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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력 1로 랭커 까지-101화 (102/117)

<-- 버스 드라이버 -->

101화

아니 뭐가 이렇게 많아?

기껏해야 열에서 스무 명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건 너무 많잖아.

“테오야... 너 미쳤냐? 내가 분명 3일동안 밤샐 수 있는 사람만 가능하다 했을텐데?”

“그건 나도 아는데 알다시피 우리도 버스기사가 부족하잖냐. 낮 시간대 까지만 너가 이사람들까지 맡아줘. 아마 밤부터는 꽤 빠질거야”

그래도 좀 심한 거 아니냐.

제대로 세보진 않아서 모르겠지만 어림잡아도 100명은 넘어보이는 듯 했다.

애초에 이만큼의 인원이 한꺼번에 다니면 경험치분배율도 낮아져서 효율이 엄청 떨어질텐데.

“그래도 다들 너한테 버스받고 싶다고 그러니까. 그리고 오늘만 이러고 내일부터는 밤샘조랑만 같이 하니까 안심해”

“휴우, 일단 오늘 엄청 빡세게 돌려야겠구나”

3일안에 100레벨.

그 공약을 지키려면 오늘 50렙에서 최소 40레벨까지는 만들어놔야 했다.

그게 과연 가능할까.

“드래곤 같은 거 잡으면 빨리 빨리 오를 거 같긴 한데”

“…너 제정신이냐? 그 때 한번 뽀록으로 잡았다고 너무 자신감 붙은거 아냐?”

“당연히 농담이지”

빈말이라도 다시 솔로로 드래곤을 잡으라 하면 그럴 염두가 안 난다.

아틀란티스의 드래곤이 유독 쎈 놈이었으니 다른 녀석들도 마검각성 풀스택이면 한방컷일테지만, 그래도 여전히 실감이 안난다고나 할까.

거기다가 브레스 한방이면 뉴비들이 다 죽을텐데, 버스 탈 사람이 죽어버리면 소용없으니까.

“오늘 시작섬 최남단에서 보스이벤트가 발생하는 모양이야. 연합군 녀석들도 그걸 노리고 유저모아서 바로 가려고 했던 거 같고”

“그럼 일단 거기부터 시작하고, 뉴비들 오른 레벨에 따라서 내가 알아서 키워볼게”

아마 보스이벤트 이후부터는 본 영토로 들어가 사냥해야 될 것이다.

남향왕국이나 아스칼의 주요 사냥루트 정도야 외워두고 있고, 여차하면 검색하면 되겠지.

“수고해라. 저녁까지만 버텨”

테오가 내 어깨를 토닥여주곤 떠났다.

방금전 인원수를 세어봤는데 총합 151명이었다.

이 많은 사람들을, 내가 100레벨까지 데려갈 수 있을까?

“모두들 안녕하십니까!”

“””네에에!!!”””

휴우, 그래. 해봐야지 뭐.

나는 단상위에 올라 사람들과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솔직히 말해서 생각보다 많이 오셔서 좀 놀랐어요. 낮에만 오시는 분들이 꽤 된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로 많을 줄은 몰랐거든요”

거기다가 가장 큰 문제는 ‘경험치 분배’다.

파티원의 수가 많아질 수록 같은 몬스터를 잡았을 때 주는 경험치의 차이도 크니까.

“그만큼 좀 빡세질겁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버스손님이니 걱정하지마세요! 딜은 전부 제가 넣을테니, 딸피일때 한대씩만 때려주시면 됩니다!”

흔히들 버스를 태울 때 쓰는 편법이 있었다.

우선 버스기사가 파티에 가입한 뒤, 나머지는 뒤에서 구경하고 혼자 딜을 넣는다.

그리고 몬스터가 딸피까지 떨어졌을 때 곧장 파티를 탈퇴.

그 후에 자신은 한대도 때리지 않고 뉴비들이 막타를 치면, 경험치는 버스기사를 제외한 파티 전원에게 골고루 분배된다.

몬스터에게 데미지를 넣은 것은 100% 자기 파티원들 뿐이었고, 실제로 기여도가 제일 높으면서도 최종적으로 파티에 없었던 버스기사는 제외되는것.

일종의 버그 악용이랄까.

막는 법을 모르는 건지 아니면 참신해서 내버려두는 건지는 몰라도, 일단 이 버그는 지금까지 막히지 않고 있다.

