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63화 (64/382)

제 63화 빛의 샘 (1)

그 때, 갑자기 침공해온 하얀 옷의 인간들과의 전투를 일단락 짓고, 요정들은 급히 빛의 샘의 중심 지점으로 돌아갔다.

"릴리......저 요정의 수치, 도대체 뭐하는 거야!"

이 빛의 샘에 사는 요정들의 리더가 그녀들을 앞장서 난다.

릴리와는 달리 진짜 요정족인 그녀들은 등에 난 두 쌍의 날개로 항시 비행 능력을 얻는다.

숲의 나무들이나 화초를 빠져 나오면서 고속으로 비상하는 몇 개의 작은 빛의 구체는, 이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에서도 사람이 봤을 때 환상적인 감동을 품은 아름다운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인 그녀들의 본심은 경악과 불안으로 가득, 그 작은 가슴이 터질 듯이, 이 비상 사태에 대해 생각했다.

"앞으로 조금, 늦으면――"

나무가 끊겨 숲을 빠져 나오니, 그곳에 있는 작은 샘에 요정들은 기세 그대로 튀어나온다.

이 작은 샘 이야말로, 정확히 '빛의 샘' 이다.

이름에 '빛의' 라고는 붙어 있지만, 실제로 마법적인 효과에 의해 발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빛에 의해 수면이 반짝 반짝 빛나고, 매우 자연스러운 빛밖에 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샘 주변을 채우는 마력의 농도는, 통상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농밀한 것이며, 마술의 소양이 없는 일반인이라도 마력의 존재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 덕분에 이 곳은 숲속에 있는 작은 샘, 이라는 것만이 아니라, 신비로운 분위기가 심신에 분명히 느껴지는, 틀림없이 성소에 상응하는 하는 장소가 되어있다.

그리고, 거의 원형인 샘의 중심에 '그녀'는 있었다.

"릴리!"

독살스럽게, 요정의 리더가 그녀의 이름을 외친다.

가뜩이나 요정에게 있을 수 없는 몸의 크기에 더해,  사람처럼 옷, 크로노가 준 고대 벨벳의 원피스를 휘감는 릴리의 모습은, 그것만으로 분노를 느낀다.

"당신은, 이런 곳에서 뭐하는거야!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알고있잖아 ! ? "

본래라면 곧바로 침공해 오는 인간과의 싸움에 참여해야하는 것이다, 라고 요정들은 전원 인식하고 있으며, 우아하게 샘의 중심에 떠있는 릴리에 대해, 엄청난 적의를 향하고있다.

그것은 결코 함께 싸우는 동료에게 향하는 것이 아닌 감정이다.

감정을 어느 정도 읽는 <정신 감응:텔레파시> 능력을 가진 요정, 반마라고는 하지만 물론 그 능력을 릴리는 소지하고 있으며, 그런 자신을 둘러싼 요정들로부터 발산되는 악감정에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없다.

하지만 릴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차가운 얼굴로 대답한다.

"그래, 큰일이네, 인간들이 무리를 지어 갑자기 이곳에 향해 오는 걸.

후후, 만약 여기까지 녀석들이 오면 어떻게 될――"

"더 이상은 그만해! 말해도 좋은 게 있고 안되는 게 있잖아!"

이 땅의 가호가 손실된다, 그 최악의 예상을 입에 담는 것조차 요정인 그녀들에게는 용서하기 어려웠다.

"그래, 뭐 됐어.

그래서, 당신들만 그 인간들을 쫒아낼거야? "

"그, 그런건――"

"마술사의 숫자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것같고, 저쪽도 다소는 전투에 익숙해져 있다는 느낌이 아니야.

한발 쏜 정도로는 무섭다고 돌아가 주진 않을거야, 언제나처럼"

"알고있다고 그런 건!"

"응, 알고있네, 내가 없으면 '진다'고"

현재 상황의 핵심을 찌르는 릴리의 대사.

