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화 〉10편
숨을 깊이 쉰다.
들이킨 공기가 코를 스치고, 목을 지나 폐에 도달한다. 천천히 녹아든 호흡은 온기가 되어 퍼진다.
순환하는 과정을 가만히 지켜본다. 마치 자신을 외부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지나가던 시선 몇이 이리 향했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집중해 마지막 한숨을 내쉰다.
"읏차."
개운하다. 이유나 원리는 모른다. 파문의 호흡을 수련할 때마다 피로가 가시거나 몸이 가벼워지는 감각이 든다.
일어나 걸어본다.
사람이 많다.
바삐 오가는 사람들. 손님을 애타게 불러대는 상인들. 과일, 가구, 공예품, 생선 비린내.
걸음을 멈췄다.
다양한 빛깔과 무늬의 옷감들.
무얼 고를지 고민하는 손님, 이것저것 들어보이는 장사치의 웃음.
그 아이. 옷감을 어루만지며 해맑게 웃던 그 소녀.
내가 그녀의 자리에서 먼저 당했다면, 그 아이는 살았을까.
호흡의 방법을 먼저 알고 사건을 겪었다면.
만약, 만약, 만약...
시간을 돌이킬 순 없다. 너무나도 잔인하다. 현실이 이렇다.
"이보쇼. 장사 방해말고 저리 가시오."
상인이 눈을 부라리며 심술궂게 다가선다. 어느새 손님은 사라진 뒤. 잠시 멍하던 사이 거래가 끝난 모양이다.
"죄송합니다."
꾸벅 사과하고는 돌아섰다. 복장이 이러니 돈없는 뜨내기로 보인듯 했다.
문득 배가 고프다.
한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았던 게 이제야 떠오른다.
품 안에 짤랑이는 몇 갠가의 동전. 다행히 남아있었다.
잡일해주던 와중 만난 친절한 집주인이 헤어지며 챙겨준 노잣돈이다. 감사하다.
꾹 쥔 손 안에 동그란 금속의 감촉. 이걸로 한 끼는 해결.
머지않아 시장 근방에 선 포장마차가 눈에 띈다. 내걸린 등불 아래 자리를 찾아앉았다.
"어서옵쇼!"
서글서글한 인상의 주인 아저씨. 동여맨 두건 아래 눈빛이 좋은 느낌이다.
"우동 한 그릇 주세요."
아까 만난 상인과 달리 이 사람은 옷차림 외형은 개의치 않는듯 그저 한 그릇 말아내는 데만 집중한다.
향이 좋다.
곧 뜨끈한 국물에 곱게 고명을 얹은 우동이 차려졌다.
"잘 먹겠습니다."
후룩
빈 속을 채우는 맛. 감사히 음미하며 주인장에게 질문을 던진다. 습관처럼 물어온 그
"혹시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 이야기 들어보셨습니까."
하도 허탕을 친 터라 기대없이 던지고 넘기려 했다. 달그락거리던 그의 손길이 뚝 멈췄다.
무심코 고개를 든다.
"...자네도 들었는가?"
착 가라앉은 음성. 사내의 표정은 어두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