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2장-소림(少林)에 있었다. (2/32)

궁귀검신(弓鬼劍神)-제2장-소림(少林)에 있었다.

  소문은 자신이 있었다. 이미 자신의 솜씨는 금방 사냥꾼들이 모두 인정하는상태였고,

몇 년 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숨쉬기운동이 자신의 근력을 어리지만 상당한 수준에이르

게 하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소문은 자기 스스로를 가장 믿고 있었다. 그래서 그리 당당하게 대답을하

였는데 할아버지는 그런 소문을 보면서 야릿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요넘아 지금의 미천한 재주로 자신을 하나본데 어디한번 두고 보거라.매일같이 활을

부러뜨리고 싶게 만들어주마,,,,흐흐흐’

   “흠 우선 공부에 앞서 간단히 설명할 것이 있다. 너는 우리 가문의 내력을아느냐?”

소문은 질린 표정을 지었다.

   ‘그럼 그렇지 오늘은 왜 그냥 넘어가네 했네...내가 태어나서 가장 많이 들은이야기가

가문이야기 일걸,, 허구헌날 하고는 오늘 또,,,가문이라봐야 겨우 일맥으로내려오면

서,,,,하긴 이젠 그나마 나밖에 없군,, ’

소문이 처음 말하게 됐을 때 나온 말은 엄마, 아빠가 아닌 가문이었다는 소문이있었

다. 소문이 눈도 뜨기 전부터 할아버지는 소문에게 가문이야기를 하셨다고 한다.

첨엔 아무 생각없이 들었고 또 자랑스러워 했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같이듣

다보니 귀에 못이 아니라 정이 박힐 정도 였다.   하지만 내색할 수 없었다. 유난히가문

얘기에 열을 올리고 자랑스러워 했으니 거기에 딴지를 걸고는 생사를 장담할 자신이없

기 때문이었다.

   “어느 정도는 알지만 다시 한번 듣고 싶습니다”

정해진 수순이었다, 소문은 눈물을 머금고 얘기를 청했다.

   “험,,,우리 가문은 그 엤날 고구려의 황실을 수호하던 그림자 같은가문이었다...,”를

시작으로 장장 한시진에 걸쳐 지루한 얘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요지는 간단했다. 황실을 지키던 가문이 고구려가 멸망하자 세상을 버리고은거

한 것이다. 다만 무공은 그 가문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계속 발전시켜온것이라는...

이런 간단한 말을 장장 한시진에 걸쳐 늘어놓으니 견딜 재간이 없었다.

   “...그래서 너는 가문의 무공을 익히고 발전시킬 의무가 있는 것이다.알겠느냐?”

할아버지는 말씀을 마치시고 목이 타시는지 앞에 놓인 물을 한 모금을들이키셨다.

   “네 할아버지 명심하겠습니다”

대답을 하면서도 소문은 감탄의 감탄을 하였다.

   ‘어찌 말씀하실 때마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것일까...신기하단 말야...토씨하나 안 틀

리는고만,,,’

   “우리 가문의 무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네가 지금껏 익힌 궁도요,다른

하나는 보법이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검법이다”

  “엥 검법이요?”

소문은 검법이 있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자신이 알기엔 활쏘기와 보법이전부였다. 그

런데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검법이라니...더구나 그런 내색은 전혀 하지 않은할아버지 였

기에 더욱 궁금하였다. 하지만 그런 궁금증은 할아버지의 날카로운 눈빛에 이내 쏙들어

가고 말았다.

   “한번만 더 말을 자르면 오늘 저녁은 없다.”

   ‘치사한 할배 같으니라고.. 먹는 것 같고 또 치사하게...’

지난번 가문얘기가 나왔을 때 잠시 졸았다는 이유로 3일을 굶었다. 그때의 고통을절대

잊을 수 없는 소문이었다. 불만이 가득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우선 활쏘기는 앞서 말한 것처럼 특별한 명칭이나 초식은 없다. 다만 적을제대로 맞

출 수 있는 방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이런 활쏘기 방법을 통털어 나는‘포두이술(捕頭以

術)’이라 했다.

그리고 보법은 ‘출행랑(出行狼)’이라고 한다, 나아감과 물러섬이 이리와 같이재빠르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이름 참 졸렬하네 어째 36계 줄행랑이란 말이 떠오르지,,,,어감이 비슷해서그런가...

누가 들음 오해하기 딱 좋겠다.’

설명중에도 의심을 해보는 소문이었다.