놀기만하고 그렇게 머리가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요정족이지만, 그 정도의 판단을 할 정도의 두뇌는 가지고있다.

"그, 그대로야――릴리, 네가 없으면 그 수의 인간은 쫒아낼 수 없어, 인정할게"

"응, 그래서?"

릴리가 상냥하게 미소짓는다, 거기에 악의같은건 보이지 않지만, 이 요정의 리더를 격앙시키기에는 충분한 태도였다.

"그래서, 라니 뭐야!?

빛의 샘이 위험한거야, 빨리 그 가증스런 인간들과 싸우라고 !"

"에에 ~ 뭐야 그 말투, 사람에게 뭔가를 부탁하는 태도가 아니지 않아?

그러면 마을에서 해나갈 수 없다고, 우후후"

"무슨――"

요정들은 말이 막힌다.

"무슨 말을 하는거야!? 바보 아니야 이런 때에, 농담하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

빨리 싸우라고, 여기를 지키라고 ! "

"시끄럽네, 조금은 진정해.

냉정하게 생각해봐, 나는 태어나서부터 빨리 당신들에게 여기에서 쫓겨난거야, 요정에게 있어 이곳은 고향에 성역일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거기까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아"

"무슨 바보같은, 요정에게 있어 성역은 절대잖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거야!?"

"요정에게 있어, 잖아.

나를 '요정이 아니다' 라고 쫒아낸 것은 그쪽이잖아"

"그건――"

"아아, 그런 것은 딱히 됐어, 내가 순수한 요정이 아닌 것에 콤플렉스같은건 없고, 진짜 요정이 되고 싶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반인반마인 나는, 요정족과 가치관이 달라, 그러니까...... "

릴리는 다시 미소짓는다.

"그런 상대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에는, 사람은 성심성의껏 부탁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무, 뭐를...... 부탁, 이라니?"

"그래, 중요하잖아 그런거, 나도 당연한처럼 싸우는 건 싫으니까.

자, 불평하기 전에, 빨리 고개를 숙이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바로 거기까지 다가오고 있잖아?"

지금의 릴리는 지리적인 이점도 있어서 십자군의 마력을 상당한 범위로 감지할 수 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숲 너머에서 경계하면서도 확실하게 샘을 향해 거리를 좁혀오는 모습이 릴리에게는 알 수 있다.

요정들은 릴리 정도의 감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말을 거짓말이라고 단정하는건 도저히 할 수 없다.

평소, 그다지 생각하지 않는 요정들이, 이 여유가 없는 시간을 써서 힘껏 생각한다.

그것은 요정의 수치라고 경멸한 상대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을 거절하는 자존심과, 고개를 숙이는 것만으로 빛의 샘의 안전은 보장된다는 실리.

어느 쪽이 소중한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무엇이 중요한지는 알지만, 이런 상황에서 즉시 판단을 내리지 않는 것은, 인간도 요정도 큰 차이가 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잠시간의 침묵 후, 마침내 요정들은 입을 열었다.

"......합니다"

"에, 뭐어?"

릴리는 방금 전부터 변함없이 미소를 지으며, 들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부탁합니다"

"잘 들리지않아"

""부탁드립니다! 빛의 샘을 지켜주세요!""

요정들의 비통한 호소의 목소리가 빛의 샘에 울려 퍼진다.

그것을 들은 릴리가 미소가 아닌, 만면의 미소로 그 목소리에 응한다.

"우후후, 싫 . 어♪"

순간, 마치 시간이 얼어붙은 듯한 정적이 찾아왔다.

요정의 리더는, 머리를 숙이고, 어깨를 떨면서 소리를 낸다.

"뭐, 뭐, 뭐라고......"

"아까 말했잖아, 나에게 있어 이곳은 중요한 장소가 아니라고"

"그, 그러니까, 부탁했잖아, 제대로"

"응, 하지만 부탁한다고 내가 싸운다고는 한마디도 않했어"

릴리는 아직 미소를 무너뜨리지 않았지만, 그 눈에는 이미 감정이 빠져있었다.

