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틀란티스 -->
93화
자원이 풍부한 시설 했을때 바로 떠오른 곳이 아틀란티스이긴 하지만, 설마 이렇게 빨리 적극적으로 나올 줄이야.
아틀란티스는 에테르석이 가장 많이 매장되어 있으며, 마법수준도 굉장히 발달한 곳이다.
거기에 아직은 중립상태이니, 제일 먼저 찾아갈 곳이 맞겠지.
"전쟁 이벤트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준비를 하겠다는 거냐"
"뭐하고 있어? 빨리 가야지"
당연한 소리다. 여기 가만히 앉아서 아틀란티스를 뺏기면 정말 희망이 없어진다고.
그런데, 두 사람은 어쩐지 그 의견에 회의적인 표정이었다.
"왜 그래?"
"형..."
"정신 못차리지. 우리가 어떻게 아틀란티스를 가"
"아, 진짜 나 빡대가린가봐..."
왜 이렇게 자꾸 멍청하게 구는 거지.
아틀란티스를 가려면 동향왕국 바닷가에 있는 포탈을 타야한다.
그리고 그 포탈이 있는 동향왕국은, 우리 때문에 허무하게 왕을 잃는 곳이지.
절대 갈 수 있을리가 없다.
"안그래도 명성등급 다 초기화됐단 말야. 그 높았던게 바로 처음으로 돌아올 정도면 얼마나 많이 깎인거지..."
그게 문제가 아니다.
아틀란티스를 아무런 손도 못 써보고 그냥 넘겨줘야된다니.
그랬다간 정말로 확정 패배를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휴우... 그럼 어쩌라는건데에!"
그 순간. 워랜드 모든 플레이어에게 메세지가 하나 생성되었다.
[전쟁 퀘스트 : 제 2차 아스가니아 대(大)전쟁]
[1진영 : 가테즈 왕국, 레버튼 왕국, 에란젤 왕국]
[2진영 : 에킬라 왕국, 아스칼 왕국]
[중립지역 : 시작의 섬, 아틀란티스, 그 외 발견되지 않은 곳]
[전투를 통해 영토를 점령해가며 전쟁에서 승리하세요!]
[전쟁 중에는 발견된 중립지역을 모두 텔레포트 수정 및 워프로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별도의 포탈이 있는 경우도 포함]
"...됐어"
"뭐라고?"
"이거야! 중립지역은 전부 워프 할 수 있다잖아!"
"아아!"
전쟁상태가 되며, 포탈로만 이동할 수 있었던 아틀란티스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케인 녀석들은 지금 어디쯤이야?"
"이제 막 준비 끝내고 워프했어. 아직 수문장의 방이야"
"포도당이랑 남향왕국 군대까지 전부 불러. 늦기전에 우리도 가야하니까"
우린 곧장 워프 포탈을 향해 달려갔다.
* * *
[수중 도시, 아틀란티스에 입장하셨습니다!]
워프를 이용하자 수문장의 방을 거치지 않고 바로 도시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도시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케인 쪽의 군대.
우리를 생각하지 못했던 건지 군대는 200명 정도로 꽤 적은 편.
오히려 지금은 머릿수만 따져도 우리가 유리한 상황이었다.
머지않아 나는 케인과 눈이 마주쳤고, 우린 잠깐동안 서로를 쳐다보았다.
"생각보다 일찍 왔네"
"눈치를 못채길 바랬으면 라이브 스트리밍같은 짓은 하지 말았어야지"
"그래도 이런 방송이 은근 돈이 많이 들어온단 말야... 아이고 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까지 리액션이라니, 뼛속까지 방송인인거냐.
"그래도 전쟁 이벤트가 안 열렸으면 못 올뻔 했잖아. 하마터면 그대로 아틀란티스를 내줄 뻔 했다고"
"그러게. 좀 아깝긴 하다. 설마 중립지 먹으러 오자마자 바로 시작될 줄은 몰랐지"
양 진영의 전투가 벌어지기 직전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친구사이인 마냥 편하게 대화를 주고 받았다.
적어도 바깥에선 그렇게 보였다.
이래 보여도 여기서 내가 가장 긴장하고 있다고.
이곳은 현재 중립지역인 아틀란티스.
섣불리 선제공격을 가했다가 원주민들에게 피해라도 주는 순간 점령전은 그대로 끝이다.
