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화 복종
"......살아있어"
멍한 의식 속에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눈을 떠보니 또 다시 나는 딱딱한 곳에 눕혀있었다.
곧바로 의식을 잃기 전에 기억이 플래시백한다.
"큭......"
토가 나올 것 같지만 참는다.
아무래도 가위 눌림은 풀린건지 이렇게 신음 소리가 새어나오며, 어떻게든 몸을 일으킬 수도 있다.
머리에 손을 가져다보니 경질된 감촉이 손가락에 느껴진다.
틀림 없다, 그 바늘이 튀어 나오는 흉악한 링은 지금도 내 머리에 완전히 장착되어 있던 그대로이다.
"젠장......최악의 기분이다......"
통증은 느껴지지 않는 만큼 그나마 낫지만 저런 고문 기구같은 것을 갑자기 강제당한 것이다, 원망 한마디쯤은 나온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이렇게 몸의 자유도 돌아온 것이다, 우선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지금의 나는 아까 재워져 있던 곳과 비슷한 넓이의 아무것도 없는 방에 있다.
중앙의 대도 없는, 정말로 벽 밖에 없는 곳이다, 사방의 천장도 새하얀 방이다.
정면에는 벽처럼 하얗게 칠해진 문이 있지만 과연 열릴지 어떨지, 아마 잠겨져 있겠지.
정말, 창문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만으로 우울해진다, 음, 창문이 없다는 것은 지하실인건가?
나를 가두는 감옥이라고 생각한다면, 뭐 적절한 배치겠지.
그리고 나의 복장은, 그 마스크들 같은 하얀 복장이다.
망토와 마스크는 없지만, 충분히 검소한 상하일체의 옷, 관두의라고 하는 것인가 그것을 입고있다.
일단은 속옷도 입고있다.
죄수복, 뭘까, 아니 딱히 감옥에 들어온건 아니지만.
하지만 이것만 봐도 아무래도 내가 있는 곳이 일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수수께끼의 외국어로 마스크들이 말하고 있었고 이 옷도 이상하다, 요즘 세상엔 개발도상국의 국민도 양복을 입고있다, 이런 수제 느낌의 의복은 반대로 드물다.
아니 잠깐, 저 녀석들이 매우 위험한 교리를 가진 사악한 종교 단체의 일부라고 한다면, 그 수수께끼의 말은 중2병 환자라도 도망갈 원어일지도 모르고 이 옷도 무슨 깊은 의미의 수제 코스프레 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득히 먼 외국에 왔다는 것은 결정 사항이 아니다, 일본의 어딘가의 산속에라도 있는 종교 시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뭐 앞뒤는 맞다.
그치만 내가 뭐라고 이런 일에 말려들지 않으면 안되는거야......
일단, 오체 만족으로 살아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즉시 죽이지는 않는걸까.
아니, 죽지 않더라도 앞으로 이 링처럼 다양한 고문을 당한다, 라던가?
그것은 최악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혀를 잘라 죽는 편이 훨씬 편안한 죽음일 것 같다.
살려달라고 빌어야할 것 같은 상황에서의 사망은 싫다.
어쨌든, 여기가 외국이든 일본이든 이곳에서의 탈출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이런 고문기구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의 머리에 끼우는 사람과는 한시라도 빨리 거리를 두어야하며, 앞으로 어떤 관계가 엮일지 모른다.
라곤 해도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눈앞에 있는 문에 열쇠가 달려 있는지 확인하는 것 정도 밖에 할 수 없지만.
나는 일어나서 문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것과 동시에 철컥,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
자동문? 일 리가 없다, 저쪽에서 누군가가 열었으니까 문이 열린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문을 연 것은 예상을 배신하고, 예의 마스크였다.
"أوه, كنت مستيقظا بالفعل, كنت تتوقع من هيئة التنين قوي"
마스크는 여전히 뭐라고 하는지 전혀 모르는 원어를 말하고 있다.
이렇게 다시 들어 보면, 약간 영어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아니, 그것보다도 지금은 녀석들의 움직임에 주의해야겠지.
나는 경계하지만 마스크는 나 같은 것보다 자신들의 배후를 걱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래도 뒤에도 다른 마스크들이 있는 것 같다.
방안에 마스크가 두명 들어오고 나는 거리를 두려고 벽에 붙는다.
그리고 새로이 세명째가 들어 왔다, 고 생각했지만, 나는 녀석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 녀석은 모습은 비슷한 흰색 망토이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얼굴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녀석은 한눈에 일본인이 아니라고 알 수 있다, 백인종 계통의 이목구비가 뚜렷한 노인이었다.
머리는 후드에 숨겨져 전부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 전부 백발이겠지, 눈동자의 색은 파랑, 나이는 적어도 60은 넘은 할아버지다.
보란듯이 잘난 흰 수염을 기르고있다.
설마 이놈이 마스크들의 교주님, 이라던가 현인신 이라던가 말하지는 않겠지?
라며 의아해하는 시선을 보내고 있더니, 할아범(나에게 이런 짓을 한 녀석들이다, 할아범으로 충분)은 수상한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그 순간, 나에게 강렬한 두통이 덮쳤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머리가 깨지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일까, 아니 정말 깨지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죽음을 각오할 정도의 심한 통증,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괴롭히는 것은, 내 머릿속에 울리는, 다른 누군가의 '의사' 였다.
아픔――아픔――괴로움――죽음――
내 머리 속에서 다른 사념이 마음대로 소용돌이가 날뛰어 맴돈다.
고통은 분명히 이 사념이 원인이며, 그 발생 원인은 눈앞에 있는 할아범이다 라고, 직관적으로 이해했다.
나는 딱딱한 바닥을 구르면서 울상을 지으며 할아범 쪽을 본다.
분노가 아니다, 순수하게 용서를 청한다, 그만큼 꼴사나운 것이었다.
――무저항――복종
기절하기 직전에 두통이 그치고 그 것과 동시에 나는 할아범, 아니 마스크들을 포함한 이녀석들에게는 절대로 거역 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했다, 아니, 하게 되었다 라고 해야하나.
――서라
나는 아직도 두통의 여운에서 복귀하지 못하고 서라고 사념을 보내도 곧바로는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서라
다시 서서히 두통이 시작된다.
나는 무리를 하며 비틀비틀 일어선다.
토가 나올 것 같은 최악의 기분이지만 다시 그 격통을 느끼는 것보다 훨씬 낫다.
거친 숨을 내쉬면서 서서 할아범과 마주본다.
"القيود تشغل غرامة"
할아범은 마스크들과 마찬가지로 나에게는 모를 말을 한다.
"......"
나로써는 어떤 리액션도 취하지 않고 무반응인 그대로.
할아범은 나에게 사념을 보내고 있는 것 같지만 막연한 이미지로 말로 할 수있는 명확한 형태는 아니다.
의사 소통이 될 것 같지도 않다.
무엇보다, 말이 통한다고 해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이 녀석들과 한다는 것은 나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지만.
――걸어라
그 사념이 보내지는 것과 동시에 할아범은 뒤를 돌아 걸어나간다.
저항같은 것이 불가능한 나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십자가 엠블럼이 그려진 그 등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문에 들어서니 건너편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통로가 이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마치 나의 미래를 암시하고 있는 것 같은 불길함을 느꼈지만 이 앞에 기다리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 자살을 하는 것이 훨씬 나을 정도의 지옥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