"난 절대로 여기를 지키기 위해 싸우지 않아, 그러니까 모두 포기줘"

차갑게 단언하는 릴리의 말에, 일이 여기에 이르러 요정들은 간신히 그녀의 본심을 이해했다.

"기, 기다려, 그런......"

"전멸해도 상관 없으니까 싸워, 라고 말한다면 말리거나 하지 않으니까, 아무쪼록 자유롭게"

"기다려 !? 부탁해, 사죄할테니까 ! 싸워줘, 부탁해, 부탁합니다 !"

수치도 체면도 없이, 울고있는 요정을 성가신 날벌레를 떨쳐내는 듯한 손으로 쳐낸다.

여기에 모인 빛의 샘에 사는 모든 요정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릴리에게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를 높이거나, 절망에 쓰러져 울거나 그 둘 중에 하나이다.

그런 모습을 한참보고 만족한 릴리는 입을 연다.

"아, 맞다, 어차피 멸망하니까, 여기에 있는<홍수정구:퀸ᆞ베릴>은 내가 가져갈테니까"

*기니까 퀸 베릴로 씁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다시 요정들의 시간은 얼어붙었다.

왜냐하면 릴리가 가져간다고 선언한 퀸 베릴이야 말로, 이 샘에 마력이 충만한 '요정 여왕의 가호'를 전개시키는 원천이 되는 매직 아이템, 아니, 아티팩트라고 불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퀸 베릴은 샘의 중심, 그 물밑에 있는 작은 제단에 안치되어 있다.

그렇기때문에, 거기에서 동심원형에 '가호'가 펼쳐져 있으며, 주변에는 짙은 마력으로 가득 차있다.

그렇다고 이 퀸 베릴을 둔다고해서, 어디서나 요정이 태어나는 성소가 발생하는가 말하자면, 그렇지는 않다.

대지의 지하를 통하는 마력의 길인 <지맥:레이 라인>을 대표로, 다양한 마력적인 조건이 일치해야 성역은 태어나며, 그러한 특수한 장소에서 보다 복잡한 마법, 그야말로 '신'의 술식이 없으면 성역의 효과는 발휘하지 않는다.

즉, 요정이든지 인간이든지 퀸 베릴을 안치하고 있는 제단에서 함부로 움직이면, 구성 술식의 발동이 중지되어, 성역은 소멸하는 것이다.

그렇게되면 서서히 주위에 가득찬 마력은 감소해 가면서, 언젠가 다른 곳과 다름없는 자연의 샘으로 돌아갈 뿐이다.

즉, 여기서 릴리가 퀸 베릴을 자신의 것으로 한다고 말하는 것은, 성역을 지키기는 커녕, 자신의 손으로 파괴시킨다는 것을 의미했다.

"릴리 ! 당신, 미쳤구나 !?"

"듣기싫은말 하지말아줘 퀸 베릴은 내가 마력을 끌어올리기에 딱 좋은 아티팩트, 가지고 있으면 앞으로 '반드시' 쓸모가 있어, 가지고 싶다고 생각하는건 당연하잖아?"

퀸 베릴은 본래, 요정을 태어나게하는 성역을 발생시키기위한 도구가 아니라, 정확히는 키 아이템에 불과하다.

요정 여왕이 성역의 창생에 이용하지 않으면, 방대한 마력을 품은 아름다운 보석 이상의 가치는 없다.

무엇보다, 단지 그것만으로 아티팩트라고 불릴 만큼, 이 세계에서는 매우 가치있는 것이지만.

"그렇게 두지않아 !"

주위의 요정들은 일제히 오라클 실드를 전개하고, 릴리에게 살기를 향한다.

리더의 신호가 있으면, 수백 발의 <초급 공격 마법:사기타>가 릴리의 날씬한 몸을 향해 쇄도한다.

