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8화 욕망의 행진
크로노가 다이달로스의 성벽에서 사리엘과의 재회했던 때부터 거슬러 수일, 십자군은 마을의 점령을 향해 대군을 출진시키고 있었다.
그 점령군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본국에서 새로 파견된 교회의, 또는 귀족의 사병이었다.
이미 완전한 항복 상태의 다이달로스는 그 영내에 있는 마을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촌장에게 다이달로스가 싱클레어 공화국에 내린 취지를 전하면 그것만으로 완료다.
그리고 십자군이 어느 정도의 인원을 주둔시키면 명목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지배는 이루어져 마을 사람이나 패잔병이 폭동을 일으키기라도 하지 않으면 피 한방울도 흘리지 않고 끝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잘 되지 않는다, 하물며 여러가지 욕망에 부풀어 오른 십자군은 정확하게 크로노가 우려한대로의 행동을 시작했다.
빼앗고, 부수고 죽이는데 힘쓰고, 그 잔학한 행동 이념을 신에 의해 정당화시킨 십자군은 일체의 주저도 후회도 없이 충실하게 그것을 실행한다.
이보다 앞서, 다이달로스 영내의 몇개의 마을이 처참한 학살과 약탈의 끝에 멸망했다.
그리고 그 잔인한 운명을 맞이할 마을 중 하나가 크로노 사랑하는 이루즈 마을이었다.
ᆞ
ᆞ
ᆞ
가라하도 산맥의 장대한 능선에 져가는 석양을 배경으로 하얀 의상을 두른 군단이 북서 가도를 행진한다.
가슴에 큰 십자를 장식한 가슴까지 덮는 하얀 서코트의 아래에는 체인 메일을 껴 입고, 허리에는 브로드 소드와 손에 쥔 장창은 십자군의 기본적인 보병 장비이다.
열을 갖추어 걷는 그들을 이끄는 것은 유달리 큰 체구의 흑마를 탄 청년 사제 키르반.
그 하얀 피부에 금발 벽안의 훤칠한 백인종 계의 외모는 싱클레어 공화국에서는 매우 일반적으로 외견이다.
그는 백마술사이기도 하기 때문에 평범한 법복을 기반으로 수많은 매직 아이템으로 장비되어 있으며, 그 외형은 유달리 눈에 띈다.
"상당히 어두워 졌네요"
키르반의 기마와 나란히 걸어가면서 그의 부관인 코르우스가 말을 꺼낸다.
"뭐야, 야간 행군은 불안해?"
"아뇨, 예상보다 가도도 널리 정비되어 있는 것 같고, 문제는 없겠죠"
"아아, 마족치고는 잘 되어있네"
키르반의 대사에는 명백하게 경멸의 뜻이 포함되어있다.
판도라 대륙에는 여러 나라가 있지만, 어디도 예외없이 인간과 타종족을 특별히 나누지 않고 '사람'이라고 부르고있다.
그러나 싱클레어 공화국에서 인간과 타종족은 명확하게 나뉘어 분리되어있는 것이 일반적이며, 특히 경건한 십자교도 일수록 인간을 지상(최고)의 생물이라고 하는 차별 의식이 강해진다.
십자교의 원리 주의자이기도 한 키르반이라면 판도라에 사는 모든 존재에 대하여 적의와 악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예정으로는 곧 이루즈 마을에 도착해야할 터입니다만"
"서두를 필요는 없어, 시골의 작은 마을을 제압하는데 하룻밤이라는 시간은 너무 여유가 남아"
키르반의 부대에게 주어진 임무는 이루즈 마을의 점령이지만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할 정도의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판도라에 오고나서 십자군이 북서 가도의 마을을 점령할 때, 딱히 눈에 띄는 성과도 중요한 일도 없었던 키르반이 "부디 저에게 역할을!" 이라고 하며 반쯤 억지로 성립시킨 임무인 것이다.
단순한 사제라고하면 이런 쓸데없는 일을 솔선해서 떠맡으려고 하지 않지만, 젊은 나이에 사제의 지위까지 오른, 이른바 엘리트라고 불리는 키르반은 그저 조용히 자신이 활약하는 기회을 기다리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즉, 그는 공적을 바라며 초조해 하고 있었다.
