누구나 실수는 있지요"

몇초만에 의견을 180도 뒤집는 마리아벨 소년의 발언.

"마리아벨, 당신말이지......"

아까 말하고 있던거랑 다르잖아, 하고 시선으로 말하는 미사.

하지만 그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저는 사리엘 경의 편입니다."

"흥, 예스맨은 인기없으니까"

"읏!?"

미사의 한마디가 소년의 마음을 찔렀다.

"당연히 사리엘도 주체성없는 남자같은건 절대 사양이지?"

"저는......"

"봐봐! 사리엘이 당신같은건 싫다고 말했어!"

아직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라고는 생각하지만, 사리엘은 이미 참견할 타이밍을 놓쳤다.

"우...... 사리엘 경, 저는 ......저느은......"

눈에 띄게 낙담한 마리아벨.

그것을 의기양양한 얼굴로 내려다보는 미사.

무표정이지만 내심으로는 뭔가 말하지않으면 이라고 고민하는 사리엘.

정말로 십자교 신자나 이끄는 병사들에게는 보여줄 수 없을만한, 얼빠진 구도가 알현실에서 전개되고 있었다.

"우후후, 역시 병문안 온게 정답이었습니다, 모두 이렇게 즐거운 보이네요"

훨씬 연하인 젊은 세명의 사도를, 미카엘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지켜본다.

하지만 여기서 그런 사려깊은 대응을 해야할게 아니라, 미카엘이 솔선해서 이 자리의 수습을 도모해야한다고, 일반적인 감성으로는 판단할 수 있지만, 유감이지만 이 자리에서 그것을 지적하는 자는 아무도 없다.

판도라 대륙 최초의 사도 4명에 의한 회담은, 이러한 '즐거운' 분위기인 채로, 정치적ᆞ종교적으로 중요한 화제로 넘어갈 일 없이, 엉망진창으로 느긋히 시간만 지나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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