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9편
"엄마, 엄마"
"왜 그러니?"
"저 형은 왜 저기서 자?"
아이가 천진난만하게 물으며 가리킨 끝에는 사람 하나가 웅크리고 있다.
추레한 몰골, 허름하고 때 탄 옷가지. 영락없는 부랑자.
"가까이 가면 안 돼요."
조심스레 타이른 여성은 황급히 아이와 함께 자리를 뜬다.
두 사람 외에도 지나가며 흘끗 시선을 던지는 이들은 종종 있었다.
몇 명인가 더 지나쳤을 무렵, 남루한 행색의 노숙자는 부스스 몸을 일으키곤 하품을 한다.
무라타였다.
몇 주 전.
이국인과의 작별 후.
마을을 등지고 나선 길. 목표는 하나. 혈귀를 찾는다.
우선 인근 지역을 샅샅이 뒤져보기로 했다. 피해가 발생한 근처라면 혹시나 괴물이 더 있을지 모른다.
오산이었다.
몇 날 며칠을 돌아다니고, 산등성이를 누비며 쏘다녀도 소득은 없었다. 이따금 크고 작은 짐승들과 마주칠 따름이었다.
애초에 사람을 노리는 괴물이 사람없는 곳에 있을까?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헛고생했단 낭패감에 사로잡혔다.
사람이다. 인구가 조금이라도 더 있는 곳에 가서 보고 듣자. 아무리 쓸데없는 한 조각 소문이라도 좋다. 만나게만 해다오.
그런 애타는 마음에 산넘고 물건너 흘러갔다.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르면 이것저것 주워먹기도 하고 탈도 났다. 그러다 들른 집에서 잡일을 해주고 얻은 주먹밥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자리를 지나칠라치면 어거지로 끼어들어 묻기도 한다.
'사람 잡아먹는 괴물을 아시나요?'
미친 놈처럼 보는 사람도, 그저 재밌는 농담인줄 알고 넘기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개중엔 소문이나마 비슷한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들어봤다.'
흉흉한 괴담에 가까웠으나 있긴 했다.
인간이 난도질당한 채로 발견됐다.
손 꼭 잡고 걷고 있던 동행이 느닷없이 사라졌다.
수일간 아이들이 연달아 사라졌다.
끈질기게 탐문하고 추적했다.
대부분 헛소문이었다. 흉가가 있어서 생긴 이야기. 산짐승에게 불행한 일을 당한 사람. 해당 지역에 갔더니 연쇄살인범의 소행이라 관에서 뒤를 쫓는 사례인 경우도.
흘러 흘러 꼬리를 무는 소문의 진상을 찾다보니 점차 인구 밀집 지역이 가까워진다.
여정이 고됐던가? 잠깐 앉아서 쉰다는 게 깜박 잠이 들었다.
일어나려니깐 웬 모자가 노숙인 취급을 하며 물러서는 참이었다. 노숙인은 아닌데 노숙한 셈이 됐으니 반은 맞지. 가만있으니 멀어진다.
자연스레 기상한 척 하품도 한 번 해주고, 자세를 잡았다. 호흡 수련에 편하도록.
여정 중 틈틈이 해온 훈련을 위해 심호흡을 하며 생각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