광대 한 다이달로스 령을 차례로 점령해 가고있는 것이 십자군의 현상태이기도 하고, 빨리 자신도 어떤 성과를 올리지않으면, 다른 기사나 성직자에게 좋은 부분은 전부 빼앗긴다, 그렇게 생각하면 공적에 초조해 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걸로 다른 사제들을 앞서서 공훈이 하나 세울 수 있어.
보다 많은 공훈을 세우면 메르세데스 추기경 예하에게도 당연히 좋게 보일거야, 알고있겠지?"
"예"
"이 원정이 끝날 무렵, 나는 낮게 봐도 대사제는 되어있겠지.
당연히, 나의 오른팔인 너도 상응하는 지위를 준다.
더욱이 그 후, 본국에서의 활동 여하에 따라 대주교, 아니, 추기경의 자리도 꿈은 아니야.
이것은 그것을 이루기 위한 위대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겁없는 미소를 띄우는 키르반의 시선의 끝에는, 가도의 끝에 희미하게 떠오르는 이루즈 마을의 불빛이 있었다.
ᆞ
ᆞ
ᆞ
신양의 달 17일, 심야.
"우웩, 너무 마셨나......"
테이블에는 빨개진 얼굴을 푹 엎드린 니노를 이루즈 블레이더의 멤버는 당연하듯이 걱정의 말을 거는 일은 없다.
"냐레코 씨가 보고있다고 니노"
"거짓말 하지마라 아텐, 오늘은 비번인 날이라 길드에는 오지않는다고"
"왜 그런 것까지 알고있는거야?"
"이 전에 이야기할 때 들은 것이 당연하잖아!"
"아아, 데이트를 권유하려고 했지만 결국 쫄아서 말도 못꺼냈던 그때――"
"생각나게 하지마!"
"뭐 다행이었네, 나는 분명히 결국에는 최근 도시에서 소문난 스토커 클래스로 니노가 직업 체인지 한걸까하고 생각했어"
"뭐야 스토커라니"
"여자에게 들키지 않고 뒤를 좇아 배회하거나 하루종일 감시하거나 하는 기분나쁜 버릇의 남자를 말하는 것같아"
"그거 딱히 클래스도 직업도 아니잖아"
"그 여자가 버린 쓰레기까지 찾아다닌다고도 하고,정말로 기분나빠"
"엣, 그건 정말로 기분 나쁘네요"
다소 걱정스러운 시선을 니노를 향하는 아텐과 해리.
"그런 눈으로 보지마! 나는 아직 하지않았다고!"
"아직이라니 무슨 말이야!?"
"아, 아니, 방금껀 뭐랄까, 자, 그거야――"
완전히 질렸다는 모습의 아텐과 해리, 항상 쿨한 크레이들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니노에게서 자리를 옮기고있다.
"길드의 여성 접수원에게 변태 행위라도 한다면 파티도 해산하게 될려나"
"최악에는 연대 책임으로 멤버 전원 길드에서 제적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건 곤란하네"
"너희들 어째서 걱정하고 있어! 나는 그런 짓 안한다고!!"
쾅! 하고 테이블을 치면서 발끈하여 일어서는 니노.
"진정하라니까 니노, 냐레코 씨에게 주의받으면 엄청 찌부러질거야"
"그러니까 냐레코는 없다고 했잖아!"
"제가 뭔가 했습니까?"
그 목소리가 니노의 귀에 닿은 순간, 그의 귀와 꼬리가 순식간에 핑하고 일어선다.
고양이 수인이 놀랐을 때 일어나는 반사였다.
"어, 어라, 어째서 냐레코가 있는거야?"
"어째서라니 일때문이라는게 정해져 있잖아요"
그런 건 알고있어, 라고는 여기에서 돌려줄 수 없는 니노.
"아, 그러고보니 누님이 오늘 컨디션 나쁘니까 냐레코 씨로 바꿔달라고――"
"해리! 그런 건 미리 말해둬!"
"선배에게 몸조심하라고 전해주세요~"
"네, 전해둘게요"
"그래서, 니노 씨"
"네, 넷!? 무슨일인가요!"
목소리가 뒤집어져 있다고 일부러 지적하는 것도 불쌍하다고 생각해서 아텐은 입을 다물고 두 사람을 지켜본다.
