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틀란티스 -->
96화
제일 처음으로 나온 몬스터는 고블린.
레벨도 낮은 녀석이라 한 방에 나가떨어졌다.
그 다음으로 나타난 것은 오크.
고블린보다야 조금 더 강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내 상대는 되지 못했다.
“키엑!”
세번째는 스켈레톤 아미.
여기서부터 좀 빡셌다.
좀비 만큼이나 회복력이 강한 데다 머릿수도 대충 50마리 정도.
“끄응, 역시 괜히 고급 수련장이 아니구나”
몇 초면 금세 풀피가 되어버리는 재생력 때문에 한 두 대 때리는 걸론 아무도 잡을 수 없었다.
몇대 정도 맞는 걸 감수하고서라도 한 놈씩 때리며 잡았고, 스택이 쌓여 패시브가 발동되자 그나마 쉽게 끝났다.
[HP : 7,851/11,000]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벌써 피는 80% 밑으로 떨어진 상태.
지금은 레벨업으로 회복되었지만, 다음부턴 어떻게든 체력관리를 해야될 것이다.
이왕이면 방금처럼 재생빨로 밀어붙히는 놈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또 이 녀석이 나오는건데”
정말 게임 초반에 시작마을에서 만났던 거인 대장장이.
처치 불가능으로 분류된 몬스터로서, HP가 낮아지면 아예 대놓고 무한의 재생을 선보이는 놈이다.
심지어 한 명도 아니고 무려 다섯.
개개인의 HP마저 200만으로 뻥튀기 되어 있었다.
스탯 버프를 먹었어도 최소 50타는 쌓아야 잡는 다는 뜻.
그때까지는 데미지도 안 박히니 아주 죽을 맛이었다.
“아오 진짜, 제발 좀 뒤져라!”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그렇지만, 때리는 족족 전부 다시 회복되어 버리니 정말 의욕이 떨어졌고, 나도 모르게 이곳 저곳에 틈이 생겨버렸다.
결국 스택 쌓아서 전부 한방에 보내버렸지만, 꽤나 큰 손실을 안고 가야했다.
[HP : 5,483/11,000]
무려 HP가 50% 미만까지 떨어져버린 것.
이쯤에서 포션을 빨지 안으면 안되겠지.
다음 몬스터들이 몰려오기 전에 빨리 HP물약을 들이켰다.
현실이었으면 바로 사레가 들렸을 정도로 빠르게.
[HP, 7,983/11,000]
풀피로 회복되진 않았지만 이정도만 되어도 충분했다.
다음 몬스터부터는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데스나이트 오베트 Lv. 400]
무려 오버레벨 네임드 몬스터나 나타난 것.
단일 언데드 객체 중에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진 데스나이트였다.
사람 키만한 대검을 한손으로 가볍게 휘두르는 녀석의 말도안되는 전투법.
내가 저런 짓을 할려면 힘스탯을 얼마나 올려야되는 걸까.
심지어 무식하게 쎈 것만 같기도 한 와중에도 빠르기까지 했다.
다행이라면 둔하지 않을 정도일 뿐 대단하게 빠르지는 않다는 것.
적어도 속도에서 내가 확실히 우위를 점했다.
그렇지만 저 묵직한 대검을 효자손 마냥 가볍게 휘두르고 다닐 정도니, 저거에 한 방 맞았다가는 바로 골로 갈 것이다.
가능하면 안 맞는게 좋겠지.
“흐아아아!”
가엔을 수평으로 세운 채로 곧장 데스나이트에게 달려갔다.
녀석이 검을 내리찍는 타이밍에 가볍게 굴러 피하고 곧장 뒤로 달려가 베었다.
스택이 꽤 쌓여있는 상태라 순식간에 반피가 까인 데스나이트.
녀석도 곧장 몸을 돌려 내게 대검을 휘둘렀지만, 궤적이 뻔히 보이는 공격이었다.
까앙!
혹시나 하는 생각에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힘겨루기를 해보았다.
내 팔은 잠깐동안은 꿀리지 않고 잘 버텨냈지만, 아무래도 오랫동안 이러고 있으면 내가 밀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앞으로 데스나이트를 상대할땐 이런 구도는 피해야 겠구나.
“그래도 스킬이 있으니 빠져나가기는 쉽지”
곧장 그림자도약을 시전해 반대쪽으로 돌아간 다음, 높이 뛰어올라 검으로 녀석의 투구 틈새를 찔러넣었다.
“크에엑!”
투구 사이로 검은 연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데스나이트가 그대로 소멸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안 끝나.
“시발 대체 몇이나 오는건데?!”
이게 마지막이길 바랬다.
아니, 마지막이어도 상관 없으려나.
어차피 이 단계가 최종이라 하더라도, 깰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데스나이트 수백 명.
개개인의 전투력도 아까의 수준 혹은 최소 그 이상의 녀석들이 모였다.
녀석들은 끈임없이 몰려왔다.
[HP가 50%로 감소하셨습니다]
반피는 순식간.
[HP가 30%로 감소하셨습니다]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피가 쑥쑥 깎여나간다.
[HP가 10%로 감소하셨습니다]
오늘은 이걸로 끝인가.
[사망하셨습니다]
* * *
후우, 그래. 처음부터 A급 퀘스트를 너무 얕봤어.
애초에 이런 식으로 쉽게 깰 수 있는 거였다면 누구든지 워랜드 랭커를 찍었을 것이다.
다음이라는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론 조금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왜 안 튕기지?”
보통 사망하면 바로 캡슐 문이 열려야 했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아직 가상현실 속에 있는걸.
“아직 안죽은거야?”
그와 동시에 나타나는 메세지.
[선조들이 도전자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무력한 실패에 아쉬워하며 새 기회를 주려 합니다]
[재도전은 죽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며, 선조들이 미리 선물할 능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기]
재도전의 기회라.
거기에 이번에는 새로운 능력을 선물받을 수 있단다.
무슨 권능일까?
“자세히 보기”
[첫번째 능력 : 대장군]
[공격력이 세 배 증가합니다]
[두번째 능력 : 불사조]
[적에게 입힌 피해량의 50%만큼 HP를 회복합니다]
[세번째 능력 : 암살자]
[민첩이 두 배로 증가하며 추가로 40%의 방어구 관통력을 얻습니다]
선택지는 총 세 개.
내 플레이스타일을 고려한다면 1번이나 3번을 선택하는 게 맞아보였다.
하지만, 좀 다른 생각이 있었다.
“2번을 선택한다면, 마검 블러드터스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어”
피흡 50%.
때린 피해의 절반만큼 HP를 회복한다는 건데, 스택이 조금만 쌓이면 한대로 풀피를 회복할 수 있다.
마검 블러드터스터가 잡아먹는 HP보다도 힐량이 늘어난다는 것.
즉, 타임리미트 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마검 각성을 하면 공격력 민첩 버프는 다 받으니까. 방어구 관통 옵션이 좀 아쉽긴 하지만, 역시 2번이 제일 좋겠지?”
능력도 선택완료했다.
이젠 다시 돌아갈 시간이다.
[재도전이 시작됩니다]
돌아왔다.
바로 보여지는 것은 다시 한번 그 데스나이트 군대.
이번에는 아까처럼 허무하게 죽지는 않을 것이다.
“와라!!!”
[각성모드 : 마검 블러드터스터에 돌입합니다]
100대 1의 진영이 서로 맞부딪혔다.
========== 작품 후기 ==========
연참! 오늘 9시에도 정상적으로 올라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