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화 보름달 밤에
멤버들과의 술자리도 적당히 하고 벗어난 나는 집으로 돌아간다.
사실 아침까지 마시고, 내일 돌아가도 상관없었다(사실, 그렇게하자고 들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오늘 중으로, 릴리의 얼굴이 보고싶어져 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
편지 하나로 5일이나 비워 버렸으니까, 외로웠 을려나, 나는 외로웠다구.
하지만, 이번에 보상으로 얻은 돈의 절반 가까이를 사용하여 릴리에게 줄 기념품인 과일이나 과자를 잔뜩 사고나서 귀환하는 것이다.
기뻐하는 릴리의 얼굴을 떠올리며 오랜만의 재회에 조금 들뜨면서, 나는 릴리가 사는 오두막의 문을 열었다.
"다녀 왔습니다"
문을 열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이미 익숙한 방안.
내가 살게 되어서, 여러가지 정리하여, 현재는 상당히 깨끗해져있다.
그런 감상을 가로막듯,
"크로노!"
라고, 방울 소리처럼 아름다운 소녀의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부른다.
그래, 이 귀에 익은 목소리의 주인이야말로 릴리― 아니 잠깐, 릴리의 소리는 더 이렇게, 어린 느낌이 아니었던가?
위화감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없이, 내 시야는 흰 빛으로 덮힌다.
"우옷 눈부셔!?"
"크로노오오오――!"
동시에, 몸에 강한 충격, 인간형인 무언가와 충돌 했다는 것.
어떻게든 안간힘으로 쓰러지는건 버티지만, 누군가가 달라 붙어있는건지 내 몸통에 부드러운 감촉이 있다.
뭐야, 릴리치고는 상당히 크지않나, 이거?
그러나, 나의 이름을 부르며, 이 집에 있는건 그녀 이외에 생각할 수 없다.
"리, 릴리,인거야?"
하얀 플래시에서 반짝 반짝거리는 시야가, 점차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릴리라고 생각되는, 달라 붙어 있는 사람의 정체를 이 눈으로 확인해 본다.
"...... 릴리인거야?"
다시 한번, 같은 말이 나왔다.
"응, 난 릴리야"
달라 붙은 채로, 그렇게 대답 그녀의 모습은, 하얗게 빛나는 알몸, 흐르는듯한 백금의 장발, 프리즘처럼 칠색의 빛을 품고있는 두 쌍의 날개―― 틀림없이 요정 릴리로서의 특징을 전부 하고있다.
하지만, 그 모습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유녀는, 같은 특징을 가진 소녀로 그 모습을 바꾸고 있었다.
"릴리가 커지고 있어!?"
즉, 그런 것이다.
원래 작은 릴리의 모습을 인간의 아이라면, 나의 눈앞에 있는 그녀는, 그대로 10년 성장시켜, 중학생 정도의 나이가 된 릴리이다.
뭐야,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릴리의 나이는 32세, 그동안 계속 그 유녀 모습이었을텐데,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 크게 성장한거야?
내가 집을 떠나 있던 5일 동안, 릴리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외로웠어 크로노, 이제 혼자 어딘가로 가버리면 싫어"
"아, 아아, 미안......"
그런 외로워하는 소녀 릴리보다도, 분명한 어조로 말하는 그 성장세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단 떨어져 주지 않을래?"
"싫어"
윽, 그렇게 솔직했던 릴리가 내 부탁을 거절할 줄이야...... 반항기인건가 ! ?
"떨어져 주지 않으면, 집에 들어갈 수 없는데"
"그럼, 이대로 침대까지 데려가줘"
여러가지 서투른 의미로 해버릴 것 같은 대사를 슬쩍 말하는 소녀 릴리.
적셔진 눈동자로 눈을 치켜 뜨고, 나는 이 순간 처음으로 소녀 릴리의 얼굴을 직시한다.
"읏―― "
등골이 얼어붙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에메랄드의 빛조차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투명한 녹색의 눈동자에 빨려 들어갈 것같다.
그 눈동자를 긴 속눈썹으로 꾸미고, 희미하게 빛나는 머리카락과 피부가 빛을 더욱 돋보인다.
"......"
일단 눈을 감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위험하다, 진심으로 매료될 뻔했다.
이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은 단지 그것만으로 마음을 매료시키는 마력을 품는다.
신을 본뜬 우상에 힘이 머무는처럼 아름다운 외모는, 눈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미소 짓는 것만으로도, 말을 주고 받는것만으로도, 상대를 마음속부터 매료시켜, 굴복시키는 힘을 갖는다고 한다.
그건 매료라고 불리는, 상태 이상의 일종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마법이 있는 이세계에 있어서 오히려, 미심쩍은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설마, 자신이 경험하게 될 줄은 몰랐다구 ......
"릴리――"
"부탁해"
어쩔 수 없다, 릴리는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지금은 일단 릴리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듣는 것이 선결사항.
마지못해 릴리를 공주님 안기해서, 그대로 침대로 향한다.
소녀의 모습이 되어도, 여전히 솜털같은 무게밖에 느껴지지 않는 신기한 감각이었다.
"우후후후, 고마워 크로노"
침대에 알몸으로 누워있는 미소녀 그림은, 지금까지 당연히 여성 경험같은 것이 전무한 전 남자 고교생인 현역 동정의 나에게는 너무 자극적이다.