"퀘스트 달성 기념으로 떠드는 것은 괜찮지만, 너무 흥분해서 검을 뽑거나, 같은 일로는 되지 않게 해주세요"
"ㄴ, 네......"
귀와 꼬리를 숙이고, 슬퍼하는 표정의 니노에게, 역시 멤버들은 보조하기로 했다.
"이야―미안 냐레코 씨, 서로 조금 과음해버린 같아서, 니노가 나쁜 것도 아니고, 용서해줘―"
"아, 죄송해요, 저야말로 찬물을 끼얹는 짓을――"
그 자리를 적당히 수습하고, 냐레코는 카운터 쪽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어떻게 봐도 꼴사나운 모습을 냐레코에게 보여버린 것으로, 니노의 텐션은 내려가 버린것이다.
"안되겠어, 오늘은 이제 돌아가자고"
술을 컵으로 한 잔 마시고 나서 니노가 말을 꺼낸다.
기분도 안색도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다.
"음, 그런가, 뭐 그닥 신경쓰지마"
"괜찮아, 어차피 내일 아침에 잊어버리겠지"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니노가 자리에서 선다.
"보내주지"
니노와는 대조적으로 제대로 일어서는 크레이들.
"오오, 항상 미안하네"
"신경 쓰지마"
두 사람은 몇 개의 은화를 테이블에 두고 길드를 떠났다.
ᆞ
ᆞ
ᆞ
"와 ~ 밤바람이 기분 좋네"
멍하니 그런 것을 말하면서 니노과 크레이들을 걷는다.
길드에서 마신 후에 이렇게 둘이서 귀로에 향하는 것은 그렇게 드문 일도 아니다, 언제나의 일상의 한 페이지.
그럴 터였지만, 처음으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느낀 것은 거의 취기가 돌지 않은 크레이들이였다.
"뭔가 요란스럽지 않아?"
"앙?"
듣고보니 확실히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한번 그것을 감지하면 그 발신원을 추적하는 것은 간단, 흥미 반으로 소란이 벌어지고 있는 방향으로 두 사람은 걸음을 재촉한다.
거기는 오늘도 퀘스트에서 돌아왔을 때에도 지나갔던 마을의 문이다.
"뭐지? 몬스터라도 나타난건가?"
문 주변에서는 자경단의 면면이 횃불을 들고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뭔가 좋은 않은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고 위기를 의식한 니노는, 취기가 깨고 던전으로 향할 때와 같은 전사의 마음가짐이 된다.
니노와 마찬가지로 불온한 기운을 감지한 크레이들은 자경단원 중에서 단장인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고 말을 걸었다.
"아버지, 무슨 일이?"
"오오, 크레이들, 게다가 니노도"
"아저씨, 어쩐지 위험한 것 같은 분위기인데"
만약 두 사람이 아직 어린 아이였다면, 주저없이 집으로 돌아가도록 노성을 질렀겠지만, 지금의 니노와 크레이들은 몬스터 퇴치로 마을의 평화에 공헌하는 훌륭한 성인의 한 사람이다.
자경단의 단장으로서도, 아버지로서도, 그린트는 아들과 그 친구를 인정하고 있으며, 지금 일어난 문제에 대해 일절 속이는 것없이 설명을 했다.
"소속 불명의 군단이 북서 가도를 통해서 마을에 접근해 오고있다"
"뭐라고!?"
"도적인가?"
"아직 몰라, 발이 빠른 사람을 정찰에 향했지만 아직 돌아오지 않는다"
두 사람의 등골에 차가운 것이 내달린다.
랭크 2라고는 해도, 이미 초심자의 영역을 이미 벗어난 모험가인 두 사람의 위험에 대한 직감은 일반인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아텐이랑 해리한테 알려주고 올게, 크레이들은 아저씨랑 같이 성문 경비를 해줘"
"알았다"
"부탁해 니노, 길드에 정식으로 의뢰를 할 시간은 없을 것 같아, 가능한 한 모험가한테서 응급 상황의 협력을 요청해줘"
"맡겨줘!"
니노는 질풍과 같이, 방금까지 느긋하게 걸어온 길을 되돌아 간다.
"빌어먹을, 싫은 예감밖에 들지않아 제기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