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50화 (51/382)

제 50화 미디어 유적

나는 현재 길드의 로비에 앉아서, 어떤 의뢰서를 노려보고있다.

으음, 하고 고민중인 나를 뒷전으로, 오늘도 구석에서 살찐 고양이와 놀고있는 릴리는 정말 즐거워 보인다.

"상당히 고민하고 있는 것 같네요, 크로노 씨"

뒤돌아 보니 하피인 소년, 이루즈 블레이더의 두뇌 노동 담당인 해리가 서있었다.

활을 메고 있지 않은걸 보니 오늘은 퀘스트만 보러 왔는지 밥을 먹으러 왔는지 둘 중 하나라는 것일까.

다른 멤버는 고물상이나 대장간에 가서 각각 새 일을 준비하고 있겠지.

"아아, 이 퀘스트가 신경쓰여서 말이야, 받을까 하고 고민하고 있었어"

"――미디어 유적 신구획 조사,인가요"

내 반대편에 앉아 의뢰서를 읽는 해리.

"지난달 쯤에 새로운 구획이 발견됬다라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미디어 유적은 지상에 고대 암벽 정도 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 진가는 지하에 있는 광대한 지하도시이다.

지하도시는 동굴이나 공동을 이용한 것시 아니라, 전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지하공간이라는 것 같다.

이 이세계에서는 현대에서 미심쩍은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 오버 테크놀로지를 가진 고대문명이 실재하고 있다.

지금은 지하도시를 건축하는 기술같은건 판도라 대륙에는 없지만, 고대에는 그것이 존재했던 것이다.

덧붙여서, 이 고대 문명은 비행기가 있는 과학이 발전한 문명이 아니라, 이세계다운 마법이 발전한 문명이라는 것 같다.

그래서 현대의 이세계보다 마법 기술이 진전되어 있는 고대 문명의 유적이야말로, 내가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의 대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크로노 씨는 전이나 소환의 고대 마법를 찾고 있었지요"

"아아, 혹시나 목적인 물건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말이지"

현재 미디어 유적에는 전이나 소환을 실시하는 시설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인적미답의 신구역에는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가능성은 제로가 아닌것이다.

"그렇다면 받으면 되지 않나요?"

"그건 그렇지만, 모집 인원이 랭크 1이라도 OK인 것이 묘하게 걸려서 말이지"

미디어 유적의 위험도 랭크는 4, 내가 지금까지 들어간적이 있는 던전은 높아도 고작 3이다.

무엇보다, 나와 릴리의 모험가 랭크는 1이긴 하지만, 둘이서라면 셀러멘더도 쓰러뜨릴 수 있으므로 위험도로 치면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뭐, 확실히 수상하네요"

"그렇지"

그래, 랭크 4의 던전, 게다가 탐험한 적 없다(신구역의 발견은 지난달이므로, 이 의뢰가 제일 첫번째는 아니지만)라면, 보다 위험도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평범하게 생각해보면, 짐꾼이라도 랭크 2 이상의 경험자로 구성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랭크 1, 즉 누구라도 OK라고 하는 것은, 조금 부자연스럽다.

"귀찮은 일에 말려 드는 것은 사양이니까"

"아하하, 크로노 씨는 의외로 신중하시네요"

"의외는 뭐야, 그렇게 나는 뇌근육으로 보이는 거야?"

이래뵈도 나는 마법사라고, 그럼 당연히 지적인 이미지로 보여야 하는거 아닌가?

"적어도 순수 마술사라는 느낌은 아니네요, 왜냐하면 크로노 씨, 인간 중에서도 상당히 몸집이 크잖아요, 역시 그런 몸집의 사람은 검사나 전사가 많으니까요"

옆으로 시선을 보내니, 세로도 가로도 커다란 몸인 전사가 동료 모험가와 와일드하게 차를 마시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딱히 신체를 단련하고 있는건 아닌데 말이야."

오히려 마법 연구에 열중하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역시 외형이, 아―아"

"그렇게 탄식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보세요, 무서운 얼굴이라 얕잡아 보지도 않고"

"아―니, 나도 해리처럼 날씬한 편이 좋아"

"저는 하피니까 이게 표준 체형이지만요"

하늘을 나는 것이 전제인 종족이라 그런지, 하피는 날씬한 체형이 많다.

