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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력 1로 랭커 까지-95화 (96/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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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대체 이번에는 또 어떤 용건으로 날 부르시는 걸까나.

적어도 지금은 점령이 완료된 상태의 영토에서 찾는 거니, 가서 험한 꼴 당하는 일은 없겠지.

그리고 대개 이런 상황에서 거절했다간 중요한 정보만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좋아요. 안내해주시죠”

나는 남자를 통해 마을 회관 안까지 들어갔다.

여러 복도를 지나 마지막 문을 열자, 안쪽에는 한 남자가 앉아있었다.

남자 치곤 꽤 긴 푸른 색 머리를 한 남자. 저 사람이 아마도 시장일 것이다.

“당신이 불렀다고 들었습니다. 용건이 무엇이죠?”

“이미 점령하신 영토인 이상 시장이라는 지위 따위 종이호랑이일 뿐인데, 어찌 존칭을 사용하시는 겁니까”

잠깐 생각에 잠긴 뒤에야 그게 ‘말 편하게 해’라는 뜻이라는 걸 깨달았다.

“흠흠, 그래서. 왜 부른 거야?”

“도시 앞쪽에서 벌어진 전투는 전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인상적이더군요. 특히 결투 마지막은 정말 명승부였습니다”

마검 블러드터스터를 썼을 때를 말하는거구나.

“단순히 그 전투에 대해 칭찬하려고 부른 건 아닐 거 아냐”

“훗. 물론 아니죠. 자세한 걸 알려드리기 전에 한가지 묻겠습니다”

“뭔데?”

“이 전쟁, 이기고 싶으십니까? 물론 그렇겠죠. 정정하겠습니다. ‘왜’ 이기고 싶으신지요?”

“그건...”

이기고 싶은 것이야 당연하다.

애초에 이길 목적이었으니 전쟁을 시작했겠지. 질 거였으면 그냥 항복해도 됐을 거다.

하지만, 이미 내겐 이겨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저쪽 진영 한가운데에 한 사람이 갇혀있어. 꼭 다시 만날거라고 다짐했으니, 다시 만날거야. 그러려면 전쟁을 이겨야해”

“역시 그렇군요. 지켜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 어떤것보다 강한 동기를 발휘하지요. ”

시장은 흡족하다는 듯 미소를 띠고는 말을 이어갔다.

“단순히 명예라던가, 악을 퇴치하겠다는 사명감보다도 훨씬 더 강하고 흔들리지 않는. 심지어 때로는 생존본능마저도 앞지르는 동기입니다”

문득 갑자기 그 순간이 떠올랐다.

수면 상태인 채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끌려가버린 그녀.

만약 그때 놈들이 침입했을때 내가 텐트 쪽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도망가는 녀석을 추격하기보단 차라리 텐트 안쪽에 남아있던 녀석을 눈치챘더라면...

지금쯤 전쟁이 벌어졌다 하더라도, 우리는 서로의 곁에서 같이 전쟁을 풀어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좋습니다. 그러면, 저를 따라오시지요”

“...응”

잠깐 사이에 찔끔 흘린 눈문을 재빨리 감추며 나는 시장을 따라갔다.

뒤쪽에 세워진 벽난로를 슬그머니 밀자 뒤쪽으로 이어지는 공간이 나타났다.

너무 뻔하게 만들어놨는데. 나중에 들키는 거 아닌가 몰라.

벽난로 뒤를 따라 쭉 걸어가니 이내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보통은 지하로 내려가지 않아?

“자, 이곳입니다”

벽은 사라진 채 수면에 거의 닿을 정도로 높이 올라와 있었고, 살짝 위쪽에는 그릇같이 생긴 작은 제단이 하나 있었다.

“선조들의 공간. 전대 아틀란티스의 시장들의 영혼이 모이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현대의 시장들은 조상의 지혜와 힘을 얻고, 그것을 후대에게 물려줄 준비를 하죠”

“내게 이들의 지혜와 힘을 주겠다는거야?”

