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귀검신(弓鬼劍神)제11장-가문(家門)의 비기(秘技)-1
고생 끝에 낙이 오고(苦盡甘來), 해도 차면 기울 듯이 길기만 했던 장백산의겨울도끝
이 났다. 겨우내 추위와 눈보라에 지쳐있던 만물이 오랜만에 기를 펴고새로운계절을
맞는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사계절 내내 변함없이 장백산을 지키는 상록수들은 그 위용에 변함이 없었고각종동식
물들은 혹독한 날씨에 움추렸던 어깨들을 들썩이며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알리기시작
했다.
"푸드득..."
날개를 길게 펴고 하늘로 날아오르던 꿩이 날벼락을 맞은 것은 천지(天池)위로해가막
떠오르던 아침나절이었다. 겨우내 어미의 보호 속에서 독립할 때만을 기다리던어린꿩
이 세상에 첫발을 힘차게 내딛었을 때 그 꿩을 반긴 것은 덩치는 그리 크지않지만날카
로운 발톱과 부리를 지닌 장백산 하늘의 지배자, 철면(鐵面)피였다.
철면피가 소문과 친구가 된지 벌써 7년...세월은 흘러 철면피도 어린 티를벗고당당한
어른이 되었건만 그날의 상처가 후유증을 남겼는지 몸은 별로 자라지 않았다.허나철면
피가 크게 다쳤을 때 소문이 달여 먹인 그 출처불명(出處不明)의 약이 어떤것인지는모
르나 그 약을 먹은 이후의 철면피는 막강(莫强) 그 자체였다. 기타 새들은물론이고장백
산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던 수리조차 철면피의 눈치를 보는 처지로 전락하고말았다.가
히 하늘의 제왕이라는 칭호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기분 좋게 사냥에 성공한 철면피는 양다리에 사냥한 꿩을 매달고는 유유히방향을틀
어 날아가기 시작했다. 잠시후 철면피가 도착한 곳은 예의 그 분지였다.그곳에는오늘
도 '포두이술' 연마에 고심중인 소문이 있었다.
"이야...면피야 또 성공했냐? 잘했다...잘했어..."
잡아온 꿩을 발치에 떨구고 자신의 어깨 위에 올라탄 면피를 기특하다는듯이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청년...소문이었다.
처음 무공을 익히기 시작한 것이 열 살이었는데 칠년의 세월이 흘러연약하기만했던
꼬마는 어느덧 장성한 청년이 되어 있었다. 키는 육척을 넘는 장신이었지만몸은호리호
리한 것이 제법 날렵하게 생겼고, 동그스름하고 귀엽던 얼굴은 각이 지고수염도약간
자라고 있었다. 비록 뛰어나 미남은 아니지만 왼쪽 볼을 가로지르는 흉터와꽉다문
입술이 남자다운 야성미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특히 호리호리한 몸에 비해옷밖으로
드러난 팔다리의 근육과 상처들은 소문이 지나온 날들이 결코 호락호락하지않았음을
반증하고 있었다.
포두이술은 결코 만만한 무공이 아니었다. 수련을 하면 할수록 어려움이뒤따랐다.다
른 무공처럼 깨달음을 통해 한발 더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부단한 연습과노력을통해
서만 성취가 조금씩 늘어나니 한시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소문은 우선 바람의 극복을 최우선으로 삼았는바 면피를 이용해 아래와 위의바람차이
를 알게되고 스스로가 그것을 느끼는데 만 무려 일년이 소비되었다. 바람의차이를극복
하게 되자 화살은 목표에 거의 명중을 하였다. 해서 이제는 되었구나싶어할아버지에
게 자랑을 했다가 할아버지의 비웃음만 사야 됐는데....할아버지가 말한요지는간단했
다.
"지금 까지는 기본 공부에 지나지 않았다. 출행랑도 그러하지 않았느냐?이제는그 응
용편을 공부해야지...."
