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화 49번
내가 처음으로 흑마법을 사용한 기동 실험에서 다시 얼마인가의 시간이 흘러있었다.
개조된 몸을 가지고도 빈사의 중상을 입고, 10개의 인형을 물리 친 '그 날'부터 지금까지의 생활에 변화가 있었다.
물론 안좋은 방향으로.
그래서 짧고 불규칙한 수면 시간이나 유일한 식사가 존나엄청 맛없고 토사물 같은 죽인지 국물인지 모를 수수께끼의 액상 물질이라던가, 그런 최악의 부분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고문같은 개조 수술ᆞ마법을 받는 것이 지금까지 주된 내 역할이었던것이, 기동 실험이라는 이름의 괴물 퇴치가 일상 생활의 메인이 된 것이다.
지금와서 안 사실이지만, 내가 처음에 상대 한 '인형'은 골렘의 일종이다.
바위와 흙덩이로 이루어진 거인만이 골렘이 아니라는 것 같다, 뭐 그동안 그러한 타입의 골렘도 쓰러뜨렸지만.
어쨋든 다양한 몬스터, 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놈들과의 싸움을 나는 매일 강요 당하게 되었다.
다양한 무장을 한 개조 인형 라이트 골렘, 고블린 무리, 외눈박이 거인, 늑대 인간, 머리 두개를 가진 키메라, 공룡같은 드래곤, 불 뿜는 진짜 드래곤 등등......
먹히고 씹히는 일은 한두번으로 끝나지 않고, 배에 큰 구멍이 뚫린 적도 있었고, 손발이 끊어진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쓰러뜨리기만 하면, 마스크들은 나에게 최소한의 치료를 해줘서, 어떻게든 죽지않고 지금까지 오게되었다.
하지만 눈앞의 몬스터에게 어찌할 수도 없이 질 때는 구출되는 일없이, 단지 사체가 방치될 뿐이라고 생각된다.
어차피 나는 49번, 이름을 번호로 불리며 인간 취급같은건 일체 받지못하는 단순한 실험체이다, 결과를 내지않으면 살려둘 의미같은건 없는 것이다.
그렇다해도 나는 죽을 생각은 없다.
매일 죽는게 낫다고 생각되는 짓을 당하고 있어도, 정말로 죽는 것만은 싫다.
언젠가, 언젠가 반드시 나는 여기에 나와 원래의 평화로운 생활로 돌아갈――
이제는 꿈 같은 이야기이지만, 나에게는 이 행복한 망상을 이제 얼마나 계속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오늘이라도 죽을 가능성이 있다, 라는 것뿐만이 아니다.
그날부터 나에게 일어난 또 하나의 변화는, 내가 이렇게 자의식을 분명히 유지하고 있을 수 있는 시간이 급감한 것이다.
지금은 깨어있는 상태로, 나의 자의식이 없는 시간이 더 길다.
그 때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기억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행동했다는 실감이 전혀 나지 않는다.
마치 게임의 캐릭터를 자신이 직접 조작하고 있는 것같은 체감, 덕분에 아프지도 없고 괴롭지도 않다, 편안한 것이다.
하지만 그 상태가 영원히 지속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자신이 자신이 아니게 될 것이라고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쿠로노 마오가 아니라, 그냥 49번으로 전락해버린다.
나에게는 그렇게 멀지않은 미래가 될 그 사실이 무서워서 참을 수 없다――
"49번, 나와라"
귀에 익은 마스크의 대사.
빨리 몸을 일으켜 나는 문으로 향한다.
그럼, 오늘은 도대체 어떤 몬스터랑 서로 죽이게 될 건지......
ᆞ
ᆞ
ᆞ
이 원형 홀도 익숙해졌다, 나는 마음대로 투기장이라고 부르고 있다.
왜냐하면 하고 있는 일은 거의 같은 것이다.
그리고 오늘 상대는
"라이트 골렘이 하나뿐?"
마치 첫날의 재현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마스크를 쓴 녀석이 한체뿐, 그 몸에 강철 갑옷을 입고, 맨손으로 등장한다.
"달라......신형, 인건가?"
라이트 골렘은 검이나 창 같은 근접 무기를 주로 쓴다.
마법을 사용해 오는 타입은 지금까지 없었지만 눈앞에 서있는 이녀석에게는 명확하게 마력이 내뿜어지는 것을 느낀다.
게다가 이 마력의 질은 상당히 익숙하다, 나와 같은 흑색의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하면, 같은 흑마법사끼리 라는 건가.
"......"
이번에는 마스크에게서의 설명같은건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렇다는건 언제든지 시작해도 OK라는 의미.
