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틀란티스 -->
97화
본래라면 마검각성을 하고 10초쯤 뒤에 바로 죽었어야했다.
회복포션을 쓴다 하더라도 HP 회복속도가 닳는 속도보다 느리고, 기초적인 재생스킬 조차 없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HP : 5,287/11,000]
[HP : 11,000/11,000]
[HP : 9,825/11,000]
[HP : 11,000/11,000]
피해를 입어도, 순식간에 다시 회복되었다.
재도전과 함께 받은 능력 ‘피흡’의 엄청난 효과.
“윽”
데스나이트 하나의 검이 내 팔을 스쳐지나갔고, 곧이어 몇개의 공격이 추가로 이어졌다.
회피로가 검으로 막혀버린 상황에서 유화술로 봉쇄진영을 뚫어냈고, 이미 빠져나온 자리를 보고 있는 데스나이트들을 하나씩 차례로 베었다.
장애물을 무시하는 회피기 덕분에 사용할 수 있게 된 전술.
한번에 포위망을 돌파한 뒤, 곧바로 틈새를 비집고 다시 데스나이트들을 벤다.
아직까지도 HP는 100%인채 마검 블러드터스터를 사용하고 있었다.
“스택이 쌓이니까 피흡량이 너무 사기잖아. 때리기만 하면 안죽는다구”
이정도면 피해량의 50%가 아니라 1%만 되어도 어마어마하게 회복 될 것 같다.
데스나이트의 수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넘쳤지만, 그만큼 나도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게 되었다.
그때, 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가 귓등을 스쳐지나갔다.
“화살?”
한 발이 끝이 아니었다.
저 멀리에서 수십의 화살세례가 정확히 이쪽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이런 시발”
대치중이던 데스나이트를 밀어버리고는 곧장 뒤쪽으로 도망쳤다.
화살이 이마를 스쳐나가다시피 하고는 바로 코앞의 땅에 우르르 꽂혔고, 나 대신 그 자리에 있던 데스나이트들이 쓰러졌다.
“적이랑 아군을 구분하지 못하는 공격인가”
잠깐 데스나이트들끼리 싸우게 해서 전멸시킬 방법도 찾아봤지만, 역시 그건 무리수다.
환각마법같은 걸 쓸 줄 아는 것도 아니고.
쟤들도 멍청이는 아니니까.
“궁수도 있었던 거야? 생각보다 좀 더 빡세지겠는데”
심지어 궁수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다하다 이젠 스켈레톤 메이지냐...”
화살세례에 이어 곧장 날아오는 파이어볼을 쳐다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아마 저거에 맞으면 피흡이고 뭐고 할 틈도 없이 바로 끝장날 것이다.
HP도 지금 닳고 있는데 하아, 일단은 피하고 보자.
화륵. 화르륵.
화살에 이어 날아온 마법이 땅을 불태웠다.
잡초가 무성한 평원이었다면 이미 진작에 흙과 재만 남았을 것이다.
그나마 좋은 점이라면 아군 논타겟기능이 없는 공격을 퍼부으며 데스나이트도 많이 죽었다는 것.
괜히 멍청하게 동족상잔만 하는 게 아닌 가 싶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이해가 됐다.
어차피 저 놈들의 목표는 나 하나뿐.
여기서 몇을 잃던 간에 나만 잡으면 그만이니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무리하게 공격하는 것이었다.
[HP가 30%로 감소하셨습니다]
“이크! 빨리 피흡!”
마검 각성으로 인해 HP가 0으로 닳기 전에 한번이라도 공격을 해야했다.
다행히 10% 정도 남았을 때 간신히 데스나이트 한 명에게 공격을 했고, 순식간에 HP는 풀로 차올랐다.
“으으, 언제쯤 끝나는 건데. 고급 수련장이라는 건 통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거 아냐”
문득 처음 들어왔을 때 잠깐 보였던 문이 생각났다.
지금까지 달려온 거리를 생각하면 꽤 가까이 있을텐데. 혹시 그 문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닐까?
군대는 제한없이 계속해서 나오는거고, 그들을 뿌리치고 문으로 달려가 여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거라면?
정말 그런 거라면 이러는 것은 체력 낭비일 뿐이다.
아, 다시 생각해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닐수도.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고급 수련장에서도 몬스터 처치에 대한 경험치는 꾸준히 받고 있었다.
전투 중이다 보니 상태창을 열어 레빌이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해볼 여유따윈 없었지만, 최소한 20번은 레벨업을 한 것 같다.
어차피 당장은 쉽게 지치지도 않을 텐데, 조금만 더 잡다가 갈까?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수백, 수천의 언데드 군대에게 둘려싸여 하는 사냥은 그야말로 꿀같은 경험치를 주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이거 순식간에 200레벨까지 갈 수 있을 지도 모르겠는데?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순식간에 레벨업을 하고 있었다.
“그래, 이거지!”
내가 이들을 쓰러트릴 때마다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니 끈임없이 의욕이 불타올랐다.
RPG게임을 계속 하게 만드는 주요 요소인 ‘성장’.
그리고 지금 무한대에 가깝게 경험하고 있는 그 성장에서 나오는 희열.
얼마나 여기서 경험치를 뽑아낼 수 있을까.
고급수련장을 통과한다면 그 후 나는 몇 레벨이 되어 있을까.
그런 생각들이 단편적으로 계속해서 지나가며, 나는 쉬지 않고 언데드를 향해 돌진하며 베고 또 베었다.
언제부터일까.
처음에 날 방해하던 스켈레톤 메이지들과 데스나이트는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나타나는 또 다른 언데드.
데스나이트보다도 더한 탑 중의 탑 급 몬스터, 어비스나이트 (Abyss Knight).
“이 녀석들이 설마 이렇게 군대 단위로 달려오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단일 객체로는 드래곤 바로 밑 등급으로 쳐지는 몇 안되는 몬스터 중 하나.
방송에서나 보던 것들을 이렇게 상대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못했다.
“그래도 얘네는 슬로우 디버프까지 있으니까, 적당히 지진강타로 쓸고 나서 가자”
바로 눈앞에 달려온 어비스 나이트를 밀어내곤, 그림자 도약으로 멀리 물러섰다.
근데 이거 쓰면 탈진해서 못 움직일텐데, 피흡은 어떻게 하고 문까지는 어떻게 가지?
“마검 각성 해제하고 깨어나자마자 바로 뛰면 되겠지 뭐!”
무리도 아니고 그냥 말도 안되는 간단한 논리.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거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얘네의 경험치는 먹고 가고 싶었거든.
“흐아아아!!!!”
공중에 떠서 낙하하는 채로, 곧바로 지진강타를 시전했다.
콰아아앙!
* * *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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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200레벨 달성을 축하합니다!]
========== 작품 후기 ==========
아무래도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 글인 만큼 독자분들이 궁금하신게 많을 거 같아서 QnA를 받습니다!
댓글에 질문해주셔도 가능하면 답변해드리지만, 조아라 쪽지로 보내거나 [email protected]으로 이메일을 보내주시면 칼같이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질문하신다면 여러가지 많을 거 같긴 해용. '과학이 무슨 뜻이냐'라던가, 그 외에도 스토리나 설정에 관련된것 이것저것...
너무 심하다 싶지 않은 신상정보도 웬만해선 답해드릴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메일로 오면 팬메일 받는 거 같아서 가장 기분이 좋을것 같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