“자자, 시간이 없으니 바로 이벤트 지역으로 가죠!”

아까전 테오에게 데이터를 받아 시작섬 맵 남쪽에 보스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었다.

남쪽 숲을 쭉 지나서 바닷가까지 가면 된다.

출석체크까지 마치고 파티 결성까지 끝낸 뒤, 우린 곧장 남쪽으로 내려갔다.

아침이라 그런지 아직 보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보스 이벤트가 대기중입니다 : 1분 남음]

좀 있으면 시작하겠구나.

“뉴비분들은 다들 뒤로 빼 계세요! 제가 신호하면 그 때 와서 한대씩 치시면 됩니다!”

아무리 뉴비라고는 하지만 이들의 레벨은 평균적으로 10레벨 정도.

1레벨 처음부터 키워야되는 것도 아니고 어느정도 장비도 갖추어져있는 편이니, 여기서 어느정도 키운 뒤 남향왕국에 데려가 조금 더 고급장비를 입힐 생각이었다.

[보스 이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촤악.

바닷물이 높은 파도를 이루며 튀어올랐다.

잠시동안 가려진 시야가 돌아오고 난 뒤. 바닷가에는 거대한 몬스터가 출현해있었다.

[이벤트 보스 몬스터 : 해룡의 하수대장이 출현했습니다]

[해룡의 하수대장 Lv. 264]

[HP : 6,868,304]

역시 이벤트 보스.

264레벨이라니. 드래곤둥지 감시인이랑 레벨상태가 비슷하잖아.

웬만해서는 뉴비존인 시작섬에 출현하지 않을 몬스터였다.

“바다뱀이냐”

모 게임의 N 남작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혀를 낼름거리며 각을 보고 있는 하수대장.

아무래도 움직이지는 않고 공격만 하는 듯 했다.

“무빙이 없으면 굳이 근접할 필요가 없지. 아, 오랜만에 활을 써볼까?”

아직 남향왕국에서 갖고 왔던 연발화살이 남아있다.

HP도 천 만이 안되니 40타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제부터 내가 8백만 가까이 되는 HP를 얼마 안된다고 여기게 된 거지”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취에엑!”

하수대장이 입에서부터 끈적한 녹색 액체를 뿜어냈다.

범위는 그리 넓지 않아서 쉽게 피했지만, 땅에 닿고 튕긴 방울은 어쩌다보니 팔에 스치고 말았다.

[독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

[일정시간동안 지속적으로 HP가 지속적으로 닳으며, 중첩될 시 중독효과에 걸립니다]

[HP : 8,712/11,000]

“오우야 쏀 거 봐라”

한 번 스치기만 했을 뿐인데도 닳은 양이 어마어마헀다.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마법저항력 옵션을 올린 적이 없을테니까 좀 많이 닳겠구나.

“이왕이면 한 대도 안맞는 게 좋겠는 걸”

활 시위를 당기면서 하수대장의 다음 공격을 예측했다.

역시 이쪽으로 쏘는구나.

촤아악!

굴러서 피한 뒤 한발, 두발, 세발.

뒤쪽에 서있는 뉴비들은 공격하지 않는걸로 보아 확실히 내게만 어그로가 끌린 듯 했다.

구르고 쏘고 다시 쏘고 또 구르고.

이거 살짝 무언가가 된 느낌인데.

그렇게 구르고 쏘기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39 스택.

하수대장도 반피가 훨씬 넘게 깎여 있었다.

“취에엑!”

“아, 씨바아아아!”

하필이면 발이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독을 정통으로 맞고 말았다.

[중독 상태가 되셨습니다!]

[단기간동안 정신집중스킬을 사용할 수 없고, 방향감각이 상실됩니다]

[HP가 30% 미만으로 감소하셨습니다]

정통으로 맞으니 순식간에 딸피가 되어버렸다.

그 사이 벌써 하수대장은 다음 공격을 준비중.

“그걸 쏠때까지 내가 냅둘거 같냐!”

화살따윈 필요 없다.

가엔을 들고 유화술을 사용한 뒤, 목 뒷부분에 두 대를 때렸다.

[HP : 2,587]

순식간에 딸피가 되어버린 하수대장.

이 정도라면 뉴비들이 한대씩 때리기만 해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자, 모두들 공격하세요!”

