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16화 (17/382)

제 16화 최초의 친구

"실례하겠습니다"

"부디!"

오두막의 문을 여니, 릴리가 웃는 얼굴로 맞이해준다, 단지 그것만으로, 나는 치유된다.

하지만, 지금의 내 모습은 젖은 바지 한장, 감회에 젖어있을 때가 아니다.

"크로노, 이거"

"응?"

릴리가 건내준것은 폭신 폭신한 직사각형의 하얀 천, 타올인가?

"써도 되는거야?"

"응"

"고마워"

일단 이걸로 젖은 바지가 마를 때까지 입고있을 필요는 없어졌다.

타올을 허리에 두르고, 벗은 바지는 밖에 있는 가지에 말려놓은 관두의 옆에 걸어두기로하자.

타올로 머리를 닦으면서, 나는 생각한다.

"그럼, 일단 어디에서 옷을 입수할까"

릴리는 애초에 옷을 입고있지 않기때문에, 자세한 것은 모르는 것이다.

약초를 팔러 간다는 마을까지 가면, 한벌 정도의 옷은 얻을 수 있겠지, 최악 천만이라도 좋다.

"저기 릴리, 근처에 있는 마을에 옷을 팔고있는 가게는 있어? 있다고하면 얼마정도?"

"?"

아, 멍한 얼굴을 하고있다고, 두개 동시에 질문한 것은 안되는거였나?

"음―그러니까, 고물상 씨가 팔거라고 생각해"

"고물상 씨는 무엇을 파는 가게?"

"음―, 아무거나!

옷은 모르겠지만, 갑옷은 팔아!"

"갑옷은 팔고있는건가, 그건 확실히 뭐든 팔고 있네"

일용 잡화만이라고 생각했지만, 몬스터가 출몰하는 세상인 이상, 무기라고하는 것은 나의 세계보다 수요가 높은 것이겠지, 마을에서도 취급하고 있다니.

"크로노, 들어와!"

"응, 현관에 서서 이야기도 뭣하니까, 호의를 받아 들어갈게"

현관, 이라고는 해도 작은 오두막의 것은 서양풍인지 신발을 벗는 곳은 없다, 그대로 바닥이 이어질뿐이다.

해외 여행을 해본 적이 없는 나지만, 설마 이세계에서 이 신발을 벗지 않고 집에 들어가는 이상한 감각을 맛보게 될 줄은.

일단, 가볍게 발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면서 걸음을 내딛는다.

릴리는 나와같이 맨발로 나무 바닥을 타박타박 걷고있다.

신장이 내 무릎 정도밖에 오지않는 릴리를 보면, 이 오두막에서도 크게 보이지만, 나는 쓸대없이 자란 이 커다란 몸 덕분에 조금 좁다고 느껴버린다.

오두막으로서는 적당한 넓이는 있지만, 큰 책꽂이나 선반이 줄지어있는 것을 비롯해, 나무 상자나 수수께끼의 자루도 쌓여있어, 상당히 압박감을 느낀다.

비치되어있는 침대와 작은 테이블만이 유일한 생활감을 자아내고있다.

릴리가 사는데 필요없는 것이 많은 것 같지만, 이 작은 몸에서 거대한 책꽂이나 선반을 정리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이야기인가.

"앉아!"

두리번 두리번 방을 둘러보고 있던 나에게 릴리가 부른다.

보면, 침대 위에 뛰어오른 릴리가, 하얀 매트를 두 손으로 퐁퐁하고 두드리고있다.

의자는 없기때문에, 앉는다고 한다면 확실히 거기밖에 없다.

대답을 하고 침대에 앉으니, 매트의 부드러운 감각에 나도 모르게 감탄한다.

지금까지 딱딱한 바닥에서한 잤던 것이다, 이 부드러움은 너무 호화스럽다.

하고, 만끽하고있으니,

"차 대접할테니까!"

아뇨 신경쓰지 마세요, 라고 사양하려고 생각했지만, 눈을 반짝 반짝거리며 의욕이 넘치는 릴리의 모습을 보고,

"고마워"

라고 밖에 말할 수 없게된다.