당연히, 그것도 알면서도, 릴리는 전혀 초조한 기색도 보이지 않고 천천히 요정들에게 타이르듯 말한다.

"나에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야?"

릴리가 등에 나있는 두 쌍의 날개를 깜박이며, 자신의 오라클 실드를 전개시킨다.

다른 요정들이 발하는 어떤 빛보다 강하고, 크게 결계는 빛나며, 거기에 내포되어 있는 마력량이 현격히 차이가 나는 것을 넌지시 알린다.

"막을 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거야?"

크로노가 <마탄:배럿 아트>를 사용할 때처럼, 작고 하얀 광구를 릴리는 주위에 몇개든지 띄운다.

이 광구 하나로 쳐도, 요정의 작은 몸같은건, 자신을 지키는 결계채로 산산조각으로 날려버릴만큼 흉악한 위력을 가진다.

광구는 여기에 있는 요정들과 같은 수만큼 릴리는 만들어내고 있다.

"나는  말이야, 이곳이 싫어, 당신들도 싫어, 그러니까, 이 기회에 전부 부숴주겠다고 정한거야.

하지만 여기서 등을 돌리고, 요정으로서의 자랑도 긍지도 다 버리고 도망간다면 나는 쫓지 않을거고, 뒤에서 쏘지도 않아.

왜냐하면 내가 여기를 나간 후는, 당신들도 참견하지 않았으니까, 그 정도의 정은 생각해줄게"

주위에 떠있는 요정들에게 확연한 동요가 퍼진다.

릴리는 진심이다, 이 자리에서 그녀를 설득할 수 없으며, 또한, 곧 다가오는 인간을 막을 수단도 없다.

더 이상 성역의 붕괴는 불가피하다.

그 후는 자신들의 목숨이 있는가 없는가, 그 선택뿐.

"내가 지금까지, 성실하게 이 곳을 몬스터한테서 지키고, 당신들을 살려둔 것은 내가 그것을 바랬으니까야"

빛의 샘을 떨어져서 유아 릴리가 되어버리면 원래의 상태로 생각한 것처럼 원한은 신경쓰지 않게되고, 본심이 그렇게 원했다해도, 유아 상태에서는 사고가 멈춘다, 또는 그 잔학한 결말에 두려워하며, 복수를 실행에 옮기는 일은 절대로 없다.

그러나, 진정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보름달의 날, 이번처럼 빛의 샘에 가면 그곳에 있는 요정을 몰살하여 성역을 붕괴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것을 하는 일은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고, 하려고 한 적도 없었다.

"아, 이상한 착각은 하지말아줘, 나는 그저 여기를 쫓겨난 원한 갖는 그 행위 자체에 특별히 애착은 없었고, 이대로 평생 상관할 생각이 없었을 뿐.

진심으로 이곳을 지키고 싶다라든가 동료를 지키고 싶다라든가 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이일 때 뿐이야.

요점은, 너희들과 귀찮은 짓을 일으키는 것보다, 샘을 지켜 풍파를 일으키지 않는 편이 편하다고 생각한 것뿐.

그치만――"

라고, 말을 이은 순간, 요정들에게 지금까지 고급의 <정신 방벽:마인드 프로텍트>가 걸려있어 한번도 읽을 수 없었던 릴리의 감정이 갑자기 흘러 들어왔다.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거야"

그 감정은, 뜨겁고, 어딘가 점착질로 얽혀붙는 듯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마치 마그마처럼 고열을 내면서 걸쭉한 감정의 파도가, 요정들의 마음으로 흘러 들어간다.

과연, 이 감정을 요정족이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순정 가련한 연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긍정할 수 있는 요정들은 한 명도 없었다.

"그 사람이 나타나고부터, 모든 가치관이 바뀌고, 우선 순위가 바뀌고, 세계가 바뀌었어.

매일이 말이야, 정말 즐거워졌어――"

"......그 사람"

릴리의 바로 정면에 날고있는 요정들의 리더가 불쑥 말한다.