   “이것은 활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히게 될 것이다. 끝으로 검법은 우리 가문의최후

의 비기로 모든 공부가 끝난 이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 신경을 끊거라.”

경공

   “예 할아버지”

궁금은 했지만 역시 후환이 두려운 소문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무공을 제대로 이루려면 또 하나 필요한 것이 있다.”

말을 하면서 힐끗 소문을 쳐다보는 할아버지였다. 그때 소문은 가까스로 입을 막고있었

다. 소문은 짐짓 태연한척 시치미를 뗐다.

   ‘아쭈  요놈 보게 안 넘어오네,,’

   ‘헐 위험했다. 이런 방법에 한 두번 당한 것이 아니면서 이넘의 주둥이가또,,,,’

소문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것은 일명 내공이라는 것으로 너두 이미 배운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니놈은절대 알

리 없지만 네가 다섯 살 나던 해부터 해오던 것이 내공공부였다”

   ‘아! 잠자고 일어나서 그리고 잠자기 전에 잠시 앉아서 하는 호흡법 말이었군.어쩐지

그 이후로 더 건강해 지더니만 그게 내공법이라는 것 이었고만,,,’

   지금은 익숙해졌지만 그때는 몹시 귀찮고 짜증을 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마그때

그것을 습관화 하는라고 밥을 꽤 굶지 않았던들 지금의 실력에는 미치지 못했를것이라

생각했다.

은근히 할아버지가 고맙게 생각됐지만 그때 단식의 고통이 생각나 고개를 흔들고말았

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평범한 내공심법일뿐 우리 가문의 진정한 심법은 따로 있다.그러

나 그 내공심법은 익히는 법은 쉬우나 처음 시작이 너무나 어렵다.

그것을 만드신 분은 나의 15대 조부님으로 그분은 가문의 무공이 너무 활에만 몰려있

는걸 늘 불만으로 생각하셨다. 불혹에 이르시어 당신을 가로막고 있던 가문의무공을 완

성하시자 그동안 꼭 다루시고 싶어 하셨던 검에 손을 대기 시작하셨다.

검에 대해 참수 하시기를 꼭 20년, 환갑에 이르러 3초식의 검법과  그것의 바탕이되는

내공심법인 ‘무위공(無爲功)’ 완성하시고는 이튿날 조용한 미소와 함께 세상을떠나셨

다.

이후 많은 후손들이 그 검법을 익히고자 했으나 아무도 성공한 사람이 없었다.후손들

이 멍청하거나 무공이 불완전한 것은 아니었다.   검법을 익히는 가장 기초가 되는내공

심법인 ‘무위공(無爲功)’을 익힐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유는 그 무공을 만드신 15대조에게 있었다. 그분은 자신의 후손이라면 누구나자신

의 경지에 이를 것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수준을 기점으로 하는 내공심법을만드셨는데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과거 가문의 무공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를 시험코자 손에 활하나를 쥐시고중원으로

출도하신 분이 있었다. 훗날 그분은 가문에 돌아와서는 당당하게 말씀하셨다.

   “가문의 무공은 절대 약하지 않았다. 내가 불민하여 10성의 경지를 이루고출도하였으

나 나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10성의 경지를 이루고도 그 정도였으니 당연히 가문의 무공을 대성하신 15대조의무공

실력은 최강이었다.  그 분 이후로 이 심법을 익히신 분은 아무도 없었다. 비록 그심법

없이도 가문의 무공이 워낙 출중하여 아무 문제가 없다지만 그래도 그분의 후손이자너

의 선조님들은 이 무공을 살리고자 백방으로 노력하셨는바 결국 방법을찾아내셨다,

   “그것이 어떤 방법인가요?”

소문은 말을 해놓고 아차하는 심정이었다,

   ‘젠장 또 굶었군’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런 소문은 신경도 쓰지 않고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몇 대의 연구가 끝난 후 나온 결론은 의외로 간단했다. 무위공(無爲功)을익히려면 그

것을 만드신 조사님 수준의 내공을 익히고 있거나 다른 내공과 병행하여 익혀야한다는

것이었다.

무위공(無爲功)은 그 기운이 탁하지 않고 정순함을 기본으로 하는 빼어난 내공심법이

나 기가 너무 빨리 형성된다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는데, 그래서는 몸이 견디질못한다.

몸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기의 양은 한계가 있는데 순식간에 이를 넘어버리니 몸이감당

을 못하고 폭주를 하는 것이다. 주를 막기 위해 이를 다른 내공심법과 병행하여익힘으

로써 형성되는 기운의 속도를 조금 늦추고자 했다.

