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화 〉3편 (3/109)



〈 3화 〉3편

후두둑


물이 튀었다. 뺨이 뜨겁다. 비린 향이 난다.


무심코 손바닥으로 닦았다. 본다.
어슴푸레한 불빛 아래 손은 붉게 물들어있었다.

금방이라도 입을 열 것만 같이 환하게 웃음짓는 그 아이의 표정. 지금은 바닥에 구르고 있는 그 얼굴.

"...아"


고개를 든다.


그녀의 몸은 잘려나간 목으로 핏물을 뿜어내며 쓰러지고 있었다.

급히 뛰어가 안았다. 옷이 검붉게 젖어간다. 무섭다. 떨리는 손으로 머리를 받쳐든다. 끈적한 피로 젖은 그녀의 머리카락이 손가락 사이사이에 감겨든다.

"왜, 왜..  제발..."

어떻게든 맞춰본다. 될 리가 없다. 이미 무서울만큼 많은 양을 쏟아낸 그 몸은 조금씩 차가워진다.


크루룩

짐승의 울음소리.


부옇게 흐려지는 눈에 그것은 사람같이, 또는 짐승같이 보이기도 했다.


어두운 껍질, 다 찢어진 옷, 침이 질질 흐르는 아가리 사이로 뵈는 더러운 이빨들.

저 놈이다.

괴물의 날 세운 손톱에서 떨어지는 핏방울. 분명 저 놈의 짓이다.

어떻게든 도망

"커헉!"




그녀를 끌어안고 일어서려던 순간, 어마어마한 충격과 함께 나무 기둥에 틀어박혔다.


숨이 막힌다. 저만치 앞에 형편없이 구르는 그녀의 시신. 등짝부터 뒷통수까지 격통. 어지러운 눈 앞으로 몇 개인가 나뭇잎이 낙하한다.

움직일 수가 없다. 어디가 어떻게 된 건지 몸뚱이 어디 하나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넋놓고 바라본다. 그놈이 기어오는 걸.


왜 이렇게 된 걸까..

크륵

짧은 울음과 동시에 괴물의 낌새가 달라진 것처럼 보였다.

"이싯  뱀파이어?"


누군가 왔다. 모르는 말로 무언가 소리가 들린다.


쿠와아악!!

괴물이 몸을 날린다.


큰 숨소리.

"오버 드라이브!"

샛노란 빛이 번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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