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10화 (11/382)

제 10화 판도라 대륙

고요한 주택가를 지나간 덕분에, 딱히 누구도 발견하는 일 없이, 무사히 항구까지 도착했다.

갑자기 적당한 배에 몰래 숨어드는 것은 너무 도박이라서, 배에 승선, 또는 내린 짐을 보관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창고에 숨어, 주변의 모습을 살핀다.

창고, 라고해도, 현대와 같은 대형 컨테이너정도의 화물은 없는 것 같고, 커도 이층 정도의 창고가 듬성듬성 보일 뿐이었다.

야간답게, 창고에 출입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이 근처에서 가장 큰 창고만은 반짝이는 불빛이 켜져. 사람들이 작업을 하고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그 창고로 접근하여 모습을 엿본다.

아무래도, 이 창고에 있는 짐을 서둘러 어떤 선박에 싣고있는 것 같았다.

귀를 곤두세우고, 작업을 하는 남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어떻게든 그 말소리가 들렸다.

"어째서 이렇게 늦게――"

"정말이야, 이건 돌아가서 한 잔할 시간도 없겠네"

그야말로 선원, 과같은 검은 피부의 몸집이 큰 남자들이 푸념하면서도 창고 안의 짐을 옮기고있다.

특히 큰 화물은, 입구에 세워져 있는 마차에 싣고있다.

"――그래도, 이런 한밤중에 일부러 출항할 필요는 없을텐데"

"급한 보급 물자다, 라던가 뭔가 말했다고"

"뭐가 급한건지, 전쟁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보급 물자, 라고 일부러 그렇게 부른 것은 이 세계, 아니, 이 나라의 군대 선박인 것일까.

이 나라는 전쟁 중은 아닌 것 같지만, 몬스터가 있는 세계이다, 평상시라도 싸울 상대가 있다.

"아니, 개척인지 식민인지 모르겠지만, 현지에서는 상당히 큰일이리는 것같아"

"그렇다고 해서 용병을 모집하는건가, 역시 안가는게 정답이였다고"

'개척'과 '식민', 라는건 무엇인가, 지금 이 세계는 대항해 시대인건가?

하지만 슬쩍 '용병'이라던가 말한 근처는 판타지같은 느낌이구나.

그런 것보다, 이것은 상당한 찬스일지도 모른다.

내가 세계사에서나 알 법한, 서양 열강의 식민지 지배, 같은 것이 현재 진행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하면, 그 '식민지'라는 곳은 본국에서 바다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진 별천지이다.

"뭐가 '판도라 대륙은 부가 넘치는 낙원'이다인지, 마족이랑 몬스터가 넘치는 지옥이잖아"

'판도라 대륙' 말이지.

마지막에 희망이 남은 그 판도라의 상자와 관계가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투로 봐서는, 여기와 이어진 대륙이 아니다, 전혀 다른 대륙같은 것이다.

그런 아득히 먼 판도라 대륙, 라면 도망치기에는 안성맞춤이 아닌가.

게다가 이야기를 들어보면 식민지 경영은 잘 되지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판도라 대륙 전역을 커버하는 대규모 수색은 어려울 것이다.

개척지을 벗어나 인적미답의 오지로 가서, 종전을 모르는 구 일본군처럼 서바이벌 생활을 하는 것도 지금의 나라면 할 수 없지는 않다.

쾌적하진 않겠지만, 실험 시설의 생활에 비하면 천국과 동일하다.

아니면 '마족'이라는 녀석들에게 숨겨달라고 하는 것이다.

'마족'이, 말 그대로 악마같은 종족인지, 단순한 원주민에 대한 멸칭인지는 모르겠지만, 몬스터와 동렬로 거론되는 존재인 이상, 마스크들과의 관계는 없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

적어도 할아범을 비롯한, 여러번 본 적이 있는 마스크들의 얼굴은, 지금도 짐 운반에 땀을 흘리는 남자들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그들과 같은 종족, 즉 인간, 판도라 대륙의 마족과 동일한 종족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마스크들에게서 도망치는 것이 나의 최우선 목표, 그렇다면 판도라 대륙행 선박은 이 이상 없을 정도로 목적에 따른 것이다.

정했다고, 나는 판도라 대륙으로 갈거야!

"그럼, 어떻게 탑승할까――"

하얀 빛의 신을 숭배하는 십자교를 내걸고, 아크 대륙의 서쪽 절반을 다스리는 싱클레어 공화국.

그 성도 엘리시온은 '빛의 가호를 받은 도시'로서, 공화국의 수도인 것과 동시에 십자교의 성지이기도 했다.

수많은 교회가 세워진 이 엘리시온, 그 중 하나에 백의 성사ᆞ제 3 연구소 소장 쥬다스 주교와 제 7 사도 사리엘 두사람이 있었다.

"――그럼 봉인 상태인 채로 전투를 했다고?"

"네"

두 사람은 긴 의자에 한사람 분의 거리를 벌리고 앉아있다.