생각난 것은 3개월 정도 전, 갑자기 하늘에서 붉은 과일이 담긴 나무 상자와 함께 이 숲에 낙하해 온 추레한 모습을 한 남자의 모습.

"앗, 그러고 보니, 당신은 크로노와 처음 만난 그 때에 있었지.

우후훗, 싫어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 들켜 버렸다, 부끄럽네"

양손을 붉어진 뺨에 감싸고, 고개를 흔드는 그 모습은 사랑 이야기에 들뜬 그 나이에 맞는 소녀의 것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자들 모두의 목숨과 고향을 빼앗으려는 상황에서 보일 모습은 아니다.

너무나 그 자리에서 어울리지 않는 반응에, 요정들은 섬뜩한 인상밖에 품지 않았다.

"나와 크로노는, 이대로 계속, 쭈우~욱, 둘이서 함께 살거야.

그럴려고 했지만, 방해가 들어온 것같네.

바깥 사정에 생소한 요정족은 모를거라 생각하지만, 지금 이곳에 오고있다 인간들은 말이야, 십자군이라고 자칭하는, 다른 대륙에서 온 침략자야.

그 녀석들에게 살 곳을 쫓긴다, 는 것은 나도 당신들도 마찬가지.

게다가, 크로노는 녀석들을 굉장히 미워하고 있어, 분명 그 하얀 모습의 인간들을 많이 죽일거야, 후후훗, 멋져――"

"릴리......뭘 말하고 싶은거야."

심각한 이야기와 좋아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뒤죽박죽시키니 릴리의 이야기의 취지가 탈선한다.

소녀의 모습이 된 릴리는 이로 정연할 수 있는 명석한 두뇌는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 그런 간단한 것조차 이상하게 될 정도로, 릴리는 크로노라고 부르는 남자에게 빠져있는 것이라고, 요정들은 싫어도 이해하고 만다.

"아아, 응, 그러니까, 내가 퀸 베릴을 원해, 쓸모 있다, 고 생각한건 말이야, 크로노와 향후를 생각한 결과인거야.

먼저 십자군에 의해 이루즈 마을, 아니, 다이달로스 영토 전역은 제압돼.

그리고 십자군은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이 판도라 대륙 전역을 정복할 때까지 멈추지 않아.

녀석들은 확실히 '하얀 신'이라고 하는 것을 신앙하고 있어, 그 녀석이 원하니까 판도라 대륙을 바치기 위해 십자군이 온거야.

앞으로, 어디로 도망쳐도 조만간 놈들과 싸우게 돼, 그 때, 자신의 힘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잖아.

나는 말야, 이 힘으로 크로노를 지킬거야, 십자군을 크로노가 몰살시킬 때까지 내가 지켜주는 거야! "

"......"

요정들은 더 이상 말은 나오지 않았다.

"힘이 필요해졌으니까, 나는 퀸 베릴을 요구했어.

그 탓에 '가호'는 사라져 버리겠지만, 어차피 십자군의 손에 들어갈테고, 상관 없겠네, 오히려 애초에 싫어하던 물건이 사라져서 시원하겠네.

자, 이제 내 이야기는 끝, 그래서 당신들은 어떻게할거야? "

요정들에게는 이미 행동이 정해져있다는 듯이 말한다.

"이만큼 말해줬으니까, 모두 얌전하게 물러나줄거지?"

타일렀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릴리 자신의 감정이며, 요정들을 성심 성의껏 설득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릴리가 불퇴전의 결의, 라고 할 정도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일절 양보할 생각이 없는 비뚤어진 사랑을 품어 버려서, 요정 측에서 설득의 여지같은건 전혀없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불퇴전: 굽히지 아니함

원래부터 진심의 릴리와 싸워서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고있는 요정들에게 있어서는, 애당초 선택지도 될 수 없다.