"응용편이라니요? 그게 잘...."
"음....예상은 했다만 역시나로구나....또다시 내 입이 아프게주절대는수밖에...."
할아버지는 소문의 반응에 혀를 차며 말을 했다.
"세상천지에 적이 공격을 해오는데 가만히 있는 바보도 있다더냐...?"
"예?"
"지금까지 익힌 것은 숨어 있거나 멈추어 있는 적을 쏘는 것 이외에는 별위력이없
다. 그 적이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면 화살은 당연히 빗나가는 것을...."
"................"
허탈했다. 억울했다. 지금까지 익혀온 것이 별 쓸모가 없다니....소문은입술을지그시
깨물고 할아버지의 말을 기다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바람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으니...그리 아쉬워할것은
없다. 그리고 앞으로는 움직이는 것을 목표로 삼아보거라....단 움직이는것이라도평상
시처럼 고각 만을 사용해서 맞추어야 한다. 어차피 지금의 네 실력이면일반적으로쏜다
면 백발백중일 터 그래선 수련이 되지 않는다. 모든 것은 감각을 익히기위함이니다소
무리가 있어도 고각만을 사용해 보거라...."
'일반적이면 백발백중이라....흠....그리 당연한 말을...'
할아버지의 말 중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구절이었다. 암튼 소문의 수련은이제분지를
벗어나 장백산으로 확대되었다. 움직이는 목표물은 동물 만한 것이 없었다.
소문이 왼쪽어깨에는 철면피를 오른쪽 어깨엔 궁 하나를 메고 산에 오르기시작한날부
터 장백산의 동물들의 수난 시대는 시작되었다. 뛰어난 사냥꾼 한명만등장해도긴장하
기 마련이거늘..가끔 산에 올라와 솜씨를 자랑하며 동료들을 사냥하던백발백중의명사
수가 매일 같이 나타났으니....허나 소문은 이런 동물들의 걱정을 알기나하듯이절대 동
물들을 맞추질 못했다. 열번을 쏴서 한번을 못 맞추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허미...징그럽다...징그러....어떻게 한발이 안 맞냐...."
역시 멈춰 있는 것과 움직이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그 차이가 있었다.매일같이 산
에 올라 손가락이 갈라지도록 시위를 당긴 소문은 나날이 그 실력을늘려갔고마침내는
모든 장애를 극복하 수 있었다. 소문이 산에 오른 지 일년하고도 정확하게백일이지날
때였다.
소문이 더 이상 산에 오르지 않자 할아버지는 또 한번 수련 과제를 정했다.
"넌 서서만 화살을 날릴래? 적들이 그냥 쏘시지요....하고 가만둔데?"
소문의 새로운 수련이 또 시작 됐다. 이번엔 목표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자신이움직
이며 쏘는 것이었다. 그것도 단순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닌 출행랑을 이용하며화살을쏘
라니...
'그래도 하라면 해야지....대성을 하려면....'
여기까지 왔는데 그 끝을 안 볼 수는 없었다. 정신적으로 재무장을 한소문은그날부터
다시 산에 올랐다. 기왕 하는 거 아예 산의 나무들을 헤치며 연습을 하기로하였다.
출행랑을 시전하며 화살을 날리는 것은 움직이는 목표를 맞추는 것보다더힘들었다.
움직이는 목표를 노리랴...자신도 움직이랴...이중으로 신경을 써야 했기때문에소문이
이를 익히는 시간도 자연 지연 될 수밖에 없었다.
삼년이 지나서야 소문은 산에 오르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얻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소문이 하나의 성취를 이룰 때마다 그에맞춰할아버지
의 과제도 하나씩 늘어갔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악천후 연습이었는데비오는날이
나 눈보라 치는 날 태풍이 부는 날.....등등 기상이 나쁜 날은 아예 밤낮이없었다.그 기
간이 짧기 때문에 최대한 경험을 해야 한다는 할아버지의 말에 천둥번개가치는한밤중
에 활을 들고 뛰어다니다가 마을 사람들로 미친놈이라는 오해까지 들었다.