인간과 비교하면 근육이나 지방이 붙기 어려운 것이 확실하다, 종족의 차이는 외형에도 의외로 그러한 성질이 나타난다.

참고로 풍속성 마법을 잘한다, 해리의 활은 풍마법의 어시스트에 의해 위력이나 연사, 동시 공격을 가능하게 한다.

"이야기를 되돌려서, 해리는 어떻게 생각해? 이 퀘스트"

"음, 저는 크로노 씨라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릴리 씨도 붙어 있다면, 속을 걱정도 없고 "

요정은 결코 악인에게는 따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건 그냥 전설은 아니라, 상대의 마음이나 감정을 어느 정도 읽고 《정신감응:텔레파시》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요정은 정말로 초대면이라도 사람을 고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네, 최악 의뢰인이 도망쳐도, 일단 길드는 통해있으니까 보수는 지불받을테고"

위험한 몬스터가 나와도 어떻게든 도망치는 것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 낙반 사고같은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거기까지 신경쓰고 있으면 위험한 모험가 생업따위 하고 있지 않는다.

나는 희박한 가능성을 생각하여, 미디어 유적 탐험 퀘스트를 받기로 결정했다.

"아, 그런데 크로노 씨, 조심해야 하는 것은 퀘스트뿐만이 아닙니다"

"응?"

"미디어 유적이 있는 장소는 알고 있습니까?"

"아아, 가는건 처음이지만, 분명히――"

분명히 지도에 따르면, 수도 다이달로스의 근처에 미디어 유적이 위치해있다.

"그 다이달로스말입니다만, 최근 출입이 제한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지?"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아크 대륙에서 온 인간의 군대와 싸우고 있는 것 같아요"

"뭐야, 버지니아라는 도시에서 봉쇄해서 나올 수 없는게 아니었어?"

"그랬을 터 입니다만, 어떻게 된걸까요"

"설마 형세가 바뀌었다든가?"

"그야말로 설마예요, 다이달로스에는 원정을 향한 정예 부대가 훈련중, 그에 용왕님 있다고 하면, 이를 뚫는다는건 그야말로 같은 드래곤을 데려오지 않으면 경쟁도 안되요"

"드래곤 ......"

내 실력은 랭크 4의 셀러멘더를 조금 웃도는 정도, 국왕이 될 정도로 굉장한 드래곤이라면, 게다가 또 하나 위의 랭크 5, 게다가 그 정점에 가까운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와 동등한 힘을 가진 녀석이 100명이 모여도 어쩔 도리가 없을 정도로는 강한 게 아닐까.

"아마도 무언가의 협상을 하고있다는 것이 뒷쪽의 소문이지만요"

협상이라는 것은 대등한 사람끼리가 아니면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다이달로스에 인간을 들여보낼 정도의 협상을 한다, 소문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인간이 다이달로스 군에 필적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본국의 무력을 뒤에 업은 건가, 아니, 그냥 쫄아서 협상한다라고 한다면, 공격해 온 반년 전에 결정이 났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반년전과 현재는, 버지니아의 또는 다이달로스의 상황이 변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 변화가 무엇인지는 애초에 이곳에 온지 얼마안된 내가 알 리도 없지만.

"하여튼, 지금 다이달로스 주변은 그다지 좋은 분위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심해야 할 것은 퀘스트보다는 오히려 이쪽이겠지요 "

"과연, 충고 고마워.

나도 그곳에서 뭔가 상황을 안다면 가르쳐줄게"

미디어 유적 조사 퀘스트를 받는다고 정한 나는, 그날 안에 준비를 하고, 다음날 이루즈 마을을 떠난다.

"――네, 그럼 노력해주세요 크로노 씨"

길드 카운터에서 정식으로 퀘스트를 받고, 냐레코에게서 증서를 받는다.

원격지에서 멤버를 모집하는 퀘스트같은건 이렇게 증서가 발행된다.

나는 이런건 처음이라 증서는 간직하려고 생각했지만, 어차피 그림자 공간에 던져 둘 뿐이므로, 다른 물품과 취급이 결국 다르지 않다.

"하지만 미디어 유적은 머네요 ~ 한동안 마을에 돌아오지 않겠네요"

"아아, 잘못하면 돌아오는건 다음 달부터가 될지도 모르겠네"

"그건 안되요, 여름맞이 축제까지는 돌아와 주셔야합니다?"