녀석들도 혼자 왔을때는 그냥 공격해서 점령해버리면 그만이지만, 이젠 적군인 우리도 와 있으니까.
중립지역은 점령전에서 이긴 측에게 넘어가는 게 워랜드 전쟁의 규칙이다.
"기왕이면 원주민들에게는 피해 안주는 쪽이 서로에게 좋겠지?"
"그럼 어디, 옆쪽에 남는 곳에서라도 싸울까?"
"마침 수문장의 방 앞쪽에 넓은 길이 있으니까, 그쪽에서 싸우는게 어때"
원래는 아틀란티스를 오가는 사람들을 위한 넓은 길이었지만, 어차피 이젠 돌아다닐 사람도 없으니 우린 곧장 그곳으로 향했다.
두 진영이 길 양 끝에 똑바로 섰을 때.
[곧 점령전이 시작됩니다]
[전투에서 승리해 중립 지역을 점령하십시오]
[시작 10초전]
"대체 시스템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감지하고 이벤트를 딱 만들어주는 걸까. 항상 궁금하단 말야"
우리가 이겼을 때도 정확한 타이밍을 맞출 수 있나 볼까.
시스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는 동안, 우리는 천천히 장비를 갖췄다.
상대는 현 랭킹 1위인 케인을 포함한 200명의 중무장 기사들.
그리고 우리는 나와 테오, 승현이를 포함한 300명의 경갑 암살자들.
원래 포도당은 100명이었지만 남향왕국 기사들이랑 같이 훈련하며 규모가 커지다보니, 200명 정도를 면접으로 더 뽑았다고 한다.
우리가 숫자로는 유리하지만, 그래도 전면 근접전에서는 저들이 더 강한게 현실이지.
한시도 긴장끈을 놓치면 안된다.
[5]
[4]
[3]
[2]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아틀란티스는 우리가 가져가야된다.
[1]
[전투 시작!]
시스템 창이 사라짐과 동시에, 두 진영이 서로를 향해 빠르게 달려들었다.
검과 검이 끈임없이 부딪히는 소리.
생각해보니, 요즘들어 워랜드의 전투에서 마법이 사용되는 걸 많이 보지 못한 것 같다.
워낙 대쉬 스킬들이 발달했다보니 일촉즉발의 전투 상황에 마법사가 안전하게 끼어들 곳이 없던 것이다.
나만 봐도 아무리 탱커가 앞에서 막고 있어봤자 그림자 도약으로 뚫고 나가서 베면 그만이니까.
"판타지 게임 전쟁에 마법이 없다니 너무 시시하잖아... 이크 참! 여유로운 소리 할 때가 아니지"
혼자 중얼거리는 그새의 틈을 노리고 달려오는 한 녀석을 밀쳐내고는 검으로 두번 베었다.
10스택이라도 쌓여있는 상태였다면 바로 원콤이었을텐데, 아깝네.
솔직히 말해서, 이 정도 전투는 내 상대가 안되었다.
에렌의 후예.
웬만한 공격은 버텨낼 수 있는 HP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나는 공격력.
저번 언데드 군대처럼 압도적인 숫자가 아닌 이상 소규모 전투론 절대 질 수가 없었다.
200 뿐이었던 기사들은 전멸.
순식간에 적 진영에는 케인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그만이 지을수 있는 '미소'.
"예전에 봤을때보다 훨씬 세졌는데. 하지만 이미 너희가 온 것까지 알아차렸는데, 우리 쪽 사람이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수문장의 방으로부터 훨씬 더 많은 군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우야, 저건 아무리 적게 잡아도 2천 명은 될 것 같은데.
하지만 저걸 우리가 생각 안하고 있을리가 있나
"우리라고 이 중요한 싸움에 고작 300명으로 끝냈겠어?"
딱.
내가 손가락을 튕김과 동시에, 아틀란티스의 포탈을 통해 남향왕국의 추가 군대가 나타났다.
좋아, 타이밍 잘 맞췄어!
"진짜 싸움은 지금 부터라는거냐. 한번 제대로 해보자는 거지?"
"아이튜브에 박제될 준비나 하라고. 평생 흑역사로 남겨줄테니까"
2천 대 2천.
총합 4천의 군대가 도시 입구 앞에서 맞부딪혔다.
========== 작품 후기 ==========
어제 또 까먹어서... 오늘 2연참으로 돌아오겠습니닷;;