“단, 선조들께선 그냥 제공해주시지 않습니다. 그들만의 독튼한 시험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과하고 나왔을땐, 어떤 힘을 가지게 될까요?”

정말 몰라서 의문형인 걸까, 아님 스스로 맞춰보라는 걸까.

어느쪽이든 중요한 것은 그들의 시험을 클리어하라는 것이었다.

[퀘스트 : 고급 수련장 : 선조들의 공간]

[난이도 : A]

[과거 아틀란티스를 건립했던 선대의 지도자들.

뛰어나고 독특한 마법으로 그들은 대대손손 발전을 이루었고, 자기 세대의 지식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이 공간을 만들었다.

시험을 통과한자에겐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지식들이 주어진다.

단 통과하지 못하면 기회따윈 없다.]

[보상 : 아틀란티스의 숨겨진 힘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제한 : 도시 지도자의 신뢰도 최대치를 달성한 자]

무려 고급 수련장.

거기다가 난이도도 좀 빡세다.

하지만 충분히 해 볼만한 도전이었다.

완전 불가능한 난이도도 아니고, 사실상 솔로 레이드로 드래곤까지 잡았는데.

중급 수련장까지 클리어하고 왔는데, 고급이라고 못할 게 뭐 있어?

해보자. 어쩌면 전쟁에서 훨씬 유리해질 수 있는 보상을 받을지도 모른다.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제단에 피를 올림으로서 선조들께 자신을 알리십시오”

시장은 여러 장식이 박혀있는 의식용 칼을 내게 내밀었고, 어쩔 수 없이 눈을 꼭 감고 내 손을 슥 베었다.

원래 같으면 그냥 HP 조금 닳을 뿐인 일이지만, 특별한 장소라서 그런지 지금은 ‘피’가 흘러내렸다.

워랜드에서 피를 보게 되는 건 또 처음이네.

미성년자 이용 불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워랜드는 피격 이펙트에 절때 피를 넣지 않았다.

그냥 붉은 색 흔적이 남고 끝났는데, 지금은 손에서 새빨간 액체가 흘렀다.

기껏 상처내서 만든 피가 마르기 전에 재빨리 제단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손등을 타고 흘러 제단 그릇에 닿았고, 선조들의 공간으로 향하는 문이 열렸다.

아마도 들어가는 순간 곧장 시험이 시작되겠지.

“너는 안들어가?”

“이 순간 만큼은 저는 그저 관전자일 뿐. 시험은 직접 치루셔야지요. 그럼, 건투를 빕니다”

노하우라던가 그런 걸 알아낼수는 없나보구나.

뭐 그런 거에 의존할 생각 따윈 처음부터 없었다.

곧장 열린 문을 향해 달려갔고, 그 뒤로 시험이 시작되었다.

* * *

늘 그렇듯 배경은 어두컴컴한 공간.

그리고 바로 너머로 작은 문이 하나 보였다.

저것이 선조의 방으로 이어지는 문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문을 향해 손을 뻗은 그 순간.

나와 문 사이의 공간이 무한히 늘어졌다. 중간의 공간이 늘어나고 늘어나서, 어느새 손에 닿지도 않을 만큼 멀어졌다.

끈임없이 멀어지다가 멈췄을때, 이미 저 너머론 문이라는 게 보이지도 않게 되었다.

“역시. 이렇게 쉽게 될리가 없지”

문은 나로부터 족히 수백 미터는 멀어졌다.

그리고 당연히 그 사이를 그냥 열어줬을 리도 없었다.

잠시후.

거대한 통로에 몬스터가 소환되며, 던전의 형태를 갖추어 갔다.

“시험이란 건 역시 던전 클리어였구나”

중간을 가로막는 것은 몬스터 무리.

목표는 수백 미터 너머에 있는 문.

신경써야 될 것 없음. 나 하나만 생각하며 움직여도 된다.

“정리 끝. 그럼, 깨러 가볼까?”

나는 곧장 달려갔다.

이때, 왜 이게 A급 퀘스트나 되는 시험인지 생각해봤어야 했다.

“시발 대체 몇이나 오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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