이런 간단한 이치를 알고 시험에 들어가셨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다. 두 개의 내공심법

을 익힌 조사님 중 대부분이 죽거나 폐인이 되셨다. 또는 간신히 폐인은 면하셨지만무

인의 생명이 끝나는 엄청난 비극을 초래하고 말았다.

그 이유는 너무나 자명했다. 병행하여 익힌 내공의 수준이 그리 떨어지지않았음에도

무위공(無爲功)에 비해선 많은 모자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이미 나와 있었다. 그것은 가문의 내공심법에 버금가거나 비록 위력은떨어지

더라도 아주 정순한 내공심법을 찾으면 되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 선조님들은 중원으로 다시 출도를 하셨다. 하지만 이번 출도는 무공의검증

이 아닌 내공심법을 찾기 위한 조용한 행사였다.   하지만 수 대에 걸쳐 천하를샅샅이

뒤져봐도 무위공(無爲功)에 버금가는 내공심법을 지닌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거의 포기 상태에서 마침내 나의 조부님 즉, 너에게 고조부님이 되시는 분이내공심법

을 찾아 내셨다. 조부님은 그 동안의 선조님들과는 생각을 달리 하셨다. 아무리뒤져도

나오지 않는 내공심법은 과감히 포기하시고 위력은 조금 떨어지나 세상 모든 무공을익

혀도 융화시킬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정순한 내공 심법을 그 대안으로 찾아헤매신거

다. 그리고 그러한 내공심법을 찾으실 수 있었다“

  여기까지 들은 소문은 입안이 바싹 타들어갔다. 굶는게 문제가 아니었다. 어쩌면이것

이야 말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어떤 내공 심법이었나요?”

이번에도 역시 할아버지는 아무런 호통없이 말을 이으셨다.

   “천하에 무위공(無爲功)과 견줄 수 있는 내공 심법은 없지만 중화시킬 수 있는내공심

법은 오로지 하나가 있었다.  소림에 있는‘반야심경도해(般若心經圖解)’였다.”

   ‘닝기리 내공 심법이고 머고 다 끝이네...난 또 머라고....제기랄’

소림이라는 말에 절망에 빠진 소문이었다.

소림이라니....소문이 아무리 조선땅 그것도 산속에 살고 있었지만 소림에대해서는 알

고 있었다. 중원무림의 요람이자 불문의 성지. 근동의 사냥꾼들말에 의하면천상천하유

아독존하는 세력이 바로 소림이었다.

   “소림에 있다면 그건 얘기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잖아요...그렇게 중요한것이면 빌려

달라해도 빌려주질 않을 것이고 소림에 가서 뺏어오지 않는한....물론 뺏을려다맞아 죽

겠지만,,,”

소문이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투덜거렸다,

   “구했다”

할아버지의 이 한마디에 소문은 경악과 희열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아까 말한 너의 증조부가 구해오셨다. 비록 소림이 용담호혈이라하나 아까말했듯이

그 내공심법없이도 가문의 무공은 천하를 오시할 수 있다. 소림을 치는 것이 아닌단순

한 책한권 가져오는 것이야 문제도 아니니라. 하지만 우리 조부님은 아주 정중히예를

갖추어 빌려오셨다”

말씀을 하시던 할아버지는 지그시 눈을 감으셨다. 지난날의 조부님의 활약에감동을 하

신 듯 했다. 소문은 소문대로 용담호혈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구했다는 말에 귀가번쩍

뜨이고 다리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희열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제 그 머시냐반

야..어쩌구 하는 무공을 익히고 가문의 무공을 익힐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잠시 후 눈을 뜨신 할아버지는 소문의 생각과는 달리 전혀 다르게행동하셨다.

   “소문아!”

   “예. 할아버지”

   “이런 빌어먹을 넘아! 아무리 참으려두 참을 수가 없구나. 감히 지엄하신할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에 토를 달아....그리고 비웃기까지 해?”

   “아니 제가 언제...”

   “아니 그래도 이놈이....좋다. 니놈이 무얼 믿고 그리 게기는지 모르겠다만앞으로 사

흘간 밥이라고는 생각도 말아라. 굶으면서 니눔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뼈저리게반성하

고 느껴보거라. 고얀놈!”

할아버지는 곰방대를 마구 휘둘렀다. 눈이라도 달린 듯 정확하게 파고드는곰방대를 맞

으면서 후회 또 후회를 하는 소문이었다.

  ‘빌어먹을 손에는 공방대가 없었는데 도대체 어디서 나온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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