하얗게 빛나고 있지만, 알몸은 알몸, 릴리가 작았을 때는 그다지 저항은 없었지만, 이렇게 소녀의 모습이라고 여러가지 부분이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이 광경이 한장의 그림 이라면, 주변의 눈도 신경 쓰지 않고 쳐다볼 수준이지만, 눈앞에있는 상대는 모습은 달라졌지만, 내가 이세계에서 가장 마음을 허락한 파트너이다, 불온한 감정을 가지는 것은 어떻게해도 용서할 수 없다.
"이불 쓰고 있어주지 않을래?"
"싫어"
역시 반항기인건가! ?
누워있는 상태에서 상반신만 일으켜서, 긴장 때문에 허리를 피고 침대에 앉아 나의 팔을 잡는다.
아이의 모습으로 응석부리는 것이 라면, 여유있게 받아줄테지만, 알몸 미소녀에게 들러붙어서 평소처럼 있을 정도로 금욕적인 성인은 없다.
"그러면 이거라도 입어줘"
나는 이미 애용하게 된, 마법사의 검은 로브 정식 명칭 <악마의 포옹>이라고 하는 직설적으로 악마적인 이름의 겉옷을 벗고 그대로 릴리에 걸쳐 준다.
"우후후, 크로노 냄새가 나"
"아, 미안, 계속 입고 있었으니까 더러운 져서―― "
"이걸로 괜찮아, 진정되니까"
눈을 감고, 어딘가 황홀한 표정의 소녀 릴리, 언제까지 조용히 계속 볼 것 같아지는 걸 견디고, 나는 주제를 바꾸기로했다.
"릴리, 너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전에는 그렇게 작았는데, 지금도 조금 본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아 "
"너무해 크로노, 계속 함께 살았는데, 나를 못 알아보겠어?"
더욱 강하게 팔을 안고, 몸을 기대는 그 반응에, 고동이 또 한번 고동친다.
진정해라 나, 침착하게 대화에만 집중하는 거야.
"모를 리 없잖아, 하지만 너무 모습이 다르면, 이렇게 당황할거야"
"후후, 그렇겠네.
그러니까, 크로노에게만 가르쳐 줄께, 나의 비밀"
릴리의 가는 손가락이 내 뺨을 어루만지더니, 그대로 잡아 자신쪽으로 향하게한다.
다소 억지지만, 나는 거역하지 못하고, 그대로 릴리의 눈동자를 바라 보는 형태가 된다.
식은 땀이 뺨을 타고 흐른다, 이 긴장감은 도대체 뭐야, 작은 릴리여 컴백!
"요정족은 말이야, 오늘 같은 보름달 밤에는 힘이 커지는거야.
어쩌면, 요정 여왕이 보름달을 통해서, 이 세계에 놀러 오기 때문일지도 라던지"
뭐, 뭐야 그 동화 같은 설정은, 그러면 요정 여왕 이라는 건 그 크레이터로 움푹움푹해진 달 표면이 현주소라고 하는 건가?
"우후후,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사실이라면, 혹시 보름달 밤에는 요정 여왕과 만날 수 있을지도"
"과연, 우의적으로 말한다는 느낌인가"
"응, 하지만 뭐라해도 보름달 밤에 요정족의 힘이 증가하는 것은 사실, 그리고 반인반마인 나도 같아, 라기보다는, 내 쪽이야말로 영향이 강한 것 같네.
그러니까, 오늘 같은 보름달 밤에만, 진정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거야"
"......진정한 모습이라고?"
그렇다면, 항상보고 있던 그 작은 릴리의 모습은―
"그건 가짜 모습, 빛의 샘에서 벗어나면, 나는 마력도 지성도 크게 감소하는 아이의 모습이 되버려"
"그런, 건가......"
"응, 그런거야.
지금의 나는, 제대로 어릴 때의 기억도 있고, 또다시 작아져도, 지금 기억도 남아.
하지만, 그런 아이의 머리로는 대단한 생각은 못 하니까, 여러가지 일이 잘 모르게 되버려"
갑작스럽게는 믿기 힘들지만, 릴리의 분위기나 말투는, 명확한 지성을 느끼게 한다.
평소의 아이 상태와는 다른, 실제로 살아있는 세월만큼 상당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크로노가 오늘 밤에 돌아와줘서 기뻐.
나, 제대로 크로노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
오늘을 놓치면, 또 한달이나 기다려야하고"
미소짓는 릴리를, 나는 넋을 잃고 바라볼 뿐, 제대로된 대답이나 맞장구를 칠 수 없다.
"저기 크로노, 나, 제대로 알고 있으니까.
크로노가 혼자서 이 세계에 온 것, 아크대륙의 인간에게 학대를 당한 것, 그래도 열심히 살아 가려 하는 것, 그리고 나를 굉장히 소중히 해주고 있는 것"
"릴리――"
그 순간, 나는 눈앞의 소녀가, 정말 릴리라고, 마음 속으로부터 납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릴리가, 내가 이야기 해줬던 것, 안고 있었던 것, 제대로 알아 있어주었던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세계에서 얻은 첫번째 이해자, 그녀야말로, 틀림없는 요정 릴리이다.
"――고마워"
"으응, 크로노야말로, 나와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쭉 함께 있을테니까"
"아, 릴리가 있어주면 나는 이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어, 외롭지도 않아"
"응, 나도, 크로노가 있어주면 외롭지 않아.
하지만, 나는 지금 상태로 크로노과 이야기하고 싶어, 말하고 싶은 것, 전하고 싶은 것, 많이 있으니까"
"아아, 뭐든지 들어줄게"
"우후후, 오늘은 자게 두지 않을꺼니까♪"
그리하여, 나와 릴리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침대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지금까지의 일, 그리고 앞으로의 일을――
제 3장 : 십자군 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