도망칠 것인가, '쓸데없이' 목숨을 날려 릴리와 싸울 것인가?

이미 판단은 정해져있다.

요정들은 다시 한탄, 오열을 흘리면서 한 명, 또 한 명 이 자리를 날아갔다.

"그걸로 된거야, 어차피 성역 없어져 봤자 죽는 것도 아니고.

요정은 그 근처의 산에서 놀러다니면 되는거야, 바보같은 꼬맹이같이 말이야, 아하핫"

"――릴리"

"응, 당신 아직도 있었어?"

이미 거의 모든 요정들이 저편으로 날아가는 것을 릴리는 배웅했지만, 처음부터 그녀의 바로 정면에 서있던 요정의 리더는, 아직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다시보면, 리더의 주위에는 9명의 요정들이 모여있다.

"죽고 싶어?"

릴리의 목소리 톤이 하나 떨어진다, 동시에 이 자리에 머문 요정들에게 처음으로 릴리에게서 살기가 보내졌다.

요정들은 몸을 움츠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하지않았다.

"당신은 절대로 용서못해 ! 죽어어어어 !"

요정들이 일제히 릴리를 향해 공격 마법을 날렸다.

""《광시:럭스ᆞ사기타》 ! ""

무영창으로 발사 가능한 빛 속성의 하급 공격 마법이, 요정족의 기본적인 고유 마법이다.

하급 마법이라고는 해도, 인당 5개 전후, 10명이 동시에 쏘고, 총 50에 가까운 빛의 화살이 릴리를 목표로 날아간다.

콰과광!

날카로운 섬광과 폭발음.

럭스ᆞ사기타는 폭발 데미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빛이 가진 고열로 대상을 녹이고 뚫는 것이 그 공격력이 된다.

그럼에도 폭발음이 울리는 것은 릴리의 오라클 실드와 접촉하여, 마력이 서로 부딪쳐서 그 충격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제 릴리를 쓰러뜨린다고는 요정들은 생각하지 않는다, 예상했던 반격을 내다보고, 리더의 지시에 따라, 요정들은 단번에 산개한다.

그러나, 그 행동은 완전히 무산된다.

요정들은 릴리가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은 어떤 위력과 성능을 지닌 마법을 사용하거나, 그런 구체적인 것은 전혀 모른다.

왜냐하면 릴리와 실제로 싸운적은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릴리가 무영창은 물론, 동시에 10발의 럭스ᆞ사기타를 쏠 수 있다는 것은 알아도, 그것이 사리엘조차 회피 불능을 판단할 정도의 무서운 자동 추적 능력을 가졌다는 것은 모른다.

"꺄앗 !?"

릴리가 쏜 10발의 럭스ᆞ사기타는 산개하여 날고있는 요정 전원을 손쉽게 인식하고, 명중했다.

사리엘에게 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방의 위력은 줄어, 맞아도 요정의 실드만을 깨끗히 부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요정들은 충격에 날려져 차례 차례로 샘으로 낙하해간다.

수면에 부딪쳐, 개구리가 뛰어들어간 것같은 작은 물보라가 일어나는 것을 릴리는 공중에 떠있는 채 내려다보고 있었다.

"으윽......"

요정들은 온몸이 물에 젖은 것뿐으로, 딱히 부상은 없다.

바로 수면에서 뛰어올라 다시 릴리에 도전하려는 정면,

"꺄아아아아아!"

비통한 외침이 포효했다.

릴리가 극히 작게 짜낸 빛에서, 리더인 요정의 오른쪽 손바닥을 핀 포인트로 쏘아낸 것이었다.

마치 골동품 인형처럼 작은 모습의 요정, 그 손바닥이라고 하면 크기는 불과 몇 센티미터.

쏘낸 빛은 똑바로 직진하여 명중했다, 즉 추적 능력은 부가되어있지 않았다.

"아아아아, 아파 ! 아파아아 ! !"