어떤 날은 눕거나...앉거나....하는 등 자세를 바꿔가며 활을 쏘기도했고...그냥일반 나
무 작대기로 된 화살을 쏘기도 하였다.
포두이술의 응용과제는 너무나 많았다. 할아버지는 어떻게든 말도 안되는수련법을제
시했고 소문 또한 반드시 이루어냈다. 이렇게 육년...소문이 포두이술을익힌지정확하
게 칠년이 지나자 할아버지는 더 이상의 수련과제를 제시하지 않았고, 그저소문이그때
그때 기분이 내키는 대로 화살을 날리고 있었다.
"면피야...한번 볼래...최근에 연습한건데...오늘에야 비로서 제대로 되는것같다...."
소문은 당연히 대답을 못하는 철면피의 반응은 기다리지도 않고 시위에화살을재었
다. 헌데 하나가 아니었다. 소문이 시위를 잰 화살은 세개였다.'연환사(連環射)'였다.
소문은 오래 재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가볍게 시위를 당겼다. 세 개의화살은소문의 의
도대로 하늘높이 올라가더니 곧 하강을 시작했다. 어느 정도 정점에 오른화살들은역으
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화살마다 약간의 시간차를 두더니 소문의 뒤로자유낙하를했
다.
"퍽!..퍽!...퍽!"
세 개의 화살은 모조리 하나의 목표물에 명중을 하였다. 그 모습을 본소문은회심의 미
소를 지었다.
"하하하하....어떠냐? 멋지지 않아? 한발 만 맞춰도 되는데...함 쏴봤어....너무멋지거
든...카카카"
소문이 혼자 웃고 떠들 때...할아버지는 분지 위의 나무 그늘 아래서물끄러미소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포두이술도 끝이 난 것 같구나...출행랑에 이어반야심경도해...그리고포두이술
까지...허허 보고도 믿기지 않는구나....우리 가문의 최고기재라알려지신15대조께서도
불혹의 나이에 겨우 끝을 보셨건만....이제 겨우 열 일곱에....허허....'
할아버지는 그런 소문이 대견스러웠지만 하늘이 이런 소문의 능력을시기할까은근히
두려워지기도 했다. 옛날부터 어렸을 때 뛰어난 재주를 지닌 사람들은 그목숨이오래가
지 못했으니(才人薄命), 할아버지가 소문을 걱정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훗...나도 늙었나보구나....별 쓸데없는 생각이 드는것을보니...그나저나....이제 때
가 된 것인가....때가....'
"소문아! 이리 오너라..."
할아버지는 철면피에게 자기의 실력을 뽐내느라고 정신이 없는 소문을불렀다.소문은
그 소리를 듣고 재빨리 뛰어왔다.
소문은 요즘 지루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옛날에는 매일같이 수련을 하느라고정신이없
었지만 이미 모든 무공을 익히고 나자 더 이상 할 것이 없었다. 물론 무공에는끝이있
을 수 없듯 계속되는 정진이 필요하겠지만 그러기엔 소문이 너무 어렸다.한가지를익히
기 위해서 몇 달을 허비하고 매일 같이 똑 같은 수련을 하여도 지루하진몰랐건만막상
그 무공을 성취하자 잠시 연습하는 것도 지겨워하는 소문이었다. 소문은날마다새로운
것을 원하고 있었다. 다행히 할아버지가 그때마다 새로운 수련 과제를 주어 버틸만했
는데 요 며칠 사이엔 더 이상의 수련 과제도 없었다. 해서 혹시나 하는마음으로부리나
케 뛰어온 것인데...이어지는 할아버지의 말은 그런 소문을 충분히만족시키고남음이
있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실로 어처구니없게도 네가 가문의 무공을 제법 익혔음을알고있
다. 또한 그런 알량한 성취로 연습을 게을리 하는 것도 자알알고있다....허나...너의 무
공이 이미 나를 넘어섰음을 부정하지는 않겠다. 나의 능력으로는 네게 더이상가르칠
것이 없다. 그래서 이제 가문에 남은 마지막 무공을 네게 전수하겠다"
할아버지는 잠시 뜸을 들였다. 소문의 가슴은 이미 두방망이질 치고 있었다.