"응, 그러네, 나도 축제에는 참가하고 싶네"

"그런거에요! 함께 노점의 모든 메뉴 제패를 목표로 합시다!"

"나한테서 우려먹을 셈이냐?"

"실례네욧! 나는 각자 부담할 수 있는 여자예요!

하지만 이때다 싶은 타이밍에 사주시면 호감도를 벌 수 있으므로 잊지마시길"

내가 냐레코의 호감도를 올려서 어쩌란 것인가, 친밀도 순위가 올라가면 아첨하게 된다던가?

"이 퀘스트가 잘 되면 한 잔 정도는 사줄게"

"과연 크로노 씨, 잘 아시네요! 약속입니닷!"

"잘 되면, 말이야"

"괜찮습니다, 크로노 씨라면 조사 퀘스트정도 여유입니다!"

"그럼좋겠지만 말이야.

그럼 릴리도 기다리고 있을테니 슬슬 갈까"

"네―에, 다녀오세요―오 크로노 씨―이"

오늘도 활기찬 냐레코의 목소리를 등지고, 나는 길드를 나온다.

문을 여니, 앞으로 퀘스트를 받는건지 이루즈 블레이더의 면면들과 딱 마주쳤다.

"이제부터 퀘스트인가 크로노?"

"아아, 미디어 유적까지 말이야"

"이번에는 드물게 멀리가네, 뭔가 있는거야?"

괜찮은 퀘스트가 있다면 가르쳐줘, 라고 니노의 눈이 은근히 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찾는 물건이다, 게다가 퀘스트 자체는 조금 수상해, 나도 사정이 없었으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겠지"

"그런가, 그럼 조심하는게 좋지.

축제까지는 돌아올 수 있는건가? "

"그럴거야, 축제에는 냐레코에게 가득 한턱 내지 않으면 안되는 약속도 했버렸으니까"

"그런가――라니 잠깐만 너, 그럼 축제 때 냐레코랑 같이 다니게 되는 것 아냐!?"

"아 ......미안"

말하고나서 깨달았다, 안돼, 이러면 내가 니노를 앞지르고 냐레코를 유혹한 것같지 않은가.

"바보자식――!"

원통한 눈물에 북받쳐하는 니노의  고양이 펀치를, 나는 얼굴로 받아들였다.

"미안하다, 냐레코에 대한 건, 뭐 스스로 잘 권유해봐"

"선약이 있으면 권유하기 어렵잖아!"

"만약 거절되면, 당일 내가 협력해서 잘 만나게 해줄테니까"

"......정말인가?"

"맡겨라"

우리들은 악수를 나눈다, 이래뵈도 너의 사랑을 응원한다구.

"하―, 여전히 냐레코 일이 되면 한심하네.

뭐, 그런 헤타레는 내버려두고 크로노, 나한테도 뭔가 사줘 ~ "

"헤타레 라든지 말하지마 아텐"

"크로노 부탁~해"

"무시하지맛!"

달려드는 니노를 스태프로 밀어내면서 나에게 눈을 치켜 뜨고 시선을 보내는 아텐, 그 눈은 꽤나 진심이다.

"...... 한잔뿐이니까"

"됐다♪ 약속이니까― !"

만면의 미소, 하지만 속으면 안된다, 아텐은 지금 이 마을에서 가장 비싼 술들을 뇌내 검색 중인 것이 틀림없다.

섣부른 것일까 ......

"크로노 씨, 그 퀘스트에 가는군요"

"응, 아아, 그래"

헤타레 리더, 타산적인 홍일점과는 달리 비교적 진지한 얼굴의 해리.

"미디어 유적은 이 근처에는 없는 높은 랭크의 몬스터가 있으니 조심해"

라고, 충고해주는 크레이들도 진지한 얼굴.

해리와 크레이들 두사람이 진지한 탓인지 니노와 아텐는 전투 이외에는 진지하게 되는 일이 별로없다.

이건 이것대로 균형이 잡힌......이랄까, 아니, 그렇다고 해두자.

"그럼 또 보자"

"오우, 열심히 하고와"

"크로노 약속 잊지마― !"

"네네"

돌아보지 않고 팔랑 팔랑 손을 흔들며, 나는 릴리가 기다리고 있는 마을의 문을 향해 걷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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