복귀 한 요정들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떠있는 수면을 첨벙 첨벙 쳐내는 리더의 아래로 쏜살같이 날아간다.

목적은 물론, 치유 마법에 의한 회복이다.

다행히 팔이 날아간 정도의 큰 부상은 아니기 때문에, 바로 치유 할 수 있다, 그렇게 요정들은 생각했다.

"안되잖아, 모두가 적에게서 눈을 돌리면"

릴리의 두번째 사격은, 리더에게 치유 마법을 걸려고 접근하는 요정들의 선두로 가는 한사람에게 명중했다.

쏘인 부분은, 리더와 같은 오른쪽 손바닥이었다.

수면을 발버둥치면서 통증을 호소하며 울부짖는 인수가 두 명으로 늘어난다.

요정들은 새로이 증가된 부상자를 위해, 더욱 두 패로 나뉘어서 난다.

"전혀 안돼, 랭크 1 모험가라도 더 괜찮은 움직임을 하는걸"

다시 같은 부위를 릴리는 뚫어보인 것이다, 자동 추적 능력같은 것이 없더라도, 요정이 비행하는 정도의 속도라면, 어디서든 자유롭게 명중시킬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기가막힌 표정의 릴리는 두 사람에게 접근하는 각각의 요정을 차례로 오른쪽 손바닥만을 쏘면서 격추해갔다.

눈치채고보니, 수면에는 10명의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무참한 모습의 요정들이 떠오른다.

"마치 애들 장난이네, 그런 걸로 나와 싸우다니 진심으로 생각했어?

저기, 진심으로 날 죽이려고 생각한거야? "

릴리는 아직도 출혈이 멈추지 않는 오른손을 눈물로 누르는 리더의 아래로 다가가, 공중에 뜬 채로 그 자리에서 웅크리는 듯한 자세를 취한다.

"다음은 왼손을 쏠게, 그 다음은 오른발, 그 다음은 왼발"

"으읏, 크으으읏 ~~"

"아직 싸울래? 한다고 말한다면 바로 쏴 줄게"

"크으읏 ......주, 죽여, 주겠어어어 !"

"그래, 그럼 쏠게"

작은 섬광이 번쩍인다.

찰나의 사이에, 릴리의 선언대로 왼쪽 손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 ! !"

"아직 싸울래?"

"으아아아, 기, 기다――"

"쏠게"

다시 번쩍이는 섬광.

오른쪽 발등에 구멍이 뚫린다.

"아아――"

""이제 그만해 !""

주위에 떠있는 다른 요정들이 일제히 외쳤다.

"편하게 죽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릴리에게서는 이미 빛이 나가고 있었다.

"――"

양손 양발의 등을 꿰뚫려, 더 이상 소리도 안나오는 괴로움의 목소리를 흘린다.

요정들이 이제 멈추라고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릴리는 시시하다는 듯한 어조로 말한다.

"맞은 고통으로 치유 마법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정도로 싸운다고 하지 말아줘, 쓸대없이 시간이 걸려버렸잖아"

릴리는 일어나듯이 공중에서 무릎을 뻗는다.

그리고 요정들에게 등을 돌린다.

"날아가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잖아, 빨리 사라져버려.

그게아니면, 이 땅의 '가호'가 없어지는 순간이 보고 싶은걸까? "

통증으로 괴로워하면서도, 자신들보다 더 고통을 겪고있는 무참한 모습이 된 리더를 옮기고, 연약한 빛을 발하면서 샘에서 멀어져 갔다.

"처음부터 얌전하게 말을 들었으면 아픈 짓을 당하지 않고 끝날텐데.

하지만 이걸로 쫓겨난 원한은 없는걸로 해줄게"

누구에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중얼거린 릴리는, 요정 결계에 휩싸인 눈부신 빛의 구체가 되어, 샘으로 천천히 가라앉기 시작한다.

이 투명한 샘의 바닥에 자리잡은 퀸 베릴을 손에 넣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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