이미 타올을 빌렸고, 이대로 머무르면 빠른 속도로 릴리에게 빚이 늘어나 버릴 것같다, 차는 그 첫걸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안 릴리, 지금은 몸과 흑마법 이외에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나지만, 언젠가 이 은혜는 열배로 갚아줄테니까!

단단히 마음속으로 다짐하면서, 차를 대접하려고 하는 릴리에게 눈을 돌린다.

"후우― ! !"

릴리는 불을 뿜고 있었다.

드래곤이냐고! 라며 일어서서 딴죽걸뻔 했지만, 진정하자, 저건 그냥 마법이다.

말그대로, 릴리는 그 작은 입에서 고열의 화염을 작은 솥(?)에 뿜고있다.

불을 내는 마법을 사용하는 녀석은 상당히 많았지만, 인간형인데도 입에서 불을 뿜는건 처음 봤다고, 저것도 요정 마법인가?

여러가지 의문이 솟아올랐지만, 너무나도 열심히 차를 내려고 준비를 하고있는 릴리의 모습에,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여기는 얌전히 기다리고 있자――

"다 됐어― !"

그 소리에, 사색이라는 이름의 얕은 잠에 들었던 나의 의식이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테이블 위에서 인왕립하는 릴리와, 그 앞에 놓인 김을 내며 향기를 풍기는 컵이 찻주전자와 나란히 놓여있다.

"오오, 고마워"

작은 아이로 밖에 보이지 않는 릴리가 과연 제대로 차를 낼 수 있는지 약간 걱정했지만, 훌륭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컵에 들어있는 홍차일까? 그 색깔과 향기가 꽤나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마셔, 크로노!"

기대에 찬 릴리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나.

"오우, 잘먹겠습니다――"

하고, 컵에 손을 댄 것과 동시에 눈치채고 말았다.

"어라, 릴리껀?"

테이블에는, 내가 손을 들고있는 컵 외에는,찻주전자만 있을 뿐이다.

집주인인 그녀의 몫이 없는 것이다, 실수로 잊어버린 것일까?

"하나밖에 없어"

"에, 뭐가?"

"컵"

"그래? 어째서――"

말하고나서, 혹시 돈이 없는건가? 그렇다고하면 쓸대없는 것을 무심코 물어봤네, 라고 후회했지만,

"아무도 오지않으니까.

하지만, 크로노가 와줬어, 처음으로 와줬어, 릴리 엄청 기뻐"

나는 더욱 후회했다.

그런가, 빛의 샘에서 추방된다는 것은 이런 것인가.

만약 마을에 살고있으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만, 요정인 이상 릴리는 숲을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처음부터 빛의 샘에서 추방되는 일조차 없었다면, 보통의 요정들처럼, 동료들과 매일 즐겁게 보낼 수 있었겠지, 힘든 일도, 슬픈 일도 없이, 행복하게 평생을 보냈다――

하지만, 그런건 지금 내가 할 말은 아니구나.

추방된 것을 받아들인 것도, 마을에 살지않는 것도 릴리 자신이 결정한 것이다, 그것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내가 이곳에 초대된 친구 제 1인건가, 영광이야"

"친구?"

"아아, 뭐라해도 우리들은 고블린의 대군을 상대로 등을 맡기고 함께 싸운 사이야, 이미 단순한 친구 이상이라는 것은 틀림없어!"

그러니까 나는, 지금까지 의지할 사람이 없었던 릴리에게, 힘을 빌려줄 수 있는 최초의 사람이 된다.

이곳 이세계에서는 무식하니까 대단한 힘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몬스터의 상대 정도는 할 수 있다.

"응, 릴리, 크로노랑 친구!"

이 날 제일의 미소를 보여주는 릴리.

그렇지만, 이런 적밖에 없었던 이세계에서, 마음을 허락한 최초의 친구가 생긴 내쪽이 더 기쁘다고 생각한다.

그래, 그녀와 만난 것만으로, 여기에 와서 좋았다고 생각될 정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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