그림자도약으로 해변가 멀리로 빠진 뒤 곧장 파티를 탈퇴했다.

방향감각이 사라진 상태라서 그런지 착지할때도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HP가 10% 미만으로 감소하셨습니다]

“끄응...”

독의 지속데미지에 낙뎀까지 입으니 순식간에 빈사상태가 되어버렸다.

포션이라도 빨까.

그러는 사이 뉴비들은 딸피가 된 하수대장을 처치했다.

* * *

딜량에 따라 개인차가 조금씩 있었지만, 하수대장을 잡은 뒤 다들 평균적으로 20번 정도 레벨업을 했다.

파티에서 제일 낮은 레벨은 28, 제일 높은 레벨은 41.

그 뒤로는 남향왕국에 가서 모두에게 입혀줄만한 장비를 일시불로 구매했다.

개국공신인 아스칼에서 사면 무료지만, 어차피 랭커 칭호때문에 남향왕국에서도 무료다.

우리 진영인 세 지역중에서는 아틀란티스가 제일 기술이 발달해있지만, 그쪽에서 전쟁장비 같은 건 영 안 만들어줘서 말이지.

어쨌든 직업별로 무기랑 방어구가 전부다 갖춰졌고, 그 후에도 열심히 사냥해서 모든 유저들을 40레벨 이상으로 올려놓는데 성공했다.

“자,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여기까지 할게요!!”

하루종일 버스 태워줬으면 됐다. 이제 내일부터는 엔초나 승현이, 아니면 테오 같은 다른 사람들에게 버스를 받겠지.

앞으로 내가 책임질 사람들은 지금 로그아웃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앞으로 3일동안 나랑 폐인처럼 광렙버스를 탈 승객들 뿐이다.

해가 떨어지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접속을 종료하거나 조용히 흩어졌고, 끝까지 내 앞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대충 4명 정도였다.

“흐아, 이제 좀 줄었네”

10명이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모여있는 그들의 얼굴을 훑어보았다.

낯 익은 얼굴은 두 명이었다.

151명의 파티원중에 제일 레벨이 높았던 사람이랑, 파티원중에 제일 레벨이 낮았던 사람.

둘 모두 지금의 야간반에 참여해 있었다.

“자, 모두들 환영합니다! 앞으로 3일동안 여러분을 100레벨로 만들어드릴 버스기사입니다”

다들 조금씩 긴장하고 있었는지 쿡쿡 웃음을 지었다.

“일단 자기소개부터 하고 갈게요. 적은 인원으로 하는 파티는 어느정도 서로에 대해 알고 가는게 좋을테니까요”

낮에야 대놓고 대리운전 해줬지만, 앞으로는 운전하는 법을 알려줄 생각이었다.

뒤에 세워놓고 막타만 치게하는 건 레벨랑 효율은 좋지만 전투경험을 쌓는데에는 도움이 안되니까.

“굳이 자기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저희는 어차피 현실에서 친구라서”

“아아, 그럼 필요없겠네. 그래도 나한테 이름정도는 알려주라. 어떻게 불러야 될 지는 알아야잖아?”

파티에서도 레벨이 제일 높았던 58레벨 암살자, 이현수.

51레벨 마법사, 조성찬.

딜탱 겸용의 40레벨 검사, 조재민.

마지막으로 46레벨 궁수 김진홍.

근딜 원딜 탱커가 전부 갖춰진 안정적인 파티조합이었다.

애초에 직접전투직업들만 데려온 거니 힐러가 있을리도 없었고.

한명을 제외하곤 전부 극딜 찍은 게 내 캐릭터랑 비슷해보였다.

“굳이 잡담하면서 시간 버리는 거 너희도 싫지? 좋은 데 알아놨으니까 바로 가자”

자연스레 말을 놓은채로 우린 미리 맡아놓은 던전으로 향했다.

고블린 소굴.

중간중간 동굴에 나타나는 던전.

안으로 들어가면 리프트 하나가 나타나고, 리프트를 타고 밑으로 내려가면 고블린 수백마리가 우글거리고 있다.

리프트는 정확히 5분 후에 다시 올라가니 그동안 최대한 많은 고블린을 잡는게 일반적인 목표.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여기 있는 모두, 한번씩 저 안에 있는 고블린들을 싹 다 잡아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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