"간다"
상대를 향해 말한 것이 아니다, 작은 중얼거림 하나, 오늘도 자신을 분발시킨다.
일단은 선수 필승――
"산탄!"
마력을 간단하게 다지고 물질화하여 총알을 성형, 고속으로 사출한다.
산탄, 이라고는 했지만 그저 대량의 총알을 만들고 동시에 쏘고있을뿐, 실제 산탄총같은 구조와는 다르게 되어있다.
그래서 총신같은 것은 없고, 옆에서 보면 아무것도 없는 공중에서 갑자기 총알이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야말로 마법이다, 총 따위 없어도 총알을 쏜다.
게다가 마법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이렇게 기술명(?)을 외치는 것은 이미지를 명확하게 하기위한 기술이다.
애초에 마법을 사용해 오는 몬스터가 마법명을 외치고있다는건 한번도 본적은 없지만.
그런 것보다 지금은 발사한 <산탄>의 행방이 더 중요하다.
어쨌든 빠르고 광범위하게 뿌리는 것에 중점을 둔 공격 마법, 위력은 그다지 기대할 수 없지만 맨몸으로 받기에는 상당히 아프다.
고블린같은 작은 상대라면 이것만으로 쉽게 정리되지만......
상대에게는 한발도 착탄하지 않는다.
"역시 실드 소유자인가 ......"
게다가 나보다 벽을 만드는 걸 잘하네 이녀석.
마력으로 상대의 공격을 밀어내는 방패나 벽, 그것을 실드라고 나는 마음대로 부르고 있다.
마법을 사용하는 인간형이 아닌 몬스터라도, 이 실드를 사용 녀석이 있는 것을 보면, 마법의 기본적인 기술 중 하나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자신의 마력으로 형성하는 검은 실드를 전개할 수 있지만, 눈앞의 녀석은 그 한순간에 상당한 강도의 실드를 훌륭하게 만들어 내고있다.
<산탄>이라도 맞추면 매일 금 하나라도 나라 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흠집도 없지않은가.
"――읏"
내가 다음 공격으로 옮기려고하지만, 상대방이 먼저 움직였다.
무언으로 내보내는 마법은 검은 화염 방사였다.
"우옷, 이런 것도 할 수 있는거냐고"
나는 아직 해본적 없는 공격 방법이다.
검게 흔들리는 불길이 순식간에 내 주위를 둘러싼다.
하지만 저쪽이 흑마법사라면 나도 흑마법사이다, 흑색 마력에 대한 내성은 다른 속성의 비교할 수 없다.
"미지근해!"
몸에 붙은 흑염을 아랑곳하지 않고 전진.
말한 것처럼 미지근한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치명적인 화상을 입을 정도는 아니다.
무엇보다 상대를 쓰러뜨리면 그걸로 끝이다, 소화할 필요도 없이 마력으로 제어된 불꽃은 마음대로 사라――
"읏!? "
불꽃 너머에서 칠흑의 덩어리가 날아온다.
같은 흑색이라서 시인하는 것이 늦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회피는 늦지않았다.
"위험해, 그냥 눈속임이라는 건가――"
검은 덩어리의 정체는, 이 불꽃을 응축한 파이어 볼의 흑마법 버전.
아무래도 맞으면 아프거나 뜨거운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마력 밀도를 자랑하고 있는건지, 코끝을 스치며 날아가는 것을 목격하고 즉시 이해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를 쓰러뜨리기에는 말그대로 화력 부족이다.
"안티 머티어리얼 ! !"
마법은 이미지, <산탄>보다도 강력한 위력을 지닌 총알, 그것이 <안티 머티어리얼>(대물 라이플).
사람을 향해 쏘면 안되지만 공식설정의 대구경 라이플이다.
그 한방으로 인간을 다진고기로 만들 수 있는 위력을 상상하고 마법으로 실현시킨다.
이미지는 가능한 상세하게, 명확하게.
뇌내에서는 밀리터리 오타쿠 친구가 언제가 과시해온 풀 메탈 자켓 탄의 영상을 떠오른다.
그리고 라이플링(1)을 통해 나가는 이미지를 가지고 형성한 검은 탄환을 고속 회전시켜서 쏜다.
쾅!
화약 대신에 흑색 마력이 작렬하고 검은 총구 플래시와 충격음이 발생한다.
나의 반격을 예측했는지, 상대는 이미 견고한 실드를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위력 중시의 총알, 과연 나의 대물 라이플 탄은 실드를 크게 꿰뚫는다, 하지만 관통하기에 이르지는 못한다.