'그거다...17대조 할아버지가 남기셨다는 무위공(無爲功)과 삼초의검법...최강의무
공....'
"이미 짐작하듯이 이제부터 네가 읽힐 무공은 15대조 할아버지가 남기신무위공과삼
초의 검법만이 남아있다. 사실 나도 무위공만 책으로 보았을뿐 삼초의 검법이어떤것인
지는 알지 못한다. 무위공을 익힌 후에야 검법을 익히라는 당신의명령이계셨던지라....
나 뿐만 아니라 무위공을 익히신 분이 아무도 없으니... 그분 이후 아무도 그검법의실
체를 알지 못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우선 네가 익혀야 할 무공은 무위공이다. 무위공이 어떤 내공심법인지 너도대충은알
것이다. 많은 선조님들을 폐인으로 몰아간, 위력은 뛰어날지 모르나 익히기가몹시까다
롭고 어려운 무공이다. 하지만 너는 반야심경도해를 극성까지 익힌몸...선조들의전철
을 밟지는 않을 것이리라 믿는다.
조부님이 반야심경도해를 구해오셨을 때 내 나이 열려섯, 이미 그 무공을익히기엔늦
은 나이라 그저 가문에 내려오는 내공 심법을 익혔을 뿐이다. 무위공을 익힐기회도없
었고 당연히 무위공에 대해 너에게 조언해줄 말이 없다. 네 스스로가 부딪쳐익히는수
밖에...."
할아버지는 말을 하시다가 뒤에 놓여있던 보자기를 앞으로 내밀었다.보자기안에서는
한 권의 책이 나왔다. 낡디 낡은 책의 정 중앙에는 투박한 글씨로 쓴 제목이보였다.
무위경(無爲經)
소문의 선조들의 애증과 기대가 가득 담겨 있는 최고의 내공심법이었다.할아버지는무
위경을 들고 잠시 쳐다보다가 소문에게 건네주었다.
"이제는 네 것이다....많은 분들이 널 지켜보고 있음이니 기대에 어긋나서는아니된
다. 또한 다시는 이것으로 인해 후손들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것이다...."
무위경을 꼭 익혀서 이 무공 때문에 중원을 헤매고 다니셨던 선조님들과익히다가폐인
이 되신 모든 분들의 한을 풀어달라는 간곡한 말이었다. 소문이 비록어리다고는하지
만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시는 무위공이 경원의 대상이 아닌 자랑스런 가문의 일원이되도록만들겠습니다"
대답은 자신 있게 하였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지 않을 수는 없었다.
'흠...은근히 부담되는 걸...하지만 못 익힐 이유는 없지....'
소문이 새삼 마음을 정비하고 있을 때 할아버지는 말을 이어갔다.
"너는 곧 사당에 인사를 드리고 바로 천지비부(天池秘府)로올라가도록하여라...그곳
에서 무위공을 익히고 이어 검법을 익히도록 하여라. 나머지 삼초식의 검법은그곳에있
다..."
장백산 정상에 천지가 있고, 천지에서 남동쪽으로 약 오리 정도 밑으로내려오다보면
을지가문(乙支家門)의 조사동(祖師洞)이라 할 수 있는 천지비부가 있었다.소문도할아
버지를 따라 몇 번 가본 적이 있었다. 다만 들어가진 않고 밖에서 제사를지냈기때문에
그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곳에서 수련을 하라니...소문은의아한눈으
로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그곳이 우리 가문에서 신성한 장소가 된 것은 15대 할아버지가 20 여 년의노력끝에
무위공과 삼초의 검법을 깨달으시면서부터다.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나도모르나그
곳에 선조께서 남기신 검법이 있다하니 너는 처음부터 그곳에서 수련을하도록하여
라....그곳에 들어가는 이도 네가 처음이 되겠구나..."