대화를 할 때도, 특히 상대를 보지는 않았지만, 쥬다스는 문득 사리엘에게 시선을 돌린다.

"......나와라"

한마디 중얼거리며, 사리엘의 머리에 밝은 하얀 빛을 발하는 링이 나타난다.

실험 번호 49번과는 다른 형태였지만, 그 링은 우연이 아니라, 실험체는 반드시 장착되는 사고제어 장치였다.

쥬다스는 링에 손을 뻗어, 가볍게 손가락을 만진다.

"마력 제한 80%, 술식 연쇄 동결, 무장 불가――최대 봉인 상태인가"

링에는 착용자의 건강 상태나 행동같은 것이 기록되어 있으며, 관리자는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쥬다스는 49번과의 전투 기록을 읽고 있었다.

"네, 해방 허가를 받을 시간은 없었습니다"

"추기경이 바로 옆에 있었는데도 말인가......역시, 그건 사도의 힘을 조금 과신하고 있는 것 같군"

뇌리에 알스의 예리한 얼굴이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그가 묘하게 사리엘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도 쥬다스는 생각해낸다.

영리하며 냉철한 추기경으로 통하고 있는 주제에, 과거에 목숨을 구원받은 정도의 일로 은혜를 느끼고 있다고는, 묘하게 성실한 곳이 있다고 생각했다.

"실험 번호 49번의 대응에 부족하진 않았습니다, 알스 추기경의 판단은 잘못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옳다고도 말할 수 없는거잖나"

"......"

만일을 생각하면, 해방 허가를 즉시 발행했어야 했다.

사도라고는 하지만, 최대 봉인 하에 있어서는, 일류의 마술사 정도의 힘밖에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나밖에 없다, 무엇을 말하려고 해도 누구의 귀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아니요, 해방 상태였어도, 49번의 도망을 막을 수 없었을겁니다"

"그렇겠지, 자신이 놓쳐줬으니까, 얼마나 힘이 있다고 해도 쓸데없는 짓"

쥬다스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사리엘 아주 약간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와서 그것을 탓하거나는 하지 않는다, 통제를 벗어나는 시점에서 모두 우리의 책임이다"

'크로노 마오' 라는 이름의 이방인을 이 세계에 불러내고, 흑마법을 행사하는 실험체 49번을 만들어 낸 것은 다름아닌 쥬다스 주교와 그 부하인 연구자들이다.

어디까지나 사리엘은 우연히 그 자리에 마침 있어서 '선의'로 추적을 한 협력자일 뿐, 실패했다쳐도 애초에 책망받을 입장이 아니다.

무엇보다, 싱클레어 공화국에서 사도를 질책할 수 있는 것은, 교회의 톱인 교황뿐이지만.

"그런 것보다도, 나에게 있어서는 네가 감정적인 행동을 취했다는 것이 더 놀랍군.

네가 사람의 몸이었다는 것을 오랫동안 잊고 있었지"

사리엘은 이번에야말로 일절의 반응도 할 수 없었다.

쥬다스의 말에 냉소나 멸시같은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해도, 그녀에게는 그것을 신경쓸뿐으로 감정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뭐 좋다, 그럼 예정대로 일을 끝마치기로 하지, 성도 생활은 지루하지만 한가하진 않으니까"

사리엘의 머리에서 아직도 발광을 하는 링을, 다시 쥬다스의 손가락이 만져진다.

"......사라져라"

주창한 직후, 링은 산산이 부서져, 빛의 입자가 되어 공중으로 무산되어 갔다.

"이걸로 너를 묶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자리에서 나를 죽이는 것도 가능하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농담이 지나칩니다 주교"

"봉인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모두 이 늙은이의 목숨을 가장 먼저 노리니까 말이야, 무엇보다 완전히 해방된 것은 네가 두번째이다"

봉인을 벗어난 최초의 1인인 49번은, 자신을 앞에두면 달리 예외없이 죽이러 온다고, 쥬다스는 확신하고 있었다.

다만, 행방 불명인 49번이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에게 복수하러 온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죽는 것이 훨씬 나은 짓을 매일 당한 것이다, 잡히면 다시 지옥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리스크를 생각하면, 모처럼의 자유를 버리고 일부러 복수를 선택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거기까지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어리석은 자라고 해도, 바보는 바보나름대로 공포는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복수를 선택하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

그만큼의 행위를 해왔다는 자각을 쥬다스는 가지고 있다, 가지고 있다는 것뿐으로, 후회나 죄책감같은 감정은 전무하지만.

"그럼, 이걸로 볼일은 끝났다, 너에게도 일이 있을테지, 다음은 누구를 몇명 죽이는 거지?"

"마족과 몬스터입니다, 대륙 전역의 개척을 끝낼 때까지 필요하시다면 얼마든지"

"개척, 호오, 그럼 다음에 갈 장소라는 것은"

"네, 판도라 대륙입니다"

제 2장 : 이세계의 일상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