곧바로 깨진 실드의 재생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제 겨우 한발이다!"
처음부터 한발 쏘고 빠진다고는 나도 생각하지 않았다.
다시 충격음이 나면서 착탄 지점과 동일한 지점으로 빨려가듯이 날아간다.
콰직, 하고 실드가 부서진다.
일단 총알을 맞아서 약해진 부분에, 조금도 빗나가지 않고 쏜 것이다, 이걸로 안부서질리가 없다.
이 정도의 컨트롤은 드래곤의 비늘을 뚫기에는 필요불가결인 기술, 벌써 몸에 익혔다.
그리고 어느정도 이상의 실드를 전개하여 그것이 파괴된 직후에는 반드시 틈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실드 브레이크의 충격에 의해서 상대는 몸을 못가누고 있다.
여기에 또 한방 안티 머티어리얼을 쏘면 결착이 나겠지만, 이 거리라면 다시 한번 총알을 형성하는 것보다 직접 찌르러 가는 것이 빠르다.
그리고 신속한 공격 수단은 전투에서 무엇보다도 중요, 상대가 무언가 하기 전에 쓰러뜨린다, 이것이 제일이다!
"파일 벙커어어어 !!"
내가 처음 사용하 흑마법, 인형을 등 뒤에서 뚫는 일격, 그것이 <파일 벙커>
그런 미숙한걸 사용한 것이다, 그 마법 발동은 매우 심플, 그러므로 발동속도도 최속.
상대가 자세를 다잡는 것보다도 빠르다, 그 가슴을 바로 정면세서 노린다.
<안티 머티어리얼>이상으로 고밀도로 압축되어, 오른팔에 장착한 필살의 검은 말뚝을 앞에 두고, 마력 내성이 없는 강철 플레이트 하나 쯤은 종이와 다름없다.
그리하여 거의 무저항인 채, 갑옷을 뚫고 그 안의 몸을 뚫는다.
그 순간, 피분수가 솓구치고 있었다.
"엣......"
붉은 피가 시야 가득 퍼진다.
상대는 라이트 골렘, 지금까지 몇 번이나 쓰러뜨렸기 때문에 알고 있다, 그 몸에 인간의 피와 같은 붉은 혈액같은건 흐르지 않는다.
충격을 주면 도자기를 깨뜨리는 것처럼 부서져 손상될뿐인 몸.
그럼, 이 혈액은 누구의 것인가?
"......"
나는 일체 부상을 입지 않았다, 자신의 몸이다, 자신이 가장 잘 안다.
하지만, 실제로 피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그래, 내가 파일 벙커로 뚫은 라이트 골렘의 가슴에서 나온 것이다.
"서, 설마......"
싫은 예감이 든다.
진정하자, 그럴 리가 없다, 이녀석이 라이트 골렘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 정체는 다른 인간형 몬스터라고 정해져있다.
그래, 피 색깔이 붉은 몬스터같은건 지금까지 몇번이나 있었잖아.
내가 꿰뚫은 이녀석도 그 중 하나에 불과하다.
"......"
그렇게 확신하면서, 언제나처럼 그대로 자신의 감옥으로 돌아갔으면 좋았다.
하지만 눈치채보니 나는 아직도 가슴에서 피를 계속 흘리는 저녀석에게 다가가면서, 그 얼굴을 덮는 마스크에 손을 대고있었다.
"......그런, 거짓말이다"
마스크를 벗기고, 드러난 녀석의 얼굴은 나와 같은 검은 머리 검은 눈, 일본인 소년의 것이었다.
"거짓말이야! !"
내가 죽인건가? 사람을? 같은 고향을 가진 소년을?
그런, 다르다, 나는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
이녀석은 몬스터로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었다, 몰랐다, 인간이 상대이라니 몰랐다.
......하지만, 조금 생각해보면 예상할 수 있었던게 아닌가?
내 이름이 49번이라고 불린다면, 나와 같은 녀석이 앞으로 48명 있는게 아닐까.
그렇다, 이 소년은 나처럼 갑자기 여기에 끌려와서 몸을 개조당하고 그리고 나처럼 흑마법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미안......"
얼마나 괴로운 생각을 해도 이제는 흐르지않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눈물이 흘렀다.
눈물을 흘리며 나는 그 자리에서 웅크린다.
그저 사죄의 말만 하면서 어느덧 나의 의식은 완전히 사라져갔다.
그날 나의 자의식이 돌아갈 일은 한번도 없었다.
나는 완전히 실험체 49번이 되어, '살인자'의 쿠로노 마오로 돌아가는 것을 거절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