소문의 짐은 간단했다. 갈아입을 옷 몇 벌과 무위공이 적힌 비급, 그리고 활하나가전
부였다.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한 뒤, 봇짐을 메고 집을 나서는 소문은 새로운무공에대
한 기대로 한껏 들떠 있었다.
"면피야...우리 할배 잘 부탁한다....그럼 다녀오마....하하하"
소문은 천지비부를 향하여 발걸음을 재촉했다.
"흠...이걸 어쩐다....."
소문은 지금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소문이 비부에 도착한 것은 집을 나선지두
시진이 지나서였다. 출행랑을 시전하여 왔다면 차 한잔 마실 시간이면 되었지만웬지그
러고 싶지 않았다. 험한 산길을 걸어오며 오랫동안 가슴 설레는 기분을느끼고싶었는지
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데 비부 앞에는 커다란 바위가 놓여있었다. 비부 주변이 많이 황폐해 있는것을보
아 비로 인해 산사태라도 난 것이 분명했다.
"제길...하필 입구를 막고 있을게 머야...."
소문은 난감했다. 입구를 막고 있는 바위가 상상외로 컸기 때문이기도 했지만그걸치
울 방법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는 법,혹시나하는 마
음에 힘껏 밀어봤지만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저저...미련 곰퉁이 같은넘....내가 늙는다...늙어....'
소문이 혼자서 용을 쓰고 있을 때 그런 소문을 멀리서 바라보는 할아버지는미치고팔
짝 뛰고 싶은 심정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따라왔더니 소문이 하는 짓이영팔불출
같지 아니한가....
'허허허허....천하에 적수가 없을 내공을 지니고 저게 무슨짓인고...돼지목걸이에 진
주로구나....'
소문은 이미 열한살 때 무인이라면 꿈에도 그리워할 경지인 오기조원에이르지않았는
가... 비록 그 대부분의 힘이 몸 전체에 퍼져 있었지만 소문의 부단한 수련으로그힘의
대부분이 단전으로 돌아온 상태였다. 지금의 소문이라면 내공을 운용해손가락하나로
막고 있는 바위를 밀어버릴 능력이 있었다. 헌데 내공은 고사하고 힘도 제대로쓰지못
하면서 바위를 민다고 헛 힘을 쓰고 있으니 그걸 보는 할아버지의 심정은허탈하기그지
없었다.
'저놈에게 가문의 비기(秘技)를 맡겨야 하나....불안하다...불안해....'
"쿠구웅..."
비부를 막고 있던 바위가 큰 소리를 내며 옆으로 밀려났다.
"어라...머 이리 간단하다냐..."
한참 힘을 쓰다 힘이 딸리자 자신도 모르게 내공을 운용한 소문이었다. 헌데그처럼요
지부동이었던 바위가 살짝 움직이다 못해 아예 멀리 굴러가 버리는 것이아닌가...
할아버지만큼이나 허탈해하는 소문이었다. 자신의 무공 특성상 아직까지제대로내공
을 운용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출행랑은경공으로쓰
지 않는 한 내공이 거의 필요 없었고 포두이술 역시 그 동안 감을 익혀왔는지라기를 실
어 화살을 날린 적이 없었다. 매일 같이 운기를 통해 기가 단전에 모이는것은느끼고 있
었지만 한번도 써 본적이 없기에 그게 어느 정도의 힘을 발휘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는데 이 정도의 힘이라니....소문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당연히아무도
없었다.
"휴....혹시나 할배라도 봤음 어쩌나 했다....이런 개망신이..."
저 멀리 곰방대를 부여잡고 부르를 몸을 떠는 사람이 